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919A4
MOD 1
............
면접 결과는 언제 나오나요?
저... 정말 급하게 일자리가 필요해서... 혹시...
온라인 면접 수고 많으셨어요, 결과는 3일 후 통지해 드릴게요.
3일이나요?
정말 미안하지만——
통신 너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 카리나는 화상 통화 밖에 대답했다.
좀만 기다려, 바로 갈게! ...소피아 씨, 채용 절차는 시간이 소요되니까 이해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기다릴게요.
......
............
......
도심지, 놀이공원.
꽈배기처럼 꼬여 있는 트랙 위로 롤러코스터가 쌩하고 지나갔다.
어느 인형의 비명 소리가 바람을 타고 울려버졌다.
으아아아앙 살려줘어어!!
꺄하하하하 너 뭐라고~?
멈춰줘! 내려줘어어어!
내려줘! 좀만 기다려! 꺄하하하!
C96은 속력이 약간 줄어든 것을 느꼈다. 하지만 숨돌릴 틈도 없이, 눈앞엔 거의 수직 하강하는 내리막이었다.
열차는 잠깐 덜컹이더니, 그대로 중력에 이끌려 미끄러졌다.
야호오오오!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열차에서 내리고, C96은 눈이 핑핑 돌고 다리는 덜덜 떨려, 맥없이 M1919A4에게 기댔다.
뭐 이딴 롤러코스터가 다 있어, 다신 안 타.
맞아 맞아!
C96은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이렇게 정신 나간 놀이기구는 두 번 다신 사양이었다.
가속은 느리지, 경사도 완만하지, 완전 시시해.
???
헤헤, 이거 말고 재미 있는 거 뭐 없나...
M1919A4는 놀이공원 지도를 펼쳐 다른 놀이기구들을 살폈다.
플라잉 체어, 풀스윙 해머... 어? 번지점프도 있네?
앗, 아아... 그러고 보니 나 오후에 임무가 있어서 먼저...
끄아앙! 이거 놔! 안 탄다고오오!!
......
도로가, C96은 혼이 빠진 채 M1919A4에게 질질 끌려갔다.
M1919A4는 오늘의 경험을 떠올리며, 약간 섭섭하게 고개를 저었다.
모처럼 휴일인데.
이 놀이기구들 다 너무 시시해...
너 마인드맵에 "시시하다"의 정의가 이상한 거 아니야?
C96은 다짐했다, 다음에 또 M1919M4한테 놀이공원에 끌려온다면, 반드시, 반드시——
M1919A4가 다신 좋아하는 통조림을 못 먹게 괴롭히겠다고.
통신기가 갑자기 울렸다.
여보세요, 카리나?
안녕, 놀이동산 재밌었어?
M1919A4는 C96을 힐끗 보고 히죽거렸다.
어트랙션은 너무 싱겁긴 했지만으읍읍...
C96이 M1919A4의 입을 틀어막았다. M1919A4는 억지로 떼어내려다가, 뭔가 생각난 듯 얌전히 손을 내젓고 자신의 입을 가리켰다.
C96은 볼을 빵빵 부풀린 채 사나운 눈초리를 보내고서 풀어줬다.
아하하, 휴일을 방해해서 정말 미안해. 그런데 지금 한 가지 임무가 있는데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오, 나만이 할 수 있는 임무라니? 뭔데 뭔데? 빨리 말해줘!
카리나는 바로 이력서를 두 장 전송했다.
구직자 인형이네? 소피아... 음, 이력이 나보다 처참하네...
M1919A4는 빠르게 훑어보고 다른 이력서를 열었다.
어라, 내 사진인데?
두 번째 이력서엔 M1919A4의 사진이 떡하니 붙어 있었고, 이름 칸엔 M이라 적혀있고, 이력은...
실업자... 전직 경호원??
이렇게 된 거야, 며칠 전 소피아 씨가 면접을 봤어. 오늘 채용됐다고 통보하려고 하는데 전혀 연락이 안 되지 뭐야.
원래 면접을 보고 나중에 입사를 거절하는 일도 평범하지만, 그때 소피아 씨는 엄청 일자리가 고픈 모습이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거야.
좀 이상해서 최근 구직자 인형 실종 사례를 모아보니까 단 두 개월만에 비슷한 일이 8건이나 있지 뭐야? 이상하잖아!
그러니까, 소피아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맞아, 조사한 바론 소피아의 마지막 출현 기록이 교외의 볼프 게임장에서 발견됐어.
그러니까, 너의 임무는 M으로 위장해서, 가서 게임에 참여해...
......
......
교외, 볼프 게임장 대기실.
베인 시티는 한때 인류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상낙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붕괴 입자가 도시를 포위해 점점 도시 중심으로 퍼져나갔습니다.
마지막 한 척 탈출 셔틀에 타기위해 베인 시티의 생존자들은 서로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습니다...
과연 누가 마지막 생존자가 되어 황금을 잔뜩 실은 셔틀을 타고 이곳을 탈출하게 될까요...
대기실 대형 스크린에 홍보 영상을 틀고 있었다.
참가 신청표를 제출하고 입장표를 산 M1919A4는 고개를 숙여 손 안의 팸플릿을 바라봤다.
