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열
한 전역의 끝은 다른 전역의 시작을 알린다.
만약에, 마흐리안은 몰리도의 몸 속에 있다고 한다면... 믿으시겠어요? 지금의 저처럼 말예요.
그럼 납득하시겠어요?
......
...임시 세이프하우스 안, 404는 HK416이 목숨과 맞바꿔 얻은 정보를 분석했다.
가슴의 쓰라림을 참으며, 지휘관은 루니샤가 한 말을 이해했다.
마흐리안이 몰리도 몸 안에 있다고 한 게 바로 이 뜻이었구나...
빌이 주는 선물이에요.
...타인의 생사를 갖고 놀지 마.
...빌과 손을 잡는다면...
마흐리안을 당신 곁에 돌아오게 해줄지도 몰라요.
닥쳐.
지휘관이 처음으로 루니샤 앞에서 화를 냈다.
봐요, 납득 못하시죠.
그럼 빌도 마찬가지예요.
지휘관은 루니샤 앞으로 다가갔다. 새어나오는 위압감에 루니샤는 입을 다물었다.
...결정했어.
뭘요?
...패러데우스를 흔적도 없이 박살내겠어.
모든 니토는 물론, 니토를 부화시키는 고치 계획, 그리고 놈들 배후의 흑막까지...
전부 세상에서 지워버리겠어.
그럼 마흐리안은요?
마흐리안은 죽었어.
내 눈 앞에서.
그렇군요. 그럼 저는요?
...너는 포함되지 않길 바라.
......
너도 그러고 싶지 않을 테고.
아무래도 이제 잘 보여야 하는 건 제가 된 것 같네요.
지휘관은 턱짓으로 M16에게 루니샤를 감금하도록 지시했다.
지휘관,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
먼저 416을 보러 갈게.
지휘관은 HK416의 소체 옆에 서서 굳게 감긴 두 눈을 바라봤다.
......
......
UMP45는 옆에 앉아서 차분하게 공구상자를 뒤지면서 HK416의 수복을 시도했다.
여기서 무슨 진지한 연설 같은 거 하지 마. 416이 쪽팔려서 죽어버릴지도 몰라.
항상 굳센 척하는 녀석이니까.
......
그럼 무슨 말을 하면 될까?
그냥 간단하게만 말해. 포상금 통 크게 쏴주고, 416을 대장으로 밀어주겠다고.
......
지휘관은 HK416의 앞머리를 손으로 가볍게 정리해 주었다. 그런 간질간질한 말은 아무리 해도 입 밖에 꺼낼 수가 없었다.
범인의 단서는 있어?
이건 새로운 니토가 남긴 상처야.
UMP45이 조심조심 HK416의 오른쪽 눈꺼풀을 올렸다. 눈에 새겨진 마크가 지금도 선명했다.
......
프랑크푸르트에 처음 보는 고위 니토가 있어.
...알았어, 어떻게든 찾아내 볼게.
수리는 잘 되고 있어?
지금 가진 장비만으론 고칠 수가 없어. 이런 손상은 나도 처음 봐.
일이 끝나면 데레한테 보여줘야겠어.
......
지휘관은 천천히 무릎을 굽혀 HK416의 손을 쥐었다.
바로 이 손이 자신을 전복된 차에서 꺼내주었다.
하지만 지금 그 손은 힘이 전혀 없어 주먹조차 쥐지 못하고 있었다.
......
원래는 이번 임무가 끝나면 대장직을 얘한테 맡겨볼까 했는데.
우리 둘 다 솔직하질 못해서... 그냥 일찍 말해줄 걸 그랬어.
45 언니...
......
아직 대장도 아니면서 책임은 대장처럼 지려고 안달이 났다니까.
누군가 반드시 목숨을 바쳐야 한다면 자신이 앞장서길 원한 거야.
UMP45는 공구상자를 다 정리하고 지휘관 앞에 섰다.
처음으로 장난기 하나 없이 진지한 눈빛이었다.
지휘관, 프랑크푸르트의 새로운 적은 전자전에 특화된 녀석이 분명해.
