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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5 · 고립된 숲

피지 못한 일생 Ⅱ

이것은 사나의 가장 즐거운 때다, 안나 언니 집으로 가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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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PACC78493721872567, 디코딩...

삑.

베슬란 제6초등학교 감시 영상이 재생되었다.

교사

...사나, 지금 6시 35분인데, 어머니에게 면담 시간이 6시라고 말 안 했니?

사나

죄송해요, 선생님... 엄마가 일이 바빠서...

교사

네 어머니는 제1중학교에서 교사로 일하시잖니? 선생님 친구도 거기서 일하는데 진작에 퇴근했다던데?

사나

......

사나는 얌전히 의자에 앉아서 자신의 발끝만 바라봤다. 교사는 한숨을 쉬고 몇 번을 걸어도 받지 않는 통화기를 내려놨다.

교사

개학할 때 한 번 뵌 뒤로 네 어머니를 다시 뵌 적이 없어.

홀어머니로서 교직 생활이 힘든 건 알지만... 그래도 같은 교사끼리 학칙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사나

......

교사

듣기론 네 어머니는 성적이 뛰어난 모범생은 신경 안 쓰면서 반 꼴지인 문제학생만 챙겨 준다던데.

사나

......

교사

그 관심의 절반만큼이라도 너한테 쏟았으면 얼마나 좋으려나.

교사는 얇은 필기장을 펼쳤다.

교사

가장이 오지 못한다면 너와 소통하는 수밖에, 네 어머니한텐 따로 쪽지를 써줄게.

가서 어머니한테, 학부모 회의에 여러 차례 결석해서 학교위원회가 매우 안 좋게 보고 있다고.

사나

네...

교사

사나, 넌 러시아어 실력이 정말 빠르게 늘고 있어, 이제 수업이나 일상대화도 별 문제가 없어.

이번 학기 러시아어 작문도 아주 잘 썼고, 국어 선생님이 특별히 칭찬해달라고 하시더라.

사나

...감사합니다.

교사

그리고 이번 학기 모든 과목 성적이 A, 정말 훌륭해.

특히 수학은 만점이고.

하지만 체육 성적은 0점이야. 체육 선생님이 네가 모든 단체수업에서 빠졌다고 하셨어.

사나

......

교사

다른 애들과 잘 어울려야지, 많은 친구들이 나한테 네가 항상 혼자 다니고 단체수업할 때도 모습이 안 보인다고 해.

자기만의 세상에서만 살 순 없어, 다음 학기엔 좀 더 적극적으로 친구도 사귀고 그러렴.

사나

하지만 선생님...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던 사나가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교사를 마주봤다.

사나

다들 절 싫어하는걸요...

제가 가까이 가면 모두 저를 보고 더러운 미국 스파이라고 욕하고...

실수로 옆을 지나가면 사납게 절을 밀쳐서 넘어뜨려요...

교사

......

교사는 눈썹을 살짝 들썩이고, 바로 페이지를 넘겨 사나의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를 덮었다.

교사

다른 일은 없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사나

네, 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마치 태엽을 감은 인형처럼, 방금까지 울상이던 사나가 의자에서 폴짝 뛰어내려 책가방을 메고 밖으로 달려갔다.

교사

어머니께서 마중 안 나오셨잖아, 어디 가려는거니?

사나

안나 언니네 집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