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모션 실패
...현재.
2Z64 구역의 어딘가.
관찰자의 시점으로도 지휘관은 미즈카네 스즈카가 대체 언제 나타난 것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보이스가 공격받은 순간, 지휘관의 등도 식은땀으로 흥건해졌다.
미즈카네 스즈카의 실력이 이렇게나 무시무시할 줄이야...
포스트 휴먼의 신체 능력은 보통 인간도, 의체 사용자도 아득히 뛰어넘어.
스피드든 파워든.
보이스는 거의 몇 초만에 제압당했어.
그런데 의외로 푸린이 저놈과 몇 합이나 겨루고 있잖아?
푸린은... 아주 특별한 녀석이거든.
소령은 방송실 영상의 재생 속도를 줄였다.
안전 구역에 있던 푸린이 HK433과 보이스 쪽을 향해 급속도로 돌진하고 있었다.
푸린은 이때... 보이스와 HK433을 감싸려고 한 건가?
에사키 혼자뿐이었다면 좀 더 버틸 수 있었겠지.
하지만 지킬 대상이 두 명 있어서 오래 버티지 못했을 거야.
......
지휘관은 2Z64 구역에서 푸린과 HK433을 다시 만났을 때의 장면을 재차 곱씹었다.
목숨을 건 싸움을 치른 두 사람이, 마치 처음 만난 사람처럼 낯설어져 있었다...
콰앙!
굉음이 울리고 화면이 다시 어둠에 잠겼다.
이 구간의 기억 파편은 더 살펴볼 필요가 없겠어.
다른 구간 재생 준비는 끝났어.
모든 것의 답안을 찾을 수 있기를...
......
차갑고 습한 공기, 차갑고 딱딱한 감촉, 차갑고 예리한 눈빛...
......
깼군.
......
전투 본능이 저 위험한 존재와의 거리를 벌리라고 아우성쳤지만, 차가운 수갑이 그녀를 의자에 단단히 못박아두고 있었다.
겁먹었니?
얌전히 신분과 여기 온 목적을 밝힌다면 조금은 고생을 덜 수 있어.
......
아니면 390호가 먼저 말할까?
미즈카네 씨, 이건 오해가 있어서...
경쾌한 알림음.
미즈카네는 메시지가 뜬 인터페이스를 들어서 보더니,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다.
좋은 소식에 감사하렴, 당분간 목숨을 건졌구나.
좋은 소식이요?
388호, 네가 심문을 이어서 해라.
그리폰의 지휘관이 이미 포위됐다. 이제 내가 등장할 차례야.
네.
뭐라고?!
지휘관님은 분명 기지 내부로 돌입한 거예요...
너무 성급하게 굴지 마, 금방 지휘관과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두 사람의 살기 어린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 미즈카네는 수감실에서 나갔다.
388호가 보이스를 마주보고 앉았다.
그럼, 당신부터 시작하죠, 아직 이름을 알 수 없는 동지.
여기요, 저 질문 엄청 많아요!
388호가 조작 인터페이스를 불러내, 푸린이 앉은 심문 의자를 선택해 일시적으로 발언 금지를 먹였다.
......
당신도 할 말이 있나요, 390호?
아뇨.
좋아요, 그럼 우리 대화를 방해할 사람은 없겠군요. 진술을 시작하세요.
......
나는 보이스다.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했지만 당신의 프로필은 등록되어 있지 않았어요.
그것은 즉 당신이 비정규 수단으로 여기에 왔다는 뜻이죠.
2Z64 구역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요?
난 너희를 구하러 왔다.
왜 우리가 구조를 받아야 하죠?
너희는 이곳에 속하지 않으니까. 너희는 그리폰 기지에서 왔다. 나처럼, 저기 있는 그녀처럼.
......
그리폰 기지...?
너는 기억이 봉인당했어, 자신을 390호인 줄 알고 있었던 HK433처럼.
하지만——
388호는 보이스에게도 일시 발언 금지를 걸고, 미소지으며 HK433에게 고개를 돌렸다.
390호, 당신도 그 "그리폰 기지"의 일원인가요?
......
HK433은 그 조직에서의 당신 콜네임인가요?
콜네임이 아니에요. HK433이 제 이름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따오기인 것처럼요.
어제까지만 해도 당신은 "390호"란 호칭에 자연스럽게 대답했죠. 대체 어쩌다가 24시간도 안 지나서 그런 변화가 생겼나요?
진짜 기억을 되찾아서요.