이렇게 깔끔하게 당한데다, 다음에 이기리란 보장도 없어.
자세한 능력이 아직 불명확한 이상 잠재적인 위협이라 봐야겠군.
하지만...
이러니까 오히려 투지가 불타오르는걸.
지휘관은 UMP45의 고요한 눈동자 속에 분노의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보았다.
...지휘관은 어때?
지휘관은 HK416의 손을 살포시 내려놓고, 등 뒤의 조용한 인형에게 몸을 돌렸다.
나도 마찬가지야.
...프랑크푸르트시 프랑크푸르트구.
이번 작전의 핵심 목표는 화이트존에 진입해서 지휘관, 당신을 구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정보, 지휘관이 화이트존에 있다는 정보는 M16이 제공한 것입니다.
......
아주 예전부터 이 모든 걸 예상했던 것 같은데...
지휘관은 구석에 기대고 있는 M16을 바라봤다. 지난번 헤어질 때 그녀가 남긴 말이 여전히 기억에 남았다.
......
그때 아베르누스에서 먼저 떠난 게, 미리 프랑크푸르트에서 준비하기 위해서였어?
맞아.
......
더 이상은 물어도 대답 안 해 주겠지?
......
지휘관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AR-18에게 고개를 돌렸다.
패러데우스에 관해서 새로운 정보 있어?
특히 윌리엄의 행방에 관해서.
예, 이번 작전에서 부수적인 수확을 크게 얻었습니다.
리벨리온이 패러데우스의 임시 공장을 몇 곳 파괴했고, 404가 벌침 시스템을 해킹하여 패러데우스의 새로운 계획에 관한 중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어떤 정보?
패러데우스는 "고치 계획"이란 프로젝트를 통해 엘마가 닫은 통로를 대체하려 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 있을 때부터... 벌써 거기까지 대비하고 있었단 말인가?
당시엔 그저 만일을 위한 보험 정도였을 겁니다.
그러다 이제는 정식으로 동원할 상황이라는 거겠죠.
...하지만 그때 파악했던 고치 계획은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이아손의 상자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그건 고치 계획의 부산물일 뿐입니다. 이쪽에 대해선 아직 전모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계획을 꾸미고 있든 간에, 절대 두고 볼 수는 없지.
물론입니다.
M16A1이 지휘관 곁에 다가섰다.
댄들라이의 몸에 위치 추적기가 붙어 있어. 지금 우리로선 제거할 수가 없어.
그렇다고 보내줄 순 없어. 고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 "복수"를 위해서.
그래, 어떻게든 제거를 시도해볼게.
그리고, 다른 두 인간은 어떻게 처리하면 되겠습니까?
......
똑똑.
노크 소리가 울리고, 지휘관과 AR-18이 방 안에 들어왔다.
교관 씨...
넬레 씨, 위험한 일을 겪게 해서 죄송합니다. 지금 미아 씨가 오시는 중입니다.
먼저 감사부터 표해야겠군요.
도와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넬레 씨가 없었으면 우리 인형들은 아직 격리벽 안에 들어오지도 못했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넬레 씨가 제공하신 화이트존의 정보도 앞으로의 계획에 대단히 귀중한 무기가 될 겁니다.
...그럼 제 의뢰는요?
의뢰의 내용은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교관 씨가 속인 건 더 따지지 않을게요.
여러분이 갈라테아와 그 뒤의 거대한 세력에 맞서고 있는 것도 알아요.
그리고 제 요구도 매우 간단해요, 그레이 선생님의 명예를 회복하는 거예요.
...매우 위험한 일인 건 알고 계시죠?
...물론이에요, 그래도 꼭 알아내겠어요.
그레이 선생님을 바꿔치기한 게 대체 어떤 놈인지!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군요.
...네.
그게 어떤 가시밭길인지 정말로 이해하고 계십니까?
지금 당신은 지명수배범들과 함께 있는 겁니다.
그게 뭐 어때서요... 진리는 역풍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네. 알겠습니다.
