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프노스의 눈 Ⅰ
"이름은 모르지만, 잘 자."
......
몇 분 전, 폐공장의 입구.
지휘관? 지휘관!
아직도 연락이 안 되나요?
데린저?
연결이 안 돼, 저 안이 무슨 이세계라도 된 것처럼 아무 신호도 안 나오고 안 들어가.
내 로봇 벌새들도 안으로 들어가고 금방 연결이 끊어져버렸어!
이래선 정찰도 못 하는데!
큰일이다...
페로사는 다른 통신기를 집었다.
404, 여기는 그리폰 소대.
UMP45, 내 말 들려?
어, 아주 잘 들려.
우리도 연결 시도 중인데...
지휘관만이 아니라, AR팀이랑 댄들라이와도 통신이 안 돼.
내부에 고성능 교란기가 있는 게 분명해. 이건 함정이야.
분명 지휘관 쪽도 상황이 발생했을 테고.
지원하러 갈까요? 하지만, 통신도 안 되는데, 어떻게 그들을 찾아내죠?
...방법은 있어.
하지만 통신도 어떻게든 복구해야 해.
그건 우리한테 맡겨.
넌 어서 가서 지휘관을 도와줘.
...그래, 그럼 너희에게 맡길게.
통신 종료.
그리폰 소대, 가자!
UMP45도 통신을 종료하고서, 총을 들고 눈앞의 통풍구 뚜껑을 발로 차 열었다.
가자, 일할 시간이야.
그리폰 소대랑 같이 안 들어가?
우린 다른 임무니까.
잘하는 일도 다르고 말이지.
뭘 해야 해?
그야 당연히 우리가 제일 잘하는 일이지, 통신 복구하는 거.
지휘관도 우리가 그래 주길 바랄 거야.
지휘관이 상대가 이렇게 신호를 차단할 거라 예상했다고?
예상 못했을 이유가 어딨어?
이런 지하 기지에 매복한다면, 지휘관도 먼저 적의 통신망부터 차단할 텐데.
왜 지휘관이 우릴 안 보이는 곳에 숨겼겠어?
당연히 이런 때를 대비해서지.
알았어, 그럼 다른 질문.
왜 문으로 안 가?
댄들라이한테 공유받은 지도를 보면, 여기 바로 아래는 생태 구역이야.
제어실로 가려면 이 길이 제일 빨라.
물론 제어실에 가더라도 교란기를 처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목표 없이 돌아다니는 것보단 낫잖아?
이 통풍구가 넓어서 안이 잘 보여서 다행이야!
그래도 경계를 늦추지 마, 무슨 괴물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
말할 때는 말만 해, 내 머리 두드리지 말고.
G11, 네 그 박스는...
간신히 들어간다!
맘대로 해라...
보기만 해도 골때리네 진짜...
404 소대는 통풍구로 들어갔다.
썩은내...
잠수함 기지 때보다 더 지독해.
패러데우스 놈들, 뭘 그리 시체 갖고 놀길 좋아한대?
와우, 좀비 해저드 2064!
좀비?! 안에 좀비 있어!?
어쩌면 있을지도~♪
괜한 소리 마.
좀비고 뭐고, 이런 데에까지 ELID가 있겠――
끼이익——
난데없이 손톱으로 긁는 소리가 들려와, HK416의 말을 끊었다.
에이, 설마...
쉬잇.
UMP45가 총을 들고, 자동문에 다가갔다.
그러자 자동문이 천천히 열려, 생태 구역의 모습이 훤히 눈에 들어왔다.
이거 모두...
......
좀비다!!!
조용히 해. G11, 플러그 저기다 꽂아 봐.
내 소중한 전력을 이런 데다 낭비하면 어떡해...
이게... 다 뭐야?
......
세대교체 시도의 부산물...이라 보면 되려나.
생태 구역에는 거대한 유리관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었다.
각각의 유리관들의 포르말린 용액에 담긴 이형의 소녀들은, 숨이 멎은 지 얼마 안 된 것처럼 보였다.
......
언니...
조심해, 45.
손톱으로 벽을 긁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따라 간 UMP45는, 구석의 한 유리관 앞에 섰다.
