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춤은 계속되리
저택의 거실.
어젯밤 내내 쏟아지던 폭우가 마침내 그칠 기미가 보였다.
공연이 코앞이니, 좋은 징조처럼 보였다.
모두 준비됐지!? 공연장으로 출발한다!
릴리 준비됐어!
프랑슈슈 출동이다아아!!!
우오! 우오! 우오! 우오! (제자리서 빙빙 돌며 소리지르는 중.)
사키는 벌써 짐가방을 들고 바로 튀어나갈 기세로 스퍼트 준비 자세를 취했다.
다들 준비됐어요, 지휘관.
조~아써! 프랑슈슈! GO GO GO GO GO!!
요란한 외치면서도, 당신은 문 앞으로 가 꽤 격식 있는 포즈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모두를 맞이한 것은 ——
사납게 요동치는 강이었다.
......엥?
우리 집 앞이 강가였던가...?
엑... 머여, 이거 어케 된 겨?!
우리... 집째로 강으로 떠내려온 겨!?
강과는 조금 거리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그럼 외계인한테 납치당한 거야!?
이, 일단 모두 진정해!
아이가 먼저 조심조심 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떠내려온 건 아니고, 홍수가 나서 이 일대가 물에 잠긴 모양이야.
하지만 아무리 밤새 비가 내려도 어떻게 이렇게...?!
뉴스! 뉴스 확인해 봐!
불안감을 느낀 당신은 황급히 텔레비전을 켰지만, 어째선지 노이즈만 나왔다.
그리고 때마침 무언가가 지붕에서 떨어져, 물속에 풍덩 빠졌다.
순간적으로 스친 그 형태는 TV의 안테나가 분명했다.
......
우야꼬... 우야꼬! 그라믄 우덜 콘서트 우야꼬!
당신이 리모컨을 집어 던지고 전화기를 들어 공연 주최 측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역시 먹통이었다.
......
지휘관, 바깥 상황을 봐선 아마 사가 전체가 물난리일 거야.
그럼... 우리의 콘서트는...
이 빗물에 함께 떠내려가는 것이겠죠.
싫어... 릴리는 그런 거 싫어! 우에엥...
울지 마 릴리...
조금 전까지만 해도 뜨겁게 하늘을 찌르던 기세가 순식간에 차가운 심연 속으로 빠져버렸고, 당신은 그저 문 앞에서 무심히도 흐르는 홍수를 망연하게 쳐다보았다.
웃기지 말라고 해!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한 콘서트인데!!
그치만... 그치만 이건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게...
시꺼! 내 운명은 내 거여, 내가 정한다고! 헤엄쳐서라도 공연장 가고 말겠어!
미련한 고집 버리세요! 물살이 이리도 급한데...!
진정해 이 바보야! 너만 납득 못하는 줄 알아!?
지휘관님도 사키를 말려봐요! 저러다 큰일나겠어요!
사키, 마음은 알지만 진정해! 홍수인 건 둘째 치고 물살이 너무 급해서 위험하다고!
어떻게 지휘관까지 그런 쫄보 같은 말을 해!
이런 때일수록 침착하게 생각해야지! 위험한 거 뻔히 알면서 무작정 부딪히고 보면 될 거 같아?
맞아요, 모두 함께 방법을 생각해 봐요.
사키, 진정해...
모두 사키의 곁에 모였지만, 그녀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몰러... 아 몰러! 나 혼자서라도 갈 거여!
니들은 여서 내 승전보나 기다리고 있으라고!
사키는 어디서 났는지 모를 구명조끼를 입고는 곧장 불어난 강물에 풍덩 뛰어들었다.
사키!
어쩔 수 없었다. 저 쬐끄만 덩치가 세찬 물살 사이로 사라졌다 다시 불쑥 떠오르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우야꼬 우야꼬 우야꼬...
......
손에 식은땀이 쥐였다.
그래도 과연 전직 폭주족이랄지, 사키는 꿋꿋하게 파도를 헤치고 나아갔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가 헤엄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렸다.
어푸어푸, 봤제!? 괜찮다니어푸어푸!!
