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1 생명의 나무
그녀가 지옥 문 앞에 서 있을 때, 우리는 그녀와 함께 뛰어내리지.
아베르누스 동탑 내부.
아이네이아스 작전, 제0단계.
목표 - 안나 빅토로브나 최.
아이네이아스 작전, 현재 상황을 저장 중...
제0단계 - 진도 99%.
아베르누스의 숨막히도록 역겨운 비린내가 RO635의 무너지기 직전인 마인드맵을 압박했다.
그럼에도 아직 이성의 끈을 놓지 않은 이유는, 아직 목표인 안젤리아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그녀는 "콜레다"라는 이름의 검은 니토를 위협해, 안젤리아가 수감된 실험실로 향하고 있었다.
콜레다... 넌 대체 누구야?
보다시피야. 검은 니토, 콜레다.
......
그렇게 그녀를 보고 싶다면 데려다 줄게.
하지만 보면 바로 알게 될 거야.
그녀는 너와 함께 여길 떠날 수 없어.
아이네이아스 작전팀의 거의 모두와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 RO635는 지금 마지막 희망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절대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웃기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데려가겠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콜레다는 금속 발굽으로 바닥을 두드리며 저항 없이 앞장섰다.
게다가 이곳은 아주 은밀한 통로인지, 여기까지 오면서 다른 패러데우스 병사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콜레다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패널을 두드리자 자동문이 열렸고, 그 너머로 드러난 실험실 깊은 곳에 새하얀 유리방이 보였다.
저 안에 안젤리아가 있어.
콜레다가 가리킨 방향을 보니 과연, 하얀 방 중앙에 한 여성이 누워 있었다. 호흡에 따라 가슴이 기복했지만, 매우 미약했다.
방 문의 붉은 패널과, 그 위의 액정 화면에 버젓이 적힌 "피험자 - 안젤리아".
아무래도 온 몸에 꽂혀, 이 순간에도 온갖 색의 정체불명인 액체를 주입 중인 도관들 덕분에 그녀는 허약하게나마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안젤리아!
RO635가 한걸음에 달려가 문을 열려고 패널을 해독하려 했지만, 이 잠금장치는 전원이 끊어진 것마냥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초조함에 하얀 유리벽을 쾅쾅 두드리며 안젤리아를 불러 보았지만...
당연하게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말했잖아, 데려갈 수 없다고.
제기랄!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빌어먹을 방... 말해! 이거 어떻게 열어!
소용없어.
이 방은 "순백의 형벌"을 위한 방. 새하얀 인테리어로 수감자의 감각을 마비시키고 정신을 무너뜨리지.
내벽도 아주 단단해. 백번 양보해서 네가 억지로 부수더라도, 안젤리아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어.
......
그리고 이 자물쇠의 암호는 너만으로는 해독 못해. 열거법으로 섣불리 건드렸다간 완전히 잠겨버리고 말 거야.
이 방의 통풍구도, 직경 5cm가량에 동탑의 여과 장치로 직통이지.
네가 떠올릴 만한 방법은 내가 이미 다 시도해봤어.
그럼... 넌 한가하게 뭘 기다리고 있는데...!
몰라.
그녀의 심박수가 0이 되는 순간이라던가?
그렇게 되면...?
그럼 진정한 복수를 시작할 수 있게 되지.
약점 잡힐 걱정 없는 복수.
...그건 동의 못해. 지휘관님도 동의하지 않을 거야!
지휘관이 너만 보내진 않았지?
그런데 너만 여기 도달했다는 건, 같은 리더로서 다른 이들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짐작할 수 있어.
그만 돌아가. 잘하면 한두 명 정도는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
......
...실망시키지 마.
야...! 우리 약속 지켰다? 끝까지 버텼어!
응! 난 RO 믿어! 약속할게――!!!
...안 돼.
난 모두의 의지를 짊어지고 여기까지 왔어. 이대로 포기할 수 없어.
이거, 페르시카 씨가 안젤리아 씨에게 전하라 한 "철완"이야. 이게 있으면 저쪽에서 안젤리아 씨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어.
안젤리아 씨가 의식을 되찾으면 구출할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정말 순진하고 고집 세구나.
...마지막까진 모르는 법이지.
마침 궁금한 게 하나 있어.
뭔데?
2061년, 안젤리아는 왜 너희가 아니라 우리를 선택했을까?
......
그녀가 지옥의 문 앞에 선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녀와 함께 뛰어내리겠지.
하지만 너희는 벼랑 끝에 매달려, 그녀를 붙잡고 절대 놓지 않을 거지?
....당연하지.
널따란 실험실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좋아, 그럼 어디 한번 해보자.
시간 교정 준비——
출혈량 총 1,000cc. 바이탈 사인 정상...
20.01 주신경망 접속 수술 완료.
지금부터 번호 02.12 수술을 시작한다.
