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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75 · 재귀정리

ⅦA

"마치 타임슬립이라도 한듯이 오랜만인 재회."

-48-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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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가 끝나고, 폭우도 멎었다.

HK416

화물 다 여기 있어.

UMP9

Schön!

M4 SOPMOD II

아앗!

바로 그때, SOP2가 창고 밖을 가리키며 기쁨의 탄성을 질렀다.

AR15

M16... M4!?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그 익숙한 얼굴이 탐조등의 빛을 등지고 서서히 다가왔다.

한쪽 옆구리에 M4를 낀 그녀는, 다른 옆구리의 탈옥수를 바닥에 털썩 던졌다.

UMP45

......

M16A1

처리했어.

가장 먼저 UMP45와 시선이 마주친 M16A1은 인사하듯 가볍게 손을 흔들었지만...

UMP45는 못 본 척 고개를 홱 돌렸다.

물론 M16A1은 그걸 신경쓰지 않았고, 다시 고개를 돌려 가장 가까이 있는 지휘관을 바라봤다.

지휘관

......

그녀가 당당하게 창고에 나타났을 때부터 지휘관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할 말은 많았지만, 정작 얼굴을 마주보니 무어라 입을 열어야 할지 망설여졌다.

M16A1

...다들 그게 무슨 표정이야.

벙쪄 있는 모두를 보며, M16A1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어 어색해진 분위기를 깼다.

M16A1

내 얼굴에 뭐 묻었어?

M4 SOPMOD II

언니이이이이!!!

어색함이 깨지는 그 순간, SOP2가 냅다 달려들었다.

물론 M16A1이 눈 하나 안 깜빡이고 피하는 바람에 SOP2만 바닥에 엎어졌다.

M16A1

누가 이 잠자는 공주님부터 받아 줘, 당분간 안 일어날 거 같다.

AR15

...아!

엉거주춤 얼어붙었던 AR-15도 정신을 차리곤 헐레벌떡 다가가 기절한 M4A1을 안아 들었다.

M16A1

엄청 허약해졌더라. 한동안은 그냥 재워둬.

지휘관

M16...

그제서야 지휘관이 입을 열었다. 묻고 싶은 것이 잔뜩이었지만, 자꾸 목구멍 뒤로 넘어갔다.

AR15

......

AR-15도 고개를 들어 M16A1의 얼굴을 보았다.

지금 그녀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AR-15는 대체 이 "맏언니"는 왜 항상 요 모양 요 꼴인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갈 때나 돌아올 때나, 도통 나무라기 힘든 타이밍을 귀신 같이 골랐다.

왜 자신들을, M4를 두고 갔을까?

그녀가 M4를 구해 온 순간, AR-15는 그렇게 따질 의지를 잃었다.

AR15

...이 망할 년아.

여전히 M4A1을 안아든 채인 AR-15는 뽀로퉁한 눈으로 그녀들의 맏언니를 노려봤다.

RO635

......

한편, RO635도 M16A1에게서 눈을 떼질 못했다.

그녀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M16A1이 하필 이런 때에 돌아온 것이 이해되지 않았고, 당혹스럽고, 의심스럽고, 경계했다.

하지만 그 감정 모두, 그녀가 돌아왔다는 사실에 기뻐 잊혀졌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자신은 너무나도 기쁘고, 돌아온 그녀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지휘관

...어서 돌아와.

M16A1

고마워.

복잡한 눈빛에 M16A1은 온화한 미소로 답했다.

지휘관은 마치 2년 전의 그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M16A1

......

그녀의 미소가 점차 쓴웃음으로 바뀌고 나서야 지휘관도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녀의 새하얀 머릿결을 이렇게 다시 보니, 무척이나 눈에 띄고 위화감이 들었다.

지휘관

그때 이후로...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거니?

M16A1

묻지 말아 줘... 어차피 말할 만한 이야기도 아니니까.

AR팀의 동생들에게 둘러싸인 채, M16A1은 지휘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지휘관의 어깨를 토닥였다.

M16A1

수고 많았어, 지휘관.

지휘관

......

지휘관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지휘관

잘 돌아왔어, M16.

M16A1

......

지휘관이 양팔을 벌리자, M16A1은 다시 쓴웃음을 짓다 결국 지휘관의 품에 안겼다.

다만, 그 포옹은 짧게 끝났다.

M16A1

솔직히... 나 이런 분위기 되게 어색하다?

M4 SOPMOD II

언니이이이!! 나도 나도오오오!!

M16A1

으악, 기다려, SOP2, 너 무겁단 말이야...

RO635

흑...!

RO635도 더는 참지 못하고 그녀를 와락 껴안았다.

AR15

......

두 동료의 포옹을 본 AR-15은, 심호흡을 하면서 심리적 장벽을 뛰어넘으려는 듯했다.

M16A1

엑... 너도? 너 그런 성격 아니잖―― 아 야 진짜 무겁다니까!?

AR15

몰라, 알아서 버텨.

M16A1

좀 봐 주――으아악!

결국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나동그라지면서도 한데 뭉친 AR팀을 보며, 지휘관도 피식 웃었다.

묻고 싶은것이 산더미지만... 지휘관에겐, AR팀에겐, 당장의 재회의 기쁨이 무엇보다 소중했다.

......

......

......

???

물건의 발이 묶였습니다.

"불꽃놀이"는 제때 가능합니까?

어두운 사무실 안. 남자는 피던 시가를 툭 털면서 진중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

오버슈타인

물론이지.

더욱 눈부시게, 더욱 뜨겁게... 온 세상이 그 화려한 밤을 감상할 수 있도록.

???

알겠습니다.

통신을 마친 다음, 시가를 재떨이에 지져 불을 끄고 의자에서 일어난 오버슈타인은 등뒤의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베를린 절반의 경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곳에서, 밤하늘 아래에서 반짝이는 베를린의 야경을 조용히 감상했다.

오버슈타인

이곳은...

우리만의 것이어야 해.

그는 중얼거리며, 오만한 눈빛을 어둠 속에 숨겼다.

흡사, 성 깊숙이에서 도사리는 마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