넬레의 흔들림 없는 눈빛을 바라보며 지휘관은 그녀의 결의를 이해했다.
지휘관, 넬레 씨와 동행하던 슈타지 요원은 이쪽입니다.
......
지휘관은 약간 착잡한 마음으로 구석에 웅크려 앉은 J를 바라봤다.
지휘관...?
너까지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
제 우편은 받아보셨습니까?
응.
다시 만나면 프랑크푸르트에서 술이나 한잔 하겠거니 했는데...
정말 미안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어.
알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우린 같은 길이 아니었으니까요.
미안해, J 요원. 한동안은 여기에 얌전히 있어줘.
생필품은 인형들이 가져와 줄 거야.
AR-18, 10분 뒤에 모든 인형 회의실에 집합시켜.
한동안은 쉬려고 하실 줄 알았습니다만...
엘마가 희생할 때... 너도 일손을 놓지 않았잖아.
...저는 군인이니까요.
나도 군인이야.
앞으로의 길은 더 용기 있게, 더 단호하게 나아가야 해.
지휘관을 따르게 되어 영광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프랑크푸르트시 에쉬본구의 한 폐화학공장 앞에 나와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건물 안에서 짙은 연기가 치솟고 있으며, 노란 분진이 하늘에 떠다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금 이곳에선 폭발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자세한 원인과 피해 상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소방대가 소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에쉬본구의 다른 공장 2곳에서도 오늘 유사한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공장들은 유독성 화학물질을 가공하는 곳으로, 취재진이 진입 허가를 받지 못해 자세한 상황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계속해서 후속 보도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긴급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오늘 비스바덴구에서도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폭발 현장은 현재 경찰당국이 봉쇄하고 있으며, 관련자 외에는 접근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현재 바깥에서 경찰과 소방대원, 구급대원들이 바쁘게 드나들며 부상자를 이송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폭발이 일어났을 때 현장에 계셨다고요?
예, 요 근처 사는 사람인데요, 뭐가 막 콰과과광 하는 소리가 몇 번 들리길래 나가보니까 불이 난 게 보이더라고요.
거기다 노란 가루가 막 떠다니던데, 혹시 독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취재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전 에쉬본구의 폭발 사고 현장에서도 유사한 노란 분진이 발견되었는데요.
이 분말의 출처와 독성 유무에 관해서 현장에 있는 환경 감시원과 연결해 보겠습니다.
크흠... 현재 폭발 이후 시가지 내부 환경의 각종 지표를 측정 개시한 상태고요, 아직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현재 확인된 사항은, 폭발로 이 일대의 붕괴입자 농도가 급상승해서 현재 수치가 옐로우존에 근접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인근 지역에 오염 경보를 발령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현재 대응팀이 출동해서 붕괴오염을 억제하는 중이니까요, 시민 여러분께선 침착하게 계셔도 괜찮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네, 폭발 지점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께서는 오염 경보가 해제되기 전까지 외출을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11월 1일 프랑크푸르트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 사건에 이어서, 오늘 비스바덴구, 에쉬본구, 로엔하임구에서 또 다시 폭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재 밝혀진 사상자만 최소 5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대가 현장에 출동하여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며, 저희 뉴스에서 계속해서 후속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현재 경찰측은 이 사건을 저번 프랑크푸르트구 폭발 테러의 연장선으로 보지 않고, 9월 베를린시에서 발생한 동시다발적 폭발 사건과 동일선상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9월 베를린 폭발 사건 현장에서도 노란 분진이 대량으로 목격되었으며, 오늘 프랑크푸르트 폭발 현장에서 나온 가루와 동일한 물질임이 확인되었습니다.
붕괴방사선량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이 노란 분진의 출처는 아직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 전문기관에서 이 가루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프랑크푸르트 시민 여러분께서는 침착하게 실내에 머물러 주시고, 인파가 밀집된 장소를 피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저희 뉴스에서는 계속해서 사건에 대한 후속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은염색 현상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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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마흐리안은 몰리도의 몸 속에 있다고 한다면... 믿으시겠어요? 지금의 저처럼 말예요.