관 속의 소녀는 이미 신체의 절반 이상이 기계로 대체된 "괴물"이었다.
등의 변형된 척추에서 거대한 기계팔이 뻗어나와 있었지만, 인간의 연약한 골격으로 이토록 무거운 것을 감당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소녀의 두 눈은 이미 초점이 없었고, 남은 동력과 생물의 본능으로 하염없이 유리벽을 긁어대기만 했다.
......
아직 살아있는 거지...?
이런 꼴인데, 죽은 거나 다름없지.
UMP45는 총을 겨눴다.
타앙!
날카로운 유리 조각들이 흩뿌려졌고, 소녀는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름은 모르지만, 잘 자.
...다시 일로 돌아갈까.
이게 대체 다 무슨...
패러데우스가 니토를 개량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패작들 같아.
그중 눈에 띄는 샘플들만 따로 여기다 모아 보관한 거겠지.
......
이게 겨우 일부라니...
그래, 놈들이 얼마나 실험을 자행했는지 본인들 말고 또 누가 알겠어.
어쩌면 안나 같은 사례는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던 거지.
좀 불공평하겠지만... 아무래도 안나는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인 거 같아.
......
똥 씹은 표정 짓지 말고 기분 풀어.
...이제 겨우 시작인걸.
앞으로 무슨 괴물이 튀어나올지 몰라.
앞으론 패러데우스한테 방아쇠를 당길 때 기분이 이상할 거 같아...
다르게 생각해 봐, 그들을 해방시켜 주는 거라고. 그럼 꺼려지진 않겠지?
물론, 녀석들의 뇌를 정상적으로 되돌릴 방법이 생기면 본인의 의견을 물어보던가.
으윽... 그건 관둘래.
이 주변, 신호가 느껴지질 않아.
들어왔을 때부터 차단됐거든.
마치... 탈린에서 봤던 이성질체들의 차단망 같아.
이렇게 광범위하게...
여긴 자기 되게 불편하네...
G11이 여기저기 보이는 소형 장치 중 하나에 기대, 졸린 눈을 비볐다.
그런 데 기대니까 당연히 불편하지! 네 박스에 누워 이 밥통아!
그러나저러나, 이 장치들은 또 뭐야?
한두 개도 아닌데, 가로등은 아닐 테고.
뜯어보면 알겠지.
UMP45가 G11에게 다가가, 총을 내려놓고 그녀가 기댔던 소형 장치의 외장을 뜯어냈다.
그러자, 장치 안의 복잡한 회로가 드러났다.
...가로등은 아니네.
이런 회로는 나도 처음 봐.
나도 볼래.
우와아... 나도 진짜 처음 보는 구조야.
이거 대체 어떤 원리지?
기다려 봐...
UMP45는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자세히 살펴봤다.
이쪽 부분. 잠수함 기지에서 봤던 니토의 억제기 설계랑 좀 비슷하지 않아?
뭐? 잠깐, 그럼 설마...
억제기의 강화판?
아, 알겠다! 이쪽의 이 회로판은 증폭기야!
이게 교란 신호를 방출하고 있어!
고작 우리의 통신을 차단하려고 이런 걸 잔뜩 설치했다고?
아니...
UMP45의 눈이 가늘어졌다.
우리를 노린 게 아니야.
놈들에게, 이게 우리의 통신을 차단하느냐는 아무 상관 없어.
이건... "녀석"을 상대하려고 만든 거야.
UMP9과 HK416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러니까...
신호가 단절돼서 통신이 끊어지는 건 우리에겐 솔직히 사소한 문제지.
인형의 작전 능력에 좀 영향이 가고, 합류가 늦어지는 정도?
겨우 그걸 위해서라면 이 정도 수고를 들일 필요 없어.
하지만 그 녀석은... 네트워크에서 단절되면, 순식간에 짐덩이 신세가 되어버리지.
댄들라이...!
놈들의 목적은 댄들라이구나!
더 서둘러야겠는걸.
놈들의 목적이 댄들라이였다니, 사전 준비가 전부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어.
416, G11한테 다시 전원 꽂아.
이것들이 여기 있으니, 매복도 예상보다 훨씬 성가실 게 분명해.
전체 대사 보기 (101줄)
......
