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립된 숲
EP.15.5 · 고립된 숲

산자는 비밀을 지키다

공연은 막을 내리고 배우들은 각자 상장을 받고 무대에서 내려갔다.

-72-A-26

1 / 97
전체 대사 보기 (79줄)

오펜바흐구의 공업 단지.

쌀쌀한 도로 위로, 여러 취재 차량들이 경주하듯 같은 방향으로 내달렸다.

끼이이익!

깔끔하게 차를 세운 취재진들은 부리나케 서로 더 좋은 촬영 지점을 차지하려고 경쟁했다. 그리고 그들이 도착함과 거의 동시에 10명이 넘는 제복 차림의 슈타지 요원들이 공장을 드나들어, 화물 상자를 하나씩 꺼내어 카메라가 촬영 가능한 범위에 놓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마치 기획된 공연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기자

저는 지금 오펜바흐구 공업 단지 앞에 나와 있습니다, 제 뒤에 있는 건물은 경영난으로 수개월 전 폐업을 신고한 공장입니다.

폐업 전, 이 공장의 주요 생산품은 전동 휠체어 등의 재활치료 용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입수한 소식에 따르면, 문을 닫았을 터인 이 공장의 생산 라인이 며칠 전부터 재가동되었습니다. 그런데 생산된 것은 재활치료 용품이 아닌 높은 살상력을 지닌 무기였다고 합니다.

이어서 카메라가 기자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렌즈를 돌렸다. 슈타지 요원들은 여전히 공장에서 빈틈없이 밀봉된 화물 상자를 꺼내고 있었다.

기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슈타지는 현재 불법 폭발물 제조, 공공 안전 질서 위해, 국가반역죄 등의 여러 혐의를 적용해 이곳을 포함한 오펜바흐구 공업 단지 내 8곳의 공장을 기습 단속했습니다.

해당 공장들은 모두 비밀리에 "이아손의 상자"라는 무기를 생산하고 있었으며, 바로 이 무기가 수개월 전 베를린 폭파 사건과 근일 프랑크푸르트의 연속 폭발 사건과 관계되었다는 확실한 증거도 입수했다고 합니다.

슈타지의 대변인은 현재 공장 책임자를 구속해 취조 중이라 밝혔습니다. 본 방송국은 해당 사건의 추이를 소식이 들어오는 대로 계속 보도해 드리겠습...? 앗, 저기! 카메라!

그때, 기자의 뒤로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현장에 있는 모두의 이목이 그곳으로 집중됐고, 카메라도 바쁘게 상황을 추적했다.

멀리 공장 안에서 의료 인원 몇 명이 들것으로 누군가를 이송하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포착됐다.

들것에 실린 남성은 얼굴이 모포로 가려졌고, 들것 밖으로 늘어진 그의 팔에는 가혹한 고문의 흔적이 낭자했다.

쿵.

구급차의 문이 닫히자마자 바깥 취재진들의 소음이 차단됐다.

Q

......

차에 시동이 걸리면서 가볍게 흔들린 것 외에는 꿈쩍도 않는 들것을, Q는 매정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Q

언제까지 연기할 거야?

그 말에 들것 위의 남자가 벌떡 윗몸을 일으켜, 얼굴을 덮은 수건을 내던지고 잔뜩 인상을 구긴 채 팔에 발라진 인공 혈액을 닦아냈다.

J

아니 어떻게 이제서야 구하러 와요?

Q

......

J

요 며칠 동안 제가 얼마나 죽을 맛이었는지 알아요?

Q는 눈썹을 들썩이기만 하고 다 식어버린 커피를 단숨에 비웠다.

Q

이 정도로 만족하셔, 원랜 아무도 너 구할 생각 없었으니까. 지휘관의 완벽한 계획 아니었음 아마 다음 "J" 요원이 입대했을 거야.

J

......

Q

아 참, 그동안 너 돌봐준 넬레 씨한테 마지막으로 문자나 보내.

J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Q

넌 연기력부터 더 키워야겠다.

본부로 돌아가면 네 사적인 연락 채널 전부 없애.

J

저 표창해 준다면서요?

Q

그거야 매스컴한테 한 말이지. 설마 진짜로 믿었어, 대영웅 J 요원님?

J

......

J는 눈을 부라리면서도 얌전히 Q가 건넨 새 통신기를 받았다.

지휘관은 리벨리온이 보낸 정보를 확인했다.

