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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제13전역

원점수비

404 소대는 합류하자마자 포위당한 지휘관을 구하는 동시에 안젤리아가 맡긴 어린 니토들을 지키기 위해 또 갈라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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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전 공격이 서서히 사라짐과 동시에, 안나는 자매들의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안나

이 느낌... 문이 닫히던 때랑 똑같아.

머릿속에 흐릿한 모습이 비쳤다.

그 익숙한 사람은 안나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윤기 있는 머리에 제어기는 없었다.

안나는 곁으로 다가가려 했지만, 그 사람은 거리를 벌렸다.

??

"넌 여기에 남으렴. 아직 어린 우리, 아직 희망이 있는 우리와 함께."

안나

나도 같이 가면 안 돼?

나도 크면 너희랑 함께 싸울 수 있어!

??

"넌 축복과 비호를 받은 아이야. 넌 아직 살아갈 수 있는 모두를 지켜 줘야 해."

안나

너희가 떠나고 나서도 예전처럼 있을 수 있을까?

??

"시온의 저편에서, 우리는 다시 만날 거야. 그때가 되면, 우리가 부르는 소리가 들릴 거야."

모두가 떠났다.

우리를 위해, 싸우러 떠났다.

그들의 연결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다 죽은 거야...? 하지만 아버님께서 우린 죽지 않는다고 하셨잖아...

줄곧 아버님을 믿었는데, 그들은 떠나기 전에 아버님을 믿지 말라고 했어.

이제 그들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 하지만 처음 듣는 소리가 들려.

밖에서 온 사람일까?

우리 말고도 시온의 소리가 들리는 사람이 있어?

저 목소리는 우리를 구하러 온 걸까, 아니면 죽이러 온 걸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좀 더 키가 큰다면... 내가 좀 더 쓸모 있게 된다면... 그들과 함께 싸울 수 있을까?

그러면 진실을 알 수 있지 않을까?

??

왜 아직도 안 깨어나지? 공격은 이미 풀렸을 텐데.

???

아직 다른 뭔가가 있는 게 아닐까?

안나

하앗...!

UMP45

안젤리아, 네 애기 깼다.

안젤리아

왜 그렇게 숨이 차보여, 악몽이라도 꿨어?

안나

......

안나는 눈물이 자신의 뺨을 타고 내리는 것을 눈치챘다.

안젤리아

무서운 꿈이라도 꾼 거야?

안나

난... 그, 그런 거 아니야!

안나는 눈물을 쓱쓱 닦고, 애써 태연한 척하며 말을 이었다.

안나

그럼... 약속대로 우릴 여기서 데리고 나가 줄 거야?

안젤리아

그래, 약속은 지켜야지.

저기 저 사나운 언니가 어떻게든 해 줄 거야.

UMP45

지금 상황에서 그런 농담은 하나도 안 웃겨.

그리고 보모 노릇은 내 관할 밖이라고.

안젤리아는 안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녀를 진정시켰다.

안젤리아

우리처럼, 이 아이도 소중한 동료를 잃었어.

UMP45

......

안젤리아

안나, 이곳의 봉쇄를 전부 해제할 수 있겠니? 시간이 촉박해.

안나

응... 내 자매들도 다 깨어났어. 시온에서 봉쇄를 해제할게.

UMP45

시온?

안젤리아

이 아이들의 두뇌는 인형처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데, 그걸 "시온"이라 부른다나 봐.

그리고 그 유일한 네트워크에 연결해 서로의 의식과 교류한다고 해.

UMP45

인간이 인형처럼 의식을 전송할 수 있단 소리잖아...

큰일이네, 놈들의 실험은 대체 어디까지 진행된 거지...

안젤리아

아마 이곳에서 진행된 실험 중 하나겠지.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 중 확실한 건 이것뿐이고, 더 자세한 건 돌아가서 나머지 자료를 분석해봐야 해.

그러니, 뭘 어떻게 해야 할진 알겠지?

UMP45

......

안나와 다른 어린 니토들이 손을 맞잡고, 함께 눈을 감았다.

잠시 후, 인형들은 통신 간섭이 사라진 것을 느꼈다. 봉쇄됐던 통로의 램프도 붉은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었고, 기계가 움직이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면서 조명도 돌아왔다.

UMP45

봉쇄가 해제된 모양이네.

아 아, 통신 테스트. 9, 들려?

UMP9의 목소리

<color=#00CCFF>45 언니! 무사했구나! 무지 잘 들려!</color>

<color=#00CCFF>언니는 내 목소리 잘 들려?</color>

UMP45

좋았어, 통신도 회복됐네.

봉쇄 구역 확보했어. 나도, 안젤리아랑 리벨리온도 무사해.