진짜 기억?
알고 싶지 않아요? 지금 우리의 기억 데이터는 가짜예요, 그것도 허점투성이인.
그럼 어떻게 지금 기억이 가짜라 단정하죠? 또 진짜 기억은 어떻게 발견했나요?
......
말할 생각이 없나요? 어차피 이따가 시스템 업데이트를 하면 알게 되겠지만.
388호는 푸린의 발언 금지 상태를 풀었다.
계속 입을 막아놓으면 그대로 터져버릴 것 같네요.
이제야 말을 시켜 주는군요!
일단, 먼저 이렇게 한 번에 한 명만 발언을 허락하는 방식을 강하게 비판해요! 아주 불합리하다고요!
비효율적이고 시간 낭비예요!
......
그리고 HK433 씨, 그러니까 390호에게 지금의 모든 것을 알려준 건 푸린이에요.
지금 자발적으로 범행 수법을 밝히는 건가요? 확실히 그거라면 형량을 적당히 감경할 수 있죠.
범행 도구도 스스로 제출한다면 형량을 더 많이 줄일 수 있을 거예요.
아주 간단한 프로그램을 썼을 뿐이에요.
이 플랫폼에 전송하세요.
388호가 텅 빈 저장 플랫폼을 푸린 앞으로 밀었다.
푸린이 업로드를 시작한 것을 확인하고, 388호는 HK433 앞으로 걸어갔다.
업로드하는 동안 당신의 시스템을 업데이트하죠, 390호.
......
......
지금 당신은 적과 내통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제가 당신과 직접 연결하여 수동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겠어요.
388호가 의자에 꽁꽁 묶여 꼼짝하지 못하는 HK433에게 다가갔다——
잠시만요, 아직 질문 있어요!
말씀하세요.
시스템 업데이트 중에 어떤 상황이 불합격으로 판단되는지 알 수 있나요?
시스템 업데이트의 자격 심사는 그리 엄격하지 않아요. 단순히 우리 시스템에 치명적 취약점이 존재하는지, 데이터베이스가 바이러스에 오염됐는지만 검사하죠.
푸린이 듣기론, 당신은 시스템 업데이트의 자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면서요?
네, 마인드맵이 바이러스 공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 때문에 이 세상 것이 아닌 장면을 자꾸 보게 됐죠.
어떤 장면인데요?
전쟁, 포화, 잔해...
끝없이 밀려오는 적과 싸우면서, 녹초가 되어선 절망에 찌들어 있었어요.
......
그리고 저는 빅 브라더의 방에 연행되었고, 마인드맵의 문제가 해결되어 돌아왔죠.
거기서 당신의 마인드맵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데요?
음...
그건 확실히——
이때 푸린의 업로드가 끝났다.
388호는 사색에 잠긴 표정으로 푸린 앞으로 다가가, 전송된 파일을 집으면서도 생각에 골몰했다...
좀 오래 전 일이라서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기억할걸요? 제대로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네?
그저... 떠올리기 싫은 것 뿐이죠.
?!
388호가 든 플랫폼에 놓여있던 바이러스가 그녀를 와락 덮쳤다. 기습에 당한 그녀는 푸린의 옷을 붙잡고 버티다 결국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의 동공이 급격히 수축했다. 과거의 장면들이 그녀의 눈앞에서 홍수처럼 흐르고 있다는 것을 보이스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보이스도 그 기억들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2Z64 구역의 어딘가.
소령은 보이스의 몸에서 케이블을 뽑아, 여전히 응답이 없는 그녀를 천천히 바닥에 눕혔다.
당장 읽을 수 있는 기억은 여기까지야. 이 뒤의 부분은 파손되어서 아직 읽을 수가 없어.
......
천천히 복구하자고, 마인드맵만 멀쩡하면 되니까.
그렇지, 지휘관?
......
지휘관은 마치 낡은 컴퓨터마냥, 소령이 보이스의 마인드맵에서 추출한 기억 데이터를 천천히 곱씹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먼저 보이스가 깨어나길 기다리자.
그 다음엔?
아직은 못 정했어.
원래 계획은 계속 안 하는 건가? 여기 인형들은 아직도 기억이 봉인되어 있다고.
......
지금까지의 정보를 보면, 푸린과 댁의 부하들은 댁의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었어.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점 때문에 망설이고 있어, 그 애들의 마음가짐이 지금도 원래와 똑같은지 확신이 서지 않아.
