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낙원
악마의 낙원
오, 또 만났네요! 히야~ 역시 출장 근무는 힘들다니까요!
지난 이야기에서, 지휘관을 도와 ELID 무리를 소탕한 유리네 일행이 어째 분위기가 좀 이상한 진보초로 돌아가기로 한 데까지 나왔죠?
그런데 짜잔! 문을 넘은 그곳은 정말로 모두가 알던 모습의 진보초가 아니었습니다!
인간은 모조리 잠들고, 마물들이 거리를 누비는 그야말로 마경! 그리고 사신짱과 우로보로스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지요...
사상 초유의 위기에서, 유리네 일행은 과연 소중한 친구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네, 여기까지. 전 다음 버스 타고 돌아갈 거라서요. 닷씨는 이런 초장거리 출장 근무 안 받을 거예――어?
헉! 버스 기사 아저씨, 기다려요!! 기사 아저씨!!!
진보초의 공원.
대폭발을 고스란히 맞은 듯 머리가 어지러운 우로보로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하하하하하하!
반면 팔팔한 사신짱은 미끄럼틀 꼭대기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다.
이 사신짱이 세계의 왕이 되었노라!
이제부터 마음껏 슈퍼 빌런짓을 하고 다닐 거예요!
......
제일 먼저――!!
여기다 식당을 세우도록 하죠.
그게 빌런이 하는 짓이냐?
세상에, 공공장소 한복판에다 식당을 세우다니!
이 얼마나 사악한 짓인가! 비둘기 남작이 울고 가겠다!
......
게다가게다가, 유리네를 점원으로 부려먹을 거예요! 와하하하하하!!
끝을 모르는 사악함에 자신마저 소름이 다 돋네요!
......
그리고 우롱이양도 사돈 남 말하긴~ 태클 걸면서 벌써 아지트를 만들었잖아요?
뭐?
심상찮은 낌새를 느낀 우로보로스가 뒤를 돌아보니, 웬 철혈 기지가 부자연스럽게 덩그러니 생겨나 있었다. 바로 예전의 자신의 관할 구역 기지였다.
우롱이양도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었군요~
대체... 어떻게...?
사신짱의 말은 우로보로스에게 들리지 않았다. 난데없이 나타난 옛 기지에, 우로보로스는 홀린 듯 그 안으로 들어갔다.
옛 기지는 내부 구조도 자신의 기억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벽에 남은 404 소대와 격전 벌인 흔적은 물론 분명 꾸깃꾸깃 구겨서 버렸을 터인 철혈 인형들의 단체 사진까지, 전부.
우로보로스는 복잡한 심정으로 그 사진을 집어 들었다.
오오... 여기가 우롱이양이 말한 그리폰 기지인가요?
아니, 여긴... 예전에 내가 있었던 곳이다.
근데 왜 쟤네가 여기 있어요?
......
세 그리폰 인형들이, 사신짱이 가리킨 기지의 한구석에 조용히 누워 있었다.
제한 설정 중 그리폰 인형에게 위해를 가하면 안 된다는 조항 때문인지, 우로보로스가 무의식 중에 그들을 자신이 가장 안전하다 여기는 곳에 둔 듯했다.
......글쎄다.
우롱이양 집엔 다른 사람 없어요? 엄청 큰데 되게 썰렁하네요.
당연히 다른 놈들도 있었지. 다 꼴도 보기 싫은 놈들뿐이지만.
돌아왔구나, 우로보로스.
......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오우, 우롱이양의 친구... 어? 메이드?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하였구나. 엘리사 주인님께서도 만족해하셨다.
알았으니 나가라.
수고 많았다. 헌터를 시켜 피로를 풀어 주도록 하마.
...그래, 엑스큐셔너도 불러서 인디언 춤이나 추라고 해.
그리하마.
"에이전트"는 우아하게 물러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오우야... 우롱이양 카리스마 넘치네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어서 돌아와~ 맡은 임무 대성공이었다며? 엘더 브레인 님한테도 인정받았다고 들었어.
그래.
앞으로의 활약, 기대할게. 난 지금 따로 할 일이 있어서 이만~
멍멍!
...알았으니 가라.
아하하, 이 멍멍이 되게 귀엽네요!
사신짱이 호들갑 떨었지만, 우로보로스는 껌껌한 복도 너머를 응시할 뿐이었다.
응? 어디 가요?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그 엑스뭐시기란 사람의 인디언 춤은 안 봐요?
