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뉴 월드
2Z64 구역의 빅토리 맨션, 인형 390호의 방.
새하얀 커튼이 살며시 열려, 따스한 햇살이 방을 환하게 비췄다.
390호는 졸린 눈을 뜨고, 푹신한 침대에서 내려와 세수를 하러 움직였다.
좋은 아침!
좋은 아침, 390호.
벽의 텔레스크린과 인사를 나누고, 390호는 기운차게 방을 나서 회사 방향으로 걸어갔다.
언제나처럼, 오늘도 2Z64 구역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햇빛은 적당히 따스했고, 상쾌한 바람에 머리가 나부꼈다.
숨을 조금 크게 들이쉬니, 390호의 코에 은은한 향기가 느껴졌다.
좋은 아침, 365호!
좋은 아침이에요, 390호.
365호는 평소처럼 울창한 앵두 나무를 정성껏 가꾸는 중이었다.
안녕히 주무셨나요, 390호 씨.
좋은 아침이에요, 294호.
294호도 평소처럼 가게 앞에서 양복을 다림질하며 호객 중이었다.
오늘 가게에 새 양복이 들어왔답니다, 시착해보시겠어요?
고마워요, 그래도——
비켜 비켜! 내 앞 가로막지 마!
느닷없이 자동차 한 대가 달려와 요란하게 울부짖으며 390호에게 달려들었지만, 390호는 진작에 예상했다는 듯 가볍게 한 걸음 물러나 차를 피했다.
네에, 260호도 좋은 아침이에요.
260호! 즉시 과속 운전을 중지하고 미니러브의 조사에 협조하세요!
당신은 2Z64 구역 도로교통안전법 관련 규정을 다수 위반하였습니다! 즉시——
싫거든! 메롱메롱~
미니러브의 로고가 인쇄된 차량이 똑같이 포효하며 쫓아와 390호를 스쳐지나갔다.
미니러브도, 오늘도 평소처럼 2Z64 구역 질서 유지의 최전선에서 동분서주 중이었다.
잠시 후, 미니트루 사무 1구역.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좋은 아침이에요, 390호.
좋은 아침, 234호.
번호 21093202 사건 파일 정리를 마쳐, 귀납 절차에 따라 당신에게 인수인계합니다.
아아, 215호가 2Z64 구역 공민 게시판에 빅브라더를 모욕하는 글을 게시한 사건 말이죠?
네. 342호의 검거와 협조 덕분에 이렇게 신속히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게 맡겨 주세요.
수고하세요, 그럼 저는 다음——
234호가 손짓으로 390호를 멈춰 세웠다.
무슨 일인가요?
미즈카네 씨의 전언입니다, 당신의 모든 작업을 잠시 중단하세요.
네?! 무, 무슨 일인데요?
더 중요한 임무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출근하면 바로 자신에게 오라고 말씀했어요.
......!
390호는 눈에 휘둥그레졌다. 업무 정지로 인한 당혹감이 아니라, 여지껏 없었던 삶에 생긴 변화 때문에.
"더 중요한 임무".
변화 없던 지난 나날 동안 들어본 적 없는 이 단어가, 마치 길 잃은 새처럼 그녀의 마인드맵이란 유리창에 부딪혔다.
네!
전철역.
390호는 미즈카네의 지시에 따라 전철역 출구 앞에 일찍 도착해 기다렸다.
"더 중요한 임무"가, 여기서 나타나 그녀의 맡겨질 것이다.
...힘내자.
390호가 가볍게 혼잣말을 되뇌인 그때, 전철이 도착했다.
390호는 바로 자세를 똑바로 가다듬고, 인파 사이사이를 보며 목표를 찾았다.
그리고 한 사람과 같이 온 미즈카네를 보았다.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당신의 2Z64 구역 견학 투어의 안내를 맡게 된 390호입니다.
잠시 후 일정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제게 물어보십시오. 먼저 당신의 번호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이 분은 아직 전뇌화 개조를 받지 않은 인간이야. 콜네임 "지휘관"이라 부르렴.
임시 번호는 전송했으니, 맡길게.
인간...?! 아, 네! 맡겨 주십시오!
"지휘관"을 인계한 미즈카네 스즈카는 홀로 유유히 북적대는 인파 사이로 모습을 감췄다.
그런데, 390는 바로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서 잠깐 의문에 빠졌다. 방금 미즈카네 스즈카가 자신을 스쳐지나갈 때, 항상 무표정이던 그녀의 입가에 묘한 조소를 본 것 같았기에.
...반갑습니다, 지휘관님! 그럼 저를 따라와 주십시오.
......
열차에서 내리고부터 이 방문객은 엄청 피곤한 모습에, 그저 조용히 바닥만 내려다보며 주위를 둘러보거나 하는 호기심 어린 행동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미즈카네 스즈카가 떠나자 방문객은 갑자기 고개를 들었고, 그 예리한 시선은 마치 390호의 이마에 구멍이라도 낼 기세였다.
저어... 무슨 궁금하신 점이라도...?
......
아니, 아무것도.
알겠습니다. 그럼 저를 따라와 주십시오.
전체 대사 보기 (53줄)
2Z64 구역의 빅토리 맨션, 인형 390호의 방.
