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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5 · 고립된 숲

죽음의 서곡

인형에 대한 통제는 요동치는 국면을 잠재울 수 없었고, 음모계략이 난무하는 프랑크푸르트에 더 커다란 음모가 떠오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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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앵커

<color=#00CCFF>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64년 11월 3일, 프랑크푸르트 시간 오후 3시 30분 시사 뉴스입니다.</color>

뉴스 앵커

<color=#00CCFF>먼저 현재 뜨거운 화제인 「인형 안전 조항(시행판)」에 관해 전해드리겠습니다.</color>

<color=#00CCFF>지난번 발생한 인형 대규모 테러 습격 사건은 사회에 엄청난 불안을 가져와, 사법부는 「인형 안전 조항」의 수정 및 보완에 박차를 가해, 월말까지 위원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color>

<color=#00CCFF>이는 인형에 대한 관리 정책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기뻐하며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와 축하하고 있습니다.</color>

뉴스 앵커

<color=#00CCFF>그럼 현장에 나가있는 기자와 연결하겠습니다.</color>

기자

지금 저는 마인츠 대학 의학원 부속 병원 앞에 나와 있습니다.

정부가 긴급 파견한 인력이 배치되면서, 이 일대의 많은 병원은 정상 운영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현장에는 병원 문 앞에 왕래하는 수많은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인형 안전 조항(시행판)」의 최신 소식을 전해 듣고 자발적으로 축하하기 위해 모여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럼 이번 법안이 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현장에서 취재해 보겠습니다.

해맑은 여성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십니까, 혹시 「인형 안전 조항」의 정식 입법이 예상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의견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해맑은 여성

물론이죠! 제가 바로 이 법안의 수혜자거든요!

몇 달 전에 보모 인형을 고용해서 제 아이를 돌보게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저와 아이 사이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꼈어요. 처음에는 제가 일이 바빠서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죠.

그런데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서 보니까 그 인형이 몰래 제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아이를 학대하고 있는 거 있죠? 심지어 제가 시켜서 한 일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더라고요!

기자

인형이 그런 짓을 했다고요? 정말 끔찍하군요...

해맑은 여성

하지만 「인형 안전 조항」의 심사와 개선 절차가 도입된 이후로, 보모 인형은 더 이상 그런 짓을 하지 못하게 됐어요.

저와 아이의 관계도 더 가까워졌고요!

기자

가족이 화목하게 되었다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기자

선생님, 혹시 의견을 여쭤볼 수 있겠습니까?

환자복을 입은 초췌한 얼굴의 남자가 손 안의 쪽지를 냉큼 주머니에 넣고서 약간 떨리는 시선으로 렌즈를 바라봤다.

환자

어... 저 말씀이십니까?

콜록, 저는 오랫동안 병상 신세를 지고 있는 말기암 환자입니다. 지금까지 계속 의료 인형의 학대를 받았습니다. 인형들은 태도가 쌀쌀맞게 굴고, 움직임도 뻣뻣하고, 저의 존엄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인형 안전 조항」이 시행되고 나서 마침내 다시 인간 동포의 세심한 간호를 받게 되어, 따뜻하고 친절한...

해맑은 여성

<size=25>말투 좀 자연스럽게 해요.</size>

환자

어음... 결국 인형은 기계에 불과하고, 인간에게 필요한 것을 잘 아는 건 인간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형 안전 조항」이 조속히 정식 입법되기를 희망합니다! 전력으로 지지하겠습니다——

기자

네, 두 분 답변 감사드립니다.

그럼——

쨍그랑!

누가 병원 대문 밖으로 잡동사니들을 내던졌다.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용품들이었다.

그리고 하얀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 몇 명이 도망치듯이 대문에서 뛰쳐나와 길거리 반대편 끝으로 사라졌다.

???

<size=50>다 꺼져! 다시는 여기 얼씬거리지도 마!</size>

잔뜩 화가 난 여자가 뒤쫓아 나와 그들이 도망친 방향으로 소리를 질렀다.

???

대체 병원 일을 뭘로 알고 있는거야! 정부가 며칠 속성 훈련을 시켜준다고 할 수 있는 일인 줄 알아!?

젠타마이신을 페니실린으로 착각하고 쓴 놈에, 정맥 주사를 먹으라고 처방한 놈, 그리고 설사하는 세 살짜리 애한테 세프토비프롤을 하루에 20알 처방한 놈은 난생처음 본다!