어차피 놈이 취할 때면 질리도록 볼 수 있어.
오호... 그럼 저도 같이 갈게요.
아니, 이건 반드시 나 혼자서 할 일이다. 구렁이 네놈은 여기서 있어라.
엑, 왜요!?
전 혼자서 뭐하라고요!!
우로보로스가 주위를 둘러보다, CZ75가 바닥에 떨어뜨린 도끼를 주워들었다.
그나마 쓸 만한 건 이것뿐인가...
우, 우롱이양! 저만 놔두고 가지 말아요!
지금 우롱이양 말고 아무도 없단 말예요!
식당을 세워 유리네를 점원으로 부려먹겠다 하지 않았나?
그랬죠...
그럼 네놈도 따로 할 일이 있군. 내 말이 틀렸느냐?
저, 저도 당연히 할일이 산더미죠! 우롱이양 없으면 갈 곳 없는 처량한 신세가 저저저절대 아니라고요!
그럼 됐다. 각자 할 일을 다한 다음 보자.
우로보로스는 복도 끝의 문을 열고, 시커먼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치만... 혼자는 싫단 말예요...
한편, 유리네 일행은 인형들의 지원을 받으며 공원에 도착했다.
어휴 힘들어... 적들이 뭐 이렇게 끝이 없어?
마계에서도 마물들이 이렇게 잔뜩인 건 본 적이 없는데...
이 마물들, 마법으로 만들어낸 거 같아. 쓰러지면 바로 사라져.
주인님, 주위를 청소하면서 유리네 님이 말씀하신 목표 지점에 도착하였사옵니다.
확실해... 여기가 마력의 폭심지야. 결계는 여기서부터 만들어졌어.
이런 짓은 사신짱 말곤 할 사람이 없지.
그럼 걔는 지금 어디 있을까?
......
에이전트가 아주 부자연스럽게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건물의 대문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거... 철혈 기지 아니야?
그렇사옵니다. 우로보로스의 예전 소굴이로군요.
들어가보자.
기지 내부로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그리폰 인형의 신호가 감지되었다.
그리고 그 신호를 따라가 보니, 잠들어 있는 세 인형이 있었다.
CZ75, NZ75, 그리고 P90은 바닥에 조용히 누운 채로, 서로 손을 꼭 맞잡고 있었다.
얘들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단순 기능 정지로 추정되오나, 흔들어 봤자 깨어날 일 없으니 이대로 회수하는 것이 어떨런지요?
그래, 이쪽에서 검사해보자. K5는 셋을 회수하고, 나머지는 유리네를 도와 계속 수색하도록.
응, 바로 데리고 갈게!
......
에이전트는 CZ75의 손에 그녀의 도끼가 아닌 벗겨진 검은 장갑이 쥐어져 있는 것을 눈치챘다.
지휘관, 이들은 폭심지에 너무 가까이 있어서 강한 충격에 기절한 거 같아요.
우로보로스는 몸뚱이는커녕 흔적도 보이지 않는군요.
그럼 분명 근처에 있을 거야, 내가 사신짱 쫓아다닐 때 둘이 한패였어.
그렇다면 이곳은 저희에게 맡겨 주십시오.
뭐? 하지만...
이곳은 본디 철혈의 영역. 문제 없사옵니다.
그러니까 괜한 소리 말고 네녀석들은 그 사신짱인가 뭔가 하는 놈이나 찾으러 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해!
그럼 셋으로 나뉘는 게 좋겠군. 유리네와 메두사, 미노스는 사신짱을 수색, K5는 그대로 셋을 회수해 데려온 다음 다시 유리네를 지원하러 가고, 에이전트는 철혈 부대와 함께 기지를 수색하도록 하자.
응!
삭막한 기지에는 다시 철혈만 남게 되었다.
에이전트는 품에서 태블릿을 꺼내, 신호 추적을 계속했다.
우로보로스의 신호는 안 느껴지지만, 확실히 여기 어딘가에 있다는 느낌은 드는군.
그 음침한 녀석, 또 무슨 짓을 벌였을지 궁금한걸?
쉿.
그때, 복도 너머에서 높은 구두가 또각또각 바닥을 디디는 소리가 들려왔다.
......
저건——
매우 낯익은 여성이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와 우아하게 인사했다.
흠... 아무래도, 우로보로스가 우릴 위해 정성들여 즐길 거리를 마련한 듯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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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또 만났네요! 히야~ 역시 출장 근무는 힘들다니까요!
