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의 동화
아무도 없는 엘모호, 느닷없는 소집령, 재차 상연한 파우스트... 모든 길이 저를 당신께 이끌어줘요.
2064년 10월 23일 새벽, 오염지대 RHB_2047 "죽음의 바다" 변경.
짙은 안개를 헤치고 아베르누스를 빠져나온 "엘모호"가 그 거대한 윤곽을 목 빠지게 기다리던 이들에게 유감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화환도, 환호도 없었다. 오직 방호복을 입고 나란히 정렬하여 마중나온 이들의 침묵뿐이었다.
"엘모호" 통제 성공했습니다, 다음 지시 바랍니다.
......
기술자의 조작으로 엘모호의 모든 권한이 개방되어, 모두가 아무런 방해 없이 차량 내부를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생명 반응 탐지, 그리고 최근 사용 기록 확인해.
예.
슈타지의 인형들은 엘모호의 구석구석으로 흩어졌고, 로미는 지휘실에 앉아 조용히 응답을 기다렸다.
리펜슈탈 국장님, 현재 엘모호에 인간은 한 명도 없습니다.
...알았어.
엘모호를 샅샅이 수색한 결과입니다.
약 10분 전, 자동 주행 모드가 켜진 후 차량 내의 모든 보안 카메라 영상이 삭제됐습니다.
차고의 지프도 현재 위치 불명, 사용 기록이 포맷돼서 전투 도중 손실인지 도난인지도 확인 불가합니다.
다만 사전에 RHB_2047 오염지대 외곽의 모든 통로에 감시를 배치했으니, 저희에게 발각되지 않고 빠져나갈 수는 없을 겁니다.
그밖에는?
...그리폰의 엘리트 인형들과 그들이 포획한 패러데우스의 고위 유닛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수복 캡슐에 인형 몇 명이 남아있지만, 아직 깨울 수 없습니다.
......
모든 통신 봉쇄하고, 너희 전원 엘모호를 지켜.
알겠습니다.
알람이 울렸다.
프랑크푸르트 시간, 새벽 4시 40분.
비서 파인 호프만으로부터의 스케줄 알림음이었다,
로미는 망설이지 않고 일어나, 지휘실을 나섰다.
밀폐된 리무진의 뒷좌석은 어둡고, 창밖의 바람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통신기 화면의 은은한 빛이 얼굴을 비추는 로미는 담배 한 개비를 물었지만 불은 붙이지 않고 있었다.
장군님의 비서장 쿠르트 씨에게 계속 연락을 취해봤습니다만, 장군님께 선약이 있으시다고만 답변받았습니다.
당 대회 시각도 여전히 미정인데, 이번에도 주석은 참석하지 않고 부주석과 오버슈타인 씨가 대신 발언할 것이라 합니다.
국장님은 올해 슈타지 국장으로 취임하셨으니, 관례적으로 참석하는 부장 회의와 국무 위원회 외에 국방위원회 참석 권한도 개방되었습니다. 지금 시간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 회의의 최종 방침은 아직도 미정입니다. 외교부가 정한 기한이 곧인데, 오버슈타인 씨의 답변이 아직도 없습니다.
이번 주 진행 중인 사안들은 이상입니다.
...프랑크푸르트 건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
분부대로 관련 조항을 이미 입안하여 내무부와 교통부에 전달하였습니다, 금일 17시부터 정식 실행 예정입니다.
난 오전 9시까지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할 거야.
오후 14시의 정기 회의엔 다른 사람 보내고, 재정부 쪽 인원이랑 약속 잡아.
오버슈타인에게도 메시지 남겨, 다음 주 당 회의에 꼭 참석하겠다고.
알겠습니다, 로미 씨.
엘모호와 갈라테아의 동향도 주의해야 하니, 8부, 19부, 20부 인원들에게 감시하라 해.
또 Q한테는 직접 "북극곰"을 심문하고 내 사무실로 와서 보고하라고 전해.
외부 파견 인원들도 전원 복귀시켜, 부국장 3명한테 연말 평가 곧 시작한다고 하고.
알겠습니다.
다음 일정에 알람을 맞춰 놓았으니, 안심하고 눈을 붙이십시오.
로미는 통신을 끄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창밖으로 점차 밝아져 가는 하늘을 보며 눈을 찡그렸다.
지금, 그녀는 1분 1초라도 더 휴식해야 한다. 프랑크푸르트에 새로운 폭풍이 찾아오고 있으니까.
E51 고속 도로 위.
