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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사신짱 드롭킥

빚과 맹세

빚과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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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폰 기지의 공방.

무사히 회수된 CZ75와 NZ75, P90의 검사 결과, 소체는 멀쩡하고 마인드맵도 안정적인 상태였다.

카리나

흐음... 혹시 모르니 다시 정밀 검사해볼까요?

CZ75

괜찮다니까 그러네.

NZ75

미안, 걱정하게 해서...

P90

지휘관~! 나 꿈 꾸는 거 아니지?

지휘관

다들 무사하다니 다행이다. 그런데 너희들, 우로보로스가 어디로 갔는진 아니?

CZ75

우로보로스는...

NZ75

......

CZ75

너네 뭘 하려는――?! 으아악!!

갑작스런 충격파로 튕겨나간 CZ75가 겨우 다시 일어서 보니, 우로보로스와 사신짱은 맹렬한 화산 분화구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단단히 손을 맞잡은 그들 주위로 폭주하는 마력이 지면을 할퀴는 와중, 기괴한 검은 형체가 그 마력의 폭풍 속에서 한데 뭉쳐 난폭한 마물로 변해 튀어나왔다.

CZ75

우로보로스!! 대체 뭐하는 거냐고!!

우로보로스

참견 말고... 꺼지라고!!

우로보로스는 끔찍한 몰골이었다. 사신짱의 붉은 마력이 우로보로스의 팔뚝을 핏줄처럼 타고 올랐다.

딱 봐도 확실했다. 둘의 힘의 균형이 맞지 않아, 우로보로스는 지금 사신짱의 마력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기 직전이었다.

CZ75

사신짱! 멈춰!

우로보로스가 못 버틸 거야!

아니나 다를까, 사신짱은 완전히 넋이 나가 인사불성이었다.

결국 보다 못한 CZ75이 직접 폭주하는 마력의 소용돌이로 몸을 던졌다. 붉은 마력이 그녀의 다리를 타고 오르자, 활화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용암 속을 걷는 느낌에 CZ75는 금방이라도 의식이 불타버릴 것만 같았다.

CZ75

우로보로스...!

우리 세상의 것이 아닌 힘을 남용하다간 거꾸로 삼켜져 버릴 거야...!

두번 다시 돌아가지 못하게 돼도 상관없어?!

우로보로스

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단 말이다...!

피처럼 검붉은 마력이 우로보로스의 어깨까지 올랐다.

CZ75

전혀 다른 세상에 영영 갇혀도 상관없냐고?!

우로보로스

...그래.

NZ75

CZ! 우리가 도와주자!

우로보로스

뭣... 빌어먹을 그리폰의 쓰레기들! 참견 말고 꺼지라고 몇 번을 말해!

결심한 CZ75가 무기를 던지고 우로보로스의 다른 손을 덥석 붙잡았다.

우로보로스가 뿌리치지 못하도록 깍지까지 끼고, 그녀의 몸에 흘러드는 마력을 분담했다.

CZ75

지금 우리는 동료야! 한 팀이라고!

우로보로스

이런 때까지 그딴 같잖은 소리를...!

NZ75

그게 그리폰의 규칙이야 이 뱀대가리야! IOP제든 철혈제든 그게 무슨 상관인데!?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함께 돌아가는 거야!

P90

옳소 옳소!! NZ 말 잘한다~!

NZ75와 P90도 달려와, 서로의 손과 CZ75의 손을 맞잡았다.

CZ75

연산력도 필요하다면 빌려주겠어! 그러니까 네가 해야 한다는 거 확실하게 끝마치고 와!

그런 다음 다 함께 돌아가는 거야!

우로보로스

......

끓어오르는 마력이 맞잡은 손과 손을 따라 흐름과 동시에, CZ75의 눈에 낯선 광경들이 스쳐 지나갔다.

CZ75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는 나도 몰라...

지휘관

우로보로스가 사신짱을 도왔다고...?

왜 인형까지 영향을 받는 건지 이제 알겠군.

마력으로 마인드맵 공간을 실체화한 거야.

카리나

하지만 왜 이런 짓을 한 걸까요?

CZ75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더라.

지휘관

에이전트, 짐작 가는 거 없어?

에이전트

<color=#00CCFF>알겠사옵니다.</color>

<color=#00CCFF>돌발행동을 저지른 우로보로스를 확보해 연행하겠사옵니다.</color>

지휘관

에이전트?

