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 메모리얼!
부르릉...
오토바이의 엔진음이 점차 가라앉고, 당신은 사키와 함께 바이크에서 내렸다. 사키는 당신의 강경 요구로 억지로 쓴 헬멧을 벗고 머리카락을 털었다.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불렀어?
당장 내일이 콘서트인데, 드라이빙할 때는 아니잖아?
것쯤 알고 있응께 잔말 말고 따라오라.
이미 따라왔잖아... 에취!
그나저나 여기 정말 춥다...
사키가 당신을 데려온 곳은 한 전망대였다. 여기서 무성한 숲과 저 멀리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여기는 어디야?
지휘관, 지금까지 내 바이크 뒷좌석에 여러번 타봤잖아.
내 운전 실력이 어떻다고 생각해?
......뭐 잘못 먹었니?
네가 내 의견을 묻는다고?
그냥 대답해! 이게 맞으려고 무슨 잔말이 그렇게 많아!
어... 그야 물론 나쁘지 않은 편이지.
내가 원래 일하던 곳에서도 바이크 몰기 좋아하는 부하가 몇 명 있어.
근데 너는 걔네들보다도 대단해. 근데 그게... 네가 물어봐서 말하는 거다?
예전부터 느낀 건데, 너 브레이크를 거는 게 서툴지 않아?
칫.
사키가 양손을 허리춤에 차고 먼산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문외한마저 눈치를 채다니... 역시 죽어도 못 고치는 건가 보네.
뭐가?
아냐. 다른 질문할게, 지휘관.
니는 살면서 장렬하다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봤으야?
말 돌리는 게 너무 급커브인데?
됐응께 있냐 없냐.
...굳이 말하자면...
있지. 지금 떠올려도 내가 어떻게 넘겨왔지 생각하는 일들이 있어.
헤에... 진짜로 있구나?
지금이랑 비교하면 어떠야?
근데 "그것에 비하면 우리 공연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같은 말을 하기만 해보라, 바로 매운맛을 보여줄 끼다.
선택지를 막아버려 놓고 뭐 하러 묻는 건데...
당신은 쓴웃음을 짓고, 난간에 두 손을 짚고, 찬바람을 쐬면서 아래의 풍경을 바라봤다.
...제법 아찔한 곳이다.
비교할 게 뭐가 있어.
그야 물론 원래 세계에서 내 동료들과 함께 수많은 수라장을 겪어봤지.
지금 너희와 지내고 있어도 그 기억은 퇴색되지 않아.
반대로, 원래 생활을 그리워하고 있어도, 지금 당장의 일을 가볍게 보고 있진 않아.
정말 너희의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면 지금까지 어울려주지도 않았지.
오히려 지금 위가 좀 쓰라려... 내일 공연에 절대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되는데...
말 잘하네, 그게 문화 있는 사회인이라는 기가?
뭐야, 학교 안 다녀봤다는 것 같은 말이네?
학교야 다녔었제, 하지만 학교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밖에 비해서 너무 적었으야.
게다가 짜증나는 놈들투성이라 도저히 얌전히 있을 수가 없었다.
사키는 손가락을 흔들며 당신을 바라봤다.
내가 학교에서 못 배우는 일을 가르쳐줌마.
방금 내가 브레이크를 잘 못 거는 것 같다고 했제?
일부러 그러는 기다. 어떤 때든 난 브레이크를 머릿속에 두질 않아.
...그건 안 되지. 난폭운전이잖아?
낸 말이다, 예전이든 지금이든 이 깡다구 하나로 살아남았다고.
말하면서 전망대 아래를 내려다보는 사키의 눈빛은 뭔가 복잡해 보였다.
앞으로 달리지 않으면 1등의 자리는 멀어질 뿐이야.
죽는다 해도 나는 절대 나약한 녀석이 되지 않을 기다. 그 일념으로 리더의 자리까지 오른 거여.
......
당신은 사키의 말의 속뜻을 추측하면서 고민에 잠겼다.
...대충 무슨 말인지 알겠어.
처음부터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을 하면 속도보다 안전을 신경 쓰게 되는 거니까.
