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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좀비랜드 사가

미소와 눈물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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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짝, 짝!

묵직한 마지막 리듬이 울렸다.

다만 그 소리가 당신의 심장 고동인지 무대 위 프랑슈슈의 스텝 소리였는진 더는 구분이 안 됐지만, 어쨌든 공연의 끝을 알리는 마지막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몸이 긴장에서 해방되자, 주위의 우레 같은 박수와 환호 소리가 파도처럼 당신을 띄워 올렸다.

관중

<size=50>프랑슈슈――!!</size>

<size=50>앵콜! 앵콜!</size>

미나모토 사쿠라

모두――! 고마워요――!

니카이도 사키

<size=50>앞으로도 잘 부탁한다아아!!!</size>

사쿠라와 사키의 목소리도 금방 박수와 환호에 묻혔지만, 상관없었다.

무대의 조명이 프랑슈슈를 비추니 그 실루엣을 따라 땀방울도 반짝였다.

공연은 끝났다. 도중 사소한 실수가 없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훌륭했다. 관객들의 반응이 바로 그 증거였다.

덕분에 당신도 부담감에서 해방되었다.

미즈노 아이

모두, 고마워!!

지휘관

<size=50>프랑슈슈——!!</size>

막이 내려올 때, 당신도 결국 참지 못하고 커튼 뒤로 사라지는 프랑슈슈를 향해 소리질렀다.

여태껏 꾹 참았던, 한 명의 관객으로서 응원과 기대가 압축된 외침이었다.

이젠 그들의 지휘관으로서 곁으로 돌아가 함께 축하해 줄 차례였다...만.

지휘관

길 좀 비켜 주세요! 지나갑니다!

열기에 한껏 취한 관객들이 콘크리트 벽처럼 꿈쩍도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샛길을 찾으러 돌아다녔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있을 수도 없으니 머리를 굴리던 그때, 누군가 당신을 붙잡았다.

열성팬

요, 또 만났네.

지휘관

엥...?

가면 쓴 은발 소녀가 또 홀연히 나타났다.

지휘관

네가 왜 여기 있어?

열성팬

프랑슈슈의 1등 팬더러 이런 중요한 공연을 놓치라고? 어림도 없지.

지휘관

......

몇 곡 전엔 너 무대 위에 있었잖아.

이번 콘서트의 하프 타임에, 나이트 카페와 그레이 트리가 우정 출연으로 무대를 가졌었다.

그리고 그때, 그레이 트레의 멤버 중에 당신이 이제껏 보지 못했던 키보더가 있었다.

열성팬

무슨 소리야?

지휘관

너 맞지? 그레이 트리의 베일에 싸인 미스테리 키보더.

열성팬

아니 무슨 소리냐고.

그레이 트리라면 내가 예전에 덕질하던 그룹이긴 하네.

지휘관

......

당신은 미심쩍은 눈빛으로 이 은발의 소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다 눈치챘으니, 가면을 썼지만 한 쌍의 교활한 눈빛이 눈구멍 너머로 느껴졌다.

사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 수수께끼의 소녀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고, 여러 번 만나면서 그 의문은 커져만 갔다.

그래서 이 기회에 그 의문을 해결하기로 했다.

지휘관

계속 내 주변을 돌아다녔던데, 대체 뭐가 목적이야?

열성팬

아~아, 들켜버렸네.

소녀는 피식 웃으며 짐짓 유감스러운 척했다.

열성팬

실은, 계속 프랑슈슈의 정보를 수집했어.

지휘관

...엉?

열성팬

원래 프랑슈슈는 엄청 마이너니까 정보가 별로 돈이 되지 않았거든.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크게 떴으니, 나도 한탕 벌 수 있지 않겠어...?

지휘관

뭣...

열성팬

아, 괜한 기대 마셔. 네 정보는 수요 없으니까.

지휘관

네가 그 가면을 안 벗으려는 건, "특별한" 인물이라서겠지?

열성팬

아~아, 들켜버렸네.

소녀는 피식 웃으며 짐짓 유감스러운 척했다.

열성팬

실은, 내가 여러 공연장에서 입장 금지를 먹은 몸이거든.

지휘관

엥... 왜?

열성팬

그야, 많은 팬클럽들이 날 "악질 사생팬"이라 신고해서지.

지휘관

뭣...

열성팬

오해 마셔, 난 사생팬 따위가 아니야. 그냐앙, 아이돌의 휴지통과 일상 생활에 좀 많이 관심 있을 뿐이지.

지휘관

너어...!

당신은 이 소녀가 질문을 회피하고자 일부러 헛소리한 것임을 단박에 간파했다.

조금 성질이 나 삿대질을 하려던 찰나, 이 소녀에게 손가락을 덥석 잡혀 버렸다.

열성팬

너 계속 여기저기 들쑤시던데, 백스테이지로 갈 길 찾는 거지?

지휘관

...그건 또 어떻게 알았대.

열성팬

보면 알지롱. 그리고 여기서 빠져나갈 샛길도.

지휘관

......

성질을 내려던 말들이 목구멍에 걸렸다.