에이전트

<color=#00CCFF>그녀의 "꼭 해야 하는 일"은, 그녀의 입으로 직접 들으시옵소서.</color>

에이전트가 통신을 뚝 끊었다.

텅 빈 가상 공간.

언제나 우로보로스의 마인드맵 속을 서성이던 유령이, 트레이드 마크인 비웃는 듯한 얼굴로 우로보로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요르문간드

여어~♪ 오랜만이다 우롱아~?

우로보로스

......

요르문간드

음...? 이상하다, 너 어딘가 좀 다른데?

아, 왜인지 알겠다. 뭐야 그 요상하게 생긴 도끼는?

딱 봐도 밸런스 안 맞게 생겼는데, 잘 휘두를 수는 있겠어?

우로보로스

......

요르문간드가 흥미로워하며 우로보로스를 빙 한바퀴 맴돌았다.

요르문간드

뭐야, 노려보지만 말고 말 좀 해 봐. 또 어디서 두들겨 맞고 벙어리됐냐?

그럼에도 우로보로스는 말없이 요르문간드를 노려봤다.

그 빌어먹을 구렁이를 도와 이상적인 세상을 만든 이유는, 그리폰 기지로 돌아가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오직 이 순간을 위해서.

요르문간드와 다시 마주하기 위해서였다.

우로보로스

네 알 바 아니다.

요르문간드

헹, 기운 넘치는구만? 다행이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진짜로 걱정했다니까? 너 망가졌으면 내가 전력으로 싸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말이야.

우로보로스

됐으니까 당장 시작하지.

요르문간드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우로보로스가 먼저 들려들었다.

......

요르문간드

야 우롱아, 여기 말인데... "가짜"냐, 아님 "진짜"냐?

잠시 후 요르문간드가 바닥에서 돌멩이를 주워 힘껏 던지면서 물었다.

요르문간드

가상 공간에 감각 시스템 업데이트라도 된 건가... 아님...

여기가 바로 현실 세계인가?

......

아 재미없게스리, 그러지 말고 뭐라 말 좀 해봐~

요르문간드는 낄낄대며 고개를 숙여, 자신이 깔고 앉은 우로보로스를 툭 쳤다.

우로보로스

......

요르문간드

아아 미안 미안, 이렇게 압박하면 말을 못하겠지?

그래도 말이야, 내 생각엔... 이거 꿈인 거 같다.

안 그래? 우롱이가 요상한 도끼를 휘두르면서 먼저 덤벼들다니, 전혀 현실감 없어.

바닥에 깊숙이 박힌 도끼날을 보며, 우로보로스는 분함에 이를 갈았다. 자신의 부유포를 압수한 에이전트도 몇 번이고 저주했다.

요르문간드

게다가, 나 진작에 죽었잖아?

내 기억이 꼬인 게 아니라면 그 게임 마지막에 죽었는데.

우로보로스

그래, 내 손으로 네 숨통을 끊었지.

요르문간드가 피식하며 힘을 더 주어, 우로보로스의 등을 더 세게 짓눌렀다.

요르문간드

어럽쇼~? 왜 내 기억엔 내가 엄청 봐줬던 걸로 되어 있을까나~?

우로보로스

크윽...!

요르문간드

설마, 그래서 날 다시 만들어낸 거냐?

너만의 힘으로 날 이기려고? 날 이겨서, 보잘것없는 네 가치를 증명하려고?

우로보로스

다 안다는 듯 지껄이지 마...

요르문간드

킥킥킥...

그때로부터 얼마나 지났는진 몰라도, 우롱이 넌 역시 하나도 안 변했구나.

우로보로스

난 강해졌어! 예상 밖의 사고로 힘을 빼앗겼을 뿐이다!

내가 멀쩡하기만 했어도 넌 가루도 안 남았어!

요르문간드

......

역시, 아무것도 모른다니까.

우로보로스

뭐...?

요르문간드

만약에 말이야...

요르문간드

만약에... 내가 널, 지금 여기서 죽이려 든다면, 어떡할 거냐?

요르문간드가 자세를 바꾸더니, 무릎으로 우로보로스를 계속 누르면서 손으로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

우로보로스

......

요르문간드

울고불며 살려 달라 빌 거냐, 아님 그냥 다음 생을 기약할 거냐?

우로보로스의 시야가 점점 흐려져 갔다.

