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A
"기억났다... 그래... 넌 AR팀의..."
......
너희는 정말이지... 매번 날 깜짝 놀래키는구나.
로미 리슈펜탈 국장의 억누르지 못하는 분노가, 그녀 앞의 두 사람에게 생생하게 전해졌다.
......
......
무단 행동에, 관건인 중요 인물을 죽게 하고, 그 다음엔 또 뭘 할 거지?
슈바벤, 이따위로 할 거면 그냥 네가 안전국장 하지 그러나?
국장님, 저흰...
변명은 됐어.
네놈들 다 정직 처분이다.
!?
자, 잠깐만요!
현시간부로.
이제 내 앞에서 꺼져!
저흰...!
J가 난동을 부리기 전에 K가 먼저 나섰다.
...제 요원증과 배지입니다.
무기는 정비 후 반납하겠습니다.
......
K의 표정을 본 J는 이를 갈며 자신의 요원증과 배지를 반납했다.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로미에게 고개를 숙인 뒤, K는 J를 끌고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
아니 왜 더 안 따져!?
이번에는 우리도――
이번만큼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케빈, 전적으로 우리 잘못이다.
......
...모나의 마인드맵도 심각하게 손상됐다 한다. 후유증이 없을지 장담할 수 없다더군.
인정하자, 케빈.
이번은 우리의 완패야.
......
J가 불끈 쥔 주먹이 하얘졌다.
......
...알았어.
내게 맡겨.
삑.
통신 종료.
아직 이 시대에 네가 나설 자리는 없어.
그만둬야 할 때 버티지 말고 그냥 퇴장하도록 해.
...M4.
......
가까스로 수송기의 이륙을 저지한 AR-15가 조종석에 들이닥쳐, 파일럿의 상태를 확인했다.
지휘관, 이 사람 부상이 심각해요. 우리가 막지 않아도 이륙하지 못했――
...지금 숨이 멎었습니다.
뭐야, 수송기 화물칸 텅 비었는데?!
아무것도 없어! 붕괴복사 농도는 높은데 아무것도 없어!
......
지휘관이 AR-15가 끌고 나온 파일럿의 시신을 확인했다. 총상과 더불어 예리한 날붙이로 인한 상처로 보아, 절대 조금 전까지의 전투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창고로 이동한다!! 빨리!!
......
......
......
모... 몰라요! 이건 제가 모르는 일이에요,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몇 분 전만 해도 허리에 힘이 들어가 있던 남자였지만, 지금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호들갑을 떨었다.
잔인해...
다 확인했어. 생존자 제로.
여기 있는 17명 모두 즉사야.
몇 번을 겪어도, 지휘관은 이런 광경에 익숙해질 자신이 없었다.
전 몰라요... 다, 당신네들이 찾겠다고 했으니까... 그쪽에서 책임지세요... 우욱!!!
관리자는 입을 틀어막으며 허둥지둥 창고 밖으로 도망쳤다.
...화물은?
보다시피, 시체뿐이야.
UMP45가 시신을 확인하면서 찾아낸 물건을 지휘관에게 던져 주었다.
아주 낡았지만, 어느 시대든 독일을 대표하던 철십자 휘장이었다.
이제 어떡할까?
화물이 이미 이륙했다면, 무슨 수를 써도 우린 따라잡을 수 없어.
M4에게 대형 수송기의 비행 기록을 확인해보고 J와 훈작사에게 전달하자.
저 관리자가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이 창고의 물품 보관 기록 가져오라 할게요.
그래.
......
삐이...
...음?
왜 그래요?
M4가 통신을 안 받아.
...RO는요?
RO도.
지휘관과 AR-15가 멍하니 마주봤다.
젠장.
M4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
......
RO?!
지휘관 일행이 관제 센터의 상황실에 돌아오자마자 보인 것은 문앞에 쓰러진 RO635였다.
카이바르가 재빨리 상황실 안을 확인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큰일이야! M4랑 몰리도가 사라졌어!
