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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21 · 한푼차이

불꽃 피어나는 순간

처절한 외침을 뒤로 지휘관은 추운 겨울 밤으로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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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일 오후 8시, 기지 인근의 정거장.

방송

<color=#00CCFF>크리스마스 특별 이벤트가 30분 후 종료됩니다. 이벤트 참가자는 보유한 성탄 코인을 미리 스캔하여 최종 집계에 협조해 주십시오.</color>

<color=#00CCFF>30분 후, 성탄 코인의 집계를 마치면 카페에서 최종 우승자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참가자는 전원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color>

반복 재생되는 방송을 들으며, 인형들은 들뜬 마음으로 카페로 향했다.

그리고 여전히 인파가 오가는 정거장에서, TMP는 발을 동동 구르며 K2와 통신이 연결되길 기다렸다.

TMP

으으... 얼른 받아요 대장...

기다리면서, TMP는 통신 기록을 열어봤다.

M950A, 썬더, K2, AEK-999, M950A...

방송처럼 이쪽도 반복되는 통신 연결 실패 기록뿐이었다.

TMP

모두... 어디 간 거예요오...

TMP가 제풀에 지쳐 계단에 앉았을 때, 드디어 통신기가 연결음을 냈다.

TMP

대장!

K2

<color=#00CCFF>TMP? 미안해, 내가 좀 바빴거든.</color>

TMP

오늘 밤도 바빠요...?

K2

<color=#00CCFF>응, 바빠. 헤헤...</color>

TMP

그, 그치만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날카로운 급정거 소리가 TMP의 말을 끊었다.

K2

<color=#00CCFF>아 진짜 운전 똑바로 안 해!?</color>

<color=#00CCFF>TMP, 일단 끊을게. 나중에 얘기하자.</color>

TMP

네에...

TMP는 통신기를 쥔 손을 축 늘어뜨리고, 쌀쌀한 겨울 바람을 맞으며 통화 내용을 되새김질했다.

같은 시각, 벌써부터 시끌벅적해진 카페 앞.

안이 이미 몰려든 사람들로 가득 차서, 수오미와 RFB는 문 앞에 서 있어야 했다.

수오미는 TMP가 떠난 방향에서 고개를 돌려, 다시 RFB에게 물었다.

수오미

정말 같이 안 가봐도 될까요? 엄청 속상한 눈치던데.

RFB

괜찮아. 잠시 혼자 있게 해 주자.

수오미

......

둘은 입을 다물었고, RFB는 게임기를 꺼내 편한 자세로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수오미

RFB?

RFB는 독특한 디자인의 이어폰을 쓰고 있어, 수오미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했다.

수오미

......

RFB, 사실 당신에게 할 얘기가 많아요.

RFB는 그저 능숙하게 게임기의 버튼을 두들겼다.

수오미

제일 먼저...

그때 같이 파티를 맺어 주고, 딜러 역할도 양보해 줘서 고마워요.

당신과 함께 게임해서 정말 즐거웠어요.

상대가 전혀 듣지 못해도 마음속에 담아 뒀던 말을 하고 나니, 수오미는 해방감이 드는 동시에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같은 시각, 카페 근처의 복도.

M21과 M14는 카페에 사람이 바글바글한 것을 보곤 그냥 숙소로 돌아가 생중계를 보기로 결정했다.

M14

우와아... 오늘 밤 지인짜 요란하다. 우리도 지휘관님이랑 카페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하지만 저래서는 지휘관님 곁에는커녕 카페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겠어.

역시 다음 기회에 말해야겠다. 괜찮지, M21?

M21

어... 응, 그래...

M14

M21, 정말 괜찮은 거 맞아? 요 며칠 내내 제정신이 아닌 거 같아.

M21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M14

...진짜 무슨 일 있으면 꼭 우리한테 말해야 한다?

M21

응.

M21이 망설이다 걸음을 멈췄다.

M21

저... M14? 그게――

그리고 고개를 들어 말을 이으려던 그때, M14가 대뜸 M21의 입을 틀어막았다.

M21

으읍!?

M14

쉬잇...! 저기 봐봐!

헬리안 씨야, 엄청 취한 헬리안 씨!

M14

앗, 계단에서 미끄러졌어!

