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H18
MOD 2
12월 1일, 탐색대가 버려진 오두막을 발견했다.
오! 여긴 아직 다른 소대가 뒤져보지 않은 것 같은데?
간식 같은 거 없으려나...
FNC가 좋아하는 초콜릿이 있으면 좋겠네요...
히히, 그럼 모험을 시작해볼까♪
SPAS-12는 버려진 오두막에서 절판된 것으로 알려진 소고기 통조림을 발견해서 진심으로 기뻐했다.
와아! 절판된 소고기 통조림이다!!! 으음~ 향기 좋다~
나도 좀 나눠 주라! 이런 건 안주로 딱이라고!
우으으... 제 건빵은 안 드신다더니...
크흠... 먹기 싫은 건 안 먹는 게 내 원칙이야!
탐색대의 느긋한 일상이라... 내 만화의 분위기에도 어울리네.
하지만 이런 주제는 벌써 여러 번 그렸고, 쓸만한 소재도 다 썼어...
이번 탐색대가 새로운 영감을 줬으면 하는데...
FN-49, 여기 솥이랑 부뚜막이 있어! 멀쩡한 거 같아!
FN-49가 버려진 오두막에서 훌륭한 솥과 멀쩡한 부뚜막을 발견했다.
한참을 고민했지만... 여기서 요리하고 싶은 욕심을 떨쳐내지 못했다.
저... 제가 요리할 테니, 여기서 식사하는 게 어때요?
저... 평소에 FN 소대에서도 요리할 때 모두가 맛있게 먹어 줘서...
오, 무슨 요리 할 줄 알아?
어... 여, 여기 있는 재료라면... 튀김꼬치를 만들 수 있겠어요.
튀김꼬치...!?
캬하하, 보드카에 안주로 튀김꼬치라! 아주 그냥 천국이구만!
오늘은 많이 걸었으니까, 그럼 여기서 잠깐 휴식하자.
히히히, 드디어 장난칠 시간이구나!
나왔다, P7의 저 표정... 장난치려 할 때면 꼭 저런 표정을 짓더라.
이런 환경과 캐릭터 조합을 봤을 때, 만화에서 자주 보는 장난이라면 역시...
주정뱅이의 보드카를 주방의 맛술과 바꿔치거나, 꼬치의 조미료에 몰래 핫소스를 듬뿍 넣거나 하는 거겠지.
그때, 화면에 또다시 선택창이 튀어나왔다.
다음 선택지에서 P7이 저지를 장난을 선택하시오.
A. 보드카와 맛술을 바꿔치기.//nB. 조미료에 고춧가루 섞기.//nC. 둘 다 하기.
정말 이걸로 P7이 뭘 할지 정할 수 있는 건가? 에이 설마...
현실에 왜 만화 같은 선택지가 나오겠어?
음... 뭐, 일단 전부 시켜볼까.
Gsh-18은 C를 눌렀다.
P7은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FN-49의 맛술과 AK-47의 보드카를 바꿔치고, 조미료통 안에 자기가 몰래 가져온 빨간 가루를 부었다.
과연 누가 당첨될까요~? 우히히...
다시 한번 화면에 선택창이 나타났다.
다음 선택지에서 P7의 장난에 걸릴 인형을 선택하시오.
A.FN-49//nB.AK-47//nC.SPAS-12
이럴 땐 보통 먹보가 제일 먼저 당하겠지?
Gsh-18은 C를 눌렀다.
SPAS-12는 군침을 흘리며, 참지 못하고 뜨거운 튀김꼬치를 집어 들어 한입 물었다.
켁켁! 뭐야 이거...?!
보드카랑 고춧가루의 자극이 동시에에에에!!!
마인드맵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아!!!
네...? 보드카랑 고춧가루는 안 넣었는데요?!
제가 가져온 조미료랑 맛술만 썼는데...
야! 내 보드카에 수작 부린 거 누구야!
감히 보드카를 우롱해!? 가만 안 둘 테다!
저, 전 아니에요...
케헥 켁... 내가 왜 그래?
나도 아니야!
FN-49는 방금까지 요리하느라 바빴고, SPAS는 옆에서 군침 흘리면서 지켜보고 있었다고. 범행을 저지를 기회가 있었던 건 너뿐이야!
아 글쎄 나 아니라니까? 내가 미쳤다고 보드카랑 맛술을 바꿔 넣었겠어?
......
......아.
P7의 여태까지의 전과를 봤을 때, 장난이 들통나면 순순히 인정하고 애교로 넘어가려 할 테지.
하지만 이번엔 AK-47의 술을 건드렸으니, 단단히 혼날 거야.
벌칙이라면... 고전적인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겠지?
화면에 다음 선택창이 나타났다.
다음 선택지에서 AK-47이 P7에게 내릴 벌을 선택하시오.
A. 억지로 술 먹이기.//nB. 억지로 매운 거 먹이기.//nC.둘 다.
Gsh-18은 망설임 없이 C를 눌렀다.
역시 너였구나! 구차한 변명은 됐으니 입 딱 벌려!
으아아악!
헥 헥... 자아, 이 간이 끝내주는 꼬치도 한입 먹어 봐!
우우웁... 싫...
우쭈쭈, 못 먹겠어요? 여기 진짜배기 전통 보드카와 함께 꿀꺽 넘기라고!
꼬로로로록....
