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전설
2Z64 구역, 거주 단지 인근의 거리.
멀리 보이는 시계탑의 바늘은 조용해서, 고집이라도 부리듯 꿈쩍도 않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지휘관님, 저기 멀리 보이는 동일 규격으로 건축된 건물들이 저희의 맨션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저희가 일상생활하는 구역이죠.
의, 식, 주, 모든 수요를 여기서 충족할 수 있답니다.
......
지휘관님, 혹시 시장하신가요? 가면서 뭐라도 사 드시겠습니까?
오! 동지 두 분 안녕! 어서와어서와, 지금 식당 절찬 운영 중이야~
안녕하세요 322호, 이 분은 오늘 방문객으로 오신 콜네임 지휘관님이십니다. 메뉴 소개 부탁드려요.
어쩐지 못 보던 얼굴이더라니! 오늘 메뉴는 어디 보자아... 찐감자, 감자채볶음, 감자 간장조림, 파기름 감자 샐러드, 감자 파이, 감자――
감자밖에 없네...?
응! 감자만 있으면 충분해!
......
이곳의 식습관은 원래부터 이러했는데, 지휘관님이 오신 곳은 좀 다른 모양이네요.
개수백채, 불도장, 태사오사갱, 샥스핀... 네가 추구하던 주방 예술은?
응...? 그게 다 뭐야?
들어본 적 없네요... 지휘관님이 살던 곳의 요리인가요?
하하핫! 이 동지 유머감 있네~ 그렇게 난잡한 음식은 필요 없대두?
감자면 충분하다는 건가...
응!
왜...?
음... 그게 2Z64 구역의 풍습이니까요?
......
그리폰 기지 정기 순시 기록 기록 부관 - HK433
오전 8시 ~ 8시 15분, 순시 지점 - 식당 "색다른 초연이 풍기는 전장이었다."
점장님?! 웨, 웬일로 오늘은 이렇게 일찍 왔어...?
......
이거... 대체 무슨 일이니?
현재 상황 보고드립니다. FNC와 VP9은 초콜릿 간식을 두고 싸우는 중입니다.
리버레이터와 치킨 쟁탈전을 벌이는 SPAS-12의 도시락에 INSAS가 소란을 틈타 자신이 만든 카레잡채를 넣으려는 중입니다. 목표 지점까지 약 5cm 남았――
앗, INSAS가 미끄러졌습니다, 카레잡채가 그대로 웨블리의 양복에 엎질러졌――
스톱. 현장 해설해 달라 한 게 아니잖아.
죄송합니다, 임무를 잘못 이해했습니다. 부디 이 실수로 제 임무 평가 점수를 깎지 말아 주세요.
에이 점장님 화내지 마, 최근에 식재료 보급에 엄청 빠듯해서 그래. 감자 빼고 먹을 건 전부 쟁탈전이 벌어져서...
그래서 식사 시간만 되면 다들 잔뜩 흥분해서 말이지...
좀만 더 견디면 식재료 보급 상황은 호전도된다고 했잖아?
응...
근데 그게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르잖아...
만능이, 저쪽 소란을 통제해 주세요. 또 싸움 붙었습니다.
알았어 언니.
고정해 주십시오, 주인님. 이건 일부 식재료 품귀 현상으로 인한 일시적 혼란에 불과합니다.
식당 운영 자체는 안정적으로, 현재 식재료 재고는 충분합니다.
네, 감자는 아직 6톤 가량 남았습니다.
......
인형에겐 감자면 충분합니다.
인간처럼 필수 영양소를 챙길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걸로 충분할까...
지휘관은 저쪽에서 한데 뒤엉켜 싸우는 인형들을 바라봤다.
인간이든 인형이든, 음식이란 단순히 배를 채우기만을 위한 게 아닌데.
만난지 금방이었던 지휘관의 모습을 길가의 말라붙은 고목에 비유한다면, 지금의 지휘관은 뙤약볕 아래의 아이스크림 같았다.
하지만 390호는 대체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짐작조차 되질 않았다.
지휘관님, 시장하지 않으시다면 다음 장소를 견학하러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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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Z64 구역, 거주 단지 인근의 거리.