헌터

전쟁은 그딴 장기가 아니란 말이다!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지 마, 우로보로스! 머지않아 후회하게 될 거다!

엑스큐셔너

그래서 우로보로스 그 자식이 제멋대로라는 거지...

아키텍트

우로보로스, 너는 어때? 너는 너 자신이 좋아?

에이전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살아남아 보이도록. 그것이 네가 제일 잘하는 일 아니더냐.

기억 속의 목소리도 점점 희미해져 갔다.

에이전트

그럼 호신용 무기라도 하나 챙겨 줘야겠구나. 그리폰의 소대가 네 옛 소굴에서 회수한 것이니라.

단 한 번만 쓸 수 있을 터이니, 잘 판단해 사용하거라.

우로보로스가 가까스로 주머니를 뒤적여 엉망으로 구겨진 사진을 꺼내, 마지막 힘을 짜내어 요르문간드를 향해 외쳤다.

우로보로스

꽃 피는 지옥——!!

요르문간드

뭣?!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우로보로스

빌어먹을 에이전트... 또 날 속였겠다...!

기어코 울화통이 터진 우로보로스가 사진을 홱 집어던지려던 그 순간, 뒷면에 적힌 코드를 보았다.

우로보로스

......

요르문간드

...뭐야? 필살기냐? 선쿨 좀 많이 길다?

요르문간드가 어이없어하며 하품을 하려던 찰나, 우로보로스가 엄청난 힘을 뿜어내 그녀를 저만치 튕겨냈다.

요르문간드

으하하하하! 그래, 이렇게 쉽게 당할 리가 없지!

하여간 대단한 녀석이라니까, 우롱이 너!

우로보로스의 본래 힘이 완전히 되돌아왔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 그녀가, 땅에 박힌 CZ75의 도끼를 다시 뽑아 들었다.

우로보로스

덤벼라, 요르문간드.

끝장을 보자.

진보초의 공원.

사신짱

우롱이양 언제 돌아오는 거예요...

빠칭코도 질렸다고요...

사신짱이 손을 휙 젓자, 그녀 앞의 슬롯머신과 바닥을 온통 뒤덮었던 쇠구슬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사신짱

뽑기도 이젠 시시해...

스페셜 한정판 츠치노코 피규어마저 휙 던져 버린 사신짱은, 공허한 눈빛으로 먼산을 바라보았다.

사신짱

우롱이양... 뭔진 몰라도 설마 일이 잘못되진 않았겠죠?

어휴 진짜, 다른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그 생각을 하자, 가슴에 구멍이 뚫린 기분이었다.

사신짱

......흑.

다 가버렸어요...

저만 두고...

외로워요오...

진정되었던 위장이 다시 뒤틀렸다.

사신짱

혼자 있기... 싫다고요...

사신짱이 또 배를 부여잡고 바닥에 널브러졌다.

사신짱

괴로워어...

그때, 그녀의 흐릿한 시야에 한 쌍의 검은 구두가 나타났다.

???

사신짱, 왜 그러고 있어?

사신짱

어...?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들어보니, 더없이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유리네?

사신짱, 왜 그렇게 놀란 표정이야?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자애로운 미소의 "유리네"가, 사신짱에게 손을 내밀었다.

......

요르문간드

하하... 끝났구만.

우로보로스

그래, 끝났다.

요르문간드는 만신창이면서도 히죽거리며 허리에 난 상처를 살폈다.

그리고 그것이 결정타였는지, 몸이 그 상처를 중심으로 흩어져 가기 시작했다.

요르문간드

그래서, 해답은 찾았냐?

우로보로스

지긋지긋한 네놈의 얼굴을 본 그 순간 알았지.

요르문간드

뭐였는데...?

요르문간드가 힘없이 쓰러지는 것을 우로보로스가 받아냈다.

우로보로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요르문간드

엉?

우로보로스

이기든 지든, 아무래도 상관없었다고.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서인가였다.

요르문간드

......

우로보로스

네놈은 그때, 나더러 네 몫까지 살아가라 했지?

그래서 나도 네놈을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증명해 보인 거다.

네놈에게 진 빚은, 이제 다 갚았다.

요르문간드

......

요르문간드

푸히힛...

그래 우롱아, 그럼 됐어...

요르문간드의 몸은 이제 거의 투명해졌다.

우로보로스

잘 가라, 요르문간드.

요르문간드

그래, 나 간다.

그래도 나 까먹진 마라?