우와아... 정말 내 선택대로 흘러가잖아? 내가 무슨 신이라도 된 걸까?
하지만 Gsh-18은 고개를 숙여 지금 그려낸 만화 원고를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렇게 시시한 일상물을 그렸다간 독자들한테 엄청 까일 거야...
그래도... 다른 수가 없네. 좀 더 지켜봐야지.
몇 시간 후.
이런 날씨... 냄비 요리 해 먹으면 딱 좋을 텐데, 아까 꼬치를 만드느라 식재료를 거의 다 써버렸네요...
돌아가면 FN 소대의 모두와 함께 샤부샤부를 먹어야겠어요!
눈이 잔뜩 쌓인 산을 보니까, 딸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졌다아...
나도 돌아가면 카페에 가서 아이스크림 잔뜩 먹을 거야!
오오... 아이스크림이 산더미...
퍼 가지고 가서 지휘관이랑 같이 먹고 싶다~
아이스크림이라니 그게 무슨 맛이야? 저런 깨끗한 얼음은 잘 깎아서 보드카에 온 더 록으로 넣어 마시는 게 진짜 즐기는 거지!
그런데... 아직 갈 길이 머네요...
그러게...
탐색 정말 힘들다...
사실 말이지... 내가 지름길을 하나 알고 있거든?
화면에 선택창이 나타났다.
다음 선택지에서 탐색대의 이동 경로를 선택하시오.
A. 임무로 정해진 경로로.//nB. AK-47이 말한 지름길로.
규정된 경로로 가봤자 별로 재밌는 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으니...
지름길로 가는 게 더 참신한 소재가 생길 것 같네.
Gsh-18은 B를 눌렀다.
저기... 카리나 씨가 임무 규정 경로 밖으로 이탈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잖아요...
그 길대로 가면 얼마나 멀리 돌아가야 하는데! 그 시간이면 진작에 기지로 돌아가겠다!
좀 더 일찍 돌아갈지, 경로를 준수할지 고르라면...
난 1초라도 더 빨리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
딸기 아이스크림!
하지만...
괜찮아 괜찮아! 별일이야 있겠어?
AK-47이 FN-49의 등을 손바닥으로 툭툭 쳤다.
그리고 잠시 후, 탐색대는 얼어붙은 호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FN-49... 감자칩 남은 거 있어...?
아뇨, 이제 없어요. 건빵이라면 있지만...
으으, 됐어... 건빵은 역시 사양할래...
나 과일맛 젤리 있는데, 줄까?
같은 수작에 또 당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거든...?
배고파서 못 걷겠어? 아직 보드카 좀 남았는데.
술 필요 없어! 내가 아무리——
풍덩!
뭔가 물에 빠지는 소리가 났다.
아무리 뭐?
어라, SPAS? 야, 너 어딨어?
엑, SPAS 씨? 갑자기 어디로 사라지셨어요?!
우와, 순간이동이야? 나도 가르쳐 줘!
잠깐만, 여기 얼음이 깨졌어... SPAS!!!
호수에 빠진 거야! 아, 저기 떠내려간다!
저, 저 기절할 것 같아요...
빨리 쫓아가!
SPAS——!!!
얼음 밑으로, SPAS-12가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모습의 희미하게 보였다.
초조한 발걸음, 다급한 숨소리, 그리고 조용히 얼음이 갈라지기 시작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깐만, 이거 캐주얼한 일상 코미디물 아니었어!? 뭐야 이 전개는?!
노선이 아예 급커브를 꺾으면 개연성이 없잖아!
이런 스토리를 쓴 작가는 마인드맵 좀 초기화해야 해...
하지만, 이거 전부 내가 선택한 일인데...
화면에 선택창이 나타났다.
다음 선택지에서 남은 탐색대원들의 행동을 선택하시오.
A. SPAS-12를 구하기 위해 끝까지 쫓는다.//nB. 안전을 위해 SPAS-12를 포기한다.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어?!
아무리 위험해도 동료는 반드시 구해야지!
Gsh-18은 망설임 없이 A를 눌렀다.
SPAS——!!! 거기 서! 거기 멈추라고!
AK-47 씨... 잠시만요...
둘 다 너무 빨라... 나 더는 못 뛰어어어...
제가 손 잡아드릴게요 P——
...P7 씨?
FN-49가 뒤로 손을 뻗으며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P7 씨...? 거, 겁주지 마세요...
장난 그만하고 빨리 나와요...
FN-49의 떨리는 목소리는 얼음이 깨지는 소리에 묻혀버렸다.
AK-47 씨... P7 씨가 사라졌어요!
...AK-47 씨?
FN-49가 AK-47이 있던 방향을 보니, 평평했던 얼음은 금이 쩍 나 있었고, 밑으로 떠내려가는 노란 물체가 보였다.
AK-47 씨이이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다 내 선택지대로 움직인 거잖아...
그, 그럼 내 탓인가...? 다 내 탓인가?!
소재와 재미에 목마르다고, 화기애애한 일상을 이렇게 망치다니...
그때, 화면에 선택창이 나타났다.
BAD ENDING.
처음부터 다시 하시겠습니까?//n주의 - 재도전 시 만화 원고를 1화 분량 소모합니다.
A. 처음부터.//nB. 계속 진행.
그걸 물어?! 그야 당연히...
Gsh-18은 자신의 원고지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처음부터 다시 해야지!
Gsh-18은 A를 꾹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