평범한 흰색 승용차 한 대가 중앙 도로로 진입했다. 운전석의 하얀 캡을 쓴 인형이 차분히 핸들을 잡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조수석의 사람은 안전벨트에 눌린 넥타이를 영 불편하다는 듯 잡아당겼다.
지금 몇 시야?
프랑크푸르트 동1구 시간으로 2064년 10월 23일 목요일 오전 47분.
얼마나 더 걸려?
J 요원, 우리가 베를린을 떠난 지 2시간밖에 안 됐다.
이제 절반쯤에 아직 바이마르도 안 지났어.
J는 짜증을 내며 넥타이를 구겼다.
아오 빌어먹을 프랑크푸르트! 가서 회의를 해야 한다니 생각할수록 머리 아파 돌아가시겠네!
대체 왜 슈타지 요원 나부랭이가 회의에 참석을 해야 하는데?!
인형들은 모두 눈치를 보며 자기 할일에 집중해, 인간 동료의 푸념을 깔끔하게 무시했다.
게다가 아마리스한테까지 무시당하니, J는 허공에 혀를 차고는 화풀이하듯 좌석 등받이를 뒤로 홱 젖히고 안대와 귀마개를 꺼냈다.
으악!? 저기요, 저 꼈어요!
몰라, 나 한숨 잘 테니까 다 입 다물고 있어!
방금까지 궁시렁대던 J는 겨우 몇 분 안 지나 쿨쿨 잠들어 버렸다.
제일 시끄러운 입이 이제야 좀 조용해졌네.
이제 방해꾼 없이 진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군.
응? 내가 전달받지 못한 임무 정보라도 있어?
아니, 임무와는 무관하다. 우리 소대의 구조 조정 및——
어휴, 그런 단어만 들으면 머리가 아파. 인형도 알아듣기 쉬운 말로 해 줘.
......
간단히 말하자면, 그대가 우리 소대의 대장직을 맡았으면 한다.
아하... 어? 내가?!
그래. 비록 내가 권한이 없어 그대의 프로필을 보진 못했지만, 행적에 대해서는 들었다. 거기에 3차 대전 참전 경력까지 있으니, 그대가 우리의 대장으로 적임이라 판단했다.
아니... 아니, 안 해!
왜 거절하지? 우리 모두 네가 적합하다 생각하는데.
그건 너네가 날 몰라서 하는 소리야, 좀 더 오래 같이 일하다 보면 내가 얼마나 "거물"인지 알게 될 거라고.
훗, 그래? 기대하마.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하려 한다니, 우리도 전력으로 협조할 수밖에.
...너네 반어법 몰라?
스털링이 회유를 계속하지 못하도록, 아마리스는 라디오를 틀었다.
......
내가 속 편하게 누워서 빈둥거린다면,
그것으로 내 인생은 끝장일세!
내가 자네의 알랑거리는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고,
쾌락에 농락당한다면,
그것은 내 마지막 날일세!
우리 내기해보세!......
이건... 「파우스트」? 200년도 넘은 오페라를 잘도 하네.
그래, 여전히 불후의 명작이지.
세기의 감독 헨리 하인리히가 개편한 고전 오페라 「파우스트」가,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극장에서 다시 그 성대한 막을 올립니다.
우베 슈베르트, 앙겔라 슈만, 마크 버쳇 등 여러 유명 배우들이 잊을 수 없는 공연을 선사하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프랑크푸르트의 오페라 극장... 옛적에 박살나지 않았어?
이미 재건했다더군. 예전 모습 그대로 감쪽같이 복원했다고 들었어.
"감쪽같이"?
아마리스는 피식 웃었다.
한 번 부서진 건 아무리 잘 복원한들 결국엔 졸렬한 모조품에 불과해.
프랑크푸르트, 국가안전국의 의료 센터.
병상에 누운 혼수 상태의 금발 남성에게, 하얀 가운의 의료 인원이 침착하고 빠르게 정맥 바늘을 찔러넣어 채혈관으로 그의 피를 채취했다.
환자 이름은 "뒤피외"면 됩니까?
응, 본부까지 왔으니 코드네임으로 부를 필욘 없지.
지혈대를 풀고 바늘도 깔끔하게 뽑은 의료 인원은 채혈관에 이름표를 붙이고 오염 방지 봉투에 넣었다.
나 참, 이런 작자도 피는 빨간색이라니.
Q 씨, 국경에서 여기까지 이놈 끌고 오느라 고생 좀 하셨겠어요?
무슨 문서를 보는 중인지, Q는 들고 있는 태블릿 화면을 수시로 이리저리 터치하며 말했다.