특히 푸린, 내가 인형들을 되찾는 걸 계속 응원해 주던 아이가 왜 갑자기...
바닥에 닿은 지휘관의 코트를 누가 잡아당겼다.
보이스?!
지휘관...
너 아직 상태는 괜찮아?
응....
보이스는 간신히 윗몸을 일으켜 바닥에 앉았다. 하지만 마인드맵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다른 이들은?
HK433과 따오기는 다시 기억이 봉인됐어.
푸린은...
푸린은?
기억을 봉인당한 것 같진 않은데, 태도가 좀 이상해졌어.
무슨 뜻이지?
그건 나중에.
보이스, 따오기와 재회하고 무슨 일이 있었지? 왜 이렇게 심하게 다친 거야?
쓰읍...
그녀의 마인드맵에 다수의 해킹과 개조 시도 흔적이 남아있어. 전부 견뎌내긴 했지만 그래도 마인드맵에 큰 손상을 입은 건 여전해.
그녀는 지금 수복이 필요해, 혼란한 데이터를 억지로 검색하는 게 아니라.
놈들은 내 마인드맵을 강제로 여기와 연결하려고 해, 하지만 그렇게 두지 않겠어...
그래, 그래... 일단 진정부터 하자...
시간이 없어... 놈들이 곧 올 거야...
지휘관, 즉시 여기서 벗어나.
놈들이란 게 누군데?
6시간마다 심문하러 와...
어서 가...
너도 같이 가자, 여기서 로그아웃할 수 있겠어?
나는 신경쓰지 말고...
지금 그녀의 마인드맵 상태는 너무 취약해. 이대로 로그아웃하면 위험할 거야. 그리고 그녀의 소체도 시마무라 일당의 손아귀에 있고.
지금 로그아웃시키는 건 권장하지 않아.
그럼 이대로 이 애를 두고 가라고!?
나는 여기서 계속 기회를 노리겠어, 그동안 파손된 기억 데이터를 복구하면서.
지휘관이 준비되면 언제든지 합류할게.
......
바토가 위층 입구 쪽을 올려다보았다.
왔다.
즉시 로그아웃해, 지휘관.
지휘관... 푸린은...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와 함께 싸웠어...
...알았다.
꼭 다시 돌아올게.
언제나 믿어 의심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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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Z64 구역의 어딘가.
관찰자의 시점으로도 지휘관은 미즈카네 스즈카가 대체 언제 나타난 것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보이스가 공격받은 순간, 지휘관의 등도 식은땀으로 흥건해졌다.
미즈카네 스즈카의 실력이 이렇게나 무시무시할 줄이야...
포스트 휴먼의 신체 능력은 보통 인간도, 의체 사용자도 아득히 뛰어넘어.
스피드든 파워든.
보이스는 거의 몇 초만에 제압당했어.
그런데 의외로 푸린이 저놈과 몇 합이나 겨루고 있잖아?
푸린은... 아주 특별한 녀석이거든.
소령은 방송실 영상의 재생 속도를 줄였다.
안전 구역에 있던 푸린이 HK433과 보이스 쪽을 향해 급속도로 돌진하고 있었다.
푸린은 이때... 보이스와 HK433을 감싸려고 한 건가?
에사키 혼자뿐이었다면 좀 더 버틸 수 있었겠지.
하지만 지킬 대상이 두 명 있어서 오래 버티지 못했을 거야.
......
지휘관은 2Z64 구역에서 푸린과 HK433을 다시 만났을 때의 장면을 재차 곱씹었다.
목숨을 건 싸움을 치른 두 사람이, 마치 처음 만난 사람처럼 낯설어져 있었다...
콰앙!
굉음이 울리고 화면이 다시 어둠에 잠겼다.
이 구간의 기억 파편은 더 살펴볼 필요가 없겠어.
다른 구간 재생 준비는 끝났어.
모든 것의 답안을 찾을 수 있기를...
......
차갑고 습한 공기, 차갑고 딱딱한 감촉, 차갑고 예리한 눈빛...
......
깼군.
......
전투 본능이 저 위험한 존재와의 거리를 벌리라고 아우성쳤지만, 차가운 수갑이 그녀를 의자에 단단히 못박아두고 있었다.
겁먹었니?
얌전히 신분과 여기 온 목적을 밝힌다면 조금은 고생을 덜 수 있어.
......
아니면 390호가 먼저 말할까?
미즈카네 씨, 이건 오해가 있어서...
경쾌한 알림음.