한눈팔지 마 이 바보야!
당신도 조금이나마 안심하고 응답해 주려던... 그때.
촤아아!!
어디선가 떠내려온 커다란 통나무가 사키의 바로 뒤에서 솟아났고, 피할 새도 없이 뒤통수를 정통으로 가격당해 기절하고 말았다.
사키!!
안 돼 사키!! 정신 차리――엑, 지휘관?!
이성보다 몸이 먼저 반응해, 당신도 구명 조끼를 입고 강물로 뛰어들어 사키를 향해 헤엄쳤다.
시꺼먼 파도와 세찬 물살, 그리고 그 속에 숨은 장애물 때문에 수면 가까이 떠 있기조차 벅찼지만...
당신은 전부 아랑곳 않고, 체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것도 무시하고, 기절해 떠내려가는 사키를 향해 필사적으로 팔다리를 휘저었다.
사키――!?
그리고 이를 비웃듯, 시꺼먼 파도가 당신을 덮쳤다.
나도 같이 간다.
역시 지휘관이야, 내 편 들어줄 줄 알았어!
엑, 지휘관도요!?
지휘관까지 바보가 되면 어떡해!
거실이 바로 아수라장이 됐지만, 당신은 이미 마음을 굳힌 뒤였다.
니들은 여서 우리의 승전보나 기다리고 있으라고!
오늘 밤 라이브 콘서트는 반드시 개최한다!
지휘관, 진정하고 다시 생각해봐요...
좀비여도 너무 위험하다니까!
하지만 마주보고 뜨거운 시선을 교환하는 당신과 사키에겐 어떤 만류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저택 안에서 구명조끼를 찾아낸 당신과 사키는 현관문 앞에 서서, 홍수로 불어나고 세찬 강물과 마주했다.
가자아아아!!!
GO GO GO!!
풍덩!
동시에 입수한 당신과 사키는 저 멀리 건너편에 보이는 물기슭을 향해 맹렬하게 헤엄쳤다.
근성 있구마! 너무 뒤처지지나 말어야!
걱정 붙들어 매셔, 바로 네 뒤니까!
전직 폭주족의 리더 아니랄까봐, 앞에서 세찬 물살을 가르며 당신에게 방향을 지시하는 사키는 당신에게도 꽤 늠름해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날렵하게 헤엄치던 그녀가 갑자기 부자연스럽게 멈칫했다.
뭐야, 왜 그래?
끄아아아 발에 쥐 났어푸어푸!!
뭐어!?
당신은 사력을 다해 헤엄쳤지만, 사키는 당신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사키!
어푸엎꼬르르륵...
이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물속의 장애물도 당신의 체력도 신경쓰지 않고, 사키를 구하기 위해 미친 듯이 헤엄쳤다. 그리고...
쿠웅.
무언가에 부딪힌 듯, 뒤통수가 무감각해졌다.
그리고 시꺼먼 어둠 속에 잠기려던 찰나, 무언가가 당신을 단단히 붙잡았다.
지휘관!
물살에 모호해진 목소리가 귓가에 물결쳤다.
잡았다! 이제 당겨!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구분이 안 갔다. 그저, 무척이나 다급한 것만 알 수 있었다.
......
눈이 뜨이자 보인 것은 익숙한 침실의 천장이었다.
......
돌아...온 건가...?
자리에서 일어난 당신은 창가로 가 커튼을 열어젖혔다. 밖은 이미 밤이 깊어 깜깜했다.
――아뿔싸, 콘서트!
실내화를 신는 것도 잊고 황급히 로비로 내려갔다.
로비는 불이 꺼져 있어 온통 깜깜했다.
이 적막함에 오한이 당신의 발바닥을 타고 온몸으로 퍼졌다.
사쿠라...?
아이? 준코! 사키!
유우기리! 릴리! 타에!
다들 어디 있어!
...설마, 로메로도?
정적.
가슴이 조이기 시작했다.
셋!
누구야?
둘!
사쿠라니?
하나!
등불이 켜져 눈앞이 환해졌다.
