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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좀비랜드 사가

1일차·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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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고생한 끝에, 당신은 드디어 여태까지 가보지 않았던 수목원에 산책을 나왔다.

당신의 "현실"에서는 붕괴 복사에 ELID 때문에 이곳처럼 높다랗고 살아있는 나무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것이 되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이 수목원만 해도 100년 넘게 묵은 나무가 몇 그루나 있다고 한다.

지휘관

이 세계의 사람들은... 이런 나무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당신은 허리를 쭉 펴, 뒷짐을 지고서 무성한 나뭇가지를 드리우며 하늘 높이 뻗은 나무의 꼭대기를 올려다보았다.

시원한 밤바람이 나뭇잎을 가볍게 흔들었다. 이 고요함을 만끽하며 살며시 눈을 감자, 바스락 소리와 함께 은은한 풀의 향기가 당신의 코끝을 간질였다.

그때, 풀숲에서 뭔가 불쑥 튀어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다람쥐일까? "현실"에선 진짜 나무보다 더더욱 보기 힘들어진 숲의 정령을 오늘 실물로 보는 것일까?

사가의 수목원에는 사람들이 야생 다람쥐를 위해 지어 준 집도 있다 했으니, 당신은 내심 기대감이 부풀었다.

이윽고 "다람쥐"가 가까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당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 것이 느껴졌다. 이것이 자연과 교감하는 재미일까? 무심코 입꼬리가 올라갔다.

???

어이, 뭘 바보같이 웃는 거냐.

다람쥐가 툭 쏘아붙였다.

...다람쥐가 말을 했다?

닌자

안녕하신가.

말을 건 것은 다름아닌 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채로 얼굴을 들이민, 웬 검은 닌자복을 입은 사람이었다.

당신은 코에서 겨우 10cm 앞까지 난데없이 들이닥친 괴한에 놀라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닌자는 날렵하게 당신의 입을 틀어막곤 나무에서 내려왔다.

지휘관

다, 당신 누구야?!

닌자

이름 따위 없다.

“valar morghulis”

“valar dohaeris”

지휘관

......

당신 작품 잘못 찾아온 거 아니야...? 잠깐, 가만 보니 낮에 그 편의점에서 봤던...!

닌자

잘못 봤겠지. 우린 지금 처음 만났다.

지휘관

그래...? 그럼 여긴 어쩐 일이지?

닌자

너를 보러 왔다, 지휘관.

지휘관

나를...? 설마, <size=50>카리나가 날 구하러 보낸 사람이야!?</size>

그리폰으로 금방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당신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닌자

쉿.

지휘관

읍?

닌자

여긴 안전하지 않다.

지휘관

여기에 뭐가 위험한데?

패러데우스는커녕 ELID도 없는 세계인데.

닌자

그래, 세계. 이 시대가 너를 노리고 있다.

지휘관

그게 무슨...?

닌자

비록 잠시뿐이나, 네가 이 시대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기 때문이지.

지휘관

나한테 그런 게 있다고?!

닌자

그렇다, 그건 바로...

지휘관

바로...?

닌자

<size=60>프랑슈슈다아!!!</size>

닌자는 한쪽 무릎을 꿇고서 양손을 번쩍 들어 찬양했다.

그 오버액션에 당신은 할 말을 잃고 맥이 빠져, 그대로 무시하고 가려 했다.

닌자

내 말을 못 믿겠지, 이해한다.

지휘관

그럼 우선 내 다리부터 놔 줄래?

닌자

나는 너를 오랫동안 관찰해 왔다.

네가 다른 세계로부터 도래한 것도 알고 있지. 그리... 그리뭐시기란 곳.

지휘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닌자

어젯밤 잠꼬대하는 걸 들었다.

지휘관

<size=50>뭣...?!</size>

그제서야 당신은 어떻게든 나아가던 발걸음을 멈췄고, 그제서야 닌자도 당신의 다리를 놓고 일어났다.

닌자

하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나는 네가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지.

지휘관

정말이야!? 어떻게? 어떡하면 되는데? 아니 그 전에, 내가 왜 네 말을 믿어야 하지?