제기랄!
RO!! 일어나 RO!!
SOP2가 RO635의 몸을 붙잡고 마구 흔들었다.
살살 좀 다뤄! 마인드맵 공격을 당한 거니까 내가 해결할게.
......
빌어먹을, 설마 그때...
얼마 지나지 않아, 천천히 눈을 뜬 RO635가 망연하게 주위를 둘러봤다.
M4 씨... 아!!
지휘관님! 큰일이에요, 몰리도가! 몰리도가 M4 씨를 잡아갔어요!
너희 둘이 어떻게 걔한테 당한 거야?!
쾌활하던 카이바르가 처음으로 발을 동동구르며 안절부절못해했다. RO635도 토끼눈으로 고개를 떨구며, 이 상황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저... 저 또 M4 씨를 놓친 건가요...?
진정해,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거야.
......
당장 수색해! 몰리도를 찾아!
천둥 번개와 함께, 밤하늘에서 소나기가 쏟아졌다.
순식간에 생긴 물웅덩이를 밟아 사방으로 뿌리면서, 지휘관 일행을 태운 차량이 질척해진 활주로를 내달렸다.
앗! 저기 봐봐!
투다다다다――
지휘관님! 위에요!
위를 보세요!
——!?
RO635의 다급한 외침을 듣고 모두 고개를 들었다.
맹렬한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에이프런 위에 있던 헬리콥터 한 기가 떠올랐다.
눈이 밝은 AR-15는 단박에 조종석에 앉은 사람을 알아봤다.
저 XXX 년이...
몰리도예요!
M4도 조수석에 있어! 어... 의식을 잃은 거 같은데...?!
통신 연결이 안 돼!
제기랄... 그냥 저거 격추시키면 안 돼요?
안 돼, M4까지 다치고 말아!
저대로 끌려가는 것보단 낫잖아요!
망할... 조금만 더 빨랐으면!
조금만 더 빨리 알아차렸으면――
――잠깐, 저기 저건 또 누구야?
뭣——
어... 어어...?
......!!
......
헬리콥터는 계속해서 고도를 높였다. M4A1을 잘 보이도록 조수석에 둔 것은 일종의 보험이자 경고였다.
그래, 못 쏠 줄 알았어. 어디 이번에도 날 잡아보라지.
몰리도는 저 밑의 닭 쫓던 개 꼴이 된 지휘관 일행이 훤히 보였다.
이 녀석을 데리고 돌아가기만 하면... 여태까지의 추태를 아버님께서 다 용서해 주실 거야...
후후훗... 형세 역전이라니 정말 아깝게 됐구나, 니모겐.
넌 날 막지 못해, 아무도 날 막지 못해! 널 데려가기만 하면 난 다시 아버님께 사랑받을 수 있어!
내가 바로 아버님의 완벽한 작품이야!
곁의 M4A1는 여전히 의식이 없어, 몰리도의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기적은 두 번 일어나지 않아!
역시, 내가 바로 유일무이한 완벽한 자야!
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이미 저 위의 구름을 뚫고 드넓은 하늘의 태양에 닿았다.
성공했다. 아버님의 위업에 다시 한번 공헌했으니, 자신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
쾅!
윽!?
난데없는 큰 충격음과 함께 헬리콥터가 요동쳤다.
뭐야... 뭐지?!
쾅!
몰리도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같은 소리가 또 나고 헬리콥터도 다시 흔들렸다.
그제서야 몰리도는 무슨 소리였는지 깨달았다. 무언가가 헬리콥터에 세게 부딪히는 소리였다.
뭐야...?!
......
!
믿기지 않았지만, 현실이었다.
몰리도의 눈에도, 헬리콥터의 계기판의 수치를 봐도, 지금 헬기는 공중에서 비행 중이었다.
그런데...
뭐야... 대체 뭐냐고!!!
너... 너 대체... 어떻게 올라왔어?!
......
인형이었다.