우로보로스

......

우로보로스의 어깨에 기댄 몸의 무게가 사라졌다.

우로보로스

...누가 네놈 따윌 잊는다고.

요르문간드는 떠났다, 처음부터 온 적이 없는 것처럼.

우로보로스는 절뚝거리며 기지에 돌아왔다.

우로보로스

...돌아왔다.

에이전트

왔느냐, 우로보로스.

우로보로스

이번 임무도... 완수했다...

에이전트

알고 있느니라. 훌륭하게 끝마쳤더구나.

우로보로스

그럼 뭘 잠자코 있는 거냐... 아까 나한테...

우로보로스

헌터한테 안마시킨다고...

에이전트

호오... 헌터.

에이전트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손뼉을 쳤다.

그러자 헌터가 다가와 우로보로스를 의자에 앉혔다.

헌터

힘조절은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우로보로스

......형편없어.

헌터

쓰읍...

그럼 이 정돈 어떠신지?

우로보로스

......좀 낫군.

에이전트

또 뭘 해 준다 했었지?

우로보로스

엑스큐셔너... 와서 인디언 춤 추라고 해...

에이전트

풉... 지금 준비 중이니라.

우로보로스

그럼... 기다리는 김에...

우로보로스

나한테 주겠다던 포상부터 내놔...

에이전트

그러도록 하지.

에이전트가 우로보로스의 맞은편에 앉아, 새로 깔끔하게 인쇄된 사진을 탁상에 두었다.

에이전트

이것이, 네게 주는 포상이니라.

우로보로스

너...

너 설마...!

사진 속의 우로보로스는, 저마다 웃는 다른 철혈 인형들 사이에서 혼자 짜증 가득한 얼굴로 붕 떠 있었다.

에이전트

어서 돌아오너라, 우로보로스.

우로보로스

네놈은 정말......

만신창이였던 우로보로스는 마침내 의식을 잃고 엎어졌다.

에이전트

......

뭘 멍하니 있느냐? 어서 회수하거라.

소체가 이토록 망가졌으니 그냥 조각내서 공방으로 들고 가도 되겠구나.

헌터

이 자식... 뭘 잘났다고 내 안마 실력에 토를 달아?

헌터가 성질을 내며 탁상 위에 엎어진 우로보로스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엑스큐셔너

내 춤 보고 싶으면 술부터 가져오라고!

엑스큐셔너도 우로보로스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에이전트

그만하면 됐으니 정리하고 돌아가자꾸나.

엑스큐셔너

이 녀석, 이렇게 망가졌는데도 무기를 안 놓네? 하여간 독종이야.

어... 그런데 에이전트, 이 녀석이 갑자기 깨어나서 날 도끼로 찍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그리폰에서 산재 처리해 주나? 휴가도 줘?

흥미로운 눈빛으로 도끼를 단단히 붙잡은 우로보로스를 보던 에이전트가 엑스큐셔너에게 눈총을 주었다.

에이전트

그리 된다면 네 운을 탓하거라.

같은 시각, 공원의 다른 곳.

K5

정말 안 도와줘도 돼?

에이전트

<color=#00CCFF>필요없사옵니다. 우로보로스를 확보했으니, 곧 기지로 회수하겠사옵니다.</color>

<color=#00CCFF>귀측은 명받은 목표를 수색하십시오.</color>

에이전트가 통신을 종료했다.

유리네

자기 문제는 자기가 알아서 해결하란 거네.

걔네가 알아서 하게 냅둬.

K5

가서 도와주고는 싶지만, 철혈끼리의 문제에 끼어들기는 역시 좀 껄끄럽네...

에이 별일 없겠지 뭐!

미노스

우리도 얼른 사신짱을 찾아내자!

메두사

앗, 저기!

메두사가 가리킨 방향에, 붉은 마력의 소용돌이 속에 우뚝 서 있으면서도 전혀 침식되지 않은, 처음 보는 건물이 보였다.

유리네

마력이 뻗치지 않는 곳...

저기가 결계의 약점일지도. 내가 가서 볼 테니까 너희는 여기서 마물들을 막아 줘.

미노스

유리네라도 혼자선 위험하지! 나도 같이――

유리네

난 괜찮으니까, 미노스는 메두사랑 같이 그리폰에서 온 친구들을 지켜 줘.

그리고 유리네는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메두사

유리네!

K5

자기 문제는 자기가 알아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