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스의 밤 Ⅱ
"저는 사람처럼 심장이 뛰어요, 제가 괴물이 아니란 증거예요."
......
베를린 교외, 버려진 지하 공장 앞.
......
익숙한 대문이 다시 눈앞에 나타나자, 마흐리안의 안색은 차에서보다 훨씬 창백해졌다.
심장이 고동칠 때마다 가슴이 지끈거렸고, 이 앞에 선 것만으로 숨이 막혔다.
......
그런 그녀의 등에, 지휘관이 부드럽게 손을 얹었다.
...로빈.
이런 작은 행동으로도, 마흐리안은 불안감이 사라졌다.
그녀의 호흡도 점점 안정됐다.
심장이 엄청 빨리 뛰는걸...
괜찮아?
심장...이요?
그 말에, 마흐리안도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어보았다.
...로빈, 시체는 심장이 뛰나요?
엉?
드디어 정신이 나갔구나?
저는... 인간이에요.
제 심장은 제대로 뛰고 있어요.
저는 괴물이 아니에요, 심장이 뛰는 인간이에요.
......
그 혼잣말에, 마흐리안의 마음에서 용기가 샘솟았다.
그리고 굳게 닫힌 공장의 대문을 바라보다, 지휘관에게 고개를 돌렸다.
로빈, 들어가요.
그래.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댄들라이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대문이 우렁찬 소리를 내며 반으로 갈라졌다.
자, 들어가요.
지휘관님은 마흐리안과 함께 대열의 중앙에 서 주세요.
SOP2는 선봉에서 길 청소하고, AR-15는 후방 경계를 맡아 줘.
AR-15는 고개를 끄덕이곤 소대의 제일 뒤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리폰 소대와 스칠 때, 페로사와 시선을 교환했다.
지휘관과 AR팀이 지하 공장의 문을 통과하는 것을, 바깥의 모두가 가만히 지켜봤다.
...후우.
둘이 뭐 했어?
뭐가?
에이, 시치미 떼지 말고~
다 봤어, 그 성질머리 나쁜 분홍머리랑 눈빛 교환했지?
언제부터 사귀기 시작했어?
얘가 무슨 소린가 했더니...
드론으로 사주 경계나 잘해.
흥.
콜리브리가 투덜대며 자리를 떠났다.
......
페로사는 제자리에서, AR팀이 지나간 자리를 바라봤다.
조금 전.
차량의 임시 지휘실.
페로사.
AR-15?
무슨 일이야?
마흐리안이 말한 거, 넌 믿어?
그러니까... 공장 내부 말이야?
아니면 그녀의 공장 탈출기 말이야?
공장 내부는 댄들라이가 직접 확인했으니 이견 없어.
하지만 그 녀석이 그렇게 쉽게 도망쳐 나왔다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해.
확실히, 너무 쉽게 탈출했어.
그뿐만이 아니야.
백번 양보해서 마흐리안이 정말 무고하고, 정말 천운으로 탈출에 성공한 거라 치자.
왜 하필 도착한 곳이 본 마을인데?
그 망할 마을이 패러데우스의 전초기지였다는 건 우리 모두가 확인했잖아.
그 녀석은 결국 패러데우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어.
그리고 너희가 처음 본 마을에서 탈출할 때도, 패러데우스의 반응은 이상할 정도로 빨랐지. 그들이 마흐리안의 행방을 전혀 몰랐다고 보기 어려워.
역시 너도 수상하지?
왜 그걸 지휘관에게 말하지 않았어?
지금 지휘관에겐 그 치료제가 무엇보다 중요해... 내가 뭐라 해도 작전을 취소하지 않을 거야.
게다가 지휘관이 마흐리안을 보는 시각도 나랑 다르고, 마흐리안의 연기가 가끔 감동적이란 건 나도 인정해.
하지만 그렇다고 의심이 사라질 정도는 아니야.
그래서 날 찾아왔구나.
내가 뭘 도우면 되겠어?
너도 봤다시피, 댄들라이의 지도는 딱히 문제될 게 없어.
하지만 저 공장의 내부는 엄청 복잡하니, 만일을 대비하고 싶어.
상황이 발생하면, 너와 네 소대가 즉시 지원을 올 수 있도록.
그렇군... 알았어.
페로사가 고개를 끄덕이곤 전술 행낭에서 작은 유리관을 꺼냈다.
그게 뭐야?
아주 원시적인 전술도구지. 이 특별한 성분의 가루는 자외선을 비춰야만 볼 수 있어.
네가 진입할 때 길을 따라 이걸 뿌리면, 우린 자외선 램프로 너희의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지.