M14이 구경하다 말고 계단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M21

어, 야! 어휴 참...

이젠 아예 자포자기한 듯 힘없이 외치며, 쓴웃음을 짓는 M21도 M14의 뒤를 따랐다.

M21

<color=#A9A9A9>하하... 이거 아무래도 평생 못 말하겠네...</color>

마찬가지로 같은 시각, 기지의 어느 복도.

음산한 분위기의 어두운 복도에서, 한 그림자가 또 다른 그림자를 기습해 잡아 눌렀다.

CAWS

오랜만이다.

Px4 스톰

윽... 응, 오랜만이야.

그런데 이렇게 격하게 인사할 필요는 없지 않아?

Px4 스톰은 자신을 꽁꽁 묶은 선물 포장 끈을 살펴봤다. 기억이 맞다면, 자신이 CAWS를 포박했던 바로 그 끈이었다.

CAWS

이렇게 안 하면 얌전히 말을 듣지도 않을 테니까.

Px4 스톰

아무래도, 이제부터 내가 듣기 싫어할 말을 할 셈인가 보네.

CAWS

그 성탄 코인들이 어디 갔는지부터 말해.

네가 점수 집계하러 가져가지 않았다는 거 아니까 헛소리할 생각 마.

Px4 스톰

그래, 집계하러 가지 않았지. 하지만 너한테 얘기해 줄 생각은 없는데.

CAWS

뭐, 어차피 알아냈으니까 됐어.

Px4 스톰

......

CAWS

코인뿐만 아니라, 한 달 전의 그 임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Px4 스톰

뭐야, 다 알아냈어...?

CAWS

모두에게 있는 그대로 말해 주겠어.

Px4 스톰

지금 협박하는 거야?

어둠 속에서 차갑게 식은 공기가 일렁였다.

같은 시각, 기지의 근처.

100식과 FP-6는 지휘관의 지시를 받아 불꽃놀이 발사 장소를 확인하러 왔다.

FP6

OK, 체크 리스트 다 채웠다. 어휴 힘들다...

발사기는 네가 갖고 있지?

100식

네! 발사기도 아무 이상 없어요!

FP6

그래, 지휘관한테 연락해서 언제 쏘아 올릴지 확인하기만 하면 되겠다.

100식

혹시 모르니까 위에 가서 다시 점검할까요?

FP6

나쁠 거 없지.

100식은 발사기가 손에 있는 걸 다시 확인하고, 힘차게 다시 지붕 위로 올랐다.

여기에 설치된 폭죽은 이미 몇 번이고 확인했음에도, 영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어쩌면 이것이 그녀가 FP-6와 2인 1조로 수행하는 마지막 임무일지도 모른단 걱정 때문이었다.

100식

위치, 청사진과 일치. 수정된 흔적 없음.

설치된 폭죽도 눈에 젖지 않고 건조함. 기능에 이상 없음. 응!

FP-6! 확인 끝났――

100식이 몸을 돌리다, 미끄럼 방지 조치를 안 한 신발로 처마의 얼음을 밟고 말았다.

100식

꺄악!

FP6

<size=50>100식!</size>

미끄러져 넘어진 100식은 그대로 지붕에서 떨어졌다.

100식

살려 주세요!

FP6

괜찮아! 네 밑에 있어!

쿠웅!!

세상이 뒤집히는 충격과 함께, 100식의 눈에는 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눈밖에 보이지 않았다.

12월 25일 오후 8시, 시끌벅적한 카페.

카페에 모인 인형들은 모두 30분 후 발표될 이벤트 집계 결과를 기다리느라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허니뱃저

베이트, 코인 좀 어떻게 더 훔쳐와 봐! 집계 곧 끝난단 말이야!

아멜리

저어... 제 성탄 코인은 이미 다른 사람한테 줬는데, 대신 단추는 안 될까요...?

루이스

아아, 예쁜 애들이 한자리에 너무 많아! 나 이제 승부는 아무래도 좋아~

흥분의 도가니인 인형들에 반해, 피곤함이 역력한 지휘관은 한시라도 빨리 이벤트가 끝나기를 바랐다.

카리나

지휘관님, 요 며칠간 어떠셨어요~? 보람찬 나날을 보내셨나 본데요~?