열성팬

따라와, 안내해 줄게.

반신반의 하며 이 은발의 소녀를 따랐더니 과연, 금세 백스테이지로 이어지는 복도로 나왔다.

목구멍서 참았던 말을 꺼낼까 망설이던 중, 소녀는 벌써 떠나려 했다.

지휘관

얼굴 트긴 했는데, 인사 안 하고 가려고?

열성팬

사양할게, 지금은 너희끼리의 시간이니까.

지휘관

그러냐. 배려해 줘서 고맙다.

열성팬

지휘관, 네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마.

지휘관

――어?

고개를 돌렸을 때 복도엔 당신뿐이었다.

VVVIP 대기실의 문을 연 순간, 요란한 굉음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니카이도 사키

<size=50>성공이다아아아!!!</size>

야마다 타에

<size=50>으어우어우와아!!</size> (엄청 흥분한 것 같다.)

그 열기에 한순간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오직 오늘만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건만, 정작 이 순간을 맞이하니 당신은 오히려 위축됐다.

마치, 자정이 되기 전 허겁지겁 무도회를 떠나려는 신데렐라처럼.

지휘관

......

미나모토 사쿠라

왜 이제 와요 지휘관!

미즈노 아이

얘네들, 지휘관 안 온다고 천장을 뜯어버릴 기세였어.

당신은 싱긋 웃으며 신나서 난리인 소녀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다가온 당신에게, 유우기리가 음료수 한 병을 건넸다.

유우기리

샴페인 대신 탄산수예요. 당연히 우리의 제일공신께서 축배를 터뜨리셔야겠죠?

콘노 준코

네! 정말, 저희를 위해 수고 많으셨어요...

지휘관

엑, 너희 갑자기 왜 이렇게 격식 차려?

호시카와 릴리

지휘관! 릴리 목 말라! 얼른 따 줘!

지휘관

아, 알았어, 병따개가 어디 있을 텐데...

여전히 복잡한 마음으로 구석의 테이블 위를 뒤졌다.

분명 다 끝나고 결과도 손에 넣었는데, 뭐가 이리도 불안한 건지.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요새 안이라, 바깥의 비바람이 아무리 거세도 물방울 하나 튀지 않을 텐데.

아니면――

지휘관

이게... 뭐지?

잡동사니에서 이상한 선글라스를 발견한 당신은, 귀신에 홀린 듯 그것을 썼다.

그리고 매우 짙은 그 선글라스를 쓴 순간, 세상이 빛을 잃었다.

파도가 배의 밑바닥에 부서지는 소리.

그리고 바닷가 특유의 짭조름한 공기에 섞인, 어렴풋한 꽃향기.

지휘관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바로 선글라스를 벗어 던지려 했지만, 얼굴을 더듬는 손가락엔 아무것도 닿지 않았다.

???

운명의 바퀴는 다시 돈다.

지휘관

뭐야, 너 누구야? 그게 무슨 소리야?

???

삶이란 한 그루의 나무. 시간은 비처럼 나무 위로부터 흘러내려, 모든 나뭇가지를 적시지.

나뭇가지마다 어떤 열매가 맺힐지, 너도 알고 싶지 않나?

지휘관

말을 좀 알아듣게 해!

???

이미 시작된 모든 것은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파도가 부서지고, 수면을 가르는 소리. 이 배는 지금 바다 위를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눈이 뜨였다.

지금 당신은 이불과 뒤엉킨 상태로 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지휘관

뭐지...

머릿속이 새하얬다. 엄청 긴 꿈을 꾼 것 같은데, 내용이 전혀 기억나질 않았다.

지휘관

나는...

삐비빅!

그때, 탁상의 통신기가 요란하게 수신음을 울렸다.

카리나

<color=#00CCFF><size=50>어휴 드디어 받으셨네! 괜찮으세요 지휘관님!?</size></color>

지휘관

음... 늦잠 잔 모양이네... 그리고 엄청 긴 꿈을 꾼 것 같은데...

카리나

<color=#00CCFF>휴우, 무사하시면 다행이고요... 그런데, 무슨 꿈이었는데요?</color>

카리나

<color=#00CCFF>혹시 제가 어디 사장이라도 돼서 지휘관님 막 무시하고 그러는 꿈이었어요?</color>

지휘관

...기억이 안 나.

카리나

<color=#00CCFF>에~이 뭐예요 그게. 아무튼 그럼 더 푹 쉬고 계세요, 오늘 예정이던 회의 금요일로 연기했어요.</color>

지휘관

고마워, 카리나.

카리나

<color=#00CCFF>천만에요~</color>

통신을 종료한 당신은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봤다. 화면은 여전히 그 선택지 앞에 머물러 있었다.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운 선택지를 다시 보니 피식 웃음이 났다.

<color=#FFFF00>[다음 중 당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은 무엇입니까?]</color>

당신은 그냥 아무 선택지나 고르고선 일어나 방 정리를 시작했다.

커서가 당신의 결정을 무시하고, 스스로 C로 향하는 것도 모른 채.

딸깍.

운명의 바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