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점심
어젯밤 당신은 분함을 못이겨 철야로 새로운 트레이닝 스케줄을 짰다.
그리고 휴식 없이 오전 스케줄을 소화한 탓에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이를 악물고 라이브 하우스의 백스테이지로 돌아왔다.
비록 두 눈으로 직접 보았음에도 여전히 믿기지가 않았던 것이다.
여태까지 동고동락한 카리나가 그토록 매정하게 대하다니.
분명... 분명 무슨 고충이 있어서일 거야...
어느 어둠의 세력에게 협박당해서 억지로 날 상처입혀 멀어지도록 만드려는 게 아닐까?
계속 눈을 깜빡이지 않았던가? 당근 대신 펜을 흔들었던가?
한참을 고뇌했지만 물증은 물론 심증도 없으니 헛수고였다.
때문에, 당신은 현장으로 돌아가 카리나가 남겼을 만한 단서를 찾기로 했다.
VVVIP 룸 앞에 청소 도구들이 놓여 있었지만, 아직 깨끗한 것으로 보아 청소는 아직인 듯했다.
화장대들은 전부 온갖 화장품으로 어지러웠고, 낙서한 흔적도 다수 있었다.
HK21의 것으로 보이는 화장대를 먼저 살펴보니. 테두리에 LED 전등을 잔뜩 박은 거울에 붉은 립스틱으로 커다랗게 "언니야"라 적혀 있었다.
다만 탁상에 회색 염색약이 조금 엎질러져 있는 것 외에는 남은 화장품은 얼마 없었다.
얘는 어딜 가나 거의 다 자기 언니랑 관련된 것뿐이구나.
서랍을 열자 사진 몇 장이 나왔는데, 다 HK21이 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었다.
그중엔 당신과 찍은 것도 있었다.
HK21은 렌즈를 향해 일부러 기겁한 표정이었고, 당신은 입을 반쯤 벌리고 망연히 그녀에게 무어라 말하려던 그때 찍은 사진.
당신은 한숨을 푹 쉬곤 옆의 화장대로 이동했다.
이건... 딱 봐도 PM06 거네.
이 화장대는 온갖 종류의 붉은 화장품들이 놓인 것은 물론 원래 무슨 색이었는지 모를 정도로 온통 빨간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게다가 화장품만이 아니라 빈 와인병 몇 개까지 있으니, PM06이 쓰던 것이 분명했다.
이를 보고 있자니 그녀가 당직 부관이었을 때 지휘실을 새빨갛게 물들였던 사건이 다시 떠올랐다.
그때는 화를 내며 혼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단서가 있나 더 찾아봐야지.
당신은 이번엔 화장대에 이발용품, 모발 케어 용품뿐인, JS05의 화장대에 다가섰다.
그런데 헤어핀이 남아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깜빡한 모양이었다. 그녀가 안절부절 못하며 헤어핀을 찾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화장대를 조사할수록 그리폰에서 지내던 하루하루가 더없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그렇기에 지슴 당신은 전력을 다해야만 했다.
전력으로 사가에서 살아남고 프랑슈슈를 이끌어, 라이브를 성공시켜야만 한다. 그래야만 이후의 돌아갈 길을 찾는 여정에 전념을 쏟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문 밖에서 청소부의 발소리가 가까워져, 당신은 서둘러 방을 빠져나갔다.
어젯밤 카리나와 대면했던 테이블에 다가가 보니, 카리나가 마시다 남긴 커피와 휘갈겨 쓴 메모가 남아있었다.
수상쩍은 느낌에 커피잔을 들어 냄새를 맡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당신이 편의점에서 샀던 믹스 커피와 매우 비슷했다.
카리나 이 녀석, 이세계에서도 돈은 왕창 벌면서 사치는 안 부리네...
거 참, 돈을 긁어모아서 뭘 할 생각인지...
푸념하며 커피잔을 내려놓고, 이번엔 카리나가 남긴 메모를 펼쳐 확인했다.
당신에게도 익숙한 작전보고서의 깔끔한 글씨체가 아니라 조금 지저분하게 휘갈겨 쓴 것이, 카리나가 얼마나 바쁘게 적은 것들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건 그렇고 어마어마한 숫자인걸...
종이에 보이는 나이트 카페의 영업 수익과 이후의 일정 계획만 봐도 입이 떡 벌어질 수준이었다.
그리폰에서보다 훨씬 많이 벌고 있음을 비로소 실감했다.
하지만, 다른 건 없나...