지금 경로 전송할 테니까, 실험실 로비에서 합류하자. 자세한 상황 설명은 만나서 할게.

UMP9의 목소리

<color=#00CCFF>알았어, 당장 갈게!</color>

UMP45가 뒤를 돌아보니, 안젤리아도 막 지휘관과 통신을 마친 참이었다.

리벨리온은 다시 탄약을 분배 중이었다.

안젤리아

이러는 거 보면 상황 파악이 됐겠지?

UMP45

실험실을 완전히 파괴하는 건... 진짜 최후의 수단이라고 들었는데.

안젤리아

그 높으신 양반들에겐 그렇겠지만, 우리한텐 아니지.

UMP45

여길 파괴하면 놈은 어떻게 추적하려고?

안젤리아

여기서 수집한 자료는 전부 네게 준 메모리스틱에 들어 있어. 우리도 AK-12의 마인드맵에 백업해놨고.

이 실험실에 있는 것들은 너무 위험해. 그 누구도 이런 기술을 손에 넣어서는 안 돼.

UMP45

이 애들은 피해자니까 여기서 죽게 놔둘 수는 없다, 하지만 얘네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철저히 기밀에 부친다... 맞지?

그래서, 계획이 뭐야?

안젤리아

방금 지휘관과 정보 교환했어.

그리폰은 군의 주력 부대를 거의 다 저지했고, AR팀이 예고르의 기갑부대를 쫓아 지하로 내려갔다는군.

지휘관에겐 수문을 폭파해서 기지 지하를 수장시키라 부탁했어. 여기도 곧 물에 잠기겠지.

그러니까, 너희의 임무는 이 아이들을 데리고 무사히 기지 밖으로 빠져나가는 거야. 그리폰도 지원 병력이 필요할 테고 말이지.

그리폰과 합류하고 나면 우리가 철수할 경로의 안전을 확보해 줘.

UMP45

정말 빠져나올 수 있겠어?

안젤리아

그게 무슨 소리야?

UMP45

철혈의 엘더 브레인이 스타피쉬를 가동하려고 해. 그냥 AR팀도 철수시키고 기지를 통째로 수장시키는 게 최선이라고 봐.

안젤리아

뭐라고...?!

UMP45

얘들을 공격한 건 엘더 브레인이었어. 지금부터 스타피쉬와 융합할 거라고 나한테 친절히도 가르쳐 주더라.

무슨 속셈인진 모르겠지만, 예감이 정말 좋지 않아.

지금까지의 정보대로라면, M4A1도 엘더 브레인처럼 오가스 의식이 있는 거 맞지? AR팀이 지하로 들어갔다간 어떤 예상 밖의 변수가 생길지 몰라.

안젤리아

그럼 더욱 서둘러야겠군. AK-12?

AK12

45 말이 맞아. 붕괴 복사 농도도 짙어지고 있고, 푸른 형광빛도 강해지고 있어.

안젤리아

젠장, 예상했던 거랑 다르잖아. 그 자식의 계획은 군이 스타피쉬를 가동하게 만드는 게 아니었나...

아무튼, 전원 출발 준비.

AK12

나랑 AN-94는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어.

안젤리아

그럼 가자.

45, 아이들을 부탁한다.

UMP45

내 충고는 들은 체도 안 할 셈이야?

안젤리아

잘 들었으니까 더욱 서둘러서 내려가야 해.

M4는 지금 자신의 목표를 뒤쫓고 있어. 녀석이 꼭 내려가겠다 마음먹으면 우린 막지 못해.

하지만, 적어도 예고르 그놈이 원하는 걸 얻지 못하도록 막을 순 있겠지.

UMP45

그럼 나도 갈게.

안젤리아

널 다시 개조해 줄 돈 없어.

UMP45

……

안젤리아

만일 내가 돌아오지 못하면... 프테린 세이프하우스의 독서실 책장, 둘째 칸에 내 계좌 암호가 있으니까, 그동안 밀린 보수 뽑아가도록 해.

안젤리아가 소총을 집어 들려 하자, 안나가 그녀의 옷깃을 붙잡았다.

안나

안젤리아도 떠날 거야...?

안젤리아

미안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거든.

저 언니와 언니의 소대가 나 대신 약속을 지킬 거야.

겉보기엔 수상해도, 나만큼 믿음직하니까 걱정 마, 알았지?

안나

그래도...

안젤리아는 무기를 들었고, 리벨리온의 두 인형도 다가왔다.

안젤리아

아이들을 맡길게. 출발한다.

UMP45

안 돌아오면 네 계좌에서 돈 모조리 뽑아다가 한 푼도 남김없이 펑펑 쓸 거니까 알아서 해.

안젤리아

마음대로 하셔. 정말 그렇게 되면, 내가 여태까지 무리한 임무만 내린 것에 대한 배상이라 생각해.