그리고 당신 앞에 나타난 것은, 당신 앞에 대형을 펼치고 찬란한 미소를 보내는 프랑슈슈였다.
안녕하십니까아아아! 우리느~은!
프랑슈슈!!!
지금부터 우리의 공연, 즐겨 주세요!
잘 부탁한다아아!!!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소녀들은 당신의 앞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수십 번도 넘게 리허설을 도우며 본 안무였지만, 이렇게 보니 눈물이 났다.
프랑...슈슈...!
이대로 있을 수 없었다. 당신은 지금 프랑슈슈의 유일한 관객이었다.
손을 뻗어 테이블의 형광봉을 들어 마구 흔들었다. 전력을 다해 프랑슈슈를 응원했다.
눈물과 목메임을 삼키고, 그들보다 더 활짝 웃었다.
프랑슈슈——!!!
워우우~~!!!
당신의 진심이 담긴 응원이 어둡고 무거운 밤을 갈랐다.
프랑슈슈도, 비록 공연장과 기회는 잃었지만, 계속 나아갈 용기와 신념은 잃지 않았다.
당신은 눈물콧물 범벅인 얼굴로 목이 쉴 때까지 악을 쓰며,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프랑슈슈를 응원했다.
......
...그리고 또 기절했나?
파도가 배의 밑바닥에 부서지는 소리.
그리고 바닷가 특유의 짭조름한 공기에 섞인, 어렴풋한 꽃향기.
깨어났나.
이봐, 왜 내가 여기 있는 거지? 넌 누구고?
저번에도 했던 질문이군.
너랑 구면이야?
구면인지 초면인지는 상관없다.
운명의 바퀴는 이미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아 그러니까 알아듣게 좀 말해 달라고...
이미 시작된 모든 것은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파도가 부서지고, 수면을 가르는 소리. 이 배는 지금 바다 위를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눈이 뜨였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얼음판 위에서 어디론가 질질 끌려가는 중이었고, 입은 옷이라곤 흠뻑 젖은 내복뿐이었다.
나... 으...
으헷췌!
아, 지휘관님! 다행이다아아――!!
추위에 뺨이 새빨개진 카리나가 당신을 와락 껴안았다.
...뭐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그건 제가 알고 싶다구요!
오전 업무 마치고 지휘관님 보러 갔더니 갑자기 침실에서 우당탕 뛰쳐나오시길래...
내가?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나 해서 쫓아왔더니 글쎄...!
지휘관님이 막 "세끼"인지 "사기"인지 뭐라 막 소리지르면서 저기 저 꽝꽝 언 호수에 냅다 뛰어들었다고요!
...내가?
네!! 애들 불러올 시간도 없어서 제가 나뭇가지로 겨우겨우 건져 올렸어요! 간 떨어져 죽는 줄 알았네 진짜!
아니 내가 왜 그랬대...?
제가 어떻게 알아요! 아무튼 다신 그런 짓 하지 말아요!
미안해에에엣췌!!
카리나가 투덜대면서 자신의 재킷을 당신에게 덮어 줬고, 덜덜 떠는 당신을 부축해 기지 방향으로 움직였다.
아 맞다, 지휘관님 이 태블릿 떨어뜨리셨어요. 아까부터 계속 알림음이 울리던데, 뭐예요?
태블릿을? 긴급 연락인가...
태블릿을 켜자 이상한 게임 화면이 나타났다.
...뭐야 이거, 바이러스 먹었나?
화면을 보고 도끼눈이 된 카리나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마구잡이로 화면을 터치해봤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금세 짜증이 난 당신은 그냥 태블릿을 품에 안고, 카리나의 눈총을 받으며 계속 움직였다.
게임 화면의 선택지 C가 제멋대로 반짝인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뽀그작.
발밑의 살얼음이 깨지는 소리는 운명의 바퀴가 다시 움직이는 소리와 겹쳤다.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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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의 거실.
어젯밤 내내 쏟아지던 폭우가 마침내 그칠 기미가 보였다.
공연이 코앞이니, 좋은 징조처럼 보였다.
모두 준비됐지!? 공연장으로 출발한다!