몇 분 전, 폐공장의 입구.
지휘관? 지휘관!
아직도 연락이 안 되나요?
데린저?
연결이 안 돼, 저 안이 무슨 이세계라도 된 것처럼 아무 신호도 안 나오고 안 들어가.
내 로봇 벌새들도 안으로 들어가고 금방 연결이 끊어져버렸어!
이래선 정찰도 못 하는데!
큰일이다...
페로사는 다른 통신기를 집었다.
404, 여기는 그리폰 소대.
UMP45, 내 말 들려?
<color=#00CCFF>어, 아주 잘 들려.</color>
<color=#00CCFF>우리도 연결 시도 중인데...</color>
<color=#00CCFF>지휘관만이 아니라, AR팀이랑 댄들라이와도 통신이 안 돼.</color>
내부에 고성능 교란기가 있는 게 분명해. 이건 함정이야.
분명 지휘관 쪽도 상황이 발생했을 테고.
지원하러 갈까요? 하지만, 통신도 안 되는데, 어떻게 그들을 찾아내죠?
...방법은 있어.
하지만 통신도 어떻게든 복구해야 해.
<color=#00CCFF>그건 우리한테 맡겨.</color>
<color=#00CCFF>넌 어서 가서 지휘관을 도와줘.</color>
...그래, 그럼 너희에게 맡길게.
통신 종료.
그리폰 소대, 가자!
UMP45도 통신을 종료하고서, 총을 들고 눈앞의 통풍구 뚜껑을 발로 차 열었다.
가자, 일할 시간이야.
그리폰 소대랑 같이 안 들어가?
우린 다른 임무니까.
잘하는 일도 다르고 말이지.
뭘 해야 해?
그야 당연히 우리가 제일 잘하는 일이지, 통신 복구하는 거.
지휘관도 우리가 그래 주길 바랄 거야.
지휘관이 상대가 이렇게 신호를 차단할 거라 예상했다고?
예상 못했을 이유가 어딨어?
이런 지하 기지에 매복한다면, 지휘관도 먼저 적의 통신망부터 차단할 텐데.
왜 지휘관이 우릴 안 보이는 곳에 숨겼겠어?
당연히 이런 때를 대비해서지.
알았어, 그럼 다른 질문.
왜 문으로 안 가?
댄들라이한테 공유받은 지도를 보면, 여기 바로 아래는 생태 구역이야.
제어실로 가려면 이 길이 제일 빨라.
물론 제어실에 가더라도 교란기를 처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목표 없이 돌아다니는 것보단 낫잖아?
이 통풍구가 넓어서 안이 잘 보여서 다행이야!
그래도 경계를 늦추지 마, 무슨 괴물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
말할 때는 말만 해, 내 머리 두드리지 말고.
G11, 네 그 박스는...
간신히 들어간다!
맘대로 해라...
보기만 해도 골때리네 진짜...
404 소대는 통풍구로 들어갔다.
썩은내...
잠수함 기지 때보다 더 지독해.
패러데우스 놈들, 뭘 그리 시체 갖고 놀길 좋아한대?
와우, 좀비 해저드 2064!
좀비?! 안에 좀비 있어!?
어쩌면 있을지도~♪
괜한 소리 마.
좀비고 뭐고, 이런 데에까지 ELID가 있겠――
끼이익——
난데없이 손톱으로 긁는 소리가 들려와, HK416의 말을 끊었다.
에이, 설마...
쉬잇.
UMP45가 총을 들고, 자동문에 다가갔다.
그러자 자동문이 천천히 열려, 생태 구역의 모습이 훤히 눈에 들어왔다.
이거 모두...
......
좀비다!!!
조용히 해. G11, 플러그 저기다 꽂아 봐.
내 소중한 전력을 이런 데다 낭비하면 어떡해...
이게... 다 뭐야?
......
세대교체 시도의 부산물...이라 보면 되려나.
생태 구역에는 거대한 유리관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었다.
각각의 유리관들의 포르말린 용액에 담긴 이형의 소녀들은, 숨이 멎은 지 얼마 안 된 것처럼 보였다.
......
언니...
조심해, 45.
손톱으로 벽을 긁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따라 간 UMP45는, 구석의 한 유리관 앞에 섰다.