다 당신들 과에서 제공한 마취제 덕분이지 뭐. 효과 쥑여서 수고 엄청 덜었어.
그럼 오늘 퇴근하고 커피나 한 잔 어떠세요?
엥? 이럴 땐 나한테 한 잔 사라고 하지 않아?
사 주시게요?
아니.
거 봐요... 그럼, 제 초대는 받아 주는 건가요?
차라리 커피 살 돈을 줘.
그럼 너도, 나도, 커피숍 직원도 시간 절약 힘 절약이니 얼마나 좋아.
여전히 쌀쌀맞으시구만...
타이밍 좋게 검사기가 삐삐삐 울렸다.
어디 보자... 체내에서 칩이나 발신기는 검출되지 않았고, 바이탈도 안정적이네요.
혈액 내 생화학 및 독극물 검사는 시간이 좀 걸리니, 결과 나오는대로 제 조수 인형 에리사가 메일로 전달해 드릴 겁니다.
Q의 손끝이 잠깐 멈칫하고,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그래.
근데, 슈타지의 의료부도 조수로 인형을 쓰기 시작했어?
이거야 원, 온 세상이 인형에 너무 의지하게 된 거 같다니까.
그야 비용도 절감되고, 부지런하고, 일 힘들다 불평도 안 하잖습니까.
이보다 좋은 부하가 어디 있어요?
그럴지도. 그래도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뭔데요?
일 터지면 책임 전가하기 어려워.
......
이 사람은 검사 끝나는 대로 특수 심문실로 보내.
네.
Q는 태블릿의 메시지를 닫고 조용히 의료 센터를 나섰다.
똑똑.
비서의 안내를 받아 사무실로 온 Q는 예의 있게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침 로미도 통신이 거의 끝난 참이었다.
예,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아아 그렇지, 승진 축하드립니다, 울릭 부장님. 예. 예, 물론이죠. 예, 다음에 뵙겠습니다.
......
통신을 마친 로미가 탁상을 두드렸다.
앉아.
Q는 로미 맞은편의 의자를 끌어와서 앉았다.
보스, 이번 임무 보고하러 왔어요. 총 3건이에요.
첫째, "북극곰"을 본부로 연행, 방금 1차 신체 검사 끝났습니다. 아직까지는 이상 없으니 언제든지 심문 가능해요.
둘째, "전도자"가 약속을 어기고 "북극곰"을 마중나오지 않았더라고요? 그래도 단서를 통해서 그가 통일사회당의 내부자인 건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셋째, 모스크바에서 조사하라 하신 일의 갈피를 잡았어요.
그래.
두 번째 건에 대해서는 바로 답할 수 있겠네, "전도자"는 죽었으니까 이제 신경 꺼도 돼.
고개를 끄덕이고, Q는 그 사안을 머릿속에서 말끔히 지웠다.
그녀의 보스 로미 리펜슈탈도 통일사회당의 당원이니까.
"전도자"가 맡았던 "벌침"은 이제 우리 거야. 너도 관리자 리스트에 추가하겠어.
그 말에 Q가 자세를 고쳐 앉았다.
우와! 축하드려요 보스!
이제 슈타지 안에서 보스를 방해할 사람은 없겠네요!
"흑점" 사건 이후 장군은 슈타지를 재편성하면서 완벽한 해결책을 내놓으라 요구했지... 그래서 과학기술부가 이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신소련을 감시하기 위해 "전도자" "북극곰"을 회유한 거야.
그만큼 우리의 자금과 인력을 잔뜩 동원해 만든 시스템인데, 누군가의 사리사욕 때문에 리모컨을 외부인이 쥐게 할 수는 없지.
어... 보스, 혹시 저 지금 들어서는 안 되는 일을 들은 건 아니죠?
다음 임무를 맡기기 위해 말해 주는 거야.
현재 가용 인력을 전부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했어.
그들에게 맡기는 일은 단 하나, 내무부 자식들이 끼어들려는 자리를 미리 선점할 것.
유능하든 무능하든 상관없어, 절대 자리를 뺏겨서는 안 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지?
예, 보스.
같이 식사하자 한 건 이번 일 끝난 다음 얘기하자.
네, 기억해 둘게요.
근데 하나 여쭙고 싶은데요...
부서 내 동료들이 전망에 많이 비관적이던데, 제가 좀 케어할까요?
로미는 빠르게 서류 한 장에 사인하고 다음 서류를 집었다.
형세를 볼 줄도 모르는 얼간이들한테 낭비할 시간 없어.