상황이 발생하는 즉시 네가 남긴 흔적을 따라갈게.
...확실히, 원시적이네.
하지만 효과적이지.
자외선 램프도 많이 있으니까 하나 가져가.
고마워.
......
어쩌면, AR-15의 괜한 걱정일 수도 있다.
그들은 신속히 행동할 테니,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어째 영 불안하단 말이지.
댄들라이가 스캔한 지형도 덕에, 지휘관 일행은 먼 길을 도는 일이 없었다.
돌입한 지 몇 분 안 지나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끊어진 전선, 탁상에 쌓인 먼지, 망가진 설비... 모든 것이, 이 "공장"이 오래전 버려졌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되게 지저분하네...
흔적으로 봐도 확실히 급히 철수한 것으로 보여, 남기고 간 물건도 잔뜩이고.
이 작은 설비는 또 뭐래...
기둥처럼 이상한 물건이, 상당히 규칙적으로 통로 양측에 잔뜩 놓여 있었다.
댄들라이는 그것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침투가 안 돼... 가동도 안 되고.
어쩌면, 물리적으로 고장난 걸지도.
이 설비는... 본 적 없어요.
제가 여기서 탈출할 땐 없었어요...
흥.
지휘관님, 근방에 저희를 제외한 신호는 탐지되지 않습니다.
좋아, 그래도 경계 늦추지 말고 수색 개시.
알겠습니다.
AR팀은 좁은 범위로 산개해, 버려진 잡동사니들 속에서 쓸만한 정보는 없는지 찾았다.
로빈, 합성실은 저기에요.
우리는 설비가 아직 작동하는지 확인하러 갈게. 댄들라이, 가자.
예.
댄들라이와 함께, 지휘관은 앞장서는 마흐리안을 따라 합성실로 들어갔다.
합성실도 마찬가지로 잔뜩 어질러졌고, 중앙엔 이상한 기구도 있었다.
잔뜩 쌓인 먼지를 보아, 사용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된 것 같았다.
여기가... 혈청을 만드는 곳이에요.
그리고 이게 그 설비고?
네.
마흐리안은 거대한 기구 양측의 수액관을 보며, 한손을 가슴에 얹고 다른 손을 뻗어 바늘을 닦아보았다.
보니까... 아직 쓸 수 있겠어요.
전기 공급도 정상이군요.
축하합니다 지휘관님, 40명 도적의 보물 창고를 찾아내셨습니다.
마흐리안?
마흐리안은 대답하지 않고 기계에 올라 앉아, 수액관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
조금 물러서세요, 로빈.
기계가 예전처럼 작동한다면, 제 혈액을 뽑고 자동으로 혈청을 만들 거예요.
...알았어.
줄곧 절 믿어 줘서 정말 고마워요.
반드시 약을 당신의 손에 쥐여드릴게요, 약속해요.
지휘관은 고개를 끄덕이고, 댄들라이와 함께 몇 발짝 뒤로 물러났다.
마흐리안은 이를 악물고 바늘을 자신의 팔에 찔러 넣었다.
그러자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합성실도 불이 환히 켜졌다.
때마침 통신이 들어왔다.
정기 연락입니다, 지휘관.
이쪽 상황은 양호해.
목표 지점에 도달해서 수색 중이야.
그쪽은 어떻지?
이상 없습니다.
비록 제 쪽에서 보이진 않지만, 404 소대도 순찰 중입니다.
방금 그들과도 통신했습니다.
그때, 통신기에서 이상한 소음이 들렸다.
그래, 별일 없으면 다음 정기 연락 전에 복귀할 것 같다.
지휘...? 지금 ...라고...
음? 페로사?
지...관!? 들리십......
통신이 끊어졌다.
뭐지?
지휘관님.
크윽!
마흐리안의 얼굴이 갑작스런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삐이이——
쿠구구궁...
불길한 소리를 시작으로, 마흐리안이 앉은 시설의 밑바닥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밝고 푸른 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어, 창백했던 얼굴을 더욱 섬뜩하게 보이게 했다.
댄들라이!
제어가 불가능합니다.
...아니, 그뿐이 아닙니다.
어떤 신호도 느껴지지가... 이럴 리가... 제가, 제가 네트워크에서 단절되었습니다!
뭐라고!?
꾸물대던 사이, 마흐리안은 기계와 함께 바닥으로 사라져 버렸다.
곧이어 금속판이 구멍난 바닥을 메워, 합성실에는 지휘관과 댄들라이만 남게 되었다.
마흐리안!
지휘관 지휘관――! 큰일났어!!