메스.
1호 조수, 반대쪽으로 당기는 거 주의해.
......
뚫을 수도, 넘을 수도 없는 어둠.
그런데, 난데없이 어둠의 한가운데서 금속광택을 뽐내는 총구가 솟아나더니...
불꽃을 뿜으며 총알 한 발이 튀어나와, 이쪽을 향해 날아들었다. 기억 속의 얼굴들을 한 장 한장 깨뜨리며, 적막한 어둠마저 깨뜨리며.
......여기는... 어디지?
호수 아래에서, 눈앞에 윤곽만 간신히 보이는 그림자가 아른거렸다.
너... 누구야?
......
간신히 윤곽만 보였지만, 보자마자 누군가가 떠올랐다.
...그레이?
그레이냐?
......
저를 아시나요?
이상하다... 왜 얼굴이 잘 안 보이지...
저도예요.
저기... 저와 아는 사이인가요?
우린 적이야.
...그렇군요. 그래도 기뻐요.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나타나서.
저의 이름을 불러 주어서.
여긴 어디지?
"의식의 호수"예요.
안젤리아는 이 얼굴이 잘 안 보이는 그레이를 경계했다.
어쨌든 "그레이"거니와, 어째선지 자신이 아는 그녀의 인상과 많이 달랐으니까.
너... 갈라테아의 그레이 맞지?
......
그건 모르겠네요.
무슨 뜻이야?
저는 인간이 아니에요.
당신도 인간이 아니고요.
우리는 그저, 한 토막 기억에 불과할 뿐이에요.
어느 인간의 어느 한 순간에 지나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그녀인지를 묻는다면...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어요.
당신이 말하는 "그녀"가 언제의 "저"인지도 모르고...
제가 과연 당신이 말하는 "그녀"의 일부인지도 몰라요.
추출된 저의 기억은 2051년까지만이니까.
......
네 말은...
내가... 죽었다고?
보통 "성배" 수술을 받은 망자의 기억파편만이 의식의 호수에 도달하죠.
넌 아니야?
저는...... 이 수술의 고안자예요.
......너였군.
모든 것의 원흉이 바로 너였어.
...아마도요.
부정도 안 하네?
......
제르튀르너가 아편에서 모르핀을 추출한 것도 진통제로 쓰기 위함이었잖아요. 그것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임을, 그땐 누가 알았을까요?
기술이란 자주 이렇게, 의도와 실제 활용이 전혀 다를 때가 많아요.
그럼 넌 이 수술을 무슨 목적으로 고안했는데?
......어느 여자아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걔 이름이 뭔데.
사나.
......
부글... 부글...
돌연 저 위의 수면에서 파동이 일어났다. 소용돌이처럼 무언가 거대한 힘이 호수를 두들기는 것이었고, 바닥에서도 그것이 느껴졌다.
이쪽으로 오세요.
뭔가... 뭔가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아...
어쩌면 당신의 의식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서, 아직 생물학적으로 사망하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돌아갈 수 있어?
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있어.
저기, 보이시나요?
사방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숫물밖에 보이지 않았다.
위.
저건...
마찬가지로 끝은 안 보이지만,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천장.
아니, 빛의 스펙트럼을 내뿜는 다이아몬드 다리?
어느 쪽이든, 햇빛이 굴절되어 어지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거대한 무지개였다.
아름답죠?
저건 광학 위상 간섭 현상이에요.
우리의 머리 위엔 거대한 빙산이 깔려 있죠.
돌아가려면, 저걸 뚫고 나가야 해요.
......
아베르누스 동탑, 수술층 감시실.
안젤리아를 데리고 나가고 싶다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오차 없이 그대로 따라서 실행해.
열몇 시간 전, 안젤리아는 수술을 받았어.
그리고 여기로 실려와 저 상태로 여태까지 깨어나지 않았고, 도중에 응급조치까지 몇 번 받은 뒤에야 겨우 여기에 스태프가 소집됐어.
놈들은 아마 저 기구들로 안젤리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겠지. 우리가 안젤리아를 데려가려 하면, 분명 경보를 울려서 말썽을 일으킬 거야.
하지만 무작정 모니터링을 끊어버리면 산소 공급에 영향이 가서 안젤리아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어.
그럼 이 감시 장치들을 우회해야겠군.
맞아. 지금 전자 지도를 네게 전송했어.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아베르누스의 수술층이야. 중앙상황실까지 얼마 안 걸리는 위치지.
내가 관찰한 바로는, 여긴 인력 부족으로 방어가 취약한 편이야. 출입하는 이는 거의 의무, 혹은 연구직이지.
어쩐지 오면서 아무런 방해도 없더라니.
그래도 최대한 은밀하게 움직이도록 해. 소란 때문에 안젤리아를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한다면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리니까.
...주의할게.