AK-12

<color=#00CCFF>새 니토의 완전한 정보를 입수했어. 놈의 코드네임은 "헤베"야.</color>

AK-12

<color=#00CCFF>그리고 또 하나 나쁜 소식은, "헤베" 말고도 프랑크푸르트에 고위 니토가 한 명 더 숨어 있어. 녀석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몰라.</color>

지휘관

금방 알아낼 거야... 그놈의 정보까지 입수하고 나면, 마지막 그물을 올릴 준비를 하자.

그리고 내려놓은 통신기가 바로 다시 울렸다.

이를 확인한 AR-18이 커피를 한 잔 더 따랐다.

AR-18

지휘관, 크루거 씨의 통신입니다.

지휘관

뭣...?!

지휘관은 펄쩍 뛰며 통신기를 들었다.

지휘관

크루거 씨?

크루거

<color=#00CCFF>나일세.</color>

지휘관

드디어 크루거 씨의 통신을 받는군요...

그렇다면, 이제 모두 안전한 겁니까?

크루거

<color=#00CCFF>그래, 지금 막 석방됐네.</color>

지휘관

다행입니다!

크루거

<color=#00CCFF>그리고 훈작사에게 들었네, 슈타지와 손잡고 패러데우스의 "고치" 계획을 무력화했다고?</color>

지휘관

예, 놈들의 수뇌 라플라스도 사살해서, 이제 윌리엄만 남았습니다.

크루거

<color=#00CCFF>...내 진심으로 자네가 자랑스러워.</color>

지휘관

윌리엄도, 패러데우스의 잔당까지 전부 해치운 다음, 두 분을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크루거

<color=#00CCFF>"집"이라... 그것도 좋지.</color>

크루거

<color=#00CCFF>지휘관, 돌아가면 함께 그리폰을 재건하세.</color>

지휘관

......

크루거

<color=#00CCFF>기지가 수일간 불타서 지상에는 남은 것도 거의 없지만...</color>

<color=#00CCFF>그래도 최근 그 불이 마침내 꺼졌다는 소식을 들었네.</color>

<color=#00CCFF>재건하기에 적절한 시기야, 우리가 바라는 대로 그리폰 기지를 새롭게 건설하세.</color>

크루거

<color=#00CCFF>그리고 지휘관, 자네를 우리의 일원으로서 초대하고 싶네. 고용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가족으로서.</color>

창밖의 고요한 야경을 바라보며, 지휘관의 마음에 여지껏 없었던 정적이 찾아왔다.

지휘관

...네, 크루거 씨. 바라 마지않던 일입니다.

호출받은 Q가 로미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러자마자 그녀의 손에 커피 한 잔이 쥐어졌다.

파인 호프만

축하합니다 Q 요원, 찬란한 실적이 또 하나 늘었군요.

국장님께서 쏘는 겁니다.

Q

고마워요 국장님, 드디어 커피 한 잔 얻어먹네요.

로미

커피는 마음껏 마셔. 휴가는 더 미뤄야겠지만.

Q

네에네에 저도 그 정도 눈치는 있다고요.

Q는 가볍게 답하며 로미에게 정리한 보고서를 건넸다.

Q

이번 작전으로, 패러데우스의 생산품을 다수 노획했어요. 부품에서 무기, 그 "이아손의 상자"까지... 상세 목록은 뒤에 첨부해 뒀어요.

그리고 모든 이아손의 상자 생산 라인도 점거했습니다. 일부가 파괴되긴 했는데, 각 라인의 자세한상황도 첨부 자료 보시면 돼요.

Q

그리고――?

Q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로미가 대뜸 보고서의 클립을 떼더니 몇 장을 빼 탁상에 내려놓았다.

그걸 Q가 스윽 훑어보니, 패러데우스의 최고 기밀 실험실, 코드네임 "체리 가든" 관련 보고 내용이었다.

그리고 옆의 호프만은 그걸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파쇄기로 집어넣었다.

Q

국장님...? 그 부분은 수정하나요? 아니면...

로미

언급 불필요.

Q

네.

로미는 남은 보고서에 다시 클립을 끼우고 Q에게 돌려주었다.

로미

이따 누가 인수인계하러 올 거야.

......

네메아란이 사무실의 대문을 열었다.

프레디

SED 주석 사무실입니다, 누구십——?!

비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프레디

무, 무슨 일로 직접 여기 오셨습니까...? 주석님은――

네메아란

안심해라, 비밀 통로로 와서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았고 오는 길의 감시 카메라 영상도 전부 처리했으니.

지금은 잡다하게 설명할 시간이 없어.

당장 주석을 만나야겠다.

프레디

...주석님은 현재 부재중이십니다.

네메아란

......

한참을 침묵하다, 네메아란은 천천히 응접실의 소파에 앉고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네메아란

전달해라, 라플라스가 죽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