지난 이야기에서, 지휘관을 도와 ELID 무리를 소탕한 유리네 일행이 어째 분위기가 좀 이상한 진보초로 돌아가기로 한 데까지 나왔죠?
그런데 짜잔! 문을 넘은 그곳은 정말로 모두가 알던 모습의 진보초가 아니었습니다!
인간은 모조리 잠들고, 마물들이 거리를 누비는 그야말로 마경! 그리고 사신짱과 우로보로스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지요...
사상 초유의 위기에서, 유리네 일행은 과연 소중한 친구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네, 여기까지. 전 다음 버스 타고 돌아갈 거라서요. 닷씨는 이런 초장거리 출장 근무 안 받을 거예――어?
<size=50>헉! 버스 기사 아저씨, 기다려요!! 기사 아저씨!!!</size>
진보초의 공원.
대폭발을 고스란히 맞은 듯 머리가 어지러운 우로보로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하하하하하하!
반면 팔팔한 사신짱은 미끄럼틀 꼭대기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다.
이 사신짱이 세계의 왕이 되었노라!
이제부터 마음껏 슈퍼 빌런짓을 하고 다닐 거예요!
......
제일 먼저――!!
여기다 식당을 세우도록 하죠.
그게 빌런이 하는 짓이냐?
세상에, 공공장소 한복판에다 식당을 세우다니!
이 얼마나 사악한 짓인가! 비둘기 남작이 울고 가겠다!
......
게다가게다가, 유리네를 점원으로 부려먹을 거예요! 와하하하하하!!
끝을 모르는 사악함에 자신마저 소름이 다 돋네요!
......
그리고 우롱이양도 사돈 남 말하긴~ 태클 걸면서 벌써 아지트를 만들었잖아요?
뭐?
심상찮은 낌새를 느낀 우로보로스가 뒤를 돌아보니, 웬 철혈 기지가 부자연스럽게 덩그러니 생겨나 있었다. 바로 예전의 자신의 관할 구역 기지였다.
우롱이양도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었군요~
대체... 어떻게...?
사신짱의 말은 우로보로스에게 들리지 않았다. 난데없이 나타난 옛 기지에, 우로보로스는 홀린 듯 그 안으로 들어갔다.
옛 기지는 내부 구조도 자신의 기억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벽에 남은 404 소대와 격전 벌인 흔적은 물론 분명 꾸깃꾸깃 구겨서 버렸을 터인 철혈 인형들의 단체 사진까지, 전부.
우로보로스는 복잡한 심정으로 그 사진을 집어 들었다.
오오... 여기가 우롱이양이 말한 그리폰 기지인가요?
아니, 여긴... 예전에 내가 있었던 곳이다.
근데 왜 쟤네가 여기 있어요?
......
세 그리폰 인형들이, 사신짱이 가리킨 기지의 한구석에 조용히 누워 있었다.
제한 설정 중 그리폰 인형에게 위해를 가하면 안 된다는 조항 때문인지, 우로보로스가 무의식 중에 그들을 자신이 가장 안전하다 여기는 곳에 둔 듯했다.
......글쎄다.
우롱이양 집엔 다른 사람 없어요? 엄청 큰데 되게 썰렁하네요.
당연히 다른 놈들도 있었지. 다 꼴도 보기 싫은 놈들뿐이지만.
돌아왔구나, 우로보로스.
......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오우, 우롱이양의 친구... 어? 메이드?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하였구나. 엘리사 주인님께서도 만족해하셨다.
알았으니 나가라.
수고 많았다. 헌터를 시켜 피로를 풀어 주도록 하마.
...그래, 엑스큐셔너도 불러서 인디언 춤이나 추라고 해.
그리하마.
"에이전트"는 우아하게 물러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오우야... 우롱이양 카리스마 넘치네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어서 돌아와~ 맡은 임무 대성공이었다며? 엘더 브레인 님한테도 인정받았다고 들었어.
그래.
앞으로의 활약, 기대할게. 난 지금 따로 할 일이 있어서 이만~
멍멍!
...알았으니 가라.
아하하, 이 멍멍이 되게 귀엽네요!
사신짱이 호들갑 떨었지만, 우로보로스는 껌껌한 복도 너머를 응시할 뿐이었다.
응? 어디 가요?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그 엑스뭐시기란 사람의 인디언 춤은 안 봐요?
