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443
MOD 1
......
그리고, 마지막엔 Alfa가 우릴 엄호하면서 포위망을 돌파했어요.
오오...!
과장이 너무 지나치잖아.
난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당시 상황도 얘 말처럼 심각하지도 않았어.
Alfa는 일상생활에서도 엄청 믿음직해요!
전에 같이 별을 보러 갔을 때, Alfa가 천문학 지식을 많이 가르쳐 줬어요!
그냥 내 취미래도... 아이참, 낯뜨겁게 하지 마.
임무를 마치고 카페에 모인 인형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AK-Alfa의 멋진 활약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아... 여러분처럼 자주 출장 임무 나가는 분들이 부러워 죽겠어요.
나도 그런 멋진 장면 직접 보고 싶다아~ 제 만화 원고에도 좋은――
쿵쿵쿵쿵쿵!
그러게요, 정말 아쉬워요. GSh도 직접 봤다면――
쾅! 쾅!
Alfa랑 함께 임무에 나가면 항상 마음이 든든해요.
Alfa 아니었음 큰일날 뻔한 적도 벌써 몇 번인지――
팍!!
M82, 지금 뭐라고? 잘 못 들었어.
다시 말ㅎ――
쿡 쿡 쿡! 딸그락딸그락...
...그라치, 뭐해요?
결국 세르듀코프가 참지 못하고 옆 테이블에 앉아 요상한 소음을 내는 손님에게 고개를 돌렸다.
...응? 시끄러웠어?
MP-443은 혼자서 테이블 하나를 통째로 점거 중이었다.
테이블 위엔 온갖 모양새의 돌멩이가 잔뜩이었고, MP-443 본인은 끌과 망치를 들고 동그란 자갈을 마구 두들기던 참이었다.
그걸 말이라고 해요!?
쿵쿵쿵쿵 얼마나 시끄러운데요! 그런 노가다는 당신 방에 가서 하세요!
봐요, 스프링필드까지 노려보고 있잖아요!
카페 카운터의 스프링필드가, 곤란해하는 쓴웃음을 짓고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카페에는 그들 외의 손님이 없어서 참아주고 있는 것 같았다.
아, 나 GSh 찾으러 왔어. 그런데 너희끼리 이야기 삼매경이길래 끝날 때까지 딴 짓 좀 하고 있었지.
엥, 저요?
의무실에 없길래.
카리나가 카페에 있을지도 모른대서 와봤지.
그런데, 저어... 이 많은 돌들은 항상 가지고 다니는 건가요?
응? 그야 물론이지, 누구나 좋아하는 물건은 몸에 지니고 다니잖아?
그리고, 이건 그냥 돌이 아니야. 나의 "별"이라고.
별이요? Alfa랑 비슷한 취미였군요.
와아, 이거 깜찍하다!
누구랑?
MP-443의 약간 의문 섞인 목소리를 듣고, 계속 침묵을 유지하던 AK-Alfa가 다가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MP-443의 손에 들린 돌을 관찰했다.
흠... 응, 확실히 재밌는 수공예품이네.
하지만 내 취미랑 같지는 않지. 내가 좋아하는 건 진짜 별인걸.
...다시 말해 줄래?
그 말을 들은 MP-443이 발끈한 듯, 천천히 고개를 들어 AK-Alfa의 얼굴을 마주봤다.
얘들을 별이라 부를 수 없다는 것처럼 들렸는데?
이건 그냥 "수공예품"이 아니야, 나한테는 저 하늘의 별과 견줄 보물이라고.
그래?
AK-Alfa가 아직 손질이 덜 된 돌멩이 하나를 집어 들었다.
예쁘다는 덴 동의하지만, 비교 대상이 우주의 별이라면 너무 초라해.
상식적으로 너도 모를 리가 없겠지만, 우선 진짜 별은 형태가 펜타그램이 아니야.
지금 트집 잡는 거야?
그런 저속한 의도는 없어. 네 조각 실력은 내가 봐도 흠잡을 데 없는걸.
단지, 네 말이 사실과 다르니까 정정해 준 것뿐이야.