어려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으니, 당장 눈앞의 일부터 잘 처리해.
넵.
Q의 뒤로 로미의 사무실 문이 닫혔다.
잠시 제자리에 서서, Q는 최근 프랑크푸르트로 소집된 요원들의 명단을 다시 떠올렸다. 그리고 태블릿으로 위치를 조회하자...
J 이 녀석, 왜 아직도 안 도착했어? 마인강에 빠져 죽었나...
흠, 그럼 산재 처리 안 되겠네.
주욱 늘어선 감시 카메라들이 오는 차들을 주시하는 톨게이트.
톨게이트는 하늘색 빛의 장막으로 지나가는 차량을 빠짐없이 스캔했다.
아마리스가 모는 차는 지금 아래로 푸르른 마인강이 흐르는 철교를 지나는 중이었다.
그리고, 물결의 끝에 어렴풋이 보이는 저 윤곽들...
우뚝 솟은 철 조각상은 마치 하늘에 맞섰던 프로메테우스처럼, 전쟁의 풍파를 겪고서도 꺼지지 않는 불씨를, 새롭게 다시 태어난 프랑크푸르트를 지키고 있었다.
프랑크푸르트가 이렇게 넓었던가? 차로 이렇게 한참 걸리진 않던 걸로 기억하는데.
프랑크푸르트는 수도이자 도시주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자, 주변의 마인츠, 비스바텐, 로엔하임, 노이젠부르크, 오펜바흐, 에쉬본 등의 지역을 전부 흡수 합병했다. 과거의 프랑크푸르트는 현재 "프랑크푸르트구"로 남았지.
스털링은 진지한 눈빛으로 프랑크푸르트 홍보 책자를 낭독했다.
합병 후 프랑크푸르트의 관할 면적은 800km² 이상으로 확장되어, 현재 상주 인구는 600여만 명이다.
합병 후의 프랑크푸르트는 전역이 박동하는 심장과 같다 하여, "민주 독일의 심장"이란 별명이 붙었다.
"민주 독일의 심장"? 그건 좀 재밌네.
도시로 들어서니 시야가 온통 빼곡한 건물들로 가득 찼다.
이전 세기 무드가 물씬 풍기는 신축 건물들과 운 좋게 지금까지 살아남은 낡은 건물들은 한데 어우러져, 이 3차 세계 대전의 폐허 위에 재건된 도시에 진한 역사의 기운을 더했다.
그런 가운데, 도로는 지금 심한 교통 정체로 긴 빨간 후미등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도시가 넓어지면 뭐해, 길 막히는 건 여전한데.
이거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걸.
늦으면 늦으라지, 어차피 감봉당하는 건 J 요원이니.
감봉?! 지금 누가 감봉 소리를 냈――
타이밍 좋게 갓길을 지나는 살수차의 고압 펌프의 굉음이 J의 외침을 묻었다.
뭐라고~?
벌떡 일어난 J가 콧김을 씩씩대며 대꾸했다.
운전이나 똑바로 해!
아마리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네에네에, 월급 주는 사람 말대로... 앗.
우왁!!
차가 대뜸 급정거해, 얌전히 자리에 앉은 네 인형들이 보는 가운데 J만 관성에 날아가 앞유리에 부딪힐 뻔했다.
일부러 아니야, 앞에 사고 났어.
J가 고개를 쭉 내밀어 앞을 내다봤지만, 수증기에 시야가 가려져 저 앞에 있는 삐뚤삐뚤한 큰 차량의 실루엣만 보였다.
우회전하던 차가 미끄러져서 살수차랑 부딪힌 모양이야.
아, 브레이크 제때 못 밟은 차들이 연쇄 추돌까지 했네.
안 그래도 굼벵이 같던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어, 초조해진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클락션을 빵빵 울려대며 성질을 내기 시작했다.
......
몇 분 후 구급차 3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나타났다.
의료 인형들은 구급차에서 쏜갈같이 내려 현장을 살피고 부상자들을 이송했다.
J는 그 광경을 허탈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세상일 한 치 앞도 모른다더니...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교통 상황으론 우리 J 요원님은 지각 확정이란 사실이지.
갸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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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4년 10월 23일 새벽, 오염지대 RHB_2047 "죽음의 바다" 변경.
짙은 안개를 헤치고 아베르누스를 빠져나온 "엘모호"가 그 거대한 윤곽을 목 빠지게 기다리던 이들에게 유감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화환도, 환호도 없었다. 오직 방호복을 입고 나란히 정렬하여 마중나온 이들의 침묵뿐이었다.