동시에 SOP2가 헐레벌떡 뛰어왔고, 표정이 심각한 AR-15와 RO635도 뒤따라 들어왔다.
밖에 저것들!
저 기둥들이 갑자기 빛나기 시작했어!
지휘관님, 외부와의 통신이 전부 끊어졌습니다!
모든 신호가 차단됐어요, 지상의 인원들과 연결되지 않습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말씀드렸잖아요, 이건 함정이라고!
페로사! 45!
치지직...
......
어떡하지?!
댄들라이, 아무 문제 없다며!
......
댄들라이는 넋을 잃은 채,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기만 했다.
RO635의 다그침이 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듯했다.
나... 난...
모르겠어... 이건...
이런 감각은, 처음 느껴 봐...
야, 정신 차려! 너까지 중요한 때에 나사 빠질래!?
모두 진정해!
지휘관의 호통에 야단법석이던 SOP2도 얌전해졌다.
......!
지휘관님...
지휘관은 천장을 올려다봤다.
밖에서 대기 중인 404와 그리폰 소대는 비상 사태 발생 시 즉시 지원하러 올 것이다.
방금 전의 통신으로, 페로사도 이상함을 감지했을 터였다.
그리폰과 404가 지원하러 오는 중일 거야.
왔던 길로 되돌아가 그들과 합류한다.
...네, 알겠습니다!
댄들라이가 고개를 들었다.
그럼 마흐리안은 어떡합니까?
치료제는 어떡하고요?
약은 무슨 얼어죽을 약! 아직도 그년을 믿어?
안젤리아의 말이 맞았어, 녀석은 사기꾼이야!
...현재로선 우리에게 너무 불리하니, 그리폰과 404와 합류가 우선이야.
그리고...
지휘관이 댄들라이를 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네 상태를 회복시켜야지. 네가 이래서는 우리에게 승산이 전혀 없어.
승산이라...
제길.
벌써 왔구나.
크앙!!
...큰일이군요.
댄들라이가 눈을 찡그렸다. 그녀도 들은 것이다.
확실한 거리를 가늠할 순 없었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수많은 발소리가 일행을 향해 몰려오고 있었다.
...들립니다.
죄송합니다, 청각을 통한 정보 취득은 익숙지가 않아서.
전원, 전투 준비.
지휘관도 권총을 꺼내 장전했다.
전체 대사 보기 (143줄)
......
베를린 교외, 버려진 지하 공장 앞.
......
익숙한 대문이 다시 눈앞에 나타나자, 마흐리안의 안색은 차에서보다 훨씬 창백해졌다.
심장이 고동칠 때마다 가슴이 지끈거렸고, 이 앞에 선 것만으로 숨이 막혔다.
......
그런 그녀의 등에, 지휘관이 부드럽게 손을 얹었다.
...로빈.
이런 작은 행동으로도, 마흐리안은 불안감이 사라졌다.
그녀의 호흡도 점점 안정됐다.
심장이 엄청 빨리 뛰는걸...
괜찮아?
심장...이요?
그 말에, 마흐리안도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어보았다.
...로빈, 시체는 심장이 뛰나요?
엉?
드디어 정신이 나갔구나?
저는... 인간이에요.
제 심장은 제대로 뛰고 있어요.
저는 괴물이 아니에요, 심장이 뛰는 인간이에요.
......
그 혼잣말에, 마흐리안의 마음에서 용기가 샘솟았다.
그리고 굳게 닫힌 공장의 대문을 바라보다, 지휘관에게 고개를 돌렸다.
로빈, 들어가요.
그래.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댄들라이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대문이 우렁찬 소리를 내며 반으로 갈라졌다.
자, 들어가요.
지휘관님은 마흐리안과 함께 대열의 중앙에 서 주세요.
SOP2는 선봉에서 길 청소하고, AR-15는 후방 경계를 맡아 줘.
AR-15는 고개를 끄덕이곤 소대의 제일 뒤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리폰 소대와 스칠 때, 페로사와 시선을 교환했다.
지휘관과 AR팀이 지하 공장의 문을 통과하는 것을, 바깥의 모두가 가만히 지켜봤다.
...후우.
둘이 뭐 했어?
뭐가?
에이, 시치미 떼지 말고~
다 봤어, 그 성질머리 나쁜 분홍머리랑 눈빛 교환했지?
언제부터 사귀기 시작했어?
얘가 무슨 소린가 했더니...
드론으로 사주 경계나 잘해.
흥.
콜리브리가 투덜대며 자리를 떠났다.
......
페로사는 제자리에서, AR팀이 지나간 자리를 바라봤다.
조금 전.
차량의 임시 지휘실.
페로사.
AR-15?