지휘관

누구누구 씨 덕에 매일 영화 같은 추격씬을 찍었지...

카리나

헤헤헤, 그만큼 인형들이 지휘관님께 고마워한단 뜻 아니겠어요! 다 모두의 마음이라고요.

지휘관

......

<size=25>카리나, 이번 이벤트 정말 아무 탈없이 끝날까?</size>

카리나

물론이죠! 제가 기획한 이벤트가 실패한 적 있어요?

지휘관

.....

지휘관

하긴, 너한테 맡기면 언제나 안심이긴 해.

카리나

우와... 지휘관님, 그렇게나 저를 믿어 주셨어요?

지난번 크리스마스 때의 청구서 건, 아직도 마음에 두고 계시진 않나 했는데...

지휘관

...지나간 일은 그냥 지나가게 두자.

카리나

헤헤헤... 감사합니다 지휘관님, 언제나 저를 믿어 주셔서요.

카리나가 주머니에서 자신의 성탄 코인을 꺼내 내밀었다.

카리나

이미 잔뜩 받으셨겠지만, 제 것도 드릴게요.

지휘관

마음이 담긴 코인이니, 각자 다 의미가 있는 거야.

카리나

그쵸! 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거예요!

지휘관

저번 크리스마스 땐 기지가 폭격 맞은 꼴이었지...?

카리나

윽... 그 청구서 때문에 아직도 삐지셨어요?

지휘관

아니 나무라는 게 아니라... 그냥, 이번엔 좀 더 조심하라고.

카리나

그 일에서 교훈을 얻었다고요. 폭발하기 쉬운 디너게이트도 전부 반입 금지시켰어요!

지휘관

그렇다니 다행이네. 올해는 이벤트가 무사히 끝나길 바라자.

카리나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까 두고보세요~

시간을 확인하고, 카리나가 방송을 켰다.

카리나

<color=#00CCFF>그리폰의 사원 여러분, 모두 모여 주세요! 올해의 크리스마스 이벤트, 다음 코너가 곧 시작――</color>

피유우웅—— 퍼엉——!

카리나가 신호를 내리기도 전에 창밖의 하늘에 폭죽이 솟아올랐다.

카리나

어라라? 에이 뭐 됐나!

카리나

크흠, 시작되기에 앞서 깜짝 코너! 크리스마스 기념 불꽃놀이입니다!

집계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동안 저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감상하세요!

화려한 불꽃놀이에, 인형들은 창가에 모여들었다.

지휘관

뭐야, 저거 우리가 신호 주면 쏘는 거 아니었어?

카리나

지시를 오해한 거 아닐까요?

지휘관

어째 통신 연결도 안 되는데?

카리나

어... 폭죽요정한테 확인하러 가보라 할게요!

같은 시각, 기지의 근처.

굴뚝 옆에 쪼그려 앉은 100식은 속상함과 자책감에 무릎을 꽉 껴안았다.

100식

미안해요...

FP6

네 탓 아니라니까 그러네.

100식과 부딪힌 FP-6은 굴뚝의 구멍에 단단히 끼어버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둘의 통신기가 전부 고장나고 폭죽 발사기도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FP6

적어도 폭죽은 쏘아 올렸잖아.

100식

하, 하지만 지휘관님께 시간도 확인하지 않고...

FP6

돌아가서 제대로 보고하면 되지.

100식

미안해요... 계속 폐만 끼치고...

FP6

너야말로 내가 여기 끼어버려서 너까지 파티 못 가고 있잖아.

게다가 이 며칠 내내 네가 얼마나 날 도와줬는데.

100식

......

저...

100식

......

실은... 제가 Px4 씨를 놓아줬어요...

FP6

......

100식은 여태까지 숨겼던 일을 전부 FP-6에게 털어놨다.

솔직하게 자백하면 조금이라도 자잭감이 사라질 것 같았지만, 하고 나니 오히려 얼어붙은 공기가 더욱 어깨를 짓누르는 기분이었다.

100식

미안해요... 제가 좀 더 착실했으면 점수를 1점 더 받았을 텐데...

그랬으면 FP-6가 이벤트에서 우승했을지도 모르는데...