"엘모호" 통제 성공했습니다, 다음 지시 바랍니다.
......
기술자의 조작으로 엘모호의 모든 권한이 개방되어, 모두가 아무런 방해 없이 차량 내부를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생명 반응 탐지, 그리고 최근 사용 기록 확인해.
예.
슈타지의 인형들은 엘모호의 구석구석으로 흩어졌고, 로미는 지휘실에 앉아 조용히 응답을 기다렸다.
<color=#00CCFF>리펜슈탈 국장님, 현재 엘모호에 인간은 한 명도 없습니다.</color>
...알았어.
<color=#00CCFF>엘모호를 샅샅이 수색한 결과입니다.</color>
<color=#00CCFF>약 10분 전, 자동 주행 모드가 켜진 후 차량 내의 모든 보안 카메라 영상이 삭제됐습니다.</color>
<color=#00CCFF>차고의 지프도 현재 위치 불명, 사용 기록이 포맷돼서 전투 도중 손실인지 도난인지도 확인 불가합니다.</color>
<color=#00CCFF>다만 사전에 RHB_2047 오염지대 외곽의 모든 통로에 감시를 배치했으니, 저희에게 발각되지 않고 빠져나갈 수는 없을 겁니다.</color>
그밖에는?
<color=#00CCFF>...그리폰의 엘리트 인형들과 그들이 포획한 패러데우스의 고위 유닛도 모두 사라졌습니다.</color>
<color=#00CCFF>수복 캡슐에 인형 몇 명이 남아있지만, 아직 깨울 수 없습니다.</color>
......
모든 통신 봉쇄하고, 너희 전원 엘모호를 지켜.
<color=#00CCFF>알겠습니다.</color>
알람이 울렸다.
프랑크푸르트 시간, 새벽 4시 40분.
비서 파인 호프만으로부터의 스케줄 알림음이었다,
로미는 망설이지 않고 일어나, 지휘실을 나섰다.
밀폐된 리무진의 뒷좌석은 어둡고, 창밖의 바람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통신기 화면의 은은한 빛이 얼굴을 비추는 로미는 담배 한 개비를 물었지만 불은 붙이지 않고 있었다.
<color=#00CCFF>장군님의 비서장 쿠르트 씨에게 계속 연락을 취해봤습니다만, 장군님께 선약이 있으시다고만 답변받았습니다.</color>
<color=#00CCFF>당 대회 시각도 여전히 미정인데, 이번에도 주석은 참석하지 않고 부주석과 오버슈타인 씨가 대신 발언할 것이라 합니다.</color>
<color=#00CCFF>국장님은 올해 슈타지 국장으로 취임하셨으니, 관례적으로 참석하는 부장 회의와 국무 위원회 외에 국방위원회 참석 권한도 개방되었습니다. 지금 시간을 알아보는 중입니다.</color>
<color=#00CCFF>그리고, 그 회의의 최종 방침은 아직도 미정입니다. 외교부가 정한 기한이 곧인데, 오버슈타인 씨의 답변이 아직도 없습니다.</color>
<color=#00CCFF>이번 주 진행 중인 사안들은 이상입니다.</color>
...프랑크푸르트 건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
<color=#00CCFF>분부대로 관련 조항을 이미 입안하여 내무부와 교통부에 전달하였습니다, 금일 17시부터 정식 실행 예정입니다.</color>
난 오전 9시까지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할 거야.
오후 14시의 정기 회의엔 다른 사람 보내고, 재정부 쪽 인원이랑 약속 잡아.
오버슈타인에게도 메시지 남겨, 다음 주 당 회의에 꼭 참석하겠다고.
<color=#00CCFF>알겠습니다, 로미 씨.</color>
엘모호와 갈라테아의 동향도 주의해야 하니, 8부, 19부, 20부 인원들에게 감시하라 해.
또 Q한테는 직접 "북극곰"을 심문하고 내 사무실로 와서 보고하라고 전해.
외부 파견 인원들도 전원 복귀시켜, 부국장 3명한테 연말 평가 곧 시작한다고 하고.
<color=#00CCFF>알겠습니다.</color>
<color=#00CCFF>다음 일정에 알람을 맞춰 놓았으니, 안심하고 눈을 붙이십시오.</color>
로미는 통신을 끄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창밖으로 점차 밝아져 가는 하늘을 보며 눈을 찡그렸다.
지금, 그녀는 1분 1초라도 더 휴식해야 한다. 프랑크푸르트에 새로운 폭풍이 찾아오고 있으니까.
E51 고속 도로 위.
