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케시스의 자 Ⅲ
"그녀는 울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입을 멈췄다. 그리고 한없이 희미한 목소리로..."
퍼엉! 퍼엉!
사방에서 폭발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적막하던 마을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생지옥으로 돌변했다.
제기랄! 콜록... 콜록콜록!
먼저 여길 벗어나세요, 붕괴 입자가 계속 퍼집니다!
난 아직 괜찮아! 마흐리안, 마흐리안은!?
제가 챙기겠습니다!
마흐리안은 도로 중앙에서 넋을 잃고 서 있었다. 입술은 떨리고, 눈동자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불꽃으로 반짝였다.
RO, 마을에 폭발물 없다며!?
이렇게 넓은 범위에 유효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말이지!
그런데, 주민들은... 스스로를 감염시키고 있어!
하여간 정상인 놈이 없어!
쾅!
지휘관! 폭탄을 하나 더 해체했습니다! 하지만...
그리폰 소대가 발버둥치는 주민들을 밖으로 끌어냈다. 비록 폭사는 면했지만, 이미 노출된 그들의 피부는 벌써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Size=55>콰앙!!</Size>
아아 진짜 정신 하나도 없네!
이 사람들, 구해 주겠다는데 왜 저항하냐고! 머리 어떻게 된 거 아니야!?
<Size=60>콰아앙!!!</Size>
모두들...
마흐리안이 비틀거리며 걸음을 내디뎠지만, 힘없는 무릎이 그녀를 받쳐 주지 못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마흐리안!
우으으으...
!!
그때, 지휘관에게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성녀 언니...
엘사!
마흐리안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허겁지겁 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갔다.
성녀 언니... 나 아파...
아아아...! 엘사!
엘사!! 안 돼... 안 돼 엘사...
엘사는 이미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급속도로 번지는 복사감염 증세가 그녀의 몸을 갈갈이 찢었고, 격렬하게 저항하는 면역체계는 고름이 되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 끔찍한 몰골에도 아랑곳 않고, 마흐리안은 엘사를 품에 끌어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언니 여기 있어, 성녀 언니 여기 있어...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 엘사는 괜찮을 거야...!
성녀 언니... 울어...?
언니도 아파...?
아니, 언니는 안 아파... 괜찮아...
눈물로 얼굴이 부은 마흐리안이 자신의 소매를 걷더니, 손을 힘껏 물어뜯었다.
뚝... 뚝...
뜨거운 피가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전혀 아프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흐리안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는 얼굴로 손의 상처를 엘사의 입가에 대었다.
엘사, 자, 아... 아 해...
넌 괜찮을 거야... 내가 낫게 해 줄게...
성녀 언니...
엘사는 얌전히 마흐리안의 피를 마셨지만, 힘이 점점 약해져 갔다.
성녀 언니...
말하지 마! 말하지 말고 얼른 마셔! 엘사는, 엘사는 내가――
성녀 언니...
엘사는 울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피를 마시는 것을 멈췄다. 그리고, 한없이 희미한 목소리로...
얼른... 도망쳐......
품속의 몸이 무거워지고, 체온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마흐리안...
지휘관은 그 광경을 지켜보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아, 그저 조용히 그녀 뒤에 서 있었다.
...할게요.
마흐리안?
말할게요... 다 말할게요, 전부 다 말해드릴게요...!
제가 아는 것 전부, 당신께 말해드릴게요!!
마흐리안이 이성을 잃고 울부짖었다. 쉬어버린 목이 오열을 견디지 못해, 그녀는 격하게 기침했다.
거기에... 데려가드릴게요. 시설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드릴게요!
제 피로! 치료제를 만들어요! 지금 당장 가요!
그녀는 더는 숨을 쉬지 않는 엘사를 안고 일어섰다.
기다려.
이쪽이에요, 이쪽으로 가면――
기다리라니까!
붙잡지 말아요!
마흐리안이 지휘관에게 버럭 소리질렀지만, 곧바로 그녀 스스로도 놀랐다.
......
......
도로 한복판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봤다.
마흐리안, 진정해. 아직 확인해야 하는 위치가 한 군데 더 있잖아. 잊었어?