밤의 소나기와 맹렬한 프로펠러가 일으키는 바람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웬 인형이 헬리콥터 조종석 바깥에 달라붙었다.
한손으로 가느다란 와이어를 쥐고, 양발은 헬리콥터의 조종석 창을 밟아 균형을 잡고 있었다.
빗물에 젖은 유리 너머로 그녀의 무정한 얼굴이 비쳤고, 번쩍이는 번개가 그녀의 은빛 머릿결을 마귀처럼 빛냈다.
자... 잠깐만!
......
창 너머로, 몰리도는 그 인형의 입술이 가볍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온갖 소음에 묻혀 단 한 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유만만한 모습의 그 인형이, 놀고 있는 손으로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기다――
퍼엉!
폭발이 일어났고, 헬리콥터의 계기판이 요란하게 경보를 울렸다.
몰리도는 저 인형이 무슨 짓을 벌이려는지 눈치챘다.
너 미쳤어?!
이 상황에서, 몰리도는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그저 기체를 이리저리 흔들어 저 정신나간 행각을 벌이는 인형이 떨어지길 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러기도 전에, 상대가 먼저 움직였다.
점착폭탄으로 로터를 파괴한 것이다.
너!! 다 같이 죽자는 거야 뭐야?!
하지만 그 인형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으아아악!!
진작에 절대 고도까지 상승했던 헬리콥터는 프로펠러를 잃자마자 곧장 곤두박질쳤다.
그 하얀 머리의 인형은 여전히 한손으로 쥔 와이어만으로 외벽에 단단히 붙어있었다.
물론, 그게 다가 아니었다.
텅!
!
양다리에 힘을 주어 몸을 멀리 밀어내더니, 반동을 이용해 기체로 돌진했다.
통제불능으로 추락하는 헬리콥터 안으로, 저 하얀 머리의 인형이 쳐들어오려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너 따위한테...!!
쿠웅!
몰리도가 다 소리지르기도 전에, 그 인형의 2차 시도에 헬리콥터의 옆문이 부서졌다.
그 다부진 몸이 강렬한 충격과 함께 좁은 헬리콥터 안으로 침입했다.
그리고――
콰아아앙!!!
......
............
으윽...
뒤이어 일어난 또 한 번의 폭발에, 몰리도는 완전히 깨달았다.
손 쓸 방도가 없는 완벽한 패배였다.
치솟는 불길 밖으로 걸어 나오는 M16A1의 발걸음 소리는 마치 최후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처럼 몰리도의 심장을 두들겼다.
......
헤... 헤헤헤...
저항을 포기했는지, 몰리도는 몸을 돌려 뒤에서 다가오는 M16A1을 바라봤다.
불길을 등진 그녀의 창백한 머리카락이, 이번엔 붉게 빛났다.
기억났다... 그래... 넌 AR팀의...
......
M16A1의 주먹에, 몰리도는 말을 다 하지 못하고 기절했다.
...또 짝퉁이군.
사냥감을 집어 든 M16A1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본 후 창고를 바라봤다.
......때가 됐구나.
......
어...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에... 에... 에...!!
...M16이야.
전보다 움직임이 더 빨라진 거 같다?
저 자식...
콰앙!!
우왓, 헬리콥터 추락한다!
우리도 빨리 가자!
잠깐 기다려! 창고를 봐!
......?!
창고의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지독한 피비린내가 풍겼다.
거대한 수송기 양옆에 피칠갑한 니토들이 처음 보는 거대병기를 조립하는 것이, 아무래도 활주로 위의 모든 장애물을 쓸어버릴 셈인 듯했다.
이젠 아주 이판사판이네?
그런가 봐. 그 독일인들 처리하느라 시간을 꽤 낭비했단 거겠지.
전투 태세를 취하고 몰려오는 하얀 군단을 보면서, 지휘관은 주먹을 꽉 쥐었다.
전원, 전투 준비!
하지만 M4 씨가...!
지금은 M16을 믿고 맡기자.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지.
