섬광
"그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어. 우린 가족이니까. 내가 응원한다고 전해 줘."
......
아파트 인근.
뒤늦게 도착한 소방대와 경찰이 현장을 봉쇄하고 화재 진압을 시작했다.
슈타지 요원들은 이미 조용히 현장에서 사라져, 빛이 들어오지 않는 구석으로 몸을 숨긴 뒤였다.
막간에 이르러, "배우"가 교체된다.
어...? 저기 봐, 저 사람!
섀도리스 기자다!
섀도리스는 자신의 기자 신분증을 높이 들고 나타나, 억지로 차단선을 넘었다.
DRF의 섀도리스입니다!
여기 담당자 계십니까? 이번 화재에 관해 취재하고 싶은데요!
삐빅.
그녀의 헤드셋이 타이밍 좋게 통신음을 냈다.
여보세요? 응, 나야 섀도. 응, 지금 현장이야... 어떠냐니, 당연히 난장판이지.
아무튼 지원팀 보내 줘, 응, 카메라맨.
뭐어? 15분? 지금 장난해?
5분 안에 와!
통화를 끊고, 섀도리스는 다시 혼돈의 도가니를 바라봤다.
소방대원은 지금 건드릴 수 없다. 거센 불길을 진압하기 위해 분투 중이니, 방해해선 안 된다.
경찰?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최근 그녀와 경찰 간의 대화는 결과가 영 시원치 않았다.
그렇다면...
음?
그녀의 날카로운 육감이, 또 한 번 중요한 때에 기능을 발휘했다.
...내가 못 살아 정말.
섀도리스는 성큼성큼 걸어가,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던 경찰을 덥석 붙잡았다.
케빈!
어어? 너 왜 여기 있어?!
아니 그보다, 난 또 어떻게 찾아냈어?!
섀도리스는 경찰로 분장한 J를 끄집어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어두운 구석으로 끌고 갔다.
닥치고 대답해, 너 왜 여깄어?
이번 일이랑 슈타지랑 무슨 관계야!?
좀 봐줘, 공주님...
내 밥그릇 깨부술 작정이야?
칫... 알았어, 알았다고.
섀도는 J의 옷깃을 붙잡은 채, 자신의 녹음펜을 껐다.
혼란한 현장에서 이 좁은 구석에서 대치하는 두 사람을 주의할 사람은 없었다.
난처하겐 안 할 테니까... 이것만 알려 줘. 라이트는 괜찮아?
오늘 집에 안 들어왔길래... 걔 분위기도 좀 이상했고.
......
J는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질 않았다.
...어제, 걔랑 또 싸웠거든.
어... 그건 내 책임 아니지 않아?
섀도리스가 J의 발을 콱 짓밟았다.
어휴 진짜. 아무튼, 언제나 그랬지만... 이번엔 좀 많이 생각했어.
나 대신 개한테 좀 전해 줘.
가족 문제에 날 끌어들이진 말아 줬으면 좋겠는데...
발을 밟힌 고통에 J는 얼굴이 우거지상이 되었지만, 차라리 그게 나았다. 덕분에 표정 관리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촉이 너무나도 좋아, 어설프게 얼버무렸다간 더 추궁당할 게 뻔했다.
...하지만, 대체 뭐라 말해야 할까?
좀 닥쳐 봐,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애초에 걔가 슈타지에 들어간 건 다 너 때문이잖아!
섀도리스는 주변을 살펴보곤 말을 계속했다.
많이 생각해봤는데... 걔 말이 맞는 거 같아.
걔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어. 우린 가족이잖아.
그러니까, 내가 응원한다고 전해 줘.
......
이상.
섀도리스는 J를 놓아 주고,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쓱 넘기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휙 뒤로 돌았다.
J는 잠깐이나마 그녀가 주위를 살펴보는 건지, 쑥스러움을 감추려는 건지 구별이 가지 않았다.
...알았어, 토씨 하나 안 틀리게 전해 줄게.
고마워... 나중엔 언제 시간 되면 우리 집에서 밥 먹자.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대답을 들은 섀도리스는 씨익 웃곤, 미안함을 담아 꾸벅 인사하고서 현장으로 돌아갔다.
말한대로, J의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 않았다.
라이트 이 망할 자식아...
업무 태세로 돌입한 섀도리스는 화재를 목격한 시민을 취재했고, 아파트의 불길도 이제 점차 사그라들어 갔다.
...안에 들어가봐야 한다.
죄송합니다! 비켜 주세요!
경찰입니다, 지나갑니다!
위조 경찰 신분증을 꺼내 들고, J는 인파를 헤치고 지나갔다.