베를린 교도소도 가서 확인해야 해.
전... 전 그렇게 많이 신경 못 써요. 전 사람들을 구해야 해요.
여기 사람들을 구해야 해요! 아직 살 수 있어요!
약만 가져오면, 여기 사람들 모두 살 수 있어요!!
그럼 교도소의 사람들은 그냥 죽으란 소리야!?
정신 차려! 성녀란 호칭에 얽매이지 마!
그런 거 몰라요! 전 성녀따위 하기 싫어요! 전 성녀 같은 게 아니라고요!
그럼 네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떠올려 봐!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며! 네 입으로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 했잖아?
내가 도와줄게, 지금도 그러고 있어! 우리 함께 사람들을 모두 구할 수 있다고!
교도소의 사람들은 너와 아무 관계 없겠지만, 그들도 사람이야! 너와 같은 인간이라고!
같은... 인간......
지휘관! 생존자 전부 확인했습니다!
빨리 대피시켜야 해! 이 농도는 5분도 못 버텨!
모두 차에 태워!
콜리브리! 정부에 연락해서 지원 요청해!
지금 하고 있어!
마흐리안은 인형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지휘관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 순간, 마흐리안의 눈동자에 비친 지휘관의 뒷모습은 우뚝 선 격리벽보다도 견고해보였다.
로빈...
이제 좀 진정됐어?
전... 당신을 믿어요. 믿어 달라 했으니, 당신을 믿겠어요.
제 목숨을... 당신께 걸겠어요.
마흐리안은 품속의 엘사를 꼬옥 껴안았다. 얼굴은 이미 문드러졌지만, 평온한 표정이란 것만은 알아볼 수 있었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을 텐데, 어떻게 이토록 평온한 표정을 지었을까.
아마, 세상에서 가장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의 품에서 마지막을 맞이했기 때문이리라.
교도소로 가서 일을 해결하고, 약을 만들러 가요.
약을 전부... 제 목숨도, 당신께 드리겠어요.
로빈... 많은 이들을 구할 수 있겠죠...?
...그래.
우린 할 수 있어.
지휘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다 두 번 기침했다.
전원 철수!
예!
알겠습니다!
......
전체 대사 보기 (81줄)
퍼엉! 퍼엉!
사방에서 폭발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적막하던 마을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생지옥으로 돌변했다.
제기랄! 콜록... 콜록콜록!
먼저 여길 벗어나세요, 붕괴 입자가 계속 퍼집니다!
난 아직 괜찮아! 마흐리안, 마흐리안은!?
제가 챙기겠습니다!
마흐리안은 도로 중앙에서 넋을 잃고 서 있었다. 입술은 떨리고, 눈동자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불꽃으로 반짝였다.
RO, 마을에 폭발물 없다며!?
이렇게 넓은 범위에 유효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말이지!
그런데, 주민들은... 스스로를 감염시키고 있어!
하여간 정상인 놈이 없어!
쾅!
지휘관! 폭탄을 하나 더 해체했습니다! 하지만...
그리폰 소대가 발버둥치는 주민들을 밖으로 끌어냈다. 비록 폭사는 면했지만, 이미 노출된 그들의 피부는 벌써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Size=55>콰앙!!</Size>
아아 진짜 정신 하나도 없네!
이 사람들, 구해 주겠다는데 왜 저항하냐고! 머리 어떻게 된 거 아니야!?
<Size=60>콰아앙!!!</Size>
모두들...
마흐리안이 비틀거리며 걸음을 내디뎠지만, 힘없는 무릎이 그녀를 받쳐 주지 못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마흐리안!
우으으으...
!!
그때, 지휘관에게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성녀 언니...
엘사!
마흐리안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허겁지겁 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갔다.
성녀 언니... 나 아파...
아아아...! 엘사!
엘사!! 안 돼... 안 돼 엘사...
엘사는 이미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급속도로 번지는 복사감염 증세가 그녀의 몸을 갈갈이 찢었고, 격렬하게 저항하는 면역체계는 고름이 되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 끔찍한 몰골에도 아랑곳 않고, 마흐리안은 엘사를 품에 끌어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언니 여기 있어, 성녀 언니 여기 있어...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 엘사는 괜찮을 거야...!