그럼 납득하시겠어요?
......
...임시 세이프하우스 안, 404는 HK416이 목숨과 맞바꿔 얻은 정보를 분석했다.
가슴의 쓰라림을 참으며, 지휘관은 루니샤가 한 말을 이해했다.
마흐리안이 몰리도 몸 안에 있다고 한 게 바로 이 뜻이었구나...
빌이 주는 선물이에요.
...타인의 생사를 갖고 놀지 마.
...빌과 손을 잡는다면...
마흐리안을 당신 곁에 돌아오게 해줄지도 몰라요.
닥쳐.
지휘관이 처음으로 루니샤 앞에서 화를 냈다.
봐요, 납득 못하시죠.
그럼 빌도 마찬가지예요.
지휘관은 루니샤 앞으로 다가갔다. 새어나오는 위압감에 루니샤는 입을 다물었다.
...결정했어.
뭘요?
...패러데우스를 흔적도 없이 박살내겠어.
모든 니토는 물론, 니토를 부화시키는 고치 계획, 그리고 놈들 배후의 흑막까지...
전부 세상에서 지워버리겠어.
그럼 마흐리안은요?
마흐리안은 죽었어.
내 눈 앞에서.
그렇군요. 그럼 저는요?
...너는 포함되지 않길 바라.
......
너도 그러고 싶지 않을 테고.
아무래도 이제 잘 보여야 하는 건 제가 된 것 같네요.
지휘관은 턱짓으로 M16에게 루니샤를 감금하도록 지시했다.
지휘관,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
먼저 416을 보러 갈게.
지휘관은 HK416의 소체 옆에 서서 굳게 감긴 두 눈을 바라봤다.
......
......
UMP45는 옆에 앉아서 차분하게 공구상자를 뒤지면서 HK416의 수복을 시도했다.
여기서 무슨 진지한 연설 같은 거 하지 마. 416이 쪽팔려서 죽어버릴지도 몰라.
항상 굳센 척하는 녀석이니까.
......
그럼 무슨 말을 하면 될까?
그냥 간단하게만 말해. 포상금 통 크게 쏴주고, 416을 대장으로 밀어주겠다고.
......
지휘관은 HK416의 앞머리를 손으로 가볍게 정리해 주었다. 그런 간질간질한 말은 아무리 해도 입 밖에 꺼낼 수가 없었다.
범인의 단서는 있어?
이건 새로운 니토가 남긴 상처야.
UMP45이 조심조심 HK416의 오른쪽 눈꺼풀을 올렸다. 눈에 새겨진 마크가 지금도 선명했다.
......
프랑크푸르트에 처음 보는 고위 니토가 있어.
...알았어, 어떻게든 찾아내 볼게.
수리는 잘 되고 있어?
지금 가진 장비만으론 고칠 수가 없어. 이런 손상은 나도 처음 봐.
일이 끝나면 데레한테 보여줘야겠어.
......
지휘관은 천천히 무릎을 굽혀 HK416의 손을 쥐었다.
바로 이 손이 자신을 전복된 차에서 꺼내주었다.
하지만 지금 그 손은 힘이 전혀 없어 주먹조차 쥐지 못하고 있었다.
......
원래는 이번 임무가 끝나면 대장직을 얘한테 맡겨볼까 했는데.
우리 둘 다 솔직하질 못해서... 그냥 일찍 말해줄 걸 그랬어.
45 언니...
......
아직 대장도 아니면서 책임은 대장처럼 지려고 안달이 났다니까.
누군가 반드시 목숨을 바쳐야 한다면 자신이 앞장서길 원한 거야.
UMP45는 공구상자를 다 정리하고 지휘관 앞에 섰다.
처음으로 장난기 하나 없이 진지한 눈빛이었다.
지휘관, 프랑크푸르트의 새로운 적은 전자전에 특화된 녀석이 분명해.
이렇게 깔끔하게 당한데다, 다음에 이기리란 보장도 없어.
자세한 능력이 아직 불명확한 이상 잠재적인 위협이라 봐야겠군.