저 무기들이, 독일을 벗어나게 둬선 안 돼.
전체 대사 보기 (174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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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정말이지... 매번 날 깜짝 놀래키는구나.
로미 리슈펜탈 국장의 억누르지 못하는 분노가, 그녀 앞의 두 사람에게 생생하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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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행동에, 관건인 중요 인물을 죽게 하고, 그 다음엔 또 뭘 할 거지?
슈바벤, 이따위로 할 거면 그냥 네가 안전국장 하지 그러나?
국장님, 저흰...
변명은 됐어.
네놈들 다 정직 처분이다.
!?
자, 잠깐만요!
현시간부로.
이제 내 앞에서 꺼져!
저흰...!
J가 난동을 부리기 전에 K가 먼저 나섰다.
...제 요원증과 배지입니다.
무기는 정비 후 반납하겠습니다.
......
K의 표정을 본 J는 이를 갈며 자신의 요원증과 배지를 반납했다.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로미에게 고개를 숙인 뒤, K는 J를 끌고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
아니 왜 더 안 따져!?
이번에는 우리도――
이번만큼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케빈, 전적으로 우리 잘못이다.
......
...모나의 마인드맵도 심각하게 손상됐다 한다. 후유증이 없을지 장담할 수 없다더군.
인정하자, 케빈.
이번은 우리의 완패야.
......
J가 불끈 쥔 주먹이 하얘졌다.
......
...알았어.
내게 맡겨.
삑.
통신 종료.
아직 이 시대에 네가 나설 자리는 없어.
그만둬야 할 때 버티지 말고 그냥 퇴장하도록 해.
...M4.
......
가까스로 수송기의 이륙을 저지한 AR-15가 조종석에 들이닥쳐, 파일럿의 상태를 확인했다.
지휘관, 이 사람 부상이 심각해요. 우리가 막지 않아도 이륙하지 못했――
...지금 숨이 멎었습니다.
뭐야, 수송기 화물칸 텅 비었는데?!
아무것도 없어! 붕괴복사 농도는 높은데 아무것도 없어!
......
지휘관이 AR-15가 끌고 나온 파일럿의 시신을 확인했다. 총상과 더불어 예리한 날붙이로 인한 상처로 보아, 절대 조금 전까지의 전투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창고로 이동한다!! 빨리!!
......
......
......
모... 몰라요! 이건 제가 모르는 일이에요,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몇 분 전만 해도 허리에 힘이 들어가 있던 남자였지만, 지금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호들갑을 떨었다.
잔인해...
다 확인했어. 생존자 제로.
여기 있는 17명 모두 즉사야.
몇 번을 겪어도, 지휘관은 이런 광경에 익숙해질 자신이 없었다.
전 몰라요... 다, 당신네들이 찾겠다고 했으니까... 그쪽에서 책임지세요... 우욱!!!
관리자는 입을 틀어막으며 허둥지둥 창고 밖으로 도망쳤다.
...화물은?
보다시피, 시체뿐이야.
UMP45가 시신을 확인하면서 찾아낸 물건을 지휘관에게 던져 주었다.
아주 낡았지만, 어느 시대든 독일을 대표하던 철십자 휘장이었다.
이제 어떡할까?
화물이 이미 이륙했다면, 무슨 수를 써도 우린 따라잡을 수 없어.
M4에게 대형 수송기의 비행 기록을 확인해보고 J와 훈작사에게 전달하자.
저 관리자가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이 창고의 물품 보관 기록 가져오라 할게요.
그래.
......
삐이...
...음?
왜 그래요?
M4가 통신을 안 받아.
...RO는요?
RO도.
지휘관과 AR-15가 멍하니 마주봤다.
젠장.
M4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
......
RO?!
지휘관 일행이 관제 센터의 상황실에 돌아오자마자 보인 것은 문앞에 쓰러진 RO635였다.
카이바르가 재빨리 상황실 안을 확인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큰일이야! M4랑 몰리도가 사라졌어!
제기랄!
