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33
MOD 1
카리나 씨!
카리나 씨, 카리나 씨!
제 말 들려요?
이따가 저한테 잘 붙어서 따라오세요! 제가 안전문까지 호위해 드릴게요.
C14 씨! 엄호 부탁드려요! 이 도어락을 해킹할게요!
토카레프는 카리나를 끌고서, 자율인형이 탄창을 비운 틈을 타 보안문 앞으로 달려갔다.
나머지 세 인형도 재빨리 몰려와, 자신의 몸으로 카리나를 감싸며 유탄에 맞지 않도록 보호했다.
토카레프!
부탁드려요, 저희의 마음도 꼭 지휘관께 전해 주세요!
처절한 희생을 치러서, 토카레프는 마침내 카리나를 보안문 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러나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Six-12와 CZ-805가 적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새로운 자율 인형의 신호가 다시 터널 끝에 나타났다.
카리나가 지휘관과 무사히 만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 자율 인형을 여기서 막아야 했다.
토카레프는 둘의 파손된 소체를 가지런히 수습하고, 총을 뽑았다.
……
지휘관… 이젠, 제가 나설 차례예요.
다른 쪽에서는 자율 인형이 토카레프가 있는 쪽으로 전진했다.
앞서 전투를 거치면서 본래 넓었던 지하철 터널은 일부 무너져 내렸고, 조명을 위한 비상등도 모두 꺼져 버렸다.
전투가 지나서 고요함이 돌아오자, 자율 인형도 빠르게 어둠 속의 미세한 기척을 포착했다.
철컥.
타타타탕!
고작 작은 기척 하나에 자율 인형의 총알 세례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 순간, 대열 맨 뒤에 있던 자율 인형이 갑자기 쓰러졌다.
그 소체의 코어가 총알에 꿰뚫렸다.
자율 인형을 하나 처치한 후, 토카레프는 다시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다.
그녀는 신속하게 움직이며, 콘크리트 사이에 있는 자율 인형들의 사격을 유도했다.
그 다음 목표를 포착하고 하나씩 쓰러뜨렸다.
그러나 수적 우위를 가진 적 앞에서, 토카레프의 남은 탄약은 이미 많지 않았다.
…총알이 바닥나기 전에 적의 수를 최대한 줄여야 해.
수를 줄이고 나면 근접전으로도 충분히…
콰앙!
뭐지...!?
자세를 바로잡던 중, 폭발 소리가 터널 끝의 보안문에서 갑자기 들려왔다.
토카레프는 자신이 자율 인형들과 씨름하고 있는 동안, 옆으로 새어나가 보안문을 폭파하려는 적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행히도 보안문이 방폭 성능이 제법 있어, 첫 번째 폭탄으로 바로 뚫리지는 않았지만, 이에 자율 인형은 즉시 두 번째 폭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카리나 씨……!
이 녀석들…… 터널에 들어온 목표는 반드시 끝까지 쫓아가는 거야?
은엄폐할 겨를도 없이, 토카레프는 상대가 두 번째 폭탄을 터뜨리기 전에 먼저 뛰쳐나갔다.
타타탕!
토카레프는 연속으로 사격했지만, 다른 자율 인형들의 제압 사격 때문에 명중하지 못했다. 총알이 다 떨어진 것을 깨달은 토카레프는 그대로 총을 내던지고, 뒤에서 비수를 꺼내어 적의 코어를 정통으로 찔렀다.
하압——!
콰직!
칼날이 자율 인형의 표면을 뚫고, 그 안의 코어에 박혔다. 한바탕 불꽃이 튀면서 눈앞의 자율 인형은 동력을 잃었다.
타타타탕!
크윽...!
하지만 동시에, 다른 자율 인형들의 세찬 화력이 쏟아져와, 은폐에서 벗어난 토카레프는 총알을 여러 발 맞았다.
자율 인형의 잔해를 방패 삼아 간신히 일부 총알을 막아내고, 토카레프는 그 틈을 이용해 한쪽의 콘크리트 뒤로 몸을 숨겼다.
하지만 소체가 심각하게 파손되어 더는 움직일 수가 없게 됐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이 빠르게 접근했다.
후…… 후…… 후……
이제…… 방법이 없나?
토카레프는 반격할 무기를 빠르게 물색했다, 이내 그녀의 시선이 방금 쓰러뜨린 자율 인형의 잔해에 머물렀다.
그 손에는 조금 전 터뜨리지 못한 폭탄이 쥐어져 있었다.
……
이제 이 방법뿐이다.
토카레프는 잠시 침묵하고, 폭탄을 향해 손을 뻗었다.
지지직——!
아앗——!?
토카레프의 손이 폭탄에 닿은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서 강한 전류 간섭이 일어났다.
전류로 인한 통증과 노이즈 속에서, 어느 소녀의 중얼거림이 어렴풋이 들렸다.
그렇게... 필요가 있어...?
그런......을 위해서...?
뭐, 뭐야...!?
누가 말하는 거야!?
이상하게도, 이 목소리는 자신의 마인드맵에서 나는 것 같았다.
무슨 영문인지 알기도 전에, 전류로 인한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몸에 입은 총상보다도 고통스러웠다.
으아아아아아아!!!
토카...레프...?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리며, 가볍게 토카레프의 이름을 불렀다.
누구…야, 도대체…!?
극심한 고통 속에서, 토카레프는 목소리의 근원을 보기 위해 전력을 다해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갑자기 뒤에서 한 줄기 하얀 빛이 쏟아져, 터널 안을 완전히 덮어버렸다.
순간, 토카레프는 몸의 통증이 사라졌고, 귓가에 빗발치던 총성까지 들리지 않았다.
눈앞의 빛은 서서히 사라지며, 자신에게 매우 익숙한 풍경이 나타났다.
여... 여기는...!?
토카레프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녀의 눈앞에 있는 것은 여러 동료들과 함께 지냈던 장소, 바로 그리폰 기지였다.
토카레프?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이번에는 바로 누군지 알아챘다. 그녀가 간절하게 그리워한 그 사람의 목소리였다.
마인드맵이 갑자기 뜨거워지며, 토카레프는 재빨리 돌아섰고, 그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휘관…?
왜 그러니? 왜 여기에서...
우왓!?
말을 다 듣지도 않고, 토카레프는 지휘관의 품에 와락 뛰어들어, 지휘관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지휘관! 지휘관! 지휘관!
지휘관!
토카레프, 그렇게 껴안으면 나 넘어지겠... 어!?
하지만 토카레프는 자신을 주체할 수 없이, 양팔로 지휘관을 한 아름에 껴안고, 뺨을 지휘관의 가슴팍에 비비며, 잠시라도 눈을 떼면 상대가 사라질 것만 같이 달라붙었다.
지휘관은 한숨을 쉬고, 토카레프에게 포옹으로 화답했다. 그런데 두 손이 토카레프의 등에 닿는 순간, 토카레프가 번쩍 고개를 들었다.
잠깐만요! 뭔가 이상해요!
뭐가?
뭔가 이상해요... 지휘관...!
방금까지만 해도 저는 분명...
분명...
분명... 뭐 하고 있었더라?
토카레프, 왜 그래?
으음... 떠오르지가 않아...
지직——!
토카레프는 떠올려 보려 했지만, 떠올리려고 할수록 머릿속에 점점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뭐, 뭔가...
엄청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