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MOD 1
점술이란, 다가올 운명을 내다보기 위한 것.
그렇다면 운명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일을 운명이라 말하지.
그럼, 다가올 운명에 손쓸 수 없다면 왜 굳이 내다보려 할까?
그것은 어쩌면...
궁지에 몰린 몰린 이가 기댈 곳이라곤 운명밖에 없어서일지도.
이틀 전, 그리폰은 긴급 의뢰 한 건을 받았다.
어느 초등학교의 스쿨버스가 무장 강도에게 납치되어, 어린이 7명이 인질로 잡혀 수년 전 버려진 도시로 끌려가 행방불명되었다.
...이상이 우리가 아는 전부야.
지금부터 흩어져서 납치범이 숨은 은신처를 찾아야 해, 당연히 인질 보호가 최우선이고.
응! 이번엔 절대 방심 안 할게!
그런데, 이렇게 넓은 도시에서 고작 우리만으로 어떻게 놈들의 은신처를 찾지? 룰렛에서 잭팟 터뜨릴 확률보다 낮을 거 같은데...
어쩔 수 없어, 납치범에게 발각당하면 인질이 위험해지니 최대한 소수로 움직여야 하니까.
흐음... 우리 중에 개조로 최신형 탐지 모듈을 탑재한 사람이 있으면 편할 텐데.
그 말에 K5가 입술을 깨물었다.
...미안해, 내가 마인드맵 업그레이드 제의를 받아들였으면 됐을 텐데.
응? 아, 아니야 내 말은 그게 아니라...!
하지만 나도 이유가 있어서 그랬어.
알아, 그때 점괘가 안 좋게 나왔댔잖아...
근데 솔직히, 그런 거 신경쓸 필요 있어?
타로카드만 해도 한 장이 "똑바로"냐 "반대로"냐에 따라 길흉이 완전히 달라지잖아.
점괘가 마음에 안 들면 그냥 좀 꼼수 써도 되는 거 아니야?
설령 그렇게 해도 그 뒤의 운명까지 덩달하 변하지 않아. 점괘는 결국 실현이 돼.
하지만...
K5가 당당하게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며 말을 이었다.
마인드맵 업그레이드 같은 거 안 받아도, 난 내 방식으로 인질을 찾아낼 수 있다고 자신해!
어떻게?
이게 우리에게 나아갈 길을 가르쳐 줄 거야.
K5가 번쩍 들자 타로카드 여러 장이 공중에 흩날리더니, 한 장이 그녀의 손바닥에 내려앉았다.
그 카드가 창밖의 달빛을 받아 반짝이니...
변화무쌍한 "운명의 수레바퀴"가 아무도 모르는 방향으로 구르기 시작했다.
허름한 빌딩 사이를 날렵한 그림자가 넘나들어, 무수한 창문들에 그 모습이 비쳤다.
대담한 행동이지만, 이 무너져 가는 콘크리트 숲 사이로 부는 황소바람 덕분에 소리로는 들킬 일 없었다.
후우...
K5는 조용히 손의 타로카드를 꼭 쥐었다.
점괘가 가리킨 위치는 바로 이곳.
길고 좁아 사납게 불어닥치는 바람이 사납게 포효하는 이 복도를 가리켰다.
때마침 통신기가 울려서 이 불길한 분위기를 희석했다.
Vivi, 여기는 PP-90! 3시 방향에 목표 흔적 없음 확인!
확인, 나머지는?
R93, 아직 수색 중. 근데 나 지금 당첨 같은 예감이 들어.
여기는 K5, 목표 지점에 접근 중. 아직 발견한 단서는 없어.
알았어, 주의하면서 접근해.
K5가 통신을 종료하려던 그때, 시스템 알림음이 그녀를 말렸다.
어, 잠깐만...
뭐야?
생명 신호 1개 감지! 심박수로 봐선 어린아이야!
전자 지도상의 노란색 점이 두근거리는 심장처럼 깜빡이고 있었다.
와아, 다행이다!
...잠깐만. "1개"?
그 동시에 어디선가 시계 같은 소리가 울려, K5는 황급히 주변을 둘러봤다.
Vector가 신속히 반응해 목청을 높였다.
K5! 당장 건물 밖으로 탈출해! 함정이야, 폭탄이 설치됐어!
포포포폭탄!?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건물이 굉음으로 진동했다.
그리고 천장과 벽, 바닥, 모든 평면과 K5의 발밑이 흔들리고 갈라지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애는 어떡하고!
K5는 이를 악물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대신 벌써 허리가 끊어진 복도를 뛰어넘고 안쪽으로 내달렸다.
으아아앙!!
그리고 복도 끝에서, 겁에 질려 구석에 웅크린 채 이 세계의 종말 같은 광경을 지켜보며 엉엉 우는 여자아이를 찾아냈다.
내 손 잡아, 얼른!
K5가 간신히 여자아이의 팔을 붙잡은 순간, 밑바닥이 산산조각나면서 둘은 그대로 아래로 추락했다.
그리고 K5는 여자아이를 꽉 끌어안아 단단히 감싸는 것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었다.
K5! 응답해!
K5?! 괜찮은 거야!?
허나 대답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