도시 폐허 위 황금색 셔틀이 중앙에 있고, 평원에 두 인형 모델이 권총을 쥐고 서로를 겨누고, 도시 주위엔 초록색 안개가 파도쳤다.
팸플릿 아래에 쓰여 있는 캐치프라이즈, "라스트 서바이버", 넘치는 스릴, 엄청난 상금.
...고전적인 배틀로얄이네.
그런데 한 명만 탈출할 수 있다는 건... 완전히 개인전이란 걸까?
(그러고 보면, 나는 동료에게 엄호 사격해주는 게 더 익숙하지. 혼자 1등을 쟁취하는 임무는 그냥 다른 애한테 양보할 거고.)
M1919A4의 혼잣말에 앞줄의 한 인형이 고개를 돌렸다.
팀을 짜도 돼. 너 여기 처음이야?
응, 이 게임 엄청 재밌다고 들었어! 너는 예전에 놀아봤어?
난 2회차야.
근데 이런 서바이벌 게임은 사실 그게 다 그거지. 다른 참가자들 봐봐, 대부분 상금을 노리고 온 거야. 팸플릿에 적혀있잖아.
M1919A4가 팸플릿을 넘겨 보니, 뒷면에 게임 룰과 상품 설명이 적혀 있었다.
이기면 진짜 상금을 줘? 상금액이 총... 우와, 엄청나잖아!
두 눈이 반짝였다. 벌써 머릿속엔 상금을 타고 그 동안 군침만 흘리던 7세대 스마트 고글을 사는 그림이 그려졌다.
이때 통신기로 M1919A4만 들을 수 있는 알림음이 울렸다.
반짝이던 스마트 고글이 팟 하고 사라지고, 다른 의문이 떠올랐다.
근데... 입장표 값에 비해 상금이 너무 많은걸? 아무리 게임 한 판에 플레이어가 50명이긴 해도 운영측이 손해 아니야?
돈 부어서 인기몰이하려는 것일지도? 내가 알 게 뭐야, 난 그냥 돈 벌려고 와서.
너 소체 좋아 보이는데, 괜찮으면 우리랑 팀 짤래?
플레이어 여러분, 게임 시작까지 5분 남았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입장권에 표시된 입구로 이동하여, 게임 장비를 수령하고 입장 준비하십시오.
들어갈 시간이네, 게임장에서 보자!
늘씬한 인형은 일어나 밖으로 걸어갔다.
M1919A4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슬쩍 그리폰의 통신기를 확인했다.
C96이 침흘리며 낮잠 자는 고양이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갑자기 메시지 보내지 마!
착신 뜨고 바로 확인할 수 없어서 근질거린다고!
상금 이야기를 듣고 침을 줄줄 흘리잖아, 정신 차리라고.
또 놀리면 다음엔 스카이다이빙에 끌고 갈 거야!
힉, 하지 마... 네?
하하, 카리나 씨가, 임무 잘하면 먹고 싶은 통조림 뭐든지 사준다는데, 실패하면 우리가 먹는 거 구경하래!
!! 꼭 완수하고 말 테야!
통신 유지해, 언제든지 지원 준비할 테니까!
2번 입구 바깥, M1919A4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울타리 너머엔 버려진 공장 지대였다, 빼곡한 건물에 잡초가 무성했다.
M1919A4는 게임장의 면적을 어림잡으면서 장비 수령 지점으로 이동했다.
이게 손님의 장비입니다. 모형총, 고무탄, 통화 이어폰, 손목 단말기.
단말기에 센서가 있어 전적과 체력, 그리고 손님의 실시간 위치를 추적합니다.
게임 시작 후 붕괴입자 구름이 점차 확산하니 제시간에 안전 지대에 숨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ELID가 돼버려?
...체력이 계속해서 깎이게 됩니다.
안심하십시오, 붕괴입자 구름은 그냥 게임 설정이니까요.
도시에 정말 그런 게 나타나면 너무 위험하고 말이지.
그렇죠. 그리고, 피탄 시에도 체력이 일정량 깎이며, 체력이 바닥나면 아웃입니다.
다른 궁금한 점 있으신가요?
음...
아니.
M1919A4는 장비를 수령하고 다른 플레이어들을 대충 살펴봤다.
2번 입구엔 인형이 6명 줄을 서 있었고, 대부분 민수용 모델로 낡은 소체도, 신형 소체도 있었다. 처음 온 이들은 호기심으로 가득하고, 경험자들은 더 진지한 편이었다.
오후의 햇살은 화창하고, 스태프들이 플레이어들을 안내했다... 보기엔 모두 평범해 보였다.
(그 이력서... 소피아가... 이 게임장 안에 있을까?)
M 씨, 이쪽으로 입장하십시오.
너도 내 이름을 알아?
볼프 게임장은 모든 손님을 귀중하게 모십니다.
스태프가 입구의 철문을 열었다.
M1919A4가 필드에 입장하니, 무성한 나뭇잎이 햇빛을 가리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스태프는 표준적인 영업용 미소를 지었다.
M 씨, 즐거운 게임 되시길 바라며, 생환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