닌자는 대뜸 허리 숙여 경의를 표하면서 대답했다.

닌자

모든 것은 프랑슈슈로부터 시작됐으니, 그 끝도 프랑슈슈이리라.

지휘관

무슨 뜻이야?

닌자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힘을 신중히 연마시키고 수호해라!

지휘관

어... 그러니까, 프랑슈슈를 잘 훈련시키라고?

닌자

프랑슈슈의 빛이 이 시대의 구석구석까지 비춰져야만 비로소 네 역할을 완수할 수 있을지어다!

지휘관

...뭐라고?

그 질문에 닌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오버액션을 취하며 건틀릿에서 갈고리 밧줄을 저멀리로 발사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닌자처럼 사라졌다.

지휘관

아니 그건 또 대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데!?

지휘관

<size=50>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면 어디가 덧나――?!</size>

불만을 토해내기가 무섭게 무언가가 꽂힌 쿠나이가 섬광처럼 날아와, 당신 바로 옆의 나무 기둥에 꽂혔다. 식겁하며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다름아닌 명함이었다.

...달랑 전화번호 한 줄만 적힌 명함.

당신은 망연하게 그 명함을 주머니에 쑤셔넣곤 터벅터벅 수목원에서 나와 저택으로 돌아갔다.

......

저택으로 돌아왔을 땐 막 자정을 넘긴 시각이었기에, 당신은 프랑슈슈가 깨지 않도록 문을 살며시 열어 불도 켜지 않고 어두컴컴한 로비에 발을 디뎠다.

그러자 전등이 팟 켜졌다.

프랑슈슈가 자지 않고 로비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휘관

너희들... 아직 안 자고 있었어?

미나모토 사쿠라

어디 갔다 이제 오세요? 밤 늦게까지 안 돌아오시길래 모두 걱정했어요...

유우기리

아무리 평화로운 시대라도 경계심을 늦추시면 안 되죠, 지휘관님.

지휘관

미안, 수목원에 산책하러 갔다 오느라 좀 늦었어.

이렇게 프랑슈슈 멤버들의 걱정하는 푸르스름한 얼굴을 보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호시카와 릴리

아, 릴리 그거 알아! 숲속에 들어갔다 운명의 상대랑 만나는 이야기지?

지휘관

어... 운명은 아니고 이상한 사람을 보긴 했는데, 신경 안 써도 돼.

니카이도 사키

걸리적거리는 놈 있음 나 불러! 쳐죽여버려 주께!

니카이도 사키가 털털하게 당신의 어깨를 턱 쳐서 하마터면 다리가 풀려 무릎을 꿇을 뻔했다.

미즈노 아이

수목원이라면 큰길을 따라 바로 도착하니 별일 없겠지만.

콘노 준코

저희도 가끔씩 거기서 산책해요. 확실히 기분 풀기 좋은 곳이에요.

야마다 타에

으어어... 어어어... (본인도 그렇다는 것 같다.)

모두의 얼굴에서 걱정이 사라지고 분위기도 다시 화기애애해지자, 그들과 오늘 함께 겪었던 일들이 떠올라 왠지 모르게 포근한 기분도 들었다.

지휘관

오늘은 트레이닝에 알바에 다들 고생 많았어, 이제 그만 자자.

당신이 재촉하니, 프랑슈슈도 얌전히 방으로 돌아갔다.

프랑슈슈

잘 자, 지휘관.

지휘관

잘 자, 내일 보자.

전등 스위치를 내리자, 고요한 밤의 기운이 다시 낡은 저택으로 돌아왔다.

당신도 방으로 돌아왔지만, 머릿속엔 여전히 그 이상한 닌자가 남겼던 말이 맴돌았다.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힘!"

"신중히 연마시키고 수호해라!"

"프랑슈슈의 빛이 이 시대의 구석구석까지 닿도록!"

지휘관

...여기나 거기나, 소녀들이 세상을 바꿀 운명을 짊어지고 있단 건가.

창밖으로 점점 더 어두워져 가는 밤의 풍경을 바라보며, 당신은 나지막이 탄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