미즈카네는 메시지가 뜬 인터페이스를 들어서 보더니,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다.
좋은 소식에 감사하렴, 당분간 목숨을 건졌구나.
좋은 소식이요?
388호, 네가 심문을 이어서 해라.
그리폰의 지휘관이 이미 포위됐다. 이제 내가 등장할 차례야.
네.
뭐라고?!
지휘관님은 분명 기지 내부로 돌입한 거예요...
너무 성급하게 굴지 마, 금방 지휘관과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두 사람의 살기 어린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 미즈카네는 수감실에서 나갔다.
388호가 보이스를 마주보고 앉았다.
그럼, 당신부터 시작하죠, 아직 이름을 알 수 없는 동지.
여기요, 저 질문 엄청 많아요!
388호가 조작 인터페이스를 불러내, 푸린이 앉은 심문 의자를 선택해 일시적으로 발언 금지를 먹였다.
......
당신도 할 말이 있나요, 390호?
아뇨.
좋아요, 그럼 우리 대화를 방해할 사람은 없겠군요. 진술을 시작하세요.
......
나는 보이스다.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했지만 당신의 프로필은 등록되어 있지 않았어요.
그것은 즉 당신이 비정규 수단으로 여기에 왔다는 뜻이죠.
2Z64 구역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요?
난 너희를 구하러 왔다.
왜 우리가 구조를 받아야 하죠?
너희는 이곳에 속하지 않으니까. 너희는 그리폰 기지에서 왔다. 나처럼, 저기 있는 그녀처럼.
......
그리폰 기지...?
너는 기억이 봉인당했어, 자신을 390호인 줄 알고 있었던 HK433처럼.
하지만——
388호는 보이스에게도 일시 발언 금지를 걸고, 미소지으며 HK433에게 고개를 돌렸다.
390호, 당신도 그 "그리폰 기지"의 일원인가요?
......
HK433은 그 조직에서의 당신 콜네임인가요?
콜네임이 아니에요. HK433이 제 이름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따오기인 것처럼요.
어제까지만 해도 당신은 "390호"란 호칭에 자연스럽게 대답했죠. 대체 어쩌다가 24시간도 안 지나서 그런 변화가 생겼나요?
진짜 기억을 되찾아서요.
진짜 기억?
알고 싶지 않아요? 지금 우리의 기억 데이터는 가짜예요, 그것도 허점투성이인.
그럼 어떻게 지금 기억이 가짜라 단정하죠? 또 진짜 기억은 어떻게 발견했나요?
......
말할 생각이 없나요? 어차피 이따가 시스템 업데이트를 하면 알게 되겠지만.
388호는 푸린의 발언 금지 상태를 풀었다.
계속 입을 막아놓으면 그대로 터져버릴 것 같네요.
이제야 말을 시켜 주는군요!
일단, 먼저 이렇게 한 번에 한 명만 발언을 허락하는 방식을 강하게 비판해요! 아주 불합리하다고요!
비효율적이고 시간 낭비예요!
......
그리고 HK433 씨, 그러니까 390호에게 지금의 모든 것을 알려준 건 푸린이에요.
지금 자발적으로 범행 수법을 밝히는 건가요? 확실히 그거라면 형량을 적당히 감경할 수 있죠.
범행 도구도 스스로 제출한다면 형량을 더 많이 줄일 수 있을 거예요.
아주 간단한 프로그램을 썼을 뿐이에요.
이 플랫폼에 전송하세요.
388호가 텅 빈 저장 플랫폼을 푸린 앞으로 밀었다.
푸린이 업로드를 시작한 것을 확인하고, 388호는 HK433 앞으로 걸어갔다.
업로드하는 동안 당신의 시스템을 업데이트하죠, 390호.
......
......
지금 당신은 적과 내통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제가 당신과 직접 연결하여 수동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겠어요.
388호가 의자에 꽁꽁 묶여 꼼짝하지 못하는 HK433에게 다가갔다——
잠시만요, 아직 질문 있어요!
말씀하세요.
시스템 업데이트 중에 어떤 상황이 불합격으로 판단되는지 알 수 있나요?
시스템 업데이트의 자격 심사는 그리 엄격하지 않아요. 단순히 우리 시스템에 치명적 취약점이 존재하는지, 데이터베이스가 바이러스에 오염됐는지만 검사하죠.
푸린이 듣기론, 당신은 시스템 업데이트의 자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면서요?
네, 마인드맵이 바이러스 공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 때문에 이 세상 것이 아닌 장면을 자꾸 보게 됐죠.