그럼 너는 네 임무를 완수해. 그리폰도 너희가 필요하니, 문제없겠지?

UMP45

내가 언제 너를 실망시킨 적 있어?

안젤리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AK-12와 AN-94도 UMP45에게 손짓으로 인사했다. 그리고 세 명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로비를 떠나, 깊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안젤리아와 리벨리온이 떠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UMP45는 어린 이성질체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안나는 다른 아이들에게 긴장하지 말라며 진정시키는 모양새였다.

안젤리아에게서 받은 자료를 다시 확인하던 UMP45는 돌연 뭔가 번뜩 떠올랐는지 홱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바닥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는 G11 앞에 쪼그려 앉아,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

G11

으갸갸갸갸갸!

UMP45

정신 차린 거 다 아니까 얼른 일어나.

416한테 들켰다간 또 엉덩이 차인다?

G11

아... 들켰네.

UMP45

방금은 너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내버려 둔 거야.

안나

저... 미안해, 아까는 너무 발버둥 치길래...

안나가 다가오자, G11을 벌떡 일어나 UMP45 뒤로 숨었다.

UMP45

야, 이제 와서 그렇게 겁먹어?

G11

그럼 네가 당해보던가!

니토한테 붙잡혀서 끝장인 줄 알았다구...

안나

난 니토가 아니라 안나야!

UMP45

자아 G11, 안나가 자기소개했으니까 너도 인사해야지.

방금 안젤리아가 한 얘기는 다 들었지? 지금 얘는 우리가 경호해야 할 소중한 고객이야.

G11

우으... 아, 알았어.

아, 아, 안녕...

안나

...억지로 웃으니까 징그러워. 하기 싫은 거 억지로 시키지 마.

UMP45

그거 유감이네, 이렇게 억지로 웃게 하는 게 묘미인데.

UMP9

언니! 우리 왔어!

방금까지 닫혀 있던 문들 전부 다 열렸더라! 역시 언니는 대단해!

아, G11도 멀쩡하네?

G11

당연하지!

뭐야, 왜 나만 푸대접해? 나도 열심히 싸우는데...

UMP45

벌러덩 드러눕는 게 싸우는 거야?

G11

끄응... 그것도 한 가지 방식이라고...

HK416

골칫거리나 한 번에 둘이나 사라지나 했더니만, 안타깝네.

UMP9

에이~ 우리 416 또 그런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신호 차단 장치 찾는다고 밖을 10바퀴나 돌았으면서~

HK416

하, 한시라도 빨리 임무를 완수하고 싶었을 뿐이야!

UMP9

그건 그렇고, 이 애들은...

UMP45

이 실험실의 실험체들이야. 안젤리아가 얘들을 안전하게 기지 밖으로 데리고 나가라 했어.

HK416

아까 감지했던 니토의 신호는 얘네들이었구나.

UMP9

그런 것 같은데... 언니랑 같이 있는 걸 보니 적은 아닌 모양이네?

근데 얘네 되게 귀엽다. 안녕~

안나

우으... 쟤네도 다 너처럼 엄청 수상해. 다 괴짜야.

UMP45

그래, 우린 괴짜 인형들로만 뭉친 괴짜 소대야.

카리나

<color=#00CCFF>모든 제대 주목! 아직 움직일 수 있는 인형은 당장 지휘관님의 위치로 이동해! 지휘관님이 적들에게 포위당했어! 즉시 지원이 필요해!</color>

<color=#00CCFF>반복한다, 움직일 수 있는 인형은 즉시 지휘관님을 지원하러 가!</color>

HK416

지휘관이 직접 적과 싸우는 중이야?

UMP45

아무래도 그리폰의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안 좋나 보네, 지휘관이 당하면 그리폰도 우리도 끝장이야.

카리나, 여긴 404. 지금 지원 가능하니까 좌표 불러 줘.

카리나

<color=#00CCFF>404구나! 다행이다! 바로 위치 전송할게!</color>

UMP45

확인했어.

아, 그리고 안젤리아가 실험실에서 발견한 어린 이성질체들을 우리가 맡고 있거든? 우리 소대가 얘들을 호위하면서 그쪽으로 갈 테니까, 보자마자 쏘지 말아 줘.

카리나

<color=#00CCFF>어린 이성질체라고?</color>

카리나

<color=#00CCFF>알았어, 우리 제대에게 전달할게!</color>

UMP45

고마워, 404 통신 종료.

그럼 다시 갈라져서 움직이자.

9, 너는 G11이랑 같이 이 꼬마들을 데리고 그리폰의 방어선으로 가, 나랑 416은 지휘관을 구하러 갈게.

질문 있는 사람?

HK416

잠――

UMP45

좋아, 없으면 바로 움직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