어서 가. 난 여기서 기다릴게.
전체 대사 보기 (109줄)
아베르누스 동탑 내부.
아이네이아스 작전, 제0단계.
목표 - 안나 빅토로브나 최.
아이네이아스 작전, 현재 상황을 저장 중...
제0단계 - 진도 99%.
아베르누스의 숨막히도록 역겨운 비린내가 RO635의 무너지기 직전인 마인드맵을 압박했다.
그럼에도 아직 이성의 끈을 놓지 않은 이유는, 아직 목표인 안젤리아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그녀는 "콜레다"라는 이름의 검은 니토를 위협해, 안젤리아가 수감된 실험실로 향하고 있었다.
콜레다... 넌 대체 누구야?
보다시피야. 검은 니토, 콜레다.
......
그렇게 그녀를 보고 싶다면 데려다 줄게.
하지만 보면 바로 알게 될 거야.
그녀는 너와 함께 여길 떠날 수 없어.
아이네이아스 작전팀의 거의 모두와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 RO635는 지금 마지막 희망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절대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웃기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데려가겠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콜레다는 금속 발굽으로 바닥을 두드리며 저항 없이 앞장섰다.
게다가 이곳은 아주 은밀한 통로인지, 여기까지 오면서 다른 패러데우스 병사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콜레다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패널을 두드리자 자동문이 열렸고, 그 너머로 드러난 실험실 깊은 곳에 새하얀 유리방이 보였다.
저 안에 안젤리아가 있어.
콜레다가 가리킨 방향을 보니 과연, 하얀 방 중앙에 한 여성이 누워 있었다. 호흡에 따라 가슴이 기복했지만, 매우 미약했다.
방 문의 붉은 패널과, 그 위의 액정 화면에 버젓이 적힌 "피험자 - 안젤리아".
아무래도 온 몸에 꽂혀, 이 순간에도 온갖 색의 정체불명인 액체를 주입 중인 도관들 덕분에 그녀는 허약하게나마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안젤리아!
RO635가 한걸음에 달려가 문을 열려고 패널을 해독하려 했지만, 이 잠금장치는 전원이 끊어진 것마냥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초조함에 하얀 유리벽을 쾅쾅 두드리며 안젤리아를 불러 보았지만...
당연하게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말했잖아, 데려갈 수 없다고.
제기랄!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빌어먹을 방... <size=50>말해! 이거 어떻게 열어!</size>
소용없어.
이 방은 "순백의 형벌"을 위한 방. 새하얀 인테리어로 수감자의 감각을 마비시키고 정신을 무너뜨리지.
내벽도 아주 단단해. 백번 양보해서 네가 억지로 부수더라도, 안젤리아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어.
......
그리고 이 자물쇠의 암호는 너만으로는 해독 못해. 열거법으로 섣불리 건드렸다간 완전히 잠겨버리고 말 거야.
이 방의 통풍구도, 직경 5cm가량에 동탑의 여과 장치로 직통이지.
네가 떠올릴 만한 방법은 내가 이미 다 시도해봤어.
그럼... 넌 한가하게 뭘 기다리고 있는데...!
몰라.
그녀의 심박수가 0이 되는 순간이라던가?
그렇게 되면...?
그럼 진정한 복수를 시작할 수 있게 되지.
약점 잡힐 걱정 없는 복수.
...그건 동의 못해. 지휘관님도 동의하지 않을 거야!
지휘관이 너만 보내진 않았지?
그런데 너만 여기 도달했다는 건, 같은 리더로서 다른 이들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짐작할 수 있어.
그만 돌아가. 잘하면 한두 명 정도는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
......
...실망시키지 마.
야...! 우리 약속 지켰다? 끝까지 버텼어!
응! 난 RO 믿어! <size=50>약속할게――!!!</size>
...안 돼.
난 모두의 의지를 짊어지고 여기까지 왔어. 이대로 포기할 수 없어.
이거, 페르시카 씨가 안젤리아 씨에게 전하라 한 "철완"이야. 이게 있으면 저쪽에서 안젤리아 씨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어.
안젤리아 씨가 의식을 되찾으면 구출할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정말 순진하고 고집 세구나.
...마지막까진 모르는 법이지.
마침 궁금한 게 하나 있어.
뭔데?
2061년, 안젤리아는 왜 너희가 아니라 우리를 선택했을까?
......
그녀가 지옥의 문 앞에 선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녀와 함께 뛰어내리겠지.
하지만 너희는 벼랑 끝에 매달려, 그녀를 붙잡고 절대 놓지 않을 거지?
....당연하지.
널따란 실험실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좋아, 그럼 어디 한번 해보자.
시간 교정 준비——
출혈량 총 1,000cc. 바이탈 사인 정상...
20.01 주신경망 접속 수술 완료.
지금부터 번호 02.12 수술을 시작한다.