릴리 준비됐어!
<size=50>프랑슈슈 출동이다아아!!!</size>
우오! 우오! 우오! 우오! (제자리서 빙빙 돌며 소리지르는 중.)
사키는 벌써 짐가방을 들고 바로 튀어나갈 기세로 스퍼트 준비 자세를 취했다.
다들 준비됐어요, 지휘관.
조~아써! 프랑슈슈! GO GO GO GO GO!!
요란한 외치면서도, 당신은 문 앞으로 가 꽤 격식 있는 포즈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모두를 맞이한 것은 ——
사납게 요동치는 강이었다.
......엥?
우리 집 앞이 강가였던가...?
엑... 머여, 이거 어케 된 겨?!
우리... 집째로 강으로 떠내려온 겨!?
강과는 조금 거리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그럼 외계인한테 납치당한 거야!?
이, 일단 모두 진정해!
아이가 먼저 조심조심 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떠내려온 건 아니고, 홍수가 나서 이 일대가 물에 잠긴 모양이야.
하지만 아무리 밤새 비가 내려도 어떻게 이렇게...?!
뉴스! 뉴스 확인해 봐!
불안감을 느낀 당신은 황급히 텔레비전을 켰지만, 어째선지 노이즈만 나왔다.
그리고 때마침 무언가가 지붕에서 떨어져, 물속에 풍덩 빠졌다.
순간적으로 스친 그 형태는 TV의 안테나가 분명했다.
......
우야꼬... 우야꼬! 그라믄 우덜 콘서트 우야꼬!
당신이 리모컨을 집어 던지고 전화기를 들어 공연 주최 측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역시 먹통이었다.
......
지휘관, 바깥 상황을 봐선 아마 사가 전체가 물난리일 거야.
그럼... 우리의 콘서트는...
이 빗물에 함께 떠내려가는 것이겠죠.
싫어... 릴리는 그런 거 싫어! 우에엥...
울지 마 릴리...
조금 전까지만 해도 뜨겁게 하늘을 찌르던 기세가 순식간에 차가운 심연 속으로 빠져버렸고, 당신은 그저 문 앞에서 무심히도 흐르는 홍수를 망연하게 쳐다보았다.
<size=50>웃기지 말라고 해!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한 콘서트인데!!</size>
그치만... 그치만 이건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게...
시꺼! 내 운명은 내 거여, 내가 정한다고! 헤엄쳐서라도 공연장 가고 말겠어!
미련한 고집 버리세요! 물살이 이리도 급한데...!
진정해 이 바보야! 너만 납득 못하는 줄 알아!?
지휘관님도 사키를 말려봐요! 저러다 큰일나겠어요!
제지하는 동료들을 밀치는 사키의 단호한 눈빛에 당신은 마음이 흔들렸다.
사키, 마음은 알지만 진정해! 홍수인 건 둘째 치고 물살이 너무 급해서 위험하다고!
어떻게 지휘관까지 그런 쫄보 같은 말을 해!
이런 때일수록 침착하게 생각해야지! 위험한 거 뻔히 알면서 무작정 부딪히고 보면 될 거 같아?
맞아요, 모두 함께 방법을 생각해 봐요.
사키, 진정해...
모두 사키의 곁에 모였지만, 그녀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몰러... 아 몰러! 나 혼자서라도 갈 거여!
니들은 여서 내 승전보나 기다리고 있으라고!
사키는 어디서 났는지 모를 구명조끼를 입고는 곧장 불어난 강물에 풍덩 뛰어들었다.
사키!
어쩔 수 없었다. 저 쬐끄만 덩치가 세찬 물살 사이로 사라졌다 다시 불쑥 떠오르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우야꼬 우야꼬 우야꼬...
......
손에 식은땀이 쥐였다.
그래도 과연 전직 폭주족이랄지, 사키는 꿋꿋하게 파도를 헤치고 나아갔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가 헤엄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렸다.
어푸어푸, 봤제!? 괜찮다니어푸어푸!!
한눈팔지 마 이 바보야!