FP6

코인은 내 알 바 아니야. 애초부터 Px4 그 녀석이 이딴 수작을 잘 부리는 건 알고 있었어.

다만 너까지 구슬려 버릴 줄은 몰랐는걸. 하여간 약아빠진 놈이라니까...

100식

아직 그 우정 나무 아래에 성탄 코인이 있을지도 몰라요, 바로 저기 있으니까...!

FP6

됐대도?

100식

아뇨, 제 잘못을 만회하게 해 주세요!

FP-6의 만류에도 100식은 지붕에서 뛰어내려, 우정 나무로 달려갔다.

그리고 푹신한 흙을 파헤쳐, 자신이 성탄 코인을 담았던 빨간 양말을 찾아냈다.

100식

FP-6! 이것 봐요!

100식이 들떠 FP-6에게 보이려고 양말을 쭉 들어올렸지만, 양말이 이상하게 무거운 것을 느꼈다.

100식

<size=50>돌이 됐잖아?!</size>

FP6

......

100식

죄송해요...

100식은 고개를 떨군 채로 FP-6의 곁으로 돌아왔다.

100식

정말 바보예요... Px4 씨의 새빨간 거짓말을 믿고...

무슨 벌이든 달게 받을게요...

FP6

......

무슨 벌이든 달게 받겠다? 그럼 손 내밀어.

100식은 벌벌 떨며 손바닥을 내밀고, 떨어질 처벌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의 손바닥에 떨어진 것은, 동그랗고 차가운 동전이었다.

FP-6의 성탄 코인이었다.

FP6

받아, 며칠간 열심히 날 도운 벌금이야.

100식

네...?

FP6

코인 모으기는 애초부터 신경도 안 썼어, 그냥 임무라서 적당히 했을 뿐이지.

오히려, 네가 모든 신고를 전심전력으로 처리해서 나한테 동기부여가 됐을 정도라고.

100식, 넌 정말 훌륭한 파트너야. 성탄 코인 쟁탈전을 포기하면서까지 질서유지반이 되어 줘서 정말 고마워.

100식

저... 저야말로 고맙... 고맙... 흑...

100식이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리고 코인 대신 돌멩이가 든 양말을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한참을 꼬옥 쥐고 있던 메모리 카드를 꺼냈다.

100식

...FP-6, 같이 노래 들을래요...?

FP6

좋지.

100식은 눈물을 훔치며 이어폰의 한쪽을 FP-6에게 주고, 음량을 최대로 올렸다.

같은 시각, 기지의 어느 복도.

피유웅—— 펑——!

폭죽이 하나 더 터지면서, 찬란한 불꽃으로 밤하늘을 수놓았다.

그리고 폭죽이 타고 남은 재가, CAWS의 눈앞에 떨어졌다.

CAWS

그 성탄 코인들, 팔아버렸지?

Px4 스톰을 제압한 CAWS가,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Px4 스톰

제법이네, 거기까지 알아내다니.

CAWS

설마 그리폰 인형의 물품을 전문적으로 매입하는 괴짜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

가격을 들었을 땐 나도 흠칫했다니까.

Px4 스톰

미안하지만 그 장사는 단념하는 게 좋아, 이 주변은 내가 꽉 쥐고 있거든.

CAWS

그 상당한 액수의 돈은 어디다 쓰셨을까?

Px4 스톰

입막음 비용을 원하는 거라면, 유감스럽게도 다 써버렸는데.

CAWS

너 같은 구두쇠가 그렇게 많은 돈을 단숨에 써버렸을 리가 없지. 하지만...

CAWS가 쪼그려 앉아, Px4 스톰의 귓가에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

CAWS

<color=#00CCFF>"Px4 스톰 누나요? 자주 보러 와 줘요, 올 때마다 선물도 가져오고요!"</color>

<color=#00CCFF>"Px4 언니가 제일 좋아요!"</color>

<color=#00CCFF>"Px4 언니가 오면 항상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매일 보고 싶어요..."</color>

Px4 스톰

너...!

CAWS

착각 마, 널 미행해서 기지에서 가까운 고아원에 들렀을 뿐이니까.

고아원의 인간 어린이들한테 줄 선물을 사느라 돈을 쓰다니, 웃긴다 정말.