멀리 보이는 시계탑의 바늘은 조용해서, 고집이라도 부리듯 꿈쩍도 않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지휘관님, 저기 멀리 보이는 동일 규격으로 건축된 건물들이 저희의 맨션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저희가 일상생활하는 구역이죠.
의, 식, 주, 모든 수요를 여기서 충족할 수 있답니다.
......
지휘관님, 혹시 시장하신가요? 가면서 뭐라도 사 드시겠습니까?
오! 동지 두 분 안녕! 어서와어서와, 지금 식당 절찬 운영 중이야~
안녕하세요 322호, 이 분은 오늘 방문객으로 오신 콜네임 지휘관님이십니다. 메뉴 소개 부탁드려요.
어쩐지 못 보던 얼굴이더라니! 오늘 메뉴는 어디 보자아... 찐감자, 감자채볶음, 감자 간장조림, 파기름 감자 샐러드, 감자 파이, 감자――
감자밖에 없네...?
응! 감자만 있으면 충분해!
......
이곳의 식습관은 원래부터 이러했는데, 지휘관님이 오신 곳은 좀 다른 모양이네요.
개수백채, 불도장, 태사오사갱, 샥스핀... 네가 추구하던 주방 예술은?
응...? 그게 다 뭐야?
들어본 적 없네요... 지휘관님이 살던 곳의 요리인가요?
하하핫! 이 동지 유머감 있네~ 그렇게 난잡한 음식은 필요 없대두?
감자면 충분하다는 건가...
응!
왜...?
음... 그게 2Z64 구역의 풍습이니까요?
......
그리폰 기지 정기 순시 기록 기록 부관 - HK433
오전 8시 ~ 8시 15분, 순시 지점 - 식당 "색다른 초연이 풍기는 전장이었다."
점장님?! 웨, 웬일로 오늘은 이렇게 일찍 왔어...?
......
이거... 대체 무슨 일이니?
현재 상황 보고드립니다. FNC와 VP9은 초콜릿 간식을 두고 싸우는 중입니다.
리버레이터와 치킨 쟁탈전을 벌이는 SPAS-12의 도시락에 INSAS가 소란을 틈타 자신이 만든 카레잡채를 넣으려는 중입니다. 목표 지점까지 약 5cm 남았――
앗, INSAS가 미끄러졌습니다, 카레잡채가 그대로 웨블리의 양복에 엎질러졌――
스톱. 현장 해설해 달라 한 게 아니잖아.
죄송합니다, 임무를 잘못 이해했습니다. 부디 이 실수로 제 임무 평가 점수를 깎지 말아 주세요.
에이 점장님 화내지 마, 최근에 식재료 보급에 엄청 빠듯해서 그래. 감자 빼고 먹을 건 전부 쟁탈전이 벌어져서...
그래서 식사 시간만 되면 다들 잔뜩 흥분해서 말이지...
좀만 더 견디면 식재료 보급 상황은 호전도된다고 했잖아?
응...
<size=25>근데 그게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르잖아...</size>
만능이, 저쪽 소란을 통제해 주세요. 또 싸움 붙었습니다.
알았어 언니.
고정해 주십시오, 주인님. 이건 일부 식재료 품귀 현상으로 인한 일시적 혼란에 불과합니다.
식당 운영 자체는 안정적으로, 현재 식재료 재고는 충분합니다.
네, 감자는 아직 6톤 가량 남았습니다.
......
인형에겐 감자면 충분합니다.
인간처럼 필수 영양소를 챙길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걸로 충분할까...
지휘관은 저쪽에서 한데 뒤엉켜 싸우는 인형들을 바라봤다.
인간이든 인형이든, 음식이란 단순히 배를 채우기만을 위한 게 아닌데.
만난지 금방이었던 지휘관의 모습을 길가의 말라붙은 고목에 비유한다면, 지금의 지휘관은 뙤약볕 아래의 아이스크림 같았다.
하지만 390호는 대체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짐작조차 되질 않았다.
지휘관님, 시장하지 않으시다면 다음 장소를 견학하러 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