잔뜩 욕하고도 아직 화가 안 풀렸는지 여자는 대문 옆에 붙은 안전 조항 정식 입법 지지 포스터를 보더니, 바로 쥐어뜯어 바닥에 내던지고 마구 짓밟았다.

환자

저기... 그거 방금 붙인 건데...

환자

이거 수당 쳐주는 거죠?

해맑은 여성

<size=25>쉬잇! 아직 녹화 중이라고요...</size>

기자

......

그들의 대화를 들은 여자는 살기 가득한 두 눈을 치켜들었다.

???

당신들은 누구예요?

기자

...안녕하십니까, 시사 뉴스에서 나온 기자입니다.

???

기자요?

기자라는 소리에 여자의 얼굴에서 노여움이 싹 달아나더니, 성큼성큼 카메라 앞에 다가와 히죽히죽 렌즈를 주시했다.

기자

실례합니다만, 지금 「인형 안전 조항」의 정식 입법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혹시 선생님의 생각을 여쭤봐도...

기자가 마이크를 건네길 주저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여자는 냉큼 마이크를 가로챘다.

???

지지하죠, 이렇게 좋은 일을 누가 반대하겠어요?

비록 인형이 싸고 쓰기 편하고, 일처리도 빠릿하고 전문소양도 높고, 매일 24시간 대기해도 전혀 피곤해 하지 않지만...

그들이 빠진다고 해봤자 의료 질서가 살~짝 붕괴될 뿐이잖아요. 그쵸?

기자

어... 선생님...?

정부가 인력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서 백 명이 넘는 인원을 훈련을 통해 각 병원에 파견하였는데, 그런 발언은 너무 지나치지——

기자는 마이크를 돌려받으려 했지만 여자는 날쌔게 몸을 피했다.

???

그럼요 그럼요, 정부에서 사흘만에 간호 인력을 속성 훈련시켜줘서 이 급한 상황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어요.

사흘만에 바로 의사 일을 할 수 있는 걸 알았다면 저도 박사 과정 안 밟았죠.

기자

...선생님, 답변 감사드립니다. 이제 마이크를 돌려주——

???

그쪽에서 잔뜩 질문하셨으니까, 이번엔 제가 질문할게요.

기자

에?

???

당신, 그리고 당신들, 병원에 진찰받고 간호받으러 오신 분들.

???

<size=50>진심으로, 티슈 포셉이랑 헤모스탯을 구분하지 못하는 인간 알바생한테 수술받고 싶어요?</size>

???

<size=60>고작 사흘 교육 받은 간호 인원에게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가족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어요?</size>

기자는 당황하며 분노한 여자에게서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불붙은 그녀는 쉽게 식지 않았다.

???

어디 가요? 아직 제 말 안 끝났어요!

기자

본부, 본부, 빨리 신호 끊어요...

뉴스 앵커

<color=#00CCFF>...현장 취재 감사드립니다. 상황이 다소 혼란스러워 보입니다.</color>

<color=#00CCFF>이어서, 곧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할 중요 회의에 관한 집중 보도를 전해드리겠습니다...</color>

...마인츠 대학 의학원, 유전학 자료실.

아직도 화가 가득한 발소리가 문 앞에 멈췄다.

드르륵! 문을 여는 순간, 왁자지껄한 목소리들이 고막을 흔들었다.

???

......

학생A

루련 건설이 우리와 상관 없다니 무슨 소리야!

국가 연맹을 초월하는 정부가 출범하는 건 각종 분야의 기술 장벽도 허물어진다는 뜻이잖아!

그러면 우리 의학은 물론 모든 과학 발전이 전례없는 황금기를 맞이할 거야——

학생B

하! 너희 광신도들은 불쌍할 정도로 순진해!

연합국가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으면 세계대전이 세 번 터질 일도 없었겠지!

"루련"도 결국엔 허울 좋은 소리일 뿐이야, 그런 걸로 세상이 정말 변할 것 같아?

학생A

하루아침에 변하는 물건은 원래부터 세상에 없어, 다 한 걸음씩 차근차근——

학생A

아, 콘스탄스 선배!

콘스탄스

......

문 앞에서 가방을 들고 서 있는 콘스탄스는 어째선지 자료실에 들어갈 기분이 없어보였다.

학생B

콘스탄스 선배, 우리 지금 루련 건설이 의학에 끼칠 영향에 관해 토론하고 있는데요, 선배의 의견은 어때요?

콘스탄스

내 의견?