내가 직접 목격하지 않았다면 무슨 말도 안 되는 3류 소설인가 했겠지.

툭하면 다른 애들더러 순진하다 놀려 먹는 녀석한테, 이렇게나 순수한 면모가 있었다니 말이야.

Px4 스톰

......

CAWS

취지가 무엇인지까지는 안 물을게.

Px4 스톰

...고마워.

CAWS

대신 나머지는 스스로 얘기해 봐.

Px4 스톰

뭘 더 말하라고?

한 달 전의 임무에서, 내가 눈사태로 파묻힌 너희를 파내느라 고생한 건 벌써 알아냈다며.

CAWS

응. 그런데 왜 모두한테 안 말했어?

Px4 스톰

말해서 뭐해, 그리폰의 사칙대로 처리하면 됐어.

내가 틈만 나면 부차적인 수입을 챙기려 하긴 해도, 이 직장을 잃을 생각은 없거든.

CAWS

......

Px4 스톰

알았으면 이제 그만 풀어 줄래?

CAWS

너라면 10분도 안 걸릴 거야.

Px4 스톰

어?

CAWS가 차가운 동전 한 닢을 Px4 스톰의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CAWS

메리 크리스마스.

CAWS의 이름이 새겨진 성탄 코인이었다.

Px4 스톰

......

Px4 스톰은 바닥에 엎어진 채로, CAWS의 뒷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

Px4 스톰

하하... 메리 크리스마스.

같은 시각, 그리폰 숙소.

M14와 M21은 잔뜩 취해 곯아떨어진 헬리안을 방에 데려다 눕힌 뒤 숙소로 돌아왔다.

M14

헬리안 씨, 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술을 잔뜩 마셨을까?

계속 미팅이니 터지라니 하던데...

M21

속상한 일이라도 있었나 보지 뭐...

M14

헬리안 씨도 고생이 많구나... 술 깨고 기분 좀 나아지면 좋겠다.

M14는 자신의 침상 옆으로 돌아가 서랍을 뒤졌다.

그걸 바라보던 M21은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그녀의 뒤로 다가갔다.

M21

M14... 만약에, 그냥 만약에 말이야...

네 성탄 코인, 아직 너한테 있다면 말이야...

<size=25>나한테 줄 생각 있어...?</size>

M14

으음... 역시 싫어.

M21

에... 왜...?

M14

더 좋은 선물을 준비했거든.

M21

내가 이렇게――아?

M14가 서랍에서 정성껏 포장된 선물을 꺼냈다.

M14

우리는 말이야, 성탄 코인은 그냥 동전이니까 아무한테나 줘도 된다 생각했어.

하지만 이 선물은 우리가 신경써서 고른, 오직 M21한테만 주고 싶은 선물이야!

M21

흐읍... 고마워 M14!!

M21은 M14를 와락 껴안았다.

M14

그런데, 그렇게 성탄 코인이 갖고 싶었어? M21한테 그거 엄청 뜻깊은 물건이었어?

M21

훌쩍... 응...

M14

음... 그럼, 우리한테 M21의 성탄 코인 주면 안 돼?

M21

물론이――

감정에 북받쳐 외친 그 순간, M21은 자신의 성탄 코인이 어디로 갔는지 생각났다.

M21

...잠깐 화장실 좀 갔다올게.

M14

엥? 왜 또――

쌩쌩 부는 차가운 바람을 뚫고, M21은 주머니에서 물건이란 물건을 죄다 던졌던 창가로 내달렸다.

같은 시각, 카페의 문 앞.

RFB가 머쓱해하며 귀에서 이어폰을 뺐다.

RFB

저기, 수오미? 나 아직 게임기 볼륨 안 올렸는데...

수오미

......

RFB

헤헷, 그래도 고마워!

나도 어~엄청 즐거웠어!

수오미

.....

RFB

저번 게임 모임에서 너랑 같이 놀 때도 엄청 재밌었고!

수오미

...고마워요.

RFB

아이쿠... 이거 분위기상 내 성탄 코인을 너한테 줘야겠네?

RFB가 이마를 툭 치며 자신의 성탄 코인을 꺼내 수오미에게 건넸다.