무슨 일이야?
마흐리안이 말한 거, 넌 믿어?
그러니까... 공장 내부 말이야?
아니면 그녀의 공장 탈출기 말이야?
공장 내부는 댄들라이가 직접 확인했으니 이견 없어.
하지만 그 녀석이 그렇게 쉽게 도망쳐 나왔다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해.
확실히, 너무 쉽게 탈출했어.
그뿐만이 아니야.
백번 양보해서 마흐리안이 정말 무고하고, 정말 천운으로 탈출에 성공한 거라 치자.
왜 하필 도착한 곳이 본 마을인데?
그 망할 마을이 패러데우스의 전초기지였다는 건 우리 모두가 확인했잖아.
그 녀석은 결국 패러데우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어.
그리고 너희가 처음 본 마을에서 탈출할 때도, 패러데우스의 반응은 이상할 정도로 빨랐지. 그들이 마흐리안의 행방을 전혀 몰랐다고 보기 어려워.
역시 너도 수상하지?
왜 그걸 지휘관에게 말하지 않았어?
지금 지휘관에겐 그 치료제가 무엇보다 중요해... 내가 뭐라 해도 작전을 취소하지 않을 거야.
게다가 지휘관이 마흐리안을 보는 시각도 나랑 다르고, 마흐리안의 연기가 가끔 감동적이란 건 나도 인정해.
하지만 그렇다고 의심이 사라질 정도는 아니야.
그래서 날 찾아왔구나.
내가 뭘 도우면 되겠어?
너도 봤다시피, 댄들라이의 지도는 딱히 문제될 게 없어.
하지만 저 공장의 내부는 엄청 복잡하니, 만일을 대비하고 싶어.
상황이 발생하면, 너와 네 소대가 즉시 지원을 올 수 있도록.
그렇군... 알았어.
페로사가 고개를 끄덕이곤 전술 행낭에서 작은 유리관을 꺼냈다.
그게 뭐야?
아주 원시적인 전술도구지. 이 특별한 성분의 가루는 자외선을 비춰야만 볼 수 있어.
네가 진입할 때 길을 따라 이걸 뿌리면, 우린 자외선 램프로 너희의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지.
상황이 발생하는 즉시 네가 남긴 흔적을 따라갈게.
...확실히, 원시적이네.
하지만 효과적이지.
자외선 램프도 많이 있으니까 하나 가져가.
고마워.
......
어쩌면, AR-15의 괜한 걱정일 수도 있다.
그들은 신속히 행동할 테니,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어째 영 불안하단 말이지.
댄들라이가 스캔한 지형도 덕에, 지휘관 일행은 먼 길을 도는 일이 없었다.
돌입한 지 몇 분 안 지나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끊어진 전선, 탁상에 쌓인 먼지, 망가진 설비... 모든 것이, 이 "공장"이 오래전 버려졌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되게 지저분하네...
흔적으로 봐도 확실히 급히 철수한 것으로 보여, 남기고 간 물건도 잔뜩이고.
이 작은 설비는 또 뭐래...
기둥처럼 이상한 물건이, 상당히 규칙적으로 통로 양측에 잔뜩 놓여 있었다.
댄들라이는 그것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침투가 안 돼... 가동도 안 되고.
어쩌면, 물리적으로 고장난 걸지도.
이 설비는... 본 적 없어요.
제가 여기서 탈출할 땐 없었어요...
흥.
지휘관님, 근방에 저희를 제외한 신호는 탐지되지 않습니다.
좋아, 그래도 경계 늦추지 말고 수색 개시.
알겠습니다.
AR팀은 좁은 범위로 산개해, 버려진 잡동사니들 속에서 쓸만한 정보는 없는지 찾았다.
로빈, 합성실은 저기에요.
우리는 설비가 아직 작동하는지 확인하러 갈게. 댄들라이, 가자.
예.
댄들라이와 함께, 지휘관은 앞장서는 마흐리안을 따라 합성실로 들어갔다.
합성실도 마찬가지로 잔뜩 어질러졌고, 중앙엔 이상한 기구도 있었다.
잔뜩 쌓인 먼지를 보아, 사용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된 것 같았다.
여기가... 혈청을 만드는 곳이에요.
그리고 이게 그 설비고?
네.
마흐리안은 거대한 기구 양측의 수액관을 보며, 한손을 가슴에 얹고 다른 손을 뻗어 바늘을 닦아보았다.
보니까... 아직 쓸 수 있겠어요.
전기 공급도 정상이군요.
축하합니다 지휘관님, 40명 도적의 보물 창고를 찾아내셨습니다.
마흐리안?