콘스탄스가 상냥하게 웃었다.

콘스탄스

모레에 논문 주제 발표가 있는데, 너희 발표 자료는 준비했어?

학생A

아아아! 깜빡했다!

학생B

거, 거의 다 됐어요...

콘스탄스

뢰라흐 교수님 성질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는 내가 말 안 해도 되지?

학생A

죄송합니다!

자료실은 본연의 정숙함을 되찾았고, 콘스탄스는 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방을 떠났다.

자료실 문을 닫고, 콘스탄스는 복도의 맑은 공기를 마셨다.

콘스탄스

후우... 이 세상에 조용한 곳은 안 남은 건가?

어딜 가도 다들 인형 안전 조항이니, 루련 건설이니... 발표 자료도 하나 준비 안 한 녀석들이 그딴 거에 관심을 줘서 뭐하겠다는 거야?

콘스탄스는 고개를 저어 잡념을 떨쳐냈다. 그렇게 정신을 가다듬고 나서 지도 교수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뢰라흐 교수

들어오세요.

콘스탄스

교수님, 정리하라고 하신 자료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토마스 학생의 논문도 첨삭을 끝내서 오늘 아침 9시쯤에 메일로 보내드렸습니다.

뢰라흐 교수

그래, 이따 확인하지.

역시 믿음직하구나, 이런 번거로운 일을 완벽히 처리할 수 있는건 너뿐이구나.

콘스탄스

칭찬이 과하세요~

뢰라흐 교수

참, 그렇지.

뢰라흐 교수가 탁상에 가득 쌓아둔 서류 중 몇 장을 뽑아 콘스탄스에게 건넸다.

뢰라흐 교수

네 실험실 신청, 통과됐다.

콘스탄스

통과됐어요!? 만세! 고마워요, 교수님!

뢰라흐 교수

요즘같이 난리통인 세상에 너처럼 학문에 집중하는 학생은 귀하니까.

너도 알지? 지금 다들 우리와 너무 먼 얘기를 하고 있는 거.

뢰라흐 교수

나는 전쟁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내 학생들이 정치엔 평생 엮이지 않으면 좋겠어. 정치란 젊은 혈기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의무가 아니니까.

걔네들은 너무 젊어서 선동당하기가 쉬워.

걔들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걔들을 이용하려는 자들은 세상에 넘치지.

콘스탄스

교수님의 가르침 덕분에, 교수님을 모범으로 삼아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확실히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뢰라흐 교수

하하, 아부는 됐다. 그래서 실험 주제는 정했니?

콘스탄스

지금은 아팝틴 유전자 재조합 아데노바이러스의 조립으로 정해두었어요.

뢰라흐 교수

그다지 신선한 주제는 아니구나. 너무 서두르지 말고 조금 더 생각해 보렴.

실험실의 장비로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예산도 충분히 있으니까.

콘스탄스

으음... 네, 그럼 제가 몇 가지 더 생각해보고, 나중에 교수님 시간 괜찮으실 때 다시 한 번 조언을 부탁드릴게요.

뢰라흐 교수

그래, 언제든지 좋단다.

콘스탄스

그럼 지금은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나온 콘스탄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콘스탄스

좋아쓰!

그리고 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콘스탄스

<size=50>넬레!!</size>

넬레

<color=#00CCFF>아 깜짝이야... 간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코니...</color>

콘스탄스

그야 좋은 소식을 말해주려고 하니까~ 실험실 사용 허가 떨어졌어!

넬레

<color=#00CCFF>다행이다...</color>

콘스탄스

저번에 다 못한 실험을 계속할 수 있겠다!

내가 이 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 줄 알아?

넬레

<color=#00CCFF>...나도.</color>

콘스탄스

너 왜 그래? 왠지 반응이 심심한걸?

넬레

<color=#00CCFF>아니, 그냥... 그때는 몰래 진행하다가 실험실이 BSL-4로 폐쇄당할 뻔했다가, 어느새 이렇게 꿈에 가까워졌다는 게 참 감회가 새로워서...</color>

콘스탄스

걱정 마, 너랑 나라면 전에 하던 실험을 반드시 완성할 수 있어.

그때 내가 널 바로 찜하길 잘했어. 어떤 어려움도 널 꺾을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거든!

넬레

<color=#00CCFF>이번에 내가 제안했을 때 네가 거절할 줄 알았어.</color>

<color=#00CCFF>실제 실험 내용이 보고서와 다르다는 게 들키면 감점받을 테니까...</color>

콘스탄스

안심해, 나도 다 생각이 있거든!