일반적으론 그게 옳은 일이지만 너한텐 장애물이란 말이지?
맞아! 과연 내가 눈여겨본 녀석이라니까, 잘 알잖아!
사키가 당신의 등을 찰싹 쳤다.
이게 내가 리더의 자리에 오르고 여태까지 무패 기록을 유지한 비결이라!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앞으로 달리면 되는 기다.
하지만... 위험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지금까진 운이 좋아서 계속 잘 넘어간 것일 수도 있지만, 언젠간 큰일나고 말 거야.
언젠간 말이제...
당신의 "설교"에 웬일로 사키가 성질을 내지 않았다.
내가 니를 왜 여기에 데려왔는진 알아?
내가 가장 처음 물었던 질문이잖아?
여기가 내 묘지다, 내가 여기서 죽었으야.
아, 여기가 네... 뭐어!?
당신은 화들짝 놀라 튀어올라 계단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네... 네가... 여기서...!?
뭔 호들갑이여?
우리 다 한 번씩 죽어 본 거 알고 있잖아?
당신의 반응에 비해 당사자인 사키는 오히려 무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아니... 그래도 그게...
그게 어쩌다...
그때 내가 다른 패거리랑 마찰이 있었다.
물론 주먹으로 해결해도 될 문제였지만, 서로 부하들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으야.
그래서 여기서 결판을 내기로 했제.
사키는 뒤돌아서 당신을 태우고 온 방향을 가리켰다가 손가락을 쭉 훓어서 반대쪽 전망대 너머를 가리켰다.
대결 방식은 치킨 레이스로, 내랑 그쪽의 리더가 붙었으야.
둘이 저기서 바이크를 타고 이쪽으로 달려서 먼저 브레이크를 잡는 쪽이 지는 식이였제.
......
당신은 바로 결과를 예상했다.
...너, 그럼 넌 진작에...
그래.
그녀는 입을 삐죽 내밀고 상반신을 난간에 기댔다.
브레이크를 너무 늦게 잡아서 그대로 이쪽으로 떨어졌으야.
긍께 방금 니가 뭐 언젠간 혼날 거란 말?
진작에 겪어봤으야.
그런 일을 겪고도 전혀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은 거야!?
교오후우운? 뭘 잘못 알고 있나 본데, 지휘관?
......!
이몸은 말이야! 이 일을 전혀 후회한 적이 없다고!
사키는 뒤돌아 당신을 향해 사나운 얼굴을 보였다.
그래, 나 죽었으야.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이여?
내가 이겼잖아!
...이겼으면 뭐! 이겼지만 숨졌잖아!
나야 살 수 있음 살아남았제.
하지만 질 바에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겄다! 나한테 있어선 그 정도로 양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기세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아무리 당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해도.
그럼에도 승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그녀의 기백에는 경외심이 느껴졌다.
......
......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당신은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으로 난간을 가볍게 두드리며, 복잡한 심경으로 전망대 밑을 바라봤다.
...미안, 머리 좀 식히면서 생각할게.
네가 날 여기에 데려와서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까지 말해준 건 나를 그만큼 신뢰하기 때문인 거지?
칫.
니가 사과할 게 뭐 있어. 그런 반응을 보일 것쯤 예상하고 있었다고.
예상했으면서 왜...
굳이 니를 데려와서 이런 이야기를 해준 건 뭐 네가 인정해주길 원해서가 아니야.
니를 신뢰해서냐라고 묻는다면... 뭐 맞는 말이지만, 그뿐만이 아니야.
남들이 뭐라 하든, 내가 무엇을 희생하든, 난 절대 포기하는 일이 없으야.
이게 내가 지금까지 고집해온 생존 방식이야. 그리고 니는 우리 프로듀서면서, 내 절친이제.
어쨌든 간에... 난 이 각오를 너에게 전해주려 한 거다.
..."아무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앞으로 달려라".
당신은 쓴웃음을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
브레이크 역할이란 참 힘들구나.
하앙? 이렇게나 말해줬는데도 여전히 날 잡아둘 셈인 거야!?