평범한 흰색 승용차 한 대가 중앙 도로로 진입했다. 운전석의 하얀 캡을 쓴 인형이 차분히 핸들을 잡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조수석의 사람은 안전벨트에 눌린 넥타이를 영 불편하다는 듯 잡아당겼다.
지금 몇 시야?
프랑크푸르트 동1구 시간으로 2064년 10월 23일 목요일 오전 47분.
얼마나 더 걸려?
J 요원, 우리가 베를린을 떠난 지 2시간밖에 안 됐다.
이제 절반쯤에 아직 바이마르도 안 지났어.
J는 짜증을 내며 넥타이를 구겼다.
아오 빌어먹을 프랑크푸르트! 가서 회의를 해야 한다니 생각할수록 머리 아파 돌아가시겠네!
대체 왜 슈타지 요원 나부랭이가 회의에 참석을 해야 하는데?!
인형들은 모두 눈치를 보며 자기 할일에 집중해, 인간 동료의 푸념을 깔끔하게 무시했다.
게다가 아마리스한테까지 무시당하니, J는 허공에 혀를 차고는 화풀이하듯 좌석 등받이를 뒤로 홱 젖히고 안대와 귀마개를 꺼냈다.
으악!? 저기요, 저 꼈어요!
몰라, 나 한숨 잘 테니까 다 입 다물고 있어!
방금까지 궁시렁대던 J는 겨우 몇 분 안 지나 쿨쿨 잠들어 버렸다.
제일 시끄러운 입이 이제야 좀 조용해졌네.
이제 방해꾼 없이 진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군.
응? 내가 전달받지 못한 임무 정보라도 있어?
아니, 임무와는 무관하다. 우리 소대의 구조 조정 및——
어휴, 그런 단어만 들으면 머리가 아파. 인형도 알아듣기 쉬운 말로 해 줘.
......
간단히 말하자면, 그대가 우리 소대의 대장직을 맡았으면 한다.
아하... 어? 내가?!
그래. 비록 내가 권한이 없어 그대의 프로필을 보진 못했지만, 행적에 대해서는 들었다. 거기에 3차 대전 참전 경력까지 있으니, 그대가 우리의 대장으로 적임이라 판단했다.
아니... 아니, 안 해!
왜 거절하지? 우리 모두 네가 적합하다 생각하는데.
그건 너네가 날 몰라서 하는 소리야, 좀 더 오래 같이 일하다 보면 내가 얼마나 "거물"인지 알게 될 거라고.
훗, 그래? 기대하마.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하려 한다니, 우리도 전력으로 협조할 수밖에.
...너네 반어법 몰라?
스털링이 회유를 계속하지 못하도록, 아마리스는 라디오를 틀었다.
<color=#00CCFF>......</color>
<color=#00CCFF>내가 속 편하게 누워서 빈둥거린다면,</color>
<color=#00CCFF>그것으로 내 인생은 끝장일세!</color>
<color=#00CCFF>내가 자네의 알랑거리는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고,</color>
<color=#00CCFF>쾌락에 농락당한다면,</color>
<color=#00CCFF>그것은 내 마지막 날일세!</color>
<color=#00CCFF>우리 내기해보세!</color><color=#00CCFF>......</color>
이건... 「파우스트」? 200년도 넘은 오페라를 잘도 하네.
그래, 여전히 불후의 명작이지.
<color=#00CCFF>세기의 감독 헨리 하인리히가 개편한 고전 오페라 「파우스트」가,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극장에서 다시 그 성대한 막을 올립니다.</color>
<color=#00CCFF>우베 슈베르트, 앙겔라 슈만, 마크 버쳇 등 여러 유명 배우들이 잊을 수 없는 공연을 선사하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color>
프랑크푸르트의 오페라 극장... 옛적에 박살나지 않았어?
이미 재건했다더군. 예전 모습 그대로 감쪽같이 복원했다고 들었어.
"감쪽같이"?
아마리스는 피식 웃었다.
한 번 부서진 건 아무리 잘 복원한들 결국엔 졸렬한 모조품에 불과해.
프랑크푸르트, 국가안전국의 의료 센터.
병상에 누운 혼수 상태의 금발 남성에게, 하얀 가운의 의료 인원이 침착하고 빠르게 정맥 바늘을 찔러넣어 채혈관으로 그의 피를 채취했다.
환자 이름은 "뒤피외"면 됩니까?
응, 본부까지 왔으니 코드네임으로 부를 필욘 없지.
지혈대를 풀고 바늘도 깔끔하게 뽑은 의료 인원은 채혈관에 이름표를 붙이고 오염 방지 봉투에 넣었다.