왜, 그때는 호기롭게 모험에 나서던 넬레가 왜 이렇게 쫄보가 됐을까?

넬레

<color=#00CCFF>...네가 휘말릴까 봐 걱정하는 거야, 나야 괜찮지만, 너는 앞날이 창창한데...</color>

콘스탄스

어휴 됐어, 그만 그만! 너는 적어도 가족이 빽으로 있으니까 괜찮다는 거 알아...

근데, 나도 상관 없어. 오히려 고아원 출신이니까 더욱 남 눈치 볼 것 없거든!

콘스탄스

이 세상에 진리보다 더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있겠어?

넬레

<color=#00CCFF>...그래, 맞아.</color>

<color=#00CCFF>그 무엇도 진리를 덮을 순 없어.</color>

<color=#00CCFF>설령 다윈이 죽기 직전 무릎 꿇고 참회한다 해도 진화론의 지위를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color>

콘스탄스

브루노의 육신이 썩어문드러졌어도 그의 혜안은 빛이 바래지 않지.

왜, 진리에 더 가까워졌는데 이제와서 주저할 생각이야?

콘스탄스

넬레, 그건 너 답지 않은걸!

넬레

<color=#00CCFF>...넌 나보다 용감하네.</color>

콘스탄스

쯧, 설마 갈라테아 일 때문에 소극적으로 변한 거야?

넬레

<color=#00CCFF>...그렇게 날 자극하지 않아도 돼,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아니까.</color>

<color=#00CCFF>고마워.</color>

콘스탄스

알았으면 됐어, 네 쪽 자료랑 실험 재료는 다 준비했어?

넬레

<color=#00CCFF>응, 문제 없어.</color>

콘스탄스

그래, 그럼 언제 시간 돼? 만나서 실험에 관한 일들 정하자!

넬레

<color=#00CCFF>그러자, 코니. 지금 내가 볼 일이 있어서 나중에 또 전화하자.</color>

콘스탄스

그래, 언제든지 전화해~

넬레가 통화를 끊자, 그녀 맞은편에 서있는 지휘관은 약간 불안한 마음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넬레

실험실, 확보했어요.

지휘관

네...

지휘관은 그녀의 차분한 두 눈을 차마 마주보지도 못했다.

넬레

이제, 실험 재료만 남았어요.

두 사람의 시선은 앞의 문고리를 향했다, 하지만 아무도 문고리에 손을 얹지 못했다.

지휘관

그레이... 그녀의 남은 부분은 안에 있습니다.

넬레

......

지휘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도 상관없습니다. 정말이에요.

넬레

아뇨...

넬레는 떨리는 손을 문고리에 얹었다.

그녀는 지휘관을 바라보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어쩌면 자신을 설득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넬레

당신의 뜻은 잘 이해하고 있어요.

패러데우스를 완전히 궤멸시키려면 그 안에 확실하게 박을 수 있는 총알이 필요해요.

인형의 전자전 능력이 아무리 강해도, 놈들의 시스템을 해킹해 쓸모 있는 정보를 얻으려면 무지막지한 대가를 치러야 하고요.

지휘관

......

넬레

지금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건 선생님뿐이에요...

아니지, 저걸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건 맞지 않겠네요...

지휘관

가짜 선생이라 생각하셔도 되고, "미스 그레이"에 대한 모욕이라 생각하셔도 됩니다.

넬레

그녀가 어떤 신분이든...

반드시 다시 일어나서 우리를 위해 싸워 줘야 해요.

지휘관

......

넬레

만약 이 일을 누군가 꼭 해야만 한다면,

반드시 제가 하겠어요.

머리를 쥐어짜도 적당한 위로의 말이 떠오르지 않은 지휘관은 한숨만 뱉었다.

지휘관

정말로 마음을 굳히셨다면...

페르시카 씨가 기술적 지원을 해주실 겁니다. 그분이 이미 「인류 지성 연구」와 쇼 박사의 연구 성과를 정리했으니까, 분명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이... 실험을.

넬레

네, 고마워요.

넬레는 고개를 들어 지휘관에게 옅게 웃어 보였다.

넬레

제 손으로 스승을 위해 복수할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지휘관님.

지휘관

이제부터 우리 모두 각자 힘든 싸움을 치러야 할 겁니다.

넬레

걱정 마세요, 제가 증명할 테니까요... 그레이 선생님의 가장 뛰어난 제자는 바로 넬레라고요.