그럼 내가 괜히 말 낭비만 한 거 아녀!
아니야. 사키의 말과 신념은 확실하게 내게 전해졌어.
하지만 말이야. 절친의 대화는 일방적인 게 아니잖아? 사키의 생각이 어떤진 들어줬어, 그럼 나의 생각도 들어줘야 마땅하겠지?
...쯧.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한 사키는 그저 혀만 차고 대꾸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 가지 오해한 게 있어.
난 널 잡아둘 생각 없어, 대신... 네가 올바른 방향으로 달릴 때를 한정해서.
난 네가 달려가는 앞이 올바른 종점이도록 지켜볼 거야. 그리고 길 위의 장애물을 치워주는 것도 절친으로서 할 일 아니겠어?
아, 아~ 그래그래 알았다.
내가 졌다 정말... 아니 아니, 나 안 졌으야, 많아도 무승부여.
응, 당연히 무승부지. 절친 사이라는 게 그런 거잖아?
흥.
사키가 씨익 웃었다.
레이스든 공연이든,
이기기 전에 브레이크 밟을 생각은 절대 안 할 끼다.
니카이도 사키든, 프랑슈슈 2호든,
난 네가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해줄 거야, 물론 방식이 적절하다 생각할 때만 말이지만.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
당신도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네가 네 이야기를 그렇게나 많이 해줬으니, 내 얘기도 좀 해줄게.
내가 예전에 해봤던 일 중에... 그래, 내가 한 번 납치당한 적이 있었어.
놈들은 나한테서 엄청 중요한 정보를 얻어내려 했고, 나는 시간을 끌기 위해 온갖 이야기를 지어냈지.
으엥? 뭐여 그게?
너 이 자식, 그렇게 재밌는 썰을 숨기고 있었구나!
얼른 자세히 얘기해라!
당신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며, 사키와 웃으면서 한참 수다를 떨었다.
당장 다음 날 가장 큰 도전이 다가오는 밤에, 그녀의 말은 확실히 당신에게 기운을 불어넣어 줬다.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앞으로 달려라.
전체 대사 보기 (98줄)
부르릉...
오토바이의 엔진음이 점차 가라앉고, 당신은 사키와 함께 바이크에서 내렸다. 사키는 당신의 강경 요구로 억지로 쓴 헬멧을 벗고 머리카락을 털었다.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불렀어?
당장 내일이 콘서트인데, 드라이빙할 때는 아니잖아?
것쯤 알고 있응께 잔말 말고 따라오라.
이미 따라왔잖아... 에취!
그나저나 여기 정말 춥다...
사키가 당신을 데려온 곳은 한 전망대였다. 여기서 무성한 숲과 저 멀리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여기는 어디야?
지휘관, 지금까지 내 바이크 뒷좌석에 여러번 타봤잖아.
내 운전 실력이 어떻다고 생각해?
......뭐 잘못 먹었니?
네가 내 의견을 묻는다고?
그냥 대답해! 이게 맞으려고 무슨 잔말이 그렇게 많아!
어... 그야 물론 나쁘지 않은 편이지.
내가 원래 일하던 곳에서도 바이크 몰기 좋아하는 부하가 몇 명 있어.
근데 너는 걔네들보다도 대단해. 근데 그게... 네가 물어봐서 말하는 거다?
예전부터 느낀 건데, 너 브레이크를 거는 게 서툴지 않아?
칫.
사키가 양손을 허리춤에 차고 먼산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문외한마저 눈치를 채다니... 역시 죽어도 못 고치는 건가 보네.
뭐가?
아냐. 다른 질문할게, 지휘관.
니는 살면서 장렬하다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봤으야?
말 돌리는 게 너무 급커브인데?
됐응께 있냐 없냐.
...굳이 말하자면...
있지. 지금 떠올려도 내가 어떻게 넘겨왔지 생각하는 일들이 있어.
헤에... 진짜로 있구나?
지금이랑 비교하면 어떠야?
근데 "그것에 비하면 우리 공연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같은 말을 하기만 해보라, 바로 매운맛을 보여줄 끼다.
선택지를 막아버려 놓고 뭐 하러 묻는 건데...