하지만...
이러니까 오히려 투지가 불타오르는걸.
지휘관은 UMP45의 고요한 눈동자 속에 분노의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보았다.
...지휘관은 어때?
지휘관은 HK416의 손을 살포시 내려놓고, 등 뒤의 조용한 인형에게 몸을 돌렸다.
나도 마찬가지야.
...프랑크푸르트시 프랑크푸르트구.
이번 작전의 핵심 목표는 화이트존에 진입해서 지휘관, 당신을 구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정보, 지휘관이 화이트존에 있다는 정보는 M16이 제공한 것입니다.
......
아주 예전부터 이 모든 걸 예상했던 것 같은데...
지휘관은 구석에 기대고 있는 M16을 바라봤다. 지난번 헤어질 때 그녀가 남긴 말이 여전히 기억에 남았다.
......
그때 아베르누스에서 먼저 떠난 게, 미리 프랑크푸르트에서 준비하기 위해서였어?
맞아.
......
더 이상은 물어도 대답 안 해 주겠지?
......
지휘관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AR-18에게 고개를 돌렸다.
패러데우스에 관해서 새로운 정보 있어?
특히 윌리엄의 행방에 관해서.
예, 이번 작전에서 부수적인 수확을 크게 얻었습니다.
리벨리온이 패러데우스의 임시 공장을 몇 곳 파괴했고, 404가 벌침 시스템을 해킹하여 패러데우스의 새로운 계획에 관한 중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어떤 정보?
패러데우스는 "고치 계획"이란 프로젝트를 통해 엘마가 닫은 통로를 대체하려 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 있을 때부터... 벌써 거기까지 대비하고 있었단 말인가?
당시엔 그저 만일을 위한 보험 정도였을 겁니다.
그러다 이제는 정식으로 동원할 상황이라는 거겠죠.
...하지만 그때 파악했던 고치 계획은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이아손의 상자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그건 고치 계획의 부산물일 뿐입니다. 이쪽에 대해선 아직 전모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계획을 꾸미고 있든 간에, 절대 두고 볼 수는 없지.
물론입니다.
M16A1이 지휘관 곁에 다가섰다.
댄들라이의 몸에 위치 추적기가 붙어 있어. 지금 우리로선 제거할 수가 없어.
그렇다고 보내줄 순 없어. 고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 "복수"를 위해서.
그래, 어떻게든 제거를 시도해볼게.
그리고, 다른 두 인간은 어떻게 처리하면 되겠습니까?
......
똑똑.
노크 소리가 울리고, 지휘관과 AR-18이 방 안에 들어왔다.
교관 씨...
넬레 씨, 위험한 일을 겪게 해서 죄송합니다. 지금 미아 씨가 오시는 중입니다.
먼저 감사부터 표해야겠군요.
도와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넬레 씨가 없었으면 우리 인형들은 아직 격리벽 안에 들어오지도 못했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넬레 씨가 제공하신 화이트존의 정보도 앞으로의 계획에 대단히 귀중한 무기가 될 겁니다.
...그럼 제 의뢰는요?
의뢰의 내용은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교관 씨가 속인 건 더 따지지 않을게요.
여러분이 갈라테아와 그 뒤의 거대한 세력에 맞서고 있는 것도 알아요.
그리고 제 요구도 매우 간단해요, 그레이 선생님의 명예를 회복하는 거예요.
...매우 위험한 일인 건 알고 계시죠?
...물론이에요, 그래도 꼭 알아내겠어요.
그레이 선생님을 바꿔치기한 게 대체 어떤 놈인지!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군요.
...네.
그게 어떤 가시밭길인지 정말로 이해하고 계십니까?
지금 당신은 지명수배범들과 함께 있는 겁니다.
그게 뭐 어때서요... 진리는 역풍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네. 알겠습니다.
넬레의 흔들림 없는 눈빛을 바라보며 지휘관은 그녀의 결의를 이해했다.
지휘관, 넬레 씨와 동행하던 슈타지 요원은 이쪽입니다.