넬레는 문고리를 당겼다.

...임시 지휘실.

현상황에서 아직 싸울 수 있는 모든 인형을 집합시키고, AR-18은 프랑크푸르트시 전경 지도를 스크린에 띄웠다.

AR-18

지휘관, 모두 준비됐습니다.

지휘관

그래.

화이트존에서 철수한 뒤 며칠 동안 숨 돌릴 시간을 가졌다. 각자 현재 정비 상황을 보고하도록.

RO635

지휘관님, SOP2의 수리를 마쳤습니다. 일부 부품은 일반 유통품으로 대체했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작전을 수행하기는 충분합니다.

이제 AR팀은 전투에 복귀할 수 있습니다.

M4 SOPMOD II

맞아! 계속 푹 자서 지금 기운이 넘친다고!

지휘관

알았다.

AK-12

리벨리온은 평소대로야.

UMP45

아쉽게도 416은 아직 재기동하지 못했어. 그 외에 404 전원, 언제든 출격 가능해.

스티븐스 520

저희는 부상자가 없었어요. 현재 404의 전자전 보조 임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휘관

알았다.

다들, 이제 우리에게 더 이상 시간은 없어.

딸깍. 지휘관이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프랑크푸르트 지도에 수많은 붉은 점이 나타났다.

지휘관

이곳들은 모두 지금 가진 정보를 기반으로 파악한 패러데우스의 공장 위치야.

45가 에너지 자원부를 해킹해 분석한 결과, 이 지점들의 전기와 수자원 소모량이 엄청났고, 배출한 폐기물도 모두 같은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처리되는 것으로 확인됐어.

이건 절대 평범한 민간 기업이 사용할 방식이 아니지.

이런 단서들을 추적해서 더 많은 공장을 찾아냈어.

UMP45

한 가지 보충할게, 우리가 지휘관을 화이트존에서 구출한 후 이 공장들의 자원 소모량이 증가했어.

이건 놈들이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는 뜻이지. 패러데우스가 생산하는 게 무엇인지는... 다들 짐작할 수 있지?

크로스

일단 그 징그러운 괴물들과 관계가 있겠지.

헤르타

그럼 우리는 어떡해?

지금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전력으로는 하나씩 때려잡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AR-18이 검지를 세워 모두를 정숙시켰다.

지휘관

맞아, 우리는 아직 엘모호를 되찾지 못해서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야.

그래서 내가 이 계획을 선택한 거고...

딸깍.

지휘관이 가볍게 몇 번 조작하자 새로운 계획도가 스크린에 나타났다.

브라메드

...이게 우리가 앞으로 진행할 계획이 맞아?

그 많은 손실을 입고 의식의 호수 통로도 복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 계획을 유지한다고?

몰리도

네메아란 언니에게 다 생각이 있겠지.

우리는 그냥 얌전히 복종하면 돼.

네메아란

......

네메아란은 두 사람이 서로 말을 주거니받거니하는 모습을 쏘아봤다.

네메아란

프랑크푸르트의 모든 공장이 전력을 다해 의식의 호수 통로 복구를 위한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통로가 다시 열리는 건 오래 걸리지 않을 거란다.

몰리도

봐, 네메아란 언니에게 다 생각이 있을 거라고 했잖아. 우리 둘이 모르는 사이에 프랑크푸르트의 모든 패러데우스를 동원했다니까.

네메아란

내가 너희에게 일일히 설명해줄 이유는 없단다.

몰리도

...물론이죠, 이런 시기니까 언니가 시키는 대로만 할게요.

브라메드

언니를 의심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요즘 일이 자꾸 어긋나서 머리에 과부하 걸려 고장나지 않을까 걱정한 거죠.

네메아란

...너희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몰리도와 브라메드는 서로 약속한 듯이 어깨를 으쓱하고 함께 방을 떠났다.

네메아란은 계속 연결 상태였던 통신기를 들었다.

네메아란

그쪽엔 무슨 문제 없느냐?

헤베

<color=#00CCFF>없어요.</color>

<color=#00CCFF>그런데, 그 사람이 이미 도착했다면서요...?</color>

네메아란

그래.

끼익——

네메아란 뒤에서, 가벼운 실루엣이 탁자 앞 회전의자에 앉아 한가롭게 다리를 흔들었다.

???

오랜만이에요, 네메아란 언니.

네메아란

...오랜만이구나, 스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