새하얀 커튼이 살며시 열려, 따스한 햇살이 방을 환하게 비췄다.
390호는 졸린 눈을 뜨고, 푹신한 침대에서 내려와 세수를 하러 움직였다.
좋은 아침!
<color=#00CCFF>좋은 아침, 390호.</color>
벽의 텔레스크린과 인사를 나누고, 390호는 기운차게 방을 나서 회사 방향으로 걸어갔다.
언제나처럼, 오늘도 2Z64 구역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햇빛은 적당히 따스했고, 상쾌한 바람에 머리가 나부꼈다.
숨을 조금 크게 들이쉬니, 390호의 코에 은은한 향기가 느껴졌다.
좋은 아침, 365호!
좋은 아침이에요, 390호.
365호는 평소처럼 울창한 앵두 나무를 정성껏 가꾸는 중이었다.
안녕히 주무셨나요, 390호 씨.
좋은 아침이에요, 294호.
294호도 평소처럼 가게 앞에서 양복을 다림질하며 호객 중이었다.
오늘 가게에 새 양복이 들어왔답니다, 시착해보시겠어요?
고마워요, 그래도——
<size=50>비켜 비켜! 내 앞 가로막지 마!</size>
느닷없이 자동차 한 대가 달려와 요란하게 울부짖으며 390호에게 달려들었지만, 390호는 진작에 예상했다는 듯 가볍게 한 걸음 물러나 차를 피했다.
네에, 260호도 좋은 아침이에요.
<color=#00CCFF><size=50>260호! 즉시 과속 운전을 중지하고 미니러브의 조사에 협조하세요!</size></color>
<color=#00CCFF><size=50>당신은 2Z64 구역 도로교통안전법 관련 규정을 다수 위반하였습니다! 즉시——</size></color>
싫거든! 메롱메롱~
미니러브의 로고가 인쇄된 차량이 똑같이 포효하며 쫓아와 390호를 스쳐지나갔다.
미니러브도, 오늘도 평소처럼 2Z64 구역 질서 유지의 최전선에서 동분서주 중이었다.
잠시 후, 미니트루 사무 1구역.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좋은 아침이에요, 390호.
좋은 아침, 234호.
번호 21093202 사건 파일 정리를 마쳐, 귀납 절차에 따라 당신에게 인수인계합니다.
아아, 215호가 2Z64 구역 공민 게시판에 빅브라더를 모욕하는 글을 게시한 사건 말이죠?
네. 342호의 검거와 협조 덕분에 이렇게 신속히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게 맡겨 주세요.
수고하세요, 그럼 저는 다음——
234호가 손짓으로 390호를 멈춰 세웠다.
무슨 일인가요?
미즈카네 씨의 전언입니다, 당신의 모든 작업을 잠시 중단하세요.
네?! 무, 무슨 일인데요?
더 중요한 임무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출근하면 바로 자신에게 오라고 말씀했어요.
......!
390호는 눈에 휘둥그레졌다. 업무 정지로 인한 당혹감이 아니라, 여지껏 없었던 삶에 생긴 변화 때문에.
"더 중요한 임무".
변화 없던 지난 나날 동안 들어본 적 없는 이 단어가, 마치 길 잃은 새처럼 그녀의 마인드맵이란 유리창에 부딪혔다.
네!
전철역.
390호는 미즈카네의 지시에 따라 전철역 출구 앞에 일찍 도착해 기다렸다.
"더 중요한 임무"가, 여기서 나타나 그녀의 맡겨질 것이다.
...힘내자.
390호가 가볍게 혼잣말을 되뇌인 그때, 전철이 도착했다.
390호는 바로 자세를 똑바로 가다듬고, 인파 사이사이를 보며 목표를 찾았다.
그리고 한 사람과 같이 온 미즈카네를 보았다.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당신의 2Z64 구역 견학 투어의 안내를 맡게 된 390호입니다.
잠시 후 일정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제게 물어보십시오. 먼저 당신의 번호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이 분은 아직 전뇌화 개조를 받지 않은 인간이야. 콜네임 "지휘관"이라 부르렴.
임시 번호는 전송했으니, 맡길게.
인간...?! 아, 네! 맡겨 주십시오!
"지휘관"을 인계한 미즈카네 스즈카는 홀로 유유히 북적대는 인파 사이로 모습을 감췄다.
그런데, 390는 바로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서 잠깐 의문에 빠졌다. 방금 미즈카네 스즈카가 자신을 스쳐지나갈 때, 항상 무표정이던 그녀의 입가에 묘한 조소를 본 것 같았기에.
...반갑습니다, 지휘관님! 그럼 저를 따라와 주십시오.
......
열차에서 내리고부터 이 방문객은 엄청 피곤한 모습에, 그저 조용히 바닥만 내려다보며 주위를 둘러보거나 하는 호기심 어린 행동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미즈카네 스즈카가 떠나자 방문객은 갑자기 고개를 들었고, 그 예리한 시선은 마치 390호의 이마에 구멍이라도 낼 기세였다.
저어... 무슨 궁금하신 점이라도...?
......
아니, 아무것도.
알겠습니다. 그럼 저를 따라와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