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G44
MOD 3
기지 뒷마당의 공터.
아... 더, 더러워! 어제 비가 내려서 진흙으로 질퍽질퍽하잖아!
여긴 피해 가면 안 될까요, 천사님?
......
천사님?
......
......
<Size=60>피하지 말지어다!</Size>
히야악! 청각 모듈 터지는 줄 알았네...!
벌써 수호요정 몸에서 떠나셨나 했어요...
나, 나도 생각할 것이 있느니라!
아무튼, 이곳이 너의 훈련장이다.
여기요...? 하지만 온통 진흙탕인데...
그 말대로다.
너의 가장 큰 문제는 결벽증이니, 그것을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느니라.
잠깐만요, 설마...
너의 지휘관은 너무 상냥해 빠졌어!
이렇게 진흙에서 뒹굴어야 하는 임무에 너를 보내지 않을 테지...
하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넌 결국 쓸모없는 인형이 되고 말지니...
자, 작전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
지휘관님께서 그런 명령을 내리신다면, 견딜 수 있어요... 아마도.
그것 보거라. 넌 여전히 우아한 아가씨로서의 허울을 벗지 못하고 있구나.
너의 결의는 고작 그 정도더냐?
하, 하지만...
꼭 이렇게 해야만 하나요? 이 더러운 곳에 들어갈 필요가――
지금 천사의 말을 의심하는 것이냐?
그런 고약한 성격 때문에 지금까지 사소한 임무조차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된 것이니라.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제 인격 설정이 원래부터 이랬는 걸 어떡해요...!
제 마인드맵이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어요!
네 부츠에 칩이 달린 것도 아니잖느냐. 아무 일 없으리라.
전장에서라면, 옷이 얼마나 더러워지든 상관없지만...
지금 여기서 그러는 건 너무... 힘들어요...
아까 내 말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한 건 누구지?
지금 그 우유부단한 모습은 대체 무엇이냐?
자아, 어서 발을 내딛거라.
......
마인드맵 업그레이드도 하지 않고, 성격은 엉망이지.
스스로 변하려 하지 않고서야 어찌 지휘관의 눈길을 얻겠느냐?
나를 보거라. 나의... 지금 빙의한 이 드론도, 정교하게 만들어져 범용성이 뛰어나지 않더냐.
(마인드맵 업그레이드...? 그래, 그 방법이 있었구나! 마인드맵을 업그레이드하면 나도 다시 최전방에서 싸울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렇게 소중한 명단에 내 이름을 올리기는 어렵겠지...)
(안 돼, 여태까지 내 고집으로 모두에게 폐를 끼쳤어. 전장에서 지휘관님의 힘이 되려면... 지휘관님 곁에 남아있으려면...)
알았어요. 전 반드시 변하겠어요.
천사님, 부디 저를 지켜봐 주세요!
착한 아이로다.
그럼 네 오점을 극복해, 너 자신을 증명해 보이거라!
네! StG44! 결벽증 극복 작전을 개시합니다!
...이얍!
아니야! 집총 자세가 삐뚤어지지 않았느냐!
그래선 안 된다!
죄, 죄송해요! 다시 할게요... 진흙 때문에 걷기 어려워서...
그래, 바로 그거다! 진흙 따위, 신경 쓰지 말거라! 내가 지켜보고 있으니, 요령 부리지 말지어다!
그럼 작전을 재개하겠습니다...!
같은 시각.
이쪽이 맞나...?
어, 지휘관님?
카리나도 있었구나? 왠지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와봤어.
이상한 소리요?
앗?! 총소리에요! 습격인가? 아니지, 여긴 기지 안인데?!
어... 그리고 드론이 움직이는 소리도 들리네요...?
그래서 직접 보러 온 거야.
지휘관님, 조심하세요.
기지 안인데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그것보다... 카리나.
저번에 있었던 드론 분실 사고, 기억해?
아, 설마...
어서 가보자. 아직 단정 짓기엔 증거가 부족해.
아 참! 지휘관님, 지금 문제가 하나 더 있어요. StG44에 관한 건데...
이, 이번 사격은 어떤가요?!
좋아! 아주 완벽하구나! 진흙탕에서 무릎 꿇어앉은 꼴이 엄청 웃... 헉!
천사가 갑자기 말을 끊었다.
StG44가 의아해하며 뒤를 돌아보니, 천사가 내린 드론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 대신, 경악하는 얼굴로 그녀를 보고 있는 지휘관과 카리나가 있었다.
앗... 지휘관님.
세상에... StG44, 그 꼴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전 괜찮습니다, 지휘관님!
누가 봐도 이상한데...?
저... 정말로 괜찮아요, 지휘관님! 저를 믿어 주세요!
천사가 이끌어 줘서...
천사라고?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여기서 각개전투 훈련을 하고 있었어요.
(StG44는 연기 실력이 형편없네... 그래도 스스로 말할 생각이 없어 보이니, 캐묻지는 말자.)
그래?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하자.
StG44, 네게 용무가 있어 찾아왔어.
제게... 용무가...?
새로운 일정이라도 있는 건가요?!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일지라도...)
(천사님, 부디 절 보살펴 주세요...!)
얼마 전 기지의 일과 편성 프로그램에 버그가 나서, 네 업무가 누락됐어.
뭐, 뭐, 뭐, 뭐라고요?!
StG44, 왜 그래?
아... 아뇨, 죄송해요.
깜짝 놀라서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StG44, 넌 평소에도 임무를 잘 해냈어. 잘못한 적도 없고.
네...
그러니까 너무 고민하지 않아도 돼.
알겠습니다, 지휘관님...
저, 저기... 죄송하지만, 지금 제 모습을 보지 말아 주시겠어요...?
이런 꼴을 보여드리긴 창피해서...
알았어.
그럼 우린 먼저 돌아갈게.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보고하도록. 알았지?
네...
(내가 오해한 거였구나. 다행이다...)
(하지만, 그냥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걸까?)
네 오점을 극복하거라. 그리하면 다시금 그 인간에게 사랑받을지니...
(지휘관님은 내 마음을 눈치채셨어.)
(지휘관님은 언제나 우리 인형 하나하나의 마음을 고려하고 조심스럽게 대해 주셔...)
(그런 지휘관님께, 언제까지고 이렇게 얼버무리기만 해서는 안 돼...!)
(나도 그 마음에 보답해야만 해.)
잠깐만요, 지휘관님!
...응?
저... 부탁이 하나 더 있어요.
지휘관님을 위해서, 더욱 강해지고 싶어요.
그러니... 제게 마인드맵 업그레이드의 기회를 주실 수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