카리나, 정말 아무 메시지도 남긴 게 없니...?
초조한 마음으로 테이블 위의 모든 물건들을 샅샅이 조사하고 메모의 숫자들이 암호는 아닌가 해독도 시도해 봤지만, 단서 같아 보이는 건 전혀 없었다.
그러다 문 밖에서 청소부의 발소리가 가까워져, 당신은 서둘러 방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혹시나 싶어 들어와 본 화장실의 쓰레기통엔 휴지가 가득, 벽과 문에는 낙서가 가득이었다.
대충 몇 개 읽어보기만 해도 피식 웃음이 나왔다. 녀석들은 벽을 게시판처럼 쓴 모양이었다.
다음 신곡 어떡할까? "크림슨 위치" 주제로 어때?
기각. 너무 흔하잖아. 그리고 마녀는 보통 앞머리 안 내려.
마녀 언니야라면 생각해볼게.
너희들! 일과 중에 화장실에서 농떙이 부리면 모를 줄 알아?
전원 1일 치 감봉이야!!
검은 글씨는 여러 색의 낙서로 마구 덧칠되어 있었다.
얘들이 정말 감봉당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어젯밤의 카리나의 얼굴과 발언을 떠올렸다.
그녀가 사장이 된다면 얼마나 인색해질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
결국 쓸 만한 단서는 전혀 없었고, 문 밖에서 청소부의 발소리가 가까워져서 당신은 서둘러 방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라이브 하우스를 빠져나온 당신은 프랑슈슈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자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식탁엔 아직 아슬아슬하게 따끈한 도시락 하나와 쪽지 한 장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쪽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지휘관님께.
함께 점심 먹기로 약속했는데, 트레이닝을 더 하기로 해서 어렵게 됐어요. 혼자 식사하시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
식탁의 도시락은 식었다면 그대로 살짝 데우기만 하면 돼요.
그럼 오후에 뵈어요.
유우기리 올림.
당신은 식은 도시락 앞에 천천히 앉았다. 프랑슈슈가 당신이 짠 지옥 훈련 일정을 따라 땀...까지는 모르겠고 열정을 쏟으며 연습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래서 당신은 다짐했다. 마지막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다시는 그들을 두고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체 대사 보기 (37줄)
어젯밤 당신은 분함을 못이겨 철야로 새로운 트레이닝 스케줄을 짰다.
그리고 휴식 없이 오전 스케줄을 소화한 탓에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이를 악물고 라이브 하우스의 백스테이지로 돌아왔다.
비록 두 눈으로 직접 보았음에도 여전히 믿기지가 않았던 것이다.
여태까지 동고동락한 카리나가 그토록 매정하게 대하다니.
분명... 분명 무슨 고충이 있어서일 거야...
어느 어둠의 세력에게 협박당해서 억지로 날 상처입혀 멀어지도록 만드려는 게 아닐까?
계속 눈을 깜빡이지 않았던가? 당근 대신 펜을 흔들었던가?
한참을 고뇌했지만 물증은 물론 심증도 없으니 헛수고였다.
때문에, 당신은 현장으로 돌아가 카리나가 남겼을 만한 단서를 찾기로 했다.
VVVIP 룸 앞에 청소 도구들이 놓여 있었지만, 아직 깨끗한 것으로 보아 청소는 아직인 듯했다.
하지만 언제든지 청소부가 올 테니, 주어진 시간은 적다. 어디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좋을까?
화장대들은 전부 온갖 화장품으로 어지러웠고, 낙서한 흔적도 다수 있었다.
HK21의 것으로 보이는 화장대를 먼저 살펴보니. 테두리에 LED 전등을 잔뜩 박은 거울에 붉은 립스틱으로 커다랗게 "언니야"라 적혀 있었다.
다만 탁상에 회색 염색약이 조금 엎질러져 있는 것 외에는 남은 화장품은 얼마 없었다.
얘는 어딜 가나 거의 다 자기 언니랑 관련된 것뿐이구나.
서랍을 열자 사진 몇 장이 나왔는데, 다 HK21이 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었다.
그중엔 당신과 찍은 것도 있었다.
HK21은 렌즈를 향해 일부러 기겁한 표정이었고, 당신은 입을 반쯤 벌리고 망연히 그녀에게 무어라 말하려던 그때 찍은 사진.
당신은 한숨을 푹 쉬곤 옆의 화장대로 이동했다.
이건... 딱 봐도 PM06 거네.