성녀 언니... 울어...?
언니도 아파...?
아니, 언니는 안 아파... 괜찮아...
눈물로 얼굴이 부은 마흐리안이 자신의 소매를 걷더니, 손을 힘껏 물어뜯었다.
뚝... 뚝...
뜨거운 피가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전혀 아프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흐리안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는 얼굴로 손의 상처를 엘사의 입가에 대었다.
엘사, 자, 아... 아 해...
넌 괜찮을 거야... 내가 낫게 해 줄게...
성녀 언니...
엘사는 얌전히 마흐리안의 피를 마셨지만, 힘이 점점 약해져 갔다.
성녀 언니...
말하지 마! 말하지 말고 얼른 마셔! 엘사는, 엘사는 내가――
성녀 언니...
엘사는 울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피를 마시는 것을 멈췄다. 그리고, 한없이 희미한 목소리로...
얼른... 도망쳐......
품속의 몸이 무거워지고, 체온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마흐리안...
지휘관은 그 광경을 지켜보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아, 그저 조용히 그녀 뒤에 서 있었다.
...할게요.
마흐리안?
말할게요... 다 말할게요, 전부 다 말해드릴게요...!
제가 아는 것 전부, 당신께 말해드릴게요!!
마흐리안이 이성을 잃고 울부짖었다. 쉬어버린 목이 오열을 견디지 못해, 그녀는 격하게 기침했다.
거기에... 데려가드릴게요. 시설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드릴게요!
제 피로! 치료제를 만들어요! 지금 당장 가요!
그녀는 더는 숨을 쉬지 않는 엘사를 안고 일어섰다.
기다려.
이쪽이에요, 이쪽으로 가면――
기다리라니까!
붙잡지 말아요!
마흐리안이 지휘관에게 버럭 소리질렀지만, 곧바로 그녀 스스로도 놀랐다.
......
......
도로 한복판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봤다.
마흐리안, 진정해. 아직 확인해야 하는 위치가 한 군데 더 있잖아. 잊었어?
베를린 교도소도 가서 확인해야 해.
전... 전 그렇게 많이 신경 못 써요. 전 사람들을 구해야 해요.
여기 사람들을 구해야 해요! 아직 살 수 있어요!
약만 가져오면, 여기 사람들 모두 살 수 있어요!!
그럼 교도소의 사람들은 그냥 죽으란 소리야!?
정신 차려! 성녀란 호칭에 얽매이지 마!
그런 거 몰라요! 전 성녀따위 하기 싫어요! 전 성녀 같은 게 아니라고요!
그럼 네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떠올려 봐!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며! 네 입으로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 했잖아?
내가 도와줄게, 지금도 그러고 있어! 우리 함께 사람들을 모두 구할 수 있다고!
교도소의 사람들은 너와 아무 관계 없겠지만, 그들도 사람이야! 너와 같은 인간이라고!
같은... 인간......
지휘관! 생존자 전부 확인했습니다!
빨리 대피시켜야 해! 이 농도는 5분도 못 버텨!
모두 차에 태워!
콜리브리! 정부에 연락해서 지원 요청해!
지금 하고 있어!
마흐리안은 인형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지휘관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 순간, 마흐리안의 눈동자에 비친 지휘관의 뒷모습은 우뚝 선 격리벽보다도 견고해보였다.
로빈...
이제 좀 진정됐어?
전... 당신을 믿어요. 믿어 달라 했으니, 당신을 믿겠어요.
제 목숨을... 당신께 걸겠어요.
마흐리안은 품속의 엘사를 꼬옥 껴안았다. 얼굴은 이미 문드러졌지만, 평온한 표정이란 것만은 알아볼 수 있었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을 텐데, 어떻게 이토록 평온한 표정을 지었을까.
아마, 세상에서 가장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의 품에서 마지막을 맞이했기 때문이리라.
교도소로 가서 일을 해결하고, 약을 만들러 가요.
약을 전부... 제 목숨도, 당신께 드리겠어요.
로빈... 많은 이들을 구할 수 있겠죠...?
...그래.
우린 할 수 있어.
지휘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다 두 번 기침했다.
전원 철수!
예!
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