RO!! 일어나 RO!!
SOP2가 RO635의 몸을 붙잡고 마구 흔들었다.
살살 좀 다뤄! 마인드맵 공격을 당한 거니까 내가 해결할게.
......
빌어먹을, 설마 그때...
얼마 지나지 않아, 천천히 눈을 뜬 RO635가 망연하게 주위를 둘러봤다.
M4 씨... 아!!
지휘관님! 큰일이에요, 몰리도가! 몰리도가 M4 씨를 잡아갔어요!
너희 둘이 어떻게 걔한테 당한 거야?!
쾌활하던 카이바르가 처음으로 발을 동동구르며 안절부절못해했다. RO635도 토끼눈으로 고개를 떨구며, 이 상황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저... 저 또 M4 씨를 놓친 건가요...?
진정해,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거야.
......
당장 수색해! 몰리도를 찾아!
천둥 번개와 함께, 밤하늘에서 소나기가 쏟아졌다.
순식간에 생긴 물웅덩이를 밟아 사방으로 뿌리면서, 지휘관 일행을 태운 차량이 질척해진 활주로를 내달렸다.
앗! 저기 봐봐!
투다다다다――
지휘관님! 위에요!
위를 보세요!
——!?
RO635의 다급한 외침을 듣고 모두 고개를 들었다.
맹렬한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에이프런 위에 있던 헬리콥터 한 기가 떠올랐다.
눈이 밝은 AR-15는 단박에 조종석에 앉은 사람을 알아봤다.
저 XXX 년이...
몰리도예요!
M4도 조수석에 있어! 어... 의식을 잃은 거 같은데...?!
통신 연결이 안 돼!
제기랄... 그냥 저거 격추시키면 안 돼요?
안 돼, M4까지 다치고 말아!
저대로 끌려가는 것보단 낫잖아요!
망할... 조금만 더 빨랐으면!
조금만 더 빨리 알아차렸으면――
――잠깐, 저기 저건 또 누구야?
뭣——
어... 어어...?
......!!
......
헬리콥터는 계속해서 고도를 높였다. M4A1을 잘 보이도록 조수석에 둔 것은 일종의 보험이자 경고였다.
그래, 못 쏠 줄 알았어. 어디 이번에도 날 잡아보라지.
몰리도는 저 밑의 닭 쫓던 개 꼴이 된 지휘관 일행이 훤히 보였다.
이 녀석을 데리고 돌아가기만 하면... 여태까지의 추태를 아버님께서 다 용서해 주실 거야...
후후훗... 형세 역전이라니 정말 아깝게 됐구나, 니모겐.
넌 날 막지 못해, 아무도 날 막지 못해! 널 데려가기만 하면 난 다시 아버님께 사랑받을 수 있어!
내가 바로 아버님의 완벽한 작품이야!
곁의 M4A1는 여전히 의식이 없어, 몰리도의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기적은 두 번 일어나지 않아!
역시, 내가 바로 유일무이한 완벽한 자야!
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이미 저 위의 구름을 뚫고 드넓은 하늘의 태양에 닿았다.
성공했다. 아버님의 위업에 다시 한번 공헌했으니, 자신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
쾅!
윽!?
난데없는 큰 충격음과 함께 헬리콥터가 요동쳤다.
뭐야... 뭐지?!
쾅!
몰리도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같은 소리가 또 나고 헬리콥터도 다시 흔들렸다.
그제서야 몰리도는 무슨 소리였는지 깨달았다. 무언가가 헬리콥터에 세게 부딪히는 소리였다.
뭐야...?!
......
!
믿기지 않았지만, 현실이었다.
몰리도의 눈에도, 헬리콥터의 계기판의 수치를 봐도, 지금 헬기는 공중에서 비행 중이었다.
그런데...
뭐야... 대체 뭐냐고!!!
너... 너 대체... 어떻게 올라왔어?!
......
인형이었다.
밤의 소나기와 맹렬한 프로펠러가 일으키는 바람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웬 인형이 헬리콥터 조종석 바깥에 달라붙었다.