이 화장대는 온갖 종류의 붉은 화장품들이 놓인 것은 물론 원래 무슨 색이었는지 모를 정도로 온통 빨간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게다가 화장품만이 아니라 빈 와인병 몇 개까지 있으니, PM06이 쓰던 것이 분명했다.
이를 보고 있자니 그녀가 당직 부관이었을 때 지휘실을 새빨갛게 물들였던 사건이 다시 떠올랐다.
그때는 화를 내며 혼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단서가 있나 더 찾아봐야지.
당신은 이번엔 화장대에 이발용품, 모발 케어 용품뿐인, JS05의 화장대에 다가섰다.
그런데 헤어핀이 남아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깜빡한 모양이었다. 그녀가 안절부절 못하며 헤어핀을 찾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화장대를 조사할수록 그리폰에서 지내던 하루하루가 더없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그렇기에 지슴 당신은 전력을 다해야만 했다.
전력으로 사가에서 살아남고 프랑슈슈를 이끌어, 라이브를 성공시켜야만 한다. 그래야만 이후의 돌아갈 길을 찾는 여정에 전념을 쏟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문 밖에서 청소부의 발소리가 가까워져, 당신은 서둘러 방을 빠져나갔다.
어젯밤 카리나와 대면했던 테이블에 다가가 보니, 카리나가 마시다 남긴 커피와 휘갈겨 쓴 메모가 남아있었다.
수상쩍은 느낌에 커피잔을 들어 냄새를 맡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당신이 편의점에서 샀던 믹스 커피와 매우 비슷했다.
카리나 이 녀석, 이세계에서도 돈은 왕창 벌면서 사치는 안 부리네...
거 참, 돈을 긁어모아서 뭘 할 생각인지...
푸념하며 커피잔을 내려놓고, 이번엔 카리나가 남긴 메모를 펼쳐 확인했다.
당신에게도 익숙한 작전보고서의 깔끔한 글씨체가 아니라 조금 지저분하게 휘갈겨 쓴 것이, 카리나가 얼마나 바쁘게 적은 것들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건 그렇고 어마어마한 숫자인걸...
종이에 보이는 나이트 카페의 영업 수익과 이후의 일정 계획만 봐도 입이 떡 벌어질 수준이었다.
그리폰에서보다 훨씬 많이 벌고 있음을 비로소 실감했다.
하지만, 다른 건 없나...
카리나, 정말 아무 메시지도 남긴 게 없니...?
초조한 마음으로 테이블 위의 모든 물건들을 샅샅이 조사하고 메모의 숫자들이 암호는 아닌가 해독도 시도해 봤지만, 단서 같아 보이는 건 전혀 없었다.
그러다 문 밖에서 청소부의 발소리가 가까워져, 당신은 서둘러 방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혹시나 싶어 들어와 본 화장실의 쓰레기통엔 휴지가 가득, 벽과 문에는 낙서가 가득이었다.
대충 몇 개 읽어보기만 해도 피식 웃음이 나왔다. 녀석들은 벽을 게시판처럼 쓴 모양이었다.
다음 신곡 어떡할까? "크림슨 위치" 주제로 어때?
기각. 너무 흔하잖아. 그리고 마녀는 보통 앞머리 안 내려.
마녀 언니야라면 생각해볼게.
너희들! 일과 중에 화장실에서 농떙이 부리면 모를 줄 알아?
전원 1일 치 감봉이야!!
검은 글씨는 여러 색의 낙서로 마구 덧칠되어 있었다.
얘들이 정말 감봉당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어젯밤의 카리나의 얼굴과 발언을 떠올렸다.
그녀가 사장이 된다면 얼마나 인색해질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
결국 쓸 만한 단서는 전혀 없었고, 문 밖에서 청소부의 발소리가 가까워져서 당신은 서둘러 방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라이브 하우스를 빠져나온 당신은 프랑슈슈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자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식탁엔 아직 아슬아슬하게 따끈한 도시락 하나와 쪽지 한 장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쪽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지휘관님께.
함께 점심 먹기로 약속했는데, 트레이닝을 더 하기로 해서 어렵게 됐어요. 혼자 식사하시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
식탁의 도시락은 식었다면 그대로 살짝 데우기만 하면 돼요.
그럼 오후에 뵈어요.
유우기리 올림.
당신은 식은 도시락 앞에 천천히 앉았다. 프랑슈슈가 당신이 짠 지옥 훈련 일정을 따라 땀...까지는 모르겠고 열정을 쏟으며 연습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래서 당신은 다짐했다. 마지막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다시는 그들을 두고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