전체 대사 보기 (42줄)
......
아파트 인근.
뒤늦게 도착한 소방대와 경찰이 현장을 봉쇄하고 화재 진압을 시작했다.
슈타지 요원들은 이미 조용히 현장에서 사라져, 빛이 들어오지 않는 구석으로 몸을 숨긴 뒤였다.
막간에 이르러, "배우"가 교체된다.
어...? 저기 봐, 저 사람!
섀도리스 기자다!
섀도리스는 자신의 기자 신분증을 높이 들고 나타나, 억지로 차단선을 넘었다.
DRF의 섀도리스입니다!
여기 담당자 계십니까? 이번 화재에 관해 취재하고 싶은데요!
삐빅.
그녀의 헤드셋이 타이밍 좋게 통신음을 냈다.
여보세요? 응, 나야 섀도. 응, 지금 현장이야... 어떠냐니, 당연히 난장판이지.
아무튼 지원팀 보내 줘, 응, 카메라맨.
뭐어? 15분? 지금 장난해?
5분 안에 와!
통화를 끊고, 섀도리스는 다시 혼돈의 도가니를 바라봤다.
소방대원은 지금 건드릴 수 없다. 거센 불길을 진압하기 위해 분투 중이니, 방해해선 안 된다.
경찰?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최근 그녀와 경찰 간의 대화는 결과가 영 시원치 않았다.
그렇다면...
음?
그녀의 날카로운 육감이, 또 한 번 중요한 때에 기능을 발휘했다.
...내가 못 살아 정말.
섀도리스는 성큼성큼 걸어가,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던 경찰을 덥석 붙잡았다.
케빈!
어어? 너 왜 여기 있어?!
아니 그보다, 난 또 어떻게 찾아냈어?!
섀도리스는 경찰로 분장한 J를 끄집어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어두운 구석으로 끌고 갔다.
닥치고 대답해, 너 왜 여깄어?
이번 일이랑 슈타지랑 무슨 관계야!?
좀 봐줘, 공주님...
내 밥그릇 깨부술 작정이야?
칫... 알았어, 알았다고.
섀도는 J의 옷깃을 붙잡은 채, 자신의 녹음펜을 껐다.
혼란한 현장에서 이 좁은 구석에서 대치하는 두 사람을 주의할 사람은 없었다.
난처하겐 안 할 테니까... 이것만 알려 줘. 라이트는 괜찮아?
오늘 집에 안 들어왔길래... 걔 분위기도 좀 이상했고.
......
J는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질 않았다.
...어제, 걔랑 또 싸웠거든.
어... 그건 내 책임 아니지 않아?
섀도리스가 J의 발을 콱 짓밟았다.
어휴 진짜. 아무튼, 언제나 그랬지만... 이번엔 좀 많이 생각했어.
나 대신 개한테 좀 전해 줘.
가족 문제에 날 끌어들이진 말아 줬으면 좋겠는데...
발을 밟힌 고통에 J는 얼굴이 우거지상이 되었지만, 차라리 그게 나았다. 덕분에 표정 관리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촉이 너무나도 좋아, 어설프게 얼버무렸다간 더 추궁당할 게 뻔했다.
...하지만, 대체 뭐라 말해야 할까?
좀 닥쳐 봐,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애초에 걔가 슈타지에 들어간 건 다 너 때문이잖아!
섀도리스는 주변을 살펴보곤 말을 계속했다.
많이 생각해봤는데... 걔 말이 맞는 거 같아.
걔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어. 우린 가족이잖아.
그러니까, 내가 응원한다고 전해 줘.
......
이상.
섀도리스는 J를 놓아 주고,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쓱 넘기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휙 뒤로 돌았다.
J는 잠깐이나마 그녀가 주위를 살펴보는 건지, 쑥스러움을 감추려는 건지 구별이 가지 않았다.
...알았어, 토씨 하나 안 틀리게 전해 줄게.
고마워... 나중엔 언제 시간 되면 우리 집에서 밥 먹자.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대답을 들은 섀도리스는 씨익 웃곤, 미안함을 담아 꾸벅 인사하고서 현장으로 돌아갔다.
말한대로, J의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 않았다.
라이트 이 망할 자식아...
업무 태세로 돌입한 섀도리스는 화재를 목격한 시민을 취재했고, 아파트의 불길도 이제 점차 사그라들어 갔다.
...안에 들어가봐야 한다.
죄송합니다! 비켜 주세요!
경찰입니다, 지나갑니다!
위조 경찰 신분증을 꺼내 들고, J는 인파를 헤치고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