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쇼크
EP.14 · 만성쇼크

L3 수술대

지금, 약간 희망이 보이는 것 같네.

-58-2-T2

1 / 26
전체 대사 보기 (22줄)

아베르누스 동탑, 수술실.

지저분한 수술대 주위로 보는 이를 섬뜩하게 만드는 온갖 수술도구가 수술 후 세척도, 소독도 안 된 채 버려져 있었다.

뼈를 깎고, 피를 뽑고, 두개골을 여는 데 사용하는 각종 도구들...

차가운 빛에 반짝이는 수술 기구가 눈앞에 나란히 있으니, RO635는 안젤리아의 정수리를 열어 뇌를 드러내고 이런 도구들로 깊숙이 쑤시는 장면이 눈에 아른거리는 듯했다.

RO635

으윽... 쓸데없는 상상 하면 안 돼...

불편한 잡념을 털어내고, RO635는 헬라 프로젝트에 관련된 내용들을 떠올리며 수술실의 상황과 하나씩 연결해 보았다.

RO635

페니토인 나트륨은 초록색 도관...드로페리돌은 붉은 도관...

콜레다가 알려 준 두 진정제의 이름을 외우며, RO635는 투여 통로를 찾았다.

RO635

진정제 투여를 멈춰야 깨울 수 있어...

스위치가...

조심해서, 신중하게...

잘못해서 진통제의 투여를 멈출 경우, 그녀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고스란히 받게 될 터.

RO635

페니토인 나트륨... 드로페리돌...

가볍게 중얼거리며, RO635는 정확한 통로를 찾아냈다.

다만 스위치를 튕기는 손가락은 애써 침착하려는 그녀를 배신하듯 가볍게 떨렸다.

딸깍.

......

............

RO635

——!

다시 하얀 유리방 앞으로 돌아온 RO635는 콜레다가 유리벽 가까이 서 있는 것이 보였지만, 그녀를 등지고 있어서 감정은 전혀 읽지 못했다.

RO635

어... 어때...?

콜레다

...약간, 희망이 보이는 거 같아.

안젤리아의 손가락과 눈꺼풀에 반응이 있었다.

약간이나마 요동치는 바이탈 사인. 곧 깨어날 것이란 징후였다.

RO635

정말 데리고 나갈 수 있을지도.

콜레다

아직 기뻐하긴 일러, RO.

중요한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콜레다

아베르누스의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해서 이곳의 출입 권한을 얻어야 해.

RO635

이 문도 포함해서?

RO635는 하얀 방의 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콜레다

당연히 이게 최우선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