메스.
1호 조수, 반대쪽으로 당기는 거 주의해.
......
뚫을 수도, 넘을 수도 없는 어둠.
그런데, 난데없이 어둠의 한가운데서 금속광택을 뽐내는 총구가 솟아나더니...
불꽃을 뿜으며 총알 한 발이 튀어나와, 이쪽을 향해 날아들었다. 기억 속의 얼굴들을 한 장 한장 깨뜨리며, 적막한 어둠마저 깨뜨리며.
......여기는... 어디지?
호수 아래에서, 눈앞에 윤곽만 간신히 보이는 그림자가 아른거렸다.
너... 누구야?
......
간신히 윤곽만 보였지만, 보자마자 누군가가 떠올랐다.
...그레이?
그레이냐?
......
저를 아시나요?
이상하다... 왜 얼굴이 잘 안 보이지...
저도예요.
저기... 저와 아는 사이인가요?
우린 적이야.
...그렇군요. 그래도 기뻐요.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나타나서.
저의 이름을 불러 주어서.
여긴 어디지?
"의식의 호수"예요.
안젤리아는 이 얼굴이 잘 안 보이는 그레이를 경계했다.
어쨌든 "그레이"거니와, 어째선지 자신이 아는 그녀의 인상과 많이 달랐으니까.
너... 갈라테아의 그레이 맞지?
......
그건 모르겠네요.
무슨 뜻이야?
저는 인간이 아니에요.
당신도 인간이 아니고요.
우리는 그저, 한 토막 기억에 불과할 뿐이에요.
어느 인간의 어느 한 순간에 지나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그녀인지를 묻는다면...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어요.
당신이 말하는 "그녀"가 언제의 "저"인지도 모르고...
제가 과연 당신이 말하는 "그녀"의 일부인지도 몰라요.
추출된 저의 기억은 2051년까지만이니까.
......
네 말은...
내가... 죽었다고?
보통 "성배" 수술을 받은 망자의 기억파편만이 의식의 호수에 도달하죠.
넌 아니야?
저는...... 이 수술의 고안자예요.
......너였군.
모든 것의 원흉이 바로 너였어.
...아마도요.
부정도 안 하네?
......
제르튀르너가 아편에서 모르핀을 추출한 것도 진통제로 쓰기 위함이었잖아요. 그것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임을, 그땐 누가 알았을까요?
기술이란 자주 이렇게, 의도와 실제 활용이 전혀 다를 때가 많아요.
그럼 넌 이 수술을 무슨 목적으로 고안했는데?
......어느 여자아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걔 이름이 뭔데.
사나.
......
부글... 부글...
돌연 저 위의 수면에서 파동이 일어났다. 소용돌이처럼 무언가 거대한 힘이 호수를 두들기는 것이었고, 바닥에서도 그것이 느껴졌다.
이쪽으로 오세요.
뭔가... 뭔가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아...
어쩌면 당신의 의식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서, 아직 생물학적으로 사망하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돌아갈 수 있어?
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있어.
저기, 보이시나요?
사방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숫물밖에 보이지 않았다.
위.
저건...
마찬가지로 끝은 안 보이지만,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천장.
아니, 빛의 스펙트럼을 내뿜는 다이아몬드 다리?
어느 쪽이든, 햇빛이 굴절되어 어지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거대한 무지개였다.
아름답죠?
저건 광학 위상 간섭 현상이에요.
우리의 머리 위엔 거대한 빙산이 깔려 있죠.
돌아가려면, 저걸 뚫고 나가야 해요.
......
아베르누스 동탑, 수술층 감시실.
안젤리아를 데리고 나가고 싶다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오차 없이 그대로 따라서 실행해.
열몇 시간 전, 안젤리아는 수술을 받았어.
그리고 여기로 실려와 저 상태로 여태까지 깨어나지 않았고, 도중에 응급조치까지 몇 번 받은 뒤에야 겨우 여기에 스태프가 소집됐어.
놈들은 아마 저 기구들로 안젤리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겠지. 우리가 안젤리아를 데려가려 하면, 분명 경보를 울려서 말썽을 일으킬 거야.
하지만 무작정 모니터링을 끊어버리면 산소 공급에 영향이 가서 안젤리아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어.
그럼 이 감시 장치들을 우회해야겠군.
맞아. 지금 전자 지도를 네게 전송했어.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아베르누스의 수술층이야. 중앙상황실까지 얼마 안 걸리는 위치지.
내가 관찰한 바로는, 여긴 인력 부족으로 방어가 취약한 편이야. 출입하는 이는 거의 의무, 혹은 연구직이지.
어쩐지 오면서 아무런 방해도 없더라니.
그래도 최대한 은밀하게 움직이도록 해. 소란 때문에 안젤리아를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한다면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리니까.
...주의할게.
어서 가. 난 여기서 기다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