한손으로 가느다란 와이어를 쥐고, 양발은 헬리콥터의 조종석 창을 밟아 균형을 잡고 있었다.
빗물에 젖은 유리 너머로 그녀의 무정한 얼굴이 비쳤고, 번쩍이는 번개가 그녀의 은빛 머릿결을 마귀처럼 빛냈다.
자... 잠깐만!
......
창 너머로, 몰리도는 그 인형의 입술이 가볍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온갖 소음에 묻혀 단 한 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유만만한 모습의 그 인형이, 놀고 있는 손으로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기다――
퍼엉!
폭발이 일어났고, 헬리콥터의 계기판이 요란하게 경보를 울렸다.
몰리도는 저 인형이 무슨 짓을 벌이려는지 눈치챘다.
너 미쳤어?!
이 상황에서, 몰리도는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그저 기체를 이리저리 흔들어 저 정신나간 행각을 벌이는 인형이 떨어지길 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러기도 전에, 상대가 먼저 움직였다.
점착폭탄으로 로터를 파괴한 것이다.
너!! 다 같이 죽자는 거야 뭐야?!
하지만 그 인형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으아아악!!
진작에 절대 고도까지 상승했던 헬리콥터는 프로펠러를 잃자마자 곧장 곤두박질쳤다.
그 하얀 머리의 인형은 여전히 한손으로 쥔 와이어만으로 외벽에 단단히 붙어있었다.
물론, 그게 다가 아니었다.
텅!
!
양다리에 힘을 주어 몸을 멀리 밀어내더니, 반동을 이용해 기체로 돌진했다.
통제불능으로 추락하는 헬리콥터 안으로, 저 하얀 머리의 인형이 쳐들어오려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너 따위한테...!!
쿠웅!
몰리도가 다 소리지르기도 전에, 그 인형의 2차 시도에 헬리콥터의 옆문이 부서졌다.
그 다부진 몸이 강렬한 충격과 함께 좁은 헬리콥터 안으로 침입했다.
그리고――
콰아아앙!!!
......
............
으윽...
뒤이어 일어난 또 한 번의 폭발에, 몰리도는 완전히 깨달았다.
손 쓸 방도가 없는 완벽한 패배였다.
치솟는 불길 밖으로 걸어 나오는 M16A1의 발걸음 소리는 마치 최후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처럼 몰리도의 심장을 두들겼다.
......
헤... 헤헤헤...
저항을 포기했는지, 몰리도는 몸을 돌려 뒤에서 다가오는 M16A1을 바라봤다.
불길을 등진 그녀의 창백한 머리카락이, 이번엔 붉게 빛났다.
기억났다... 그래... 넌 AR팀의...
......
M16A1의 주먹에, 몰리도는 말을 다 하지 못하고 기절했다.
...또 짝퉁이군.
사냥감을 집어 든 M16A1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본 후 창고를 바라봤다.
......때가 됐구나.
......
어...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에... 에... 에...!!
...M16이야.
전보다 움직임이 더 빨라진 거 같다?
저 자식...
콰앙!!
우왓, 헬리콥터 추락한다!
우리도 빨리 가자!
잠깐 기다려! 창고를 봐!
......?!
창고의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지독한 피비린내가 풍겼다.
거대한 수송기 양옆에 피칠갑한 니토들이 처음 보는 거대병기를 조립하는 것이, 아무래도 활주로 위의 모든 장애물을 쓸어버릴 셈인 듯했다.
이젠 아주 이판사판이네?
그런가 봐. 그 독일인들 처리하느라 시간을 꽤 낭비했단 거겠지.
전투 태세를 취하고 몰려오는 하얀 군단을 보면서, 지휘관은 주먹을 꽉 쥐었다.
전원, 전투 준비!
하지만 M4 씨가...!
지금은 M16을 믿고 맡기자.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지.
저 무기들이, 독일을 벗어나게 둬선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