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소리
쌀쌀한 밤바람이 부는 바닷가를, 당신과 유우기리는 함께 걸으며 쉬지 않고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들었다.
...그러니까, 지휘관님께선 그리폰 기지에서 아이돌 매니저를 하던 게 아니었다는 것이군요?
맞아, 기지 안에 전직 아이돌이었던 인형도 있긴 하지만, 내가 매니저 일을 하진 않았어.
그럼 참 대단하시네요. 고작 며칠 만에 아이돌 매니저의 일을 익히시다니요.
그것도 흠잡을 수 없이요.
그렇게 띄워주면 내가 우쭐해진다.
밤이 어두운 덕분에 유우기리에게 지금 당신의 표정을 숨길 수 있었다.
그럼 그리폰 기지에서 무슨 일을 하시었나요?
인형 작전을 지휘하고, 기지의 일상 운영을 유지하고 또... 여러가지 임무를 처리했지.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기지 전체의 운영을 유지한다는 것만으로도 엄청 힘든 일이겠어요.
매일 보람차지, 가끔은 장기간 출장도 나가야 했고.
하지만 모두 값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세상을 새로 쓸 칼날로서.
세상을 새로 쓸 칼날...
유우기리는 걸음을 멈추고 당신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 시선을 당신을 넘어서 저 먼 곳을 향했다.
제 옛날의 한 친구도 비슷한 말을 했답니다.
너의 옛적 친구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항상 싸웠어?
예, 하지만 그렇게까지 큰 그림은 없었지요.
그는 단지... 사가를 다시 번영시키고 싶을 뿐이었어요.
규모가 크든 작든,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는 응원받아 마땅하지.
유우기리의 얼굴에 왠지 쓸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지휘관님께서는, 어찌하여 세상을 새로 쓰려고 하시는가요?
내가 살던 곳엔 몹시 강력하지만 아직 인류가 다룰 수 없는 힘이 있어, 유적에서 나온 물건이지.
모두가 그것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어, 어떤 이들은 그것을 금기시하고 완전히 매장해버리려 하고, 어떤 이들은 그 힘을 거머쥐려고 하지.
그것 때문에 온 세상에 싸움이 그치질 않아.
그럼 당신은요?
내가 얻게 된다면 그 힘을 내 뜻대로 다루고 싶어.
그렇게 막강한 힘을... 어디에 쓰시게요?
모든 전쟁과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고, 복사감염증을 앓는 이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다시 누릴 수 있도록 하겠어.
내가 사는 곳에선 사가 같은 일상생활만 해도 일종의 사치야.
......
유우기리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전쟁이나 싸움을 막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그렇지, 예전이나 앞으로나.
이미 각오를 하신 거군요.
그래, 그리폰 기지에 발을 디딜 때의 초심처럼, 나는 세상을 새로 쓰겠어.
그 힘은 세상에서 지워버려야 해. 너무나도 강력한 힘은 가진 이를 미치게 하고, 가지지 못한 이의 욕망을 일으켜.
당신은... 그런 힘을 원하지 않으시나요?
그 힘을 가진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지언데...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야.
혹은 이 세상에 진정한 행복이란 애초에 없다고도 생각해.
행복은 신기루 같은 환영일 뿐이고, 오로지 추구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래, 손에 쥐게 되면 추구할 때만큼이나 매력적이지 않게 보이고, 소중히 하지 않게 되지.
설마, 지휘관님은 길을 걷는 추구자이셨군요.
그건 결코 편한 길이 아니에요.
내 초심은 언제나 세상을 새로 쓰는 것이야.
물론 이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의 각오도 하고 있어.
그렇다 해도, 나는 계속 이 방향으로 쭉 나아갈 것이야. 내가 더 이상 걸음을 내디딜 수 없을 때까지.
난 그 힘을 이용할 생각도, 매장할 생각도 없어.
그저 옆에다 내버려 두겠다는 건가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그것을 탐하는 이들이 건들지를 못하지.
검은 칼집에 꽂혀있을 때가 가장 위협적이다?
바로 그런 법이지.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그것이 타인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지휘관이 영원한 수호자가 되어야 할 텐데요...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 그런 대가도 당연히 치러야지.
알겠사와요.
유우기리가 정중하게 당신의 눈을 마주봤다, 그 두 눈의 초점이 저 멀리에서 당신의 눈으로 당겨졌다.
지휘관님의 바람을 제 전념을 다해 응원하겠사와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유우기리...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해.
과거에, 저는 그 친구의 바람, 사가를 다시 번영시키겠다는 바람을 응원했어요.
당신께서 그 친구의 그림자가 보여요. 당신도 그 친구처럼 세상을 보다 낫게 만들고자 하는 인물이어요.
당신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라요, 그 바람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가능한 만큼 해드리고 싶어요.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어도 그녀는 한 번도 굴하지 않았다.
과거에 무릎 꿇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꿇을 날이 없을 것이다.
좋아.
이에 당신은 그녀의 두 손을 맞잡았다.