어차피 놈이 취할 때면 질리도록 볼 수 있어.
오호... 그럼 저도 같이 갈게요.
아니, 이건 반드시 나 혼자서 할 일이다. 구렁이 네놈은 여기서 있어라.
엑, 왜요!?
전 혼자서 뭐하라고요!!
우로보로스가 주위를 둘러보다, CZ75가 바닥에 떨어뜨린 도끼를 주워들었다.
그나마 쓸 만한 건 이것뿐인가...
우, 우롱이양! 저만 놔두고 가지 말아요!
지금 우롱이양 말고 아무도 없단 말예요!
식당을 세워 유리네를 점원으로 부려먹겠다 하지 않았나?
그랬죠...
그럼 네놈도 따로 할 일이 있군. 내 말이 틀렸느냐?
저, 저도 당연히 할일이 산더미죠! 우롱이양 없으면 갈 곳 없는 처량한 신세가 저저저절대 아니라고요!
그럼 됐다. 각자 할 일을 다한 다음 보자.
우로보로스는 복도 끝의 문을 열고, 시커먼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치만... 혼자는 싫단 말예요...
한편, 유리네 일행은 인형들의 지원을 받으며 공원에 도착했다.
어휴 힘들어... 적들이 뭐 이렇게 끝이 없어?
마계에서도 마물들이 이렇게 잔뜩인 건 본 적이 없는데...
이 마물들, 마법으로 만들어낸 거 같아. 쓰러지면 바로 사라져.
주인님, 주위를 청소하면서 유리네 님이 말씀하신 목표 지점에 도착하였사옵니다.
확실해... 여기가 마력의 폭심지야. 결계는 여기서부터 만들어졌어.
이런 짓은 사신짱 말곤 할 사람이 없지.
그럼 걔는 지금 어디 있을까?
......
에이전트가 아주 부자연스럽게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건물의 대문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거... 철혈 기지 아니야?
그렇사옵니다. 우로보로스의 예전 소굴이로군요.
들어가보자.
기지 내부로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그리폰 인형의 신호가 감지되었다.
그리고 그 신호를 따라가 보니, 잠들어 있는 세 인형이 있었다.
CZ75, NZ75, 그리고 P90은 바닥에 조용히 누운 채로, 서로 손을 꼭 맞잡고 있었다.
얘들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단순 기능 정지로 추정되오나, 흔들어 봤자 깨어날 일 없으니 이대로 회수하는 것이 어떨런지요?
<color=#00CCFF>그래, 이쪽에서 검사해보자. K5는 셋을 회수하고, 나머지는 유리네를 도와 계속 수색하도록.</color>
응, 바로 데리고 갈게!
......
에이전트는 CZ75의 손에 그녀의 도끼가 아닌 벗겨진 검은 장갑이 쥐어져 있는 것을 눈치챘다.
지휘관, 이들은 폭심지에 너무 가까이 있어서 강한 충격에 기절한 거 같아요.
우로보로스는 몸뚱이는커녕 흔적도 보이지 않는군요.
그럼 분명 근처에 있을 거야, 내가 사신짱 쫓아다닐 때 둘이 한패였어.
그렇다면 이곳은 저희에게 맡겨 주십시오.
뭐? 하지만...
이곳은 본디 철혈의 영역. 문제 없사옵니다.
그러니까 괜한 소리 말고 네녀석들은 그 사신짱인가 뭔가 하는 놈이나 찾으러 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해!
<color=#00CCFF>그럼 셋으로 나뉘는 게 좋겠군. 유리네와 메두사, 미노스는 사신짱을 수색, K5는 그대로 셋을 회수해 데려온 다음 다시 유리네를 지원하러 가고, 에이전트는 철혈 부대와 함께 기지를 수색하도록 하자.</color>
응!
삭막한 기지에는 다시 철혈만 남게 되었다.
에이전트는 품에서 태블릿을 꺼내, 신호 추적을 계속했다.
우로보로스의 신호는 안 느껴지지만, 확실히 여기 어딘가에 있다는 느낌은 드는군.
그 음침한 녀석, 또 무슨 짓을 벌였을지 궁금한걸?
쉿.
그때, 복도 너머에서 높은 구두가 또각또각 바닥을 디디는 소리가 들려왔다.
......
저건——
매우 낯익은 여성이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와 우아하게 인사했다.
흠... 아무래도, 우로보로스가 우릴 위해 정성들여 즐길 거리를 마련한 듯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