당신은 쓴웃음을 짓고, 난간에 두 손을 짚고, 찬바람을 쐬면서 아래의 풍경을 바라봤다.
...제법 아찔한 곳이다.
비교할 게 뭐가 있어.
그야 물론 원래 세계에서 내 동료들과 함께 수많은 수라장을 겪어봤지.
지금 너희와 지내고 있어도 그 기억은 퇴색되지 않아.
반대로, 원래 생활을 그리워하고 있어도, 지금 당장의 일을 가볍게 보고 있진 않아.
정말 너희의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면 지금까지 어울려주지도 않았지.
오히려 지금 위가 좀 쓰라려... 내일 공연에 절대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되는데...
말 잘하네, 그게 문화 있는 사회인이라는 기가?
뭐야, 학교 안 다녀봤다는 것 같은 말이네?
학교야 다녔었제, 하지만 학교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밖에 비해서 너무 적었으야.
게다가 짜증나는 놈들투성이라 도저히 얌전히 있을 수가 없었다.
사키는 손가락을 흔들며 당신을 바라봤다.
내가 학교에서 못 배우는 일을 가르쳐줌마.
방금 내가 브레이크를 잘 못 거는 것 같다고 했제?
일부러 그러는 기다. 어떤 때든 난 브레이크를 머릿속에 두질 않아.
...그건 안 되지. 난폭운전이잖아?
낸 말이다, 예전이든 지금이든 이 깡다구 하나로 살아남았다고.
말하면서 전망대 아래를 내려다보는 사키의 눈빛은 뭔가 복잡해 보였다.
앞으로 달리지 않으면 1등의 자리는 멀어질 뿐이야.
죽는다 해도 나는 절대 나약한 녀석이 되지 않을 기다. 그 일념으로 리더의 자리까지 오른 거여.
......
당신은 사키의 말의 속뜻을 추측하면서 고민에 잠겼다.
...대충 무슨 말인지 알겠어.
처음부터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을 하면 속도보다 안전을 신경 쓰게 되는 거니까.
일반적으론 그게 옳은 일이지만 너한텐 장애물이란 말이지?
맞아! 과연 내가 눈여겨본 녀석이라니까, 잘 알잖아!
사키가 당신의 등을 찰싹 쳤다.
이게 내가 리더의 자리에 오르고 여태까지 무패 기록을 유지한 비결이라!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앞으로 달리면 되는 기다.
하지만... 위험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지금까진 운이 좋아서 계속 잘 넘어간 것일 수도 있지만, 언젠간 큰일나고 말 거야.
언젠간 말이제...
당신의 "설교"에 웬일로 사키가 성질을 내지 않았다.
내가 니를 왜 여기에 데려왔는진 알아?
내가 가장 처음 물었던 질문이잖아?
여기가 내 묘지다, 내가 여기서 죽었으야.
아, 여기가 네... 뭐어!?
당신은 화들짝 놀라 튀어올라 계단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size=50>네... 네가... 여기서...!?</size>
뭔 호들갑이여?
우리 다 한 번씩 죽어 본 거 알고 있잖아?
당신의 반응에 비해 당사자인 사키는 오히려 무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아니... 그래도 그게...
그게 어쩌다...
그때 내가 다른 패거리랑 마찰이 있었다.
물론 주먹으로 해결해도 될 문제였지만, 서로 부하들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으야.
그래서 여기서 결판을 내기로 했제.
사키는 뒤돌아서 당신을 태우고 온 방향을 가리켰다가 손가락을 쭉 훓어서 반대쪽 전망대 너머를 가리켰다.
대결 방식은 치킨 레이스로, 내랑 그쪽의 리더가 붙었으야.
둘이 저기서 바이크를 타고 이쪽으로 달려서 먼저 브레이크를 잡는 쪽이 지는 식이였제.
......
당신은 바로 결과를 예상했다.
...너, 그럼 넌 진작에...
그래.
그녀는 입을 삐죽 내밀고 상반신을 난간에 기댔다.
브레이크를 너무 늦게 잡아서 그대로 이쪽으로 떨어졌으야.