Alfa 또 그러네... 좀 진정해요.
미안해요 그라치, 그냥 좀 시끄럽다고 주의만 주려던 거였어요. Alfa도 나쁜 마음이 아니니까 그렇게 싸우지 말아 주세요.
싸우는 거 아니야, 그냥 상식을 말했을 뿐이지.
나도 네 성질 건드릴 생각 없어. 그냥 조언 듣는 셈 쳐.
너어——
Alfa의 손에 들린 돌은 손질이 덜 됐음에도 등불에 비쳐 매력적인 광택을 뽐냈다.
네가 이것들을 진짜 별처럼 만들고 싶다면, 지금 이대로는 안 돼.
너 말 다했어!? 그거 당장 이리 내!!
그만 그만! 진정하라니까요 그라치! 저한테 볼일 있댔죠!? 가요, 얼른 가요!
이거 놔! 저 녀석하고 끝장을 볼 거야!
...내가 뭐 잘못 말했어?
자아 Alfa~ 우리 같이 영화 보러 갈까요~?
그, 그래요! 제가 얼마 전에 좋은 영화 하나를 구했어요!
......알았어.
잠시 후, 그리폰 의무실.
Alfa도 참...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가 있었나? 취미가 그렇게 진지해질 일인지 원...
그라치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대수롭지 않은 일 가지고, 무슨 초등학생이에요?
네가 뭘 알아, 이건 신념의 문제라고.
단단히 삐진 MP-443의 옷주머니 속엔 돌멩이들이 한가득이었다.
그런 그녀의 단호한 태도에, GSh-18도 하는 수 없이 한숨을 쉬면서 뒤의 모니터로 고개를 돌렸다.
검진 보고서는 봤어요. 카리나 씨가 저한테 오라고 한 게 옳은 판단이었네요.
그라치의 마인드맵은 지금 좀 불안정한 상태예요. 무슨 문제가 생긴 건 확실한데, 정확히 뭔지는 더 검사를 해봐야겠어요.
한동안은 임무에 나가지 말고, 숙소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세요. 무슨 일 생기면 시간 신경쓰지 말고 바로 저나 카리나 씨한테 보고하고요. 알았죠?
정말? 그렇게 심각해?
난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데... 딱히 이상한 점도 없고...
앗! 그러고 보니 요즘들어 돌멩이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진 느낌이야! 고장 탓일까?
...확실히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 같네요. 아무튼 많이 조심하세요.
GSh-18이 검진 보고서를 서류 봉투에 넣고 MP-443에게 건네주었다.
그거 예전부터 궁금했어.
이런 프로필 같은 거, 전산화 하나도 안 어렵지? 왜 꼭 인쇄해?
종이 서류가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예요.
저 바쁘니까 쓸데없는 얘기걸랑 얼른 숙소 가서 푹 쉬기나 하세요.
그게 친구한테 할 말이야!?
......
덜컥.
어휴 참... 뭘 진지해지지 말라는 거야.
보고서를 침대맡에 툭 던지면서, MP-443은 탁상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개인 탁상에는 온갖 크기의 돌멩이들이 잔뜩 놓여있었다.
그들을 잠시 감상한 뒤, MP-443은 주머니 속의 돌들도 꺼내 같이 늘어놨다.
......
이걸 보고 아무것도 아니라니...'
'Alfa 그 녀석, 뭘 안다고 이래라저래라야?'
짜증나...
왜? 누가 너 성질 건드렸어?
누구긴 누구야, 그 AK-Alfa지!
반사적으로 대답하면서, MP-443은 짜증내며 끌의 손잡이 부분으로 탁상을 쾅쾅 두들겼다.
'......엥?'
내 방에 누구――헉, Alfa?!
밝은 등불을 받으며, AK-Alfa가 MP-443의 침대에 앉아있었다. 그녀가 침대맡에 던진 검진 보고서 바로 옆에.
허깨비를 본 듯한 MP-443의 표정에도, AK-Alfa는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 그녀의 다정한 얼굴은 마치 절친한 친구를 보는 듯했다.
어서 돌아와, 그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