당신도 조금이나마 안심하고 응답해 주려던... 그때.
촤아아!!
어디선가 떠내려온 커다란 통나무가 사키의 바로 뒤에서 솟아났고, 피할 새도 없이 뒤통수를 정통으로 가격당해 기절하고 말았다.
<size=50>사키!!</size>
안 돼 사키!! 정신 차리――엑, 지휘관?!
이성보다 몸이 먼저 반응해, 당신도 구명 조끼를 입고 강물로 뛰어들어 사키를 향해 헤엄쳤다.
시꺼먼 파도와 세찬 물살, 그리고 그 속에 숨은 장애물 때문에 수면 가까이 떠 있기조차 벅찼지만...
당신은 전부 아랑곳 않고, 체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것도 무시하고, 기절해 떠내려가는 사키를 향해 필사적으로 팔다리를 휘저었다.
사키――!?
그리고 이를 비웃듯, 시꺼먼 파도가 당신을 덮쳤다.
나도 같이 간다.
역시 지휘관이야, 내 편 들어줄 줄 알았어!
엑, 지휘관도요!?
지휘관까지 바보가 되면 어떡해!
거실이 바로 아수라장이 됐지만, 당신은 이미 마음을 굳힌 뒤였다.
니들은 여서 우리의 승전보나 기다리고 있으라고!
오늘 밤 라이브 콘서트는 반드시 개최한다!
지휘관, 진정하고 다시 생각해봐요...
좀비여도 너무 위험하다니까!
하지만 마주보고 뜨거운 시선을 교환하는 당신과 사키에겐 어떤 만류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저택 안에서 구명조끼를 찾아낸 당신과 사키는 현관문 앞에 서서, 홍수로 불어나고 세찬 강물과 마주했다.
<size=50>가자아아아!!!</size>
<size=50>GO GO GO!!</size>
풍덩!
동시에 입수한 당신과 사키는 저 멀리 건너편에 보이는 물기슭을 향해 맹렬하게 헤엄쳤다.
근성 있구마! 너무 뒤처지지나 말어야!
걱정 붙들어 매셔, 바로 네 뒤니까!
전직 폭주족의 리더 아니랄까봐, 앞에서 세찬 물살을 가르며 당신에게 방향을 지시하는 사키는 당신에게도 꽤 늠름해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날렵하게 헤엄치던 그녀가 갑자기 부자연스럽게 멈칫했다.
뭐야, 왜 그래?
<size=50>끄아아아 발에 쥐 났어푸어푸!!</size>
뭐어!?
당신은 사력을 다해 헤엄쳤지만, 사키는 당신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size=50>사키!</size>
어푸엎꼬르르륵...
이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물속의 장애물도 당신의 체력도 신경쓰지 않고, 사키를 구하기 위해 미친 듯이 헤엄쳤다. 그리고...
쿠웅.
무언가에 부딪힌 듯, 뒤통수가 무감각해졌다.
그리고 시꺼먼 어둠 속에 잠기려던 찰나, 무언가가 당신을 단단히 붙잡았다.
<size=30>지휘관!</size>
물살에 모호해진 목소리가 귓가에 물결쳤다.
잡았다! 이제 당겨!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구분이 안 갔다. 그저, 무척이나 다급한 것만 알 수 있었다.
......
눈이 뜨이자 보인 것은 익숙한 침실의 천장이었다.
......
돌아...온 건가...?
자리에서 일어난 당신은 창가로 가 커튼을 열어젖혔다. 밖은 이미 밤이 깊어 깜깜했다.
――아뿔싸, 콘서트!
실내화를 신는 것도 잊고 황급히 로비로 내려갔다.
로비는 불이 꺼져 있어 온통 깜깜했다.
이 적막함에 오한이 당신의 발바닥을 타고 온몸으로 퍼졌다.
사쿠라...?
아이? 준코! 사키!
유우기리! 릴리! 타에!
다들 어디 있어!
...설마, 로메로도?
정적.
가슴이 조이기 시작했다.
셋!
누구야?
둘!
사쿠라니?
하나!
등불이 켜져 눈앞이 환해졌다.