마흐리안은 대답하지 않고 기계에 올라 앉아, 수액관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
조금 물러서세요, 로빈.
기계가 예전처럼 작동한다면, 제 혈액을 뽑고 자동으로 혈청을 만들 거예요.
...알았어.
줄곧 절 믿어 줘서 정말 고마워요.
반드시 약을 당신의 손에 쥐여드릴게요, 약속해요.
지휘관은 고개를 끄덕이고, 댄들라이와 함께 몇 발짝 뒤로 물러났다.
마흐리안은 이를 악물고 바늘을 자신의 팔에 찔러 넣었다.
그러자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합성실도 불이 환히 켜졌다.
때마침 통신이 들어왔다.
<color=#00CCFF>정기 연락입니다, 지휘관.</color>
이쪽 상황은 양호해.
목표 지점에 도달해서 수색 중이야.
그쪽은 어떻지?
<color=#00CCFF>이상 없습니다.</color>
<color=#00CCFF>비록 제 쪽에서 보이진 않지만, 404 소대도 순찰 중입니다.</color>
<color=#00CCFF>방금 그들과도 통신했습니다.</color>
그때, 통신기에서 이상한 소음이 들렸다.
그래, 별일 없으면 다음 정기 연락 전에 복귀할 것 같다.
<color=#00CCFF>지휘...? 지금 ...라고...</color>
음? 페로사?
<color=#00CCFF>지...관!? 들리십......</color>
통신이 끊어졌다.
뭐지?
지휘관님.
크윽!
마흐리안의 얼굴이 갑작스런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삐이이——
쿠구구궁...
불길한 소리를 시작으로, 마흐리안이 앉은 시설의 밑바닥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밝고 푸른 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어, 창백했던 얼굴을 더욱 섬뜩하게 보이게 했다.
댄들라이!
제어가 불가능합니다.
...아니, 그뿐이 아닙니다.
어떤 신호도 느껴지지가... 이럴 리가... 제가, 제가 네트워크에서 단절되었습니다!
뭐라고!?
꾸물대던 사이, 마흐리안은 기계와 함께 바닥으로 사라져 버렸다.
곧이어 금속판이 구멍난 바닥을 메워, 합성실에는 지휘관과 댄들라이만 남게 되었다.
마흐리안!
지휘관 지휘관――! 큰일났어!!
동시에 SOP2가 헐레벌떡 뛰어왔고, 표정이 심각한 AR-15와 RO635도 뒤따라 들어왔다.
밖에 저것들!
저 기둥들이 갑자기 빛나기 시작했어!
지휘관님, 외부와의 통신이 전부 끊어졌습니다!
모든 신호가 차단됐어요, 지상의 인원들과 연결되지 않습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말씀드렸잖아요, 이건 함정이라고!
페로사! 45!
치지직...
......
어떡하지?!
댄들라이, 아무 문제 없다며!
......
댄들라이는 넋을 잃은 채,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기만 했다.
RO635의 다그침이 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듯했다.
나... 난...
모르겠어... 이건...
이런 감각은, 처음 느껴 봐...
야, 정신 차려! 너까지 중요한 때에 나사 빠질래!?
모두 진정해!
지휘관의 호통에 야단법석이던 SOP2도 얌전해졌다.
......!
지휘관님...
지휘관은 천장을 올려다봤다.
밖에서 대기 중인 404와 그리폰 소대는 비상 사태 발생 시 즉시 지원하러 올 것이다.
방금 전의 통신으로, 페로사도 이상함을 감지했을 터였다.
그리폰과 404가 지원하러 오는 중일 거야.
왔던 길로 되돌아가 그들과 합류한다.
...네, 알겠습니다!
댄들라이가 고개를 들었다.
그럼 마흐리안은 어떡합니까?
치료제는 어떡하고요?
약은 무슨 얼어죽을 약! 아직도 그년을 믿어?
안젤리아의 말이 맞았어, 녀석은 사기꾼이야!
...현재로선 우리에게 너무 불리하니, 그리폰과 404와 합류가 우선이야.
그리고...
지휘관이 댄들라이를 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네 상태를 회복시켜야지. 네가 이래서는 우리에게 승산이 전혀 없어.
승산이라...
제길.
벌써 왔구나.
크앙!!
...큰일이군요.
댄들라이가 눈을 찡그렸다. 그녀도 들은 것이다.
확실한 거리를 가늠할 순 없었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수많은 발소리가 일행을 향해 몰려오고 있었다.
...들립니다.
죄송합니다, 청각을 통한 정보 취득은 익숙지가 않아서.
전원, 전투 준비.
지휘관도 권총을 꺼내 장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