어떤 장면인데요?
전쟁, 포화, 잔해...
끝없이 밀려오는 적과 싸우면서, 녹초가 되어선 절망에 찌들어 있었어요.
......
그리고 저는 빅 브라더의 방에 연행되었고, 마인드맵의 문제가 해결되어 돌아왔죠.
거기서 당신의 마인드맵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데요?
음...
그건 확실히——
이때 푸린의 업로드가 끝났다.
388호는 사색에 잠긴 표정으로 푸린 앞으로 다가가, 전송된 파일을 집으면서도 생각에 골몰했다...
좀 오래 전 일이라서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기억할걸요? 제대로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네?
그저... 떠올리기 싫은 것 뿐이죠.
?!
388호가 든 플랫폼에 놓여있던 바이러스가 그녀를 와락 덮쳤다. 기습에 당한 그녀는 푸린의 옷을 붙잡고 버티다 결국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의 동공이 급격히 수축했다. 과거의 장면들이 그녀의 눈앞에서 홍수처럼 흐르고 있다는 것을 보이스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보이스도 그 기억들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2Z64 구역의 어딘가.
소령은 보이스의 몸에서 케이블을 뽑아, 여전히 응답이 없는 그녀를 천천히 바닥에 눕혔다.
당장 읽을 수 있는 기억은 여기까지야. 이 뒤의 부분은 파손되어서 아직 읽을 수가 없어.
......
천천히 복구하자고, 마인드맵만 멀쩡하면 되니까.
그렇지, 지휘관?
......
지휘관은 마치 낡은 컴퓨터마냥, 소령이 보이스의 마인드맵에서 추출한 기억 데이터를 천천히 곱씹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먼저 보이스가 깨어나길 기다리자.
그 다음엔?
아직은 못 정했어.
원래 계획은 계속 안 하는 건가? 여기 인형들은 아직도 기억이 봉인되어 있다고.
......
지금까지의 정보를 보면, 푸린과 댁의 부하들은 댁의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었어.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점 때문에 망설이고 있어, 그 애들의 마음가짐이 지금도 원래와 똑같은지 확신이 서지 않아.
특히 푸린, 내가 인형들을 되찾는 걸 계속 응원해 주던 아이가 왜 갑자기...
바닥에 닿은 지휘관의 코트를 누가 잡아당겼다.
보이스?!
지휘관...
너 아직 상태는 괜찮아?
응....
보이스는 간신히 윗몸을 일으켜 바닥에 앉았다. 하지만 마인드맵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다른 이들은?
HK433과 따오기는 다시 기억이 봉인됐어.
푸린은...
푸린은?
기억을 봉인당한 것 같진 않은데, 태도가 좀 이상해졌어.
무슨 뜻이지?
그건 나중에.
보이스, 따오기와 재회하고 무슨 일이 있었지? 왜 이렇게 심하게 다친 거야?
쓰읍...
그녀의 마인드맵에 다수의 해킹과 개조 시도 흔적이 남아있어. 전부 견뎌내긴 했지만 그래도 마인드맵에 큰 손상을 입은 건 여전해.
그녀는 지금 수복이 필요해, 혼란한 데이터를 억지로 검색하는 게 아니라.
놈들은 내 마인드맵을 강제로 여기와 연결하려고 해, 하지만 그렇게 두지 않겠어...
그래, 그래... 일단 진정부터 하자...
시간이 없어... 놈들이 곧 올 거야...
지휘관, 즉시 여기서 벗어나.
놈들이란 게 누군데?
6시간마다 심문하러 와...
어서 가...
너도 같이 가자, 여기서 로그아웃할 수 있겠어?
나는 신경쓰지 말고...
지금 그녀의 마인드맵 상태는 너무 취약해. 이대로 로그아웃하면 위험할 거야. 그리고 그녀의 소체도 시마무라 일당의 손아귀에 있고.
지금 로그아웃시키는 건 권장하지 않아.
그럼 이대로 이 애를 두고 가라고!?
나는 여기서 계속 기회를 노리겠어, 그동안 파손된 기억 데이터를 복구하면서.
지휘관이 준비되면 언제든지 합류할게.
......
바토가 위층 입구 쪽을 올려다보았다.
왔다.
즉시 로그아웃해, 지휘관.
지휘관... 푸린은...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와 함께 싸웠어...
...알았다.
꼭 다시 돌아올게.
언제나 믿어 의심치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