나 참, 이런 작자도 피는 빨간색이라니.
Q 씨, 국경에서 여기까지 이놈 끌고 오느라 고생 좀 하셨겠어요?
무슨 문서를 보는 중인지, Q는 들고 있는 태블릿 화면을 수시로 이리저리 터치하며 말했다.
다 당신들 과에서 제공한 마취제 덕분이지 뭐. 효과 쥑여서 수고 엄청 덜었어.
그럼 오늘 퇴근하고 커피나 한 잔 어떠세요?
엥? 이럴 땐 나한테 한 잔 사라고 하지 않아?
사 주시게요?
아니.
거 봐요... 그럼, 제 초대는 받아 주는 건가요?
차라리 커피 살 돈을 줘.
그럼 너도, 나도, 커피숍 직원도 시간 절약 힘 절약이니 얼마나 좋아.
여전히 쌀쌀맞으시구만...
타이밍 좋게 검사기가 삐삐삐 울렸다.
어디 보자... 체내에서 칩이나 발신기는 검출되지 않았고, 바이탈도 안정적이네요.
혈액 내 생화학 및 독극물 검사는 시간이 좀 걸리니, 결과 나오는대로 제 조수 인형 에리사가 메일로 전달해 드릴 겁니다.
Q의 손끝이 잠깐 멈칫하고,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그래.
근데, 슈타지의 의료부도 조수로 인형을 쓰기 시작했어?
이거야 원, 온 세상이 인형에 너무 의지하게 된 거 같다니까.
그야 비용도 절감되고, 부지런하고, 일 힘들다 불평도 안 하잖습니까.
이보다 좋은 부하가 어디 있어요?
그럴지도. 그래도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뭔데요?
일 터지면 책임 전가하기 어려워.
......
이 사람은 검사 끝나는 대로 특수 심문실로 보내.
네.
Q는 태블릿의 메시지를 닫고 조용히 의료 센터를 나섰다.
똑똑.
비서의 안내를 받아 사무실로 온 Q는 예의 있게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침 로미도 통신이 거의 끝난 참이었다.
예,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아아 그렇지, 승진 축하드립니다, 울릭 부장님. 예. 예, 물론이죠. 예, 다음에 뵙겠습니다.
......
통신을 마친 로미가 탁상을 두드렸다.
앉아.
Q는 로미 맞은편의 의자를 끌어와서 앉았다.
보스, 이번 임무 보고하러 왔어요. 총 3건이에요.
첫째, "북극곰"을 본부로 연행, 방금 1차 신체 검사 끝났습니다. 아직까지는 이상 없으니 언제든지 심문 가능해요.
둘째, "전도자"가 약속을 어기고 "북극곰"을 마중나오지 않았더라고요? 그래도 단서를 통해서 그가 통일사회당의 내부자인 건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셋째, 모스크바에서 조사하라 하신 일의 갈피를 잡았어요.
그래.
두 번째 건에 대해서는 바로 답할 수 있겠네, "전도자"는 죽었으니까 이제 신경 꺼도 돼.
고개를 끄덕이고, Q는 그 사안을 머릿속에서 말끔히 지웠다.
그녀의 보스 로미 리펜슈탈도 통일사회당의 당원이니까.
"전도자"가 맡았던 "벌침"은 이제 우리 거야. 너도 관리자 리스트에 추가하겠어.
그 말에 Q가 자세를 고쳐 앉았다.
우와! 축하드려요 보스!
이제 슈타지 안에서 보스를 방해할 사람은 없겠네요!
"흑점" 사건 이후 장군은 슈타지를 재편성하면서 완벽한 해결책을 내놓으라 요구했지... 그래서 과학기술부가 이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신소련을 감시하기 위해 "전도자" "북극곰"을 회유한 거야.
그만큼 우리의 자금과 인력을 잔뜩 동원해 만든 시스템인데, 누군가의 사리사욕 때문에 리모컨을 외부인이 쥐게 할 수는 없지.
어... 보스, 혹시 저 지금 들어서는 안 되는 일을 들은 건 아니죠?
다음 임무를 맡기기 위해 말해 주는 거야.
현재 가용 인력을 전부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했어.
그들에게 맡기는 일은 단 하나, 내무부 자식들이 끼어들려는 자리를 미리 선점할 것.
유능하든 무능하든 상관없어, 절대 자리를 뺏겨서는 안 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지?
예, 보스.
같이 식사하자 한 건 이번 일 끝난 다음 얘기하자.
네, 기억해 둘게요.