관 속의 소녀는 이미 신체의 절반 이상이 기계로 대체된 "괴물"이었다.
등의 변형된 척추에서 거대한 기계팔이 뻗어나와 있었지만, 인간의 연약한 골격으로 이토록 무거운 것을 감당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소녀의 두 눈은 이미 초점이 없었고, 남은 동력과 생물의 본능으로 하염없이 유리벽을 긁어대기만 했다.
......
아직 살아있는 거지...?
이런 꼴인데, 죽은 거나 다름없지.
UMP45는 총을 겨눴다.
타앙!
날카로운 유리 조각들이 흩뿌려졌고, 소녀는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름은 모르지만, 잘 자.
...다시 일로 돌아갈까.
이게 대체 다 무슨...
패러데우스가 니토를 개량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패작들 같아.
그중 눈에 띄는 샘플들만 따로 여기다 모아 보관한 거겠지.
......
이게 겨우 일부라니...
그래, 놈들이 얼마나 실험을 자행했는지 본인들 말고 또 누가 알겠어.
어쩌면 안나 같은 사례는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던 거지.
좀 불공평하겠지만... 아무래도 안나는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인 거 같아.
......
똥 씹은 표정 짓지 말고 기분 풀어.
...이제 겨우 시작인걸.
앞으로 무슨 괴물이 튀어나올지 몰라.
앞으론 패러데우스한테 방아쇠를 당길 때 기분이 이상할 거 같아...
다르게 생각해 봐, 그들을 해방시켜 주는 거라고. 그럼 꺼려지진 않겠지?
물론, 녀석들의 뇌를 정상적으로 되돌릴 방법이 생기면 본인의 의견을 물어보던가.
으윽... 그건 관둘래.
이 주변, 신호가 느껴지질 않아.
들어왔을 때부터 차단됐거든.
마치... 탈린에서 봤던 이성질체들의 차단망 같아.
이렇게 광범위하게...
여긴 자기 되게 불편하네...
G11이 여기저기 보이는 소형 장치 중 하나에 기대, 졸린 눈을 비볐다.
그런 데 기대니까 당연히 불편하지! 네 박스에 누워 이 밥통아!
그러나저러나, 이 장치들은 또 뭐야?
한두 개도 아닌데, 가로등은 아닐 테고.
뜯어보면 알겠지.
UMP45가 G11에게 다가가, 총을 내려놓고 그녀가 기댔던 소형 장치의 외장을 뜯어냈다.
그러자, 장치 안의 복잡한 회로가 드러났다.
...가로등은 아니네.
이런 회로는 나도 처음 봐.
나도 볼래.
우와아... 나도 진짜 처음 보는 구조야.
이거 대체 어떤 원리지?
기다려 봐...
UMP45는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자세히 살펴봤다.
이쪽 부분. 잠수함 기지에서 봤던 니토의 억제기 설계랑 좀 비슷하지 않아?
뭐? 잠깐, 그럼 설마...
억제기의 강화판?
아, 알겠다! 이쪽의 이 회로판은 증폭기야!
이게 교란 신호를 방출하고 있어!
고작 우리의 통신을 차단하려고 이런 걸 잔뜩 설치했다고?
아니...
UMP45의 눈이 가늘어졌다.
우리를 노린 게 아니야.
놈들에게, 이게 우리의 통신을 차단하느냐는 아무 상관 없어.
이건... "녀석"을 상대하려고 만든 거야.
UMP9과 HK416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러니까...
신호가 단절돼서 통신이 끊어지는 건 우리에겐 솔직히 사소한 문제지.
인형의 작전 능력에 좀 영향이 가고, 합류가 늦어지는 정도?
겨우 그걸 위해서라면 이 정도 수고를 들일 필요 없어.
하지만 그 녀석은... 네트워크에서 단절되면, 순식간에 짐덩이 신세가 되어버리지.
댄들라이...!
놈들의 목적은 댄들라이구나!
더 서둘러야겠는걸.
놈들의 목적이 댄들라이였다니, 사전 준비가 전부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어.
416, G11한테 다시 전원 꽂아.
이것들이 여기 있으니, 매복도 예상보다 훨씬 성가실 게 분명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