긍께 방금 니가 뭐 언젠간 혼날 거란 말?
진작에 겪어봤으야.
그런 일을 겪고도 전혀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은 거야!?
교오후우운? 뭘 잘못 알고 있나 본데, 지휘관?
......!
이몸은 말이야! 이 일을 전혀 후회한 적이 없다고!
사키는 뒤돌아 당신을 향해 사나운 얼굴을 보였다.
그래, 나 죽었으야.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이여?
<size=50>내가 이겼잖아!</size>
...이겼으면 뭐! 이겼지만 숨졌잖아!
나야 살 수 있음 살아남았제.
하지만 질 바에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겄다! 나한테 있어선 그 정도로 양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기세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아무리 당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해도.
그럼에도 승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그녀의 기백에는 경외심이 느껴졌다.
......
......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당신은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으로 난간을 가볍게 두드리며, 복잡한 심경으로 전망대 밑을 바라봤다.
...미안, 머리 좀 식히면서 생각할게.
네가 날 여기에 데려와서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까지 말해준 건 나를 그만큼 신뢰하기 때문인 거지?
칫.
니가 사과할 게 뭐 있어. 그런 반응을 보일 것쯤 예상하고 있었다고.
예상했으면서 왜...
굳이 니를 데려와서 이런 이야기를 해준 건 뭐 네가 인정해주길 원해서가 아니야.
니를 신뢰해서냐라고 묻는다면... 뭐 맞는 말이지만, 그뿐만이 아니야.
남들이 뭐라 하든, 내가 무엇을 희생하든, 난 절대 포기하는 일이 없으야.
이게 내가 지금까지 고집해온 생존 방식이야. 그리고 니는 우리 프로듀서면서, 내 절친이제.
어쨌든 간에... 난 이 각오를 너에게 전해주려 한 거다.
..."아무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앞으로 달려라".
당신은 쓴웃음을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
브레이크 역할이란 참 힘들구나.
하앙? 이렇게나 말해줬는데도 여전히 날 잡아둘 셈인 거야!?
그럼 내가 괜히 말 낭비만 한 거 아녀!
아니야. 사키의 말과 신념은 확실하게 내게 전해졌어.
하지만 말이야. 절친의 대화는 일방적인 게 아니잖아? 사키의 생각이 어떤진 들어줬어, 그럼 나의 생각도 들어줘야 마땅하겠지?
...쯧.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한 사키는 그저 혀만 차고 대꾸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 가지 오해한 게 있어.
난 널 잡아둘 생각 없어, 대신... 네가 올바른 방향으로 달릴 때를 한정해서.
난 네가 달려가는 앞이 올바른 종점이도록 지켜볼 거야. 그리고 길 위의 장애물을 치워주는 것도 절친으로서 할 일 아니겠어?
아, 아~ 그래그래 알았다.
내가 졌다 정말... 아니 아니, 나 안 졌으야, 많아도 무승부여.
응, 당연히 무승부지. 절친 사이라는 게 그런 거잖아?
흥.
사키가 씨익 웃었다.
레이스든 공연이든,
이기기 전에 브레이크 밟을 생각은 절대 안 할 끼다.
니카이도 사키든, 프랑슈슈 2호든,
난 네가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해줄 거야, 물론 방식이 적절하다 생각할 때만 말이지만.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
당신도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네가 네 이야기를 그렇게나 많이 해줬으니, 내 얘기도 좀 해줄게.
내가 예전에 해봤던 일 중에... 그래, 내가 한 번 납치당한 적이 있었어.
놈들은 나한테서 엄청 중요한 정보를 얻어내려 했고, 나는 시간을 끌기 위해 온갖 이야기를 지어냈지.
으엥? 뭐여 그게?
너 이 자식, 그렇게 재밌는 썰을 숨기고 있었구나!
얼른 자세히 얘기해라!
당신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며, 사키와 웃으면서 한참 수다를 떨었다.
당장 다음 날 가장 큰 도전이 다가오는 밤에, 그녀의 말은 확실히 당신에게 기운을 불어넣어 줬다.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앞으로 달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