세상을 새로 쓸 칼날이 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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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밤바람이 부는 바닷가를, 당신과 유우기리는 함께 걸으며 쉬지 않고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들었다.
...그러니까, 지휘관님께선 그리폰 기지에서 아이돌 매니저를 하던 게 아니었다는 것이군요?
맞아, 기지 안에 전직 아이돌이었던 인형도 있긴 하지만, 내가 매니저 일을 하진 않았어.
그럼 참 대단하시네요. 고작 며칠 만에 아이돌 매니저의 일을 익히시다니요.
그것도 흠잡을 수 없이요.
그렇게 띄워주면 내가 우쭐해진다.
밤이 어두운 덕분에 유우기리에게 지금 당신의 표정을 숨길 수 있었다.
그럼 그리폰 기지에서 무슨 일을 하시었나요?
인형 작전을 지휘하고, 기지의 일상 운영을 유지하고 또... 여러가지 임무를 처리했지.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기지 전체의 운영을 유지한다는 것만으로도 엄청 힘든 일이겠어요.
매일 보람차지, 가끔은 장기간 출장도 나가야 했고.
하지만 모두 값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세상을 새로 쓸 칼날로서.
세상을 새로 쓸 칼날...
유우기리는 걸음을 멈추고 당신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 시선을 당신을 넘어서 저 먼 곳을 향했다.
제 옛날의 한 친구도 비슷한 말을 했답니다.
너의 옛적 친구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항상 싸웠어?
예, 하지만 그렇게까지 큰 그림은 없었지요.
그는 단지... 사가를 다시 번영시키고 싶을 뿐이었어요.
규모가 크든 작든,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는 응원받아 마땅하지.
유우기리의 얼굴에 왠지 쓸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지휘관님께서는, 어찌하여 세상을 새로 쓰려고 하시는가요?
내가 살던 곳엔 몹시 강력하지만 아직 인류가 다룰 수 없는 힘이 있어, 유적에서 나온 물건이지.
모두가 그것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어, 어떤 이들은 그것을 금기시하고 완전히 매장해버리려 하고, 어떤 이들은 그 힘을 거머쥐려고 하지.
그것 때문에 온 세상에 싸움이 그치질 않아.
그럼 당신은요?
지휘관님께서 그 힘을 얻게 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내가 얻게 된다면 그 힘을 내 뜻대로 다루고 싶어.
그렇게 막강한 힘을... 어디에 쓰시게요?
모든 전쟁과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고, 복사감염증을 앓는 이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다시 누릴 수 있도록 하겠어.
내가 사는 곳에선 사가 같은 일상생활만 해도 일종의 사치야.
......
유우기리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전쟁이나 싸움을 막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그렇지, 예전이나 앞으로나.
이미 각오를 하신 거군요.
그래, 그리폰 기지에 발을 디딜 때의 초심처럼, 나는 세상을 새로 쓰겠어.
그 힘은 세상에서 지워버려야 해. 너무나도 강력한 힘은 가진 이를 미치게 하고, 가지지 못한 이의 욕망을 일으켜.
당신은... 그런 힘을 원하지 않으시나요?
그 힘을 가진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지언데...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야.
혹은 이 세상에 진정한 행복이란 애초에 없다고도 생각해.
행복은 신기루 같은 환영일 뿐이고, 오로지 추구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래, 손에 쥐게 되면 추구할 때만큼이나 매력적이지 않게 보이고, 소중히 하지 않게 되지.
설마, 지휘관님은 길을 걷는 추구자이셨군요.
그건 결코 편한 길이 아니에요.
내 초심은 언제나 세상을 새로 쓰는 것이야.
물론 이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의 각오도 하고 있어.
그렇다 해도, 나는 계속 이 방향으로 쭉 나아갈 것이야. 내가 더 이상 걸음을 내디딜 수 없을 때까지.
난 그 힘을 이용할 생각도, 매장할 생각도 없어.
그저 옆에다 내버려 두겠다는 건가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그것을 탐하는 이들이 건들지를 못하지.
검은 칼집에 꽂혀있을 때가 가장 위협적이다?
바로 그런 법이지.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그것이 타인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지휘관이 영원한 수호자가 되어야 할 텐데요...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 그런 대가도 당연히 치러야지.
알겠사와요.
유우기리가 정중하게 당신의 눈을 마주봤다, 그 두 눈의 초점이 저 멀리에서 당신의 눈으로 당겨졌다.
지휘관님의 바람을 제 전념을 다해 응원하겠사와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유우기리...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해.
과거에, 저는 그 친구의 바람, 사가를 다시 번영시키겠다는 바람을 응원했어요.
당신께서 그 친구의 그림자가 보여요. 당신도 그 친구처럼 세상을 보다 낫게 만들고자 하는 인물이어요.
당신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라요, 그 바람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가능한 만큼 해드리고 싶어요.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어도 그녀는 한 번도 굴하지 않았다.
과거에 무릎 꿇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꿇을 날이 없을 것이다.
좋아.
이에 당신은 그녀의 두 손을 맞잡았다.
세상을 새로 쓸 칼날이 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