......
지휘관은 약간 착잡한 마음으로 구석에 웅크려 앉은 J를 바라봤다.
지휘관...?
너까지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
제 우편은 받아보셨습니까?
응.
다시 만나면 프랑크푸르트에서 술이나 한잔 하겠거니 했는데...
정말 미안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어.
알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우린 같은 길이 아니었으니까요.
미안해, J 요원. 한동안은 여기에 얌전히 있어줘.
생필품은 인형들이 가져와 줄 거야.
AR-18, 10분 뒤에 모든 인형 회의실에 집합시켜.
한동안은 쉬려고 하실 줄 알았습니다만...
엘마가 희생할 때... 너도 일손을 놓지 않았잖아.
...저는 군인이니까요.
나도 군인이야.
앞으로의 길은 더 용기 있게, 더 단호하게 나아가야 해.
지휘관을 따르게 되어 영광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프랑크푸르트시 에쉬본구의 한 폐화학공장 앞에 나와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건물 안에서 짙은 연기가 치솟고 있으며, 노란 분진이 하늘에 떠다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금 이곳에선 폭발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자세한 원인과 피해 상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소방대가 소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에쉬본구의 다른 공장 2곳에서도 오늘 유사한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공장들은 유독성 화학물질을 가공하는 곳으로, 취재진이 진입 허가를 받지 못해 자세한 상황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계속해서 후속 보도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긴급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오늘 비스바덴구에서도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폭발 현장은 현재 경찰당국이 봉쇄하고 있으며, 관련자 외에는 접근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현재 바깥에서 경찰과 소방대원, 구급대원들이 바쁘게 드나들며 부상자를 이송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폭발이 일어났을 때 현장에 계셨다고요?
예, 요 근처 사는 사람인데요, 뭐가 막 콰과과광 하는 소리가 몇 번 들리길래 나가보니까 불이 난 게 보이더라고요.
거기다 노란 가루가 막 떠다니던데, 혹시 독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취재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전 에쉬본구의 폭발 사고 현장에서도 유사한 노란 분진이 발견되었는데요.
이 분말의 출처와 독성 유무에 관해서 현장에 있는 환경 감시원과 연결해 보겠습니다.
크흠... 현재 폭발 이후 시가지 내부 환경의 각종 지표를 측정 개시한 상태고요, 아직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현재 확인된 사항은, 폭발로 이 일대의 붕괴입자 농도가 급상승해서 현재 수치가 옐로우존에 근접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인근 지역에 오염 경보를 발령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현재 대응팀이 출동해서 붕괴오염을 억제하는 중이니까요, 시민 여러분께선 침착하게 계셔도 괜찮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네, 폭발 지점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께서는 오염 경보가 해제되기 전까지 외출을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color=#00CCFF>...11월 1일 프랑크푸르트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 사건에 이어서, 오늘 비스바덴구, 에쉬본구, 로엔하임구에서 또 다시 폭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재 밝혀진 사상자만 최소 5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color>
<color=#00CCFF>경찰과 소방대가 현장에 출동하여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며, 저희 뉴스에서 계속해서 후속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color>
<color=#00CCFF>현재 경찰측은 이 사건을 저번 프랑크푸르트구 폭발 테러의 연장선으로 보지 않고, 9월 베를린시에서 발생한 동시다발적 폭발 사건과 동일선상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color>
<color=#00CCFF>9월 베를린 폭발 사건 현장에서도 노란 분진이 대량으로 목격되었으며, 오늘 프랑크푸르트 폭발 현장에서 나온 가루와 동일한 물질임이 확인되었습니다.</color>
<color=#00CCFF>붕괴방사선량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이 노란 분진의 출처는 아직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 전문기관에서 이 가루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color>
<color=#00CCFF>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프랑크푸르트 시민 여러분께서는 침착하게 실내에 머물러 주시고, 인파가 밀집된 장소를 피하는 것을 권장합니다.</color>
<color=#00CCFF>저희 뉴스에서는 계속해서 사건에 대한 후속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color>
【은염색 현상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