근데 하나 여쭙고 싶은데요...
부서 내 동료들이 전망에 많이 비관적이던데, 제가 좀 케어할까요?
로미는 빠르게 서류 한 장에 사인하고 다음 서류를 집었다.
형세를 볼 줄도 모르는 얼간이들한테 낭비할 시간 없어.
어려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으니, 당장 눈앞의 일부터 잘 처리해.
넵.
Q의 뒤로 로미의 사무실 문이 닫혔다.
잠시 제자리에 서서, Q는 최근 프랑크푸르트로 소집된 요원들의 명단을 다시 떠올렸다. 그리고 태블릿으로 위치를 조회하자...
J 이 녀석, 왜 아직도 안 도착했어? 마인강에 빠져 죽었나...
흠, 그럼 산재 처리 안 되겠네.
주욱 늘어선 감시 카메라들이 오는 차들을 주시하는 톨게이트.
톨게이트는 하늘색 빛의 장막으로 지나가는 차량을 빠짐없이 스캔했다.
아마리스가 모는 차는 지금 아래로 푸르른 마인강이 흐르는 철교를 지나는 중이었다.
그리고, 물결의 끝에 어렴풋이 보이는 저 윤곽들...
우뚝 솟은 철 조각상은 마치 하늘에 맞섰던 프로메테우스처럼, 전쟁의 풍파를 겪고서도 꺼지지 않는 불씨를, 새롭게 다시 태어난 프랑크푸르트를 지키고 있었다.
프랑크푸르트가 이렇게 넓었던가? 차로 이렇게 한참 걸리진 않던 걸로 기억하는데.
프랑크푸르트는 수도이자 도시주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자, 주변의 마인츠, 비스바텐, 로엔하임, 노이젠부르크, 오펜바흐, 에쉬본 등의 지역을 전부 흡수 합병했다. 과거의 프랑크푸르트는 현재 "프랑크푸르트구"로 남았지.
스털링은 진지한 눈빛으로 프랑크푸르트 홍보 책자를 낭독했다.
합병 후 프랑크푸르트의 관할 면적은 800km² 이상으로 확장되어, 현재 상주 인구는 600여만 명이다.
합병 후의 프랑크푸르트는 전역이 박동하는 심장과 같다 하여, "민주 독일의 심장"이란 별명이 붙었다.
"민주 독일의 심장"? 그건 좀 재밌네.
도시로 들어서니 시야가 온통 빼곡한 건물들로 가득 찼다.
이전 세기 무드가 물씬 풍기는 신축 건물들과 운 좋게 지금까지 살아남은 낡은 건물들은 한데 어우러져, 이 3차 세계 대전의 폐허 위에 재건된 도시에 진한 역사의 기운을 더했다.
그런 가운데, 도로는 지금 심한 교통 정체로 긴 빨간 후미등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도시가 넓어지면 뭐해, 길 막히는 건 여전한데.
이거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걸.
늦으면 늦으라지, 어차피 감봉당하는 건 J 요원이니.
<size=50>감봉?! 지금 누가 감봉 소리를 냈――</size>
타이밍 좋게 갓길을 지나는 살수차의 고압 펌프의 굉음이 J의 외침을 묻었다.
<size=50>뭐라고~?</size>
벌떡 일어난 J가 콧김을 씩씩대며 대꾸했다.
<size=50>운전이나 똑바로 해!</size>
아마리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네에네에, 월급 주는 사람 말대로... 앗.
<size=50>우왁!!</size>
차가 대뜸 급정거해, 얌전히 자리에 앉은 네 인형들이 보는 가운데 J만 관성에 날아가 앞유리에 부딪힐 뻔했다.
일부러 아니야, 앞에 사고 났어.
J가 고개를 쭉 내밀어 앞을 내다봤지만, 수증기에 시야가 가려져 저 앞에 있는 삐뚤삐뚤한 큰 차량의 실루엣만 보였다.
우회전하던 차가 미끄러져서 살수차랑 부딪힌 모양이야.
아, 브레이크 제때 못 밟은 차들이 연쇄 추돌까지 했네.
안 그래도 굼벵이 같던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어, 초조해진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클락션을 빵빵 울려대며 성질을 내기 시작했다.
......
몇 분 후 구급차 3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나타났다.
의료 인형들은 구급차에서 쏜갈같이 내려 현장을 살피고 부상자들을 이송했다.
J는 그 광경을 허탈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세상일 한 치 앞도 모른다더니...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교통 상황으론 우리 J 요원님은 지각 확정이란 사실이지.
갸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