수오미는 폭발하는 마음을 억누르며, 최대한 태연한 표정으로 성탄 코인을 받았다.

수오미

그럼 저도 보답으로 드릴게요.

수오미의 성탄 코인도, RFB의 손바닥에 놓였다.

수오미

<color=#A9A9A9><size=50>소원 성취다아아아!!</size></color>

<color=#A9A9A9>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야...</color>

성탄 코인 잘 받을게요.

마음속으론 하늘을 뚫을 기세로 소리치면서, 수오미는 겉으로는 담담하게 말했다.

RFB

<color=#A9A9A9>아싸, 수오미의 성탄 코인 GET! 이거 오락실에서 쓸 수 있으려나?</color>

나도 잘 받을게.

두 인형은 손 안의 성탄 코인을 바라보며, 서로 헤실헤실 웃었다.

또 같은 시각, 기지 인근의 정거장.

TMP는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몇 걸음 걷다 문뜩 깨달았다.

TMP

어...? 생각해 보니까 방금 대장의 통신 화면, 좀 많이 뚜렷했지...?

거기 통신망 드디어 개선했나...? 하지만 대장한테서 시공한단 말은 못 들었는데...

???

TMP――!!

오늘의 마지막 열차와 함께, 누군가가 TMP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TMP

에...?

K2

T——!

AEK999

M——!

M950A

P——!

썬더

야호――

TMP

모두... 모두 왔어요...? 우와아아!!

TMP도 기쁨에 크게 소리지르면서, 오랫동안 기다렸던 품으로 달려갔다.

12월 25일 밤 8시 30분, 카페.

카리나

자아~ 접수 종료! 지금부터 결과를 집계하겠습니다!

지휘관

그래서 누가 우승이야?

카리나

그건 저도 아직 몰라요. 모두가 각자 자신이 가진 성탄 코인을 제출했고, 지금 지휘실의 컴퓨터가 집계 중이에요.

끝나는 대로 바로 알 수 있어요!

지휘관

만약 컴퓨터가 갑자기 다운된다든지 하면 어떡해? 데이터 몽땅 날아가는 거 아니야?

카리나

염려 붙들어 매시라! 페르시카 씨가 이 신형 컴퓨터는 절대 그럴 일 없다고 장담하셨답니다!

카리나

자아 시간이 거의 다 됐습니다! 여러분, 긴장되시나요~?

카운트다운, 시작합니다! 모두 손을 들어 주세요!

카페의 프로젝터 스크린도 카운트다운을 띄웠고, 인형들의 눈동자와 함께 반짝였다.

카리나

5——

환호

4—— 3——

2——

카리나

자아, 이번 크리스마스 이벤트의 최종 우승자느으으은!!

스크린 화면에 인형들의 이름과 사진이 슬롯머신처럼 고속으로 돌아갔다.

환호와 열기는 정점에 달했고, 카리나가 검지를 세워 카운트다운의 마지막을 예고했다.

"1!"

스크린이 멈추는 그 순간――

좀 아니다 싶을 정도의 굉음이 카페를 뒤흔들었다.

카페의 등불들이 흔들리며 깜빡였고, 프로젝터 스크린도 툭 꺼졌다.

카리나

뭐야, 뭐야!? 누가 여기서 폭죽이라도 터뜨렸나?!

지휘관

어... 카리나? 화면 꺼졌는데?

카리나

엑......

지휘관

...이거 설마 그 컴퓨터도 꺼진 건 아니겠지?

카리나

페르시카 씨한테 연락해볼게요!

카리나가 구석으로 간 지 몇 초도 안 돼, 참담한 사실을 가지고 돌아왔다.

카리나

지휘관니임...

지휘관

...말해. 준비됐어.

카리나

지휘실에서 누가 폭죽을 터뜨려서... 컴퓨터가...!

지휘관

......

아직 영문을 모르는 인형들이 술렁이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박살나기 일보직전이었다.

카리나

어떡하죠 지휘관님?!

지휘관

쓰읍... 사고 현장은 요정들한테 처리 맡기고, 이벤트는 일단 어떻게든 마무리해보자.

여기까지 왔는데, 마지막도 즐겁게 끝내야지.

카리나

마지막까지 즐겁게... 알겠습니다!