그리고 당신 앞에 나타난 것은, 당신 앞에 대형을 펼치고 찬란한 미소를 보내는 프랑슈슈였다.
안녕하십니까아아아! 우리느~은!
<size=50>프랑슈슈!!!</size>
지금부터 우리의 공연, 즐겨 주세요!
<size=50>잘 부탁한다아아!!!</size>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소녀들은 당신의 앞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수십 번도 넘게 리허설을 도우며 본 안무였지만, 이렇게 보니 눈물이 났다.
프랑...슈슈...!
이대로 있을 수 없었다. 당신은 지금 프랑슈슈의 유일한 관객이었다.
손을 뻗어 테이블의 형광봉을 들어 마구 흔들었다. 전력을 다해 프랑슈슈를 응원했다.
눈물과 목메임을 삼키고, 그들보다 더 활짝 웃었다.
<size=50>프랑슈슈——!!!</size>
<size=50>워우우~~!!!</size>
당신의 진심이 담긴 응원이 어둡고 무거운 밤을 갈랐다.
프랑슈슈도, 비록 공연장과 기회는 잃었지만, 계속 나아갈 용기와 신념은 잃지 않았다.
당신은 눈물콧물 범벅인 얼굴로 목이 쉴 때까지 악을 쓰며,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프랑슈슈를 응원했다.
......
...그리고 또 기절했나?
파도가 배의 밑바닥에 부서지는 소리.
그리고 바닷가 특유의 짭조름한 공기에 섞인, 어렴풋한 꽃향기.
깨어났나.
이봐, 왜 내가 여기 있는 거지? 넌 누구고?
저번에도 했던 질문이군.
너랑 구면이야?
구면인지 초면인지는 상관없다.
운명의 바퀴는 이미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아 그러니까 알아듣게 좀 말해 달라고...
이미 시작된 모든 것은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파도가 부서지고, 수면을 가르는 소리. 이 배는 지금 바다 위를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눈이 뜨였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얼음판 위에서 어디론가 질질 끌려가는 중이었고, 입은 옷이라곤 흠뻑 젖은 내복뿐이었다.
나... 으...
<size=50>으헷췌!</size>
아, 지휘관님! 다행이다아아――!!
추위에 뺨이 새빨개진 카리나가 당신을 와락 껴안았다.
...뭐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그건 제가 알고 싶다구요!
오전 업무 마치고 지휘관님 보러 갔더니 갑자기 침실에서 우당탕 뛰쳐나오시길래...
내가?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나 해서 쫓아왔더니 글쎄...!
지휘관님이 막 "세끼"인지 "사기"인지 뭐라 막 소리지르면서 저기 저 꽝꽝 언 호수에 냅다 뛰어들었다고요!
...내가?
네!! 애들 불러올 시간도 없어서 제가 나뭇가지로 겨우겨우 건져 올렸어요! 간 떨어져 죽는 줄 알았네 진짜!
아니 내가 왜 그랬대...?
제가 어떻게 알아요! 아무튼 다신 그런 짓 하지 말아요!
미안해에에엣췌!!
카리나가 투덜대면서 자신의 재킷을 당신에게 덮어 줬고, 덜덜 떠는 당신을 부축해 기지 방향으로 움직였다.
아 맞다, 지휘관님 이 태블릿 떨어뜨리셨어요. 아까부터 계속 알림음이 울리던데, 뭐예요?
태블릿을? 긴급 연락인가...
태블릿을 켜자 이상한 게임 화면이 나타났다.
<color=#FFFF00>[다음 중 당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은 무엇입니까?]</color>
...뭐야 이거, 바이러스 먹었나?
화면을 보고 도끼눈이 된 카리나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마구잡이로 화면을 터치해봤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금세 짜증이 난 당신은 그냥 태블릿을 품에 안고, 카리나의 눈총을 받으며 계속 움직였다.
게임 화면의 선택지 C가 제멋대로 반짝인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뽀그작.
발밑의 살얼음이 깨지는 소리는 운명의 바퀴가 다시 움직이는 소리와 겹쳤다.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