패닉에 빠졌던 카리나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방송을 재개했다.

카리나

<color=#00CCFF>미안해요 여러분! 집계 도중 문제가 발생해 지금 긴급 수리 중이에요!</color>

인형들

에에... 뭐야 그게!

흥 다 깨지네!

카리나

<color=#00CCFF>아이, 기다려 보시라고요~ 오늘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잠시 미루게 됐지만...</color>

카리나

<color=#00CCFF>하지만! 아직 두 번째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죠?</color>

카리나가 홱 고개를 돌리자, 지휘관은 급격하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카리나

<color=#00CCFF>맞아요, 여러분이 이벤트의 시작부터 궁금해했던——!</color>

카리나

<color=#00CCFF>지휘관님의 성탄 코인은 누구에게 갔는가!</color>

지휘관

내 저럴 줄 알았다...

대충 짐작했던 지휘관은 그 전에 빠져나가려 했지만, 역시 또 한발 늦고 말았다.

Mk23

달링, 선택의 시간이야!

나, 달링이 날 선택해 줄 거라 믿으니까아...

KAC PDW

꿈 깨시지? 허니의 성탄 코인은 처음부터 내 것이라 정해졌다구!

Mk23

웃기지 마!

KAC PDW

그치, 허니~?

지휘관

어어...

Mk23

달리잉... 내 마음, 저버릴 거야?

KAC PDW

성탄 코인과 함께 내 것이 되어 줘, 허~니~♪

M1911

달링 발견! 얼른 성탄 코인 내놓으세요!

M9

퇴물은 저리 꺼지는 거야! 지휘관은 성탄 코인은 내가 받아가는 거야!

DSR50

지휘관... 우리 잠깐 단둘이 있을까?

Saiga-12

지휘관님! 제 독점 여름 수영복 특집 앨범이랑 교환하실래요!?

지휘관

......

점점 좁혀져 오는 포위망에, 지휘관은 기겁했다.

지휘관

<size=50>사람 살려!!!</size>

그리고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지휘관은 눈 내리는 추운 밤으로 뛰쳐나갔다.

물론, 지휘관은 언제 어디서든 혼자가 아니다.

인형들

<size=50>지휘관/Darling/Honey/사육사/메리/보스/지휘관님... 거기 서!!!</size>

한푼차이 - END.............................................?

12월 25일, 크리스마스.

폭죽요정은 현장의 폭죽 배치를 막 끝마친 참이었다.

폭죽요정

후아! 힘들다!

땡! 데구르르...

그런데 그때, 빈 술병이 비탈길을 타고 굴러내려왔다.

폭죽요정

엥? 누구예요! 이런 데서 술 마시면 위험하다고요!

그리고 술병을 아무 데나 버리면 어떡해요!

???

왜 내가... 왜애애... 왜 미팅 자리에서...

<size=50>데스 메탈을 틀고 난리냐고!!!</size>

폭죽요정이 씩씩대며 술병을 줍기가 무섭게, 검은 그림자가 휘청이며 다가왔다.

폭죽요정

헤... 헬리안 씨...?

헬리안

미팅! 직장! 다 터져버려!

헬리안

<size=50>크리스마스! 축제! 다 터져버려!</size>

폭죽요정

어... 괜찮으세요 헬리안 씨? 엄청 취하셨네요?

헬리안

흐헤... 으헤헤.. 나 마랴... 소원 있거드은...?

폭죽요정

<color=#A9A9A9>소원...! Px4 씨가 크리스마스엔 다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라고 했어!</color>

무슨 소원인데요?

헬리안

<size=50>나 망신당하게 한 저기! 펑 펑 날려버려! 깔깔깔깔!!</size>

헬리안이 빈 술병으로 기지의 지휘실이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폭죽요정

........네?

<color=#A9A9A9>이거 들어줘도 괜찮으려나...?</color>

<color=#A9A9A9>그런데 하긴, 인간의 소원은 원래부터 좀 이상한 게 많았지...</color>

아, 알았어요, 저 힘낼게요!

폭죽요정은 손 안의 발사기를 꼬옥 쥐고, 헬리안의 소원을 이루어 주겠다 다짐했다.

한푼차이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