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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공각기동대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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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Z64 구역의 어딘가.

바쁜 발소리가 썰렁한 수감소 안에 울려 퍼졌다.

HK433

지휘관님, 보이스의 신호를 식별했습니다. 다른 신호들은 아직 탐지되지 않았습니다.

쿠사나기 모토코

경계 늦추지 마, 매복 조심하고.

지휘관

정면과 측면에서 동시에 진입하자.

지휘관

HK433, 지금 상태 어떠니?

HK433

저는 괜찮습니다!

쿠사나기 모토코

나와 바토는 각자 양측을 차단할게, 정면은 너와 HK433가 맡아.

지휘관

알았어.

바토

오케이, 그럼 이따 보자고들.

소령과 바토의 발소리가 양쪽으로 갈라져 멀어졌고, 지휘관은 HK433의 뒤를 바짝 따랐다.

HK433

지휘관님, 곧 목표와 접촉합니다.

지휘관

응, 내가 엄호할게.

총을 단단히 쥐고서, 벽에 바짝 붙은 지휘관은 마지막 모퉁이를 돌았다.

그러자 마지막 수감실이 한눈에 들어왔다.

보이스

지휘관...?

바로 앞에 보이스가 있었다. 벽에 기댄 채, 다소 초췌하고 허약해진 모습이었다.

지휘관

보이스!

보이스

오지 마...!

HK433

위험해요 지휘관님!

타앙!

총탄 한 발이 지휘관의 발치에 떨어졌다.

그리고 총성이 난 방향의 구석에서, 익숙한 모습이 걸어나왔다.

388호

지휘관, 이곳은 미니러브의 기밀 구역입니다. 혹시 길을 잃으셨나요?

지휘관

......

HK433

따오기...

지휘관

저번에 나랑 같이 한잔하자고 했지? 내가 좋은 술을 찾았는데.

388호

그거 좋죠, 이 일 다 끝나면 천천히 한잔하도록 해요.

익숙한 얼굴, 익숙한 미소.

"388호"는 보이스를 끌어당겨 인질로 삼고, 총을 재장전했다.

쿠사나기 모토코

<color=#00CCFF>지휘관, 방금 총성이 들렸는데.</color>

<color=#00CCFF>적이야?</color>

지휘관

아니, 내 인형이야. 하지만 기억을 봉인당한 상태라...

쿠사나기 모토코

<color=#00CCFF>알았어. 나와 바토는 위치했어.</color>

지휘관

HK433, 저쪽의 화력을 유인해. 소령과 바토에게 기회를 만든다.

내가 엄호할 테니 보이스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

HK433

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HK433은 바로 달려나갔다.

빠른 총성이 그녀를 바짝 뒤쫓았다.

지휘관도 엄폐물 뒤로 숨어, 틈틈이 견제 사격을 가해 "388호"의 주의를 끌었다.

지휘관

소령! 지금――!

쿠웅!

다 외치기도 전에 바토가 광학 위장을 해제하고 뛰어내려 388호를 향해 묵직한 펀치를 날렸다.

388호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이를 정통으로 맞아, 멀리 날아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바토

타겟 확보!

지휘관

좋아, 일단 철수! 기억 봉인 해제는 안전한 위치에서 하자!

지휘관이 바토의 퇴각을 엄호하고 그 뒤를 따르려던 그때, 소령이 앞을 가로막았다.

쿠사나기 모토코

위험해!

HK433

지휘관님, 여기 뭔가 이상해요!

돌연 주위에 보이던 수감소가 무수한 픽셀로 깨져, 그 아래로 감춰졌던 광경이 드러났다.

쿠사나기 모토코

...갇혔어.

지휘관

보이스와 따오기를 미끼로 삼은 건가...?

그리고 흩어지는 무수한 픽셀 너머에, 한 소녀가 홀로 서 있었다.

에사키 푸린

지휘관님, 어째서죠?

지휘관

......

에사키 푸린

왜 푸린한테 거짓말하셨어요? 오늘 밤에 여기 남기로 한 걸 함께 축하하자고 약속했잖아요?

지휘관

...미안해.

에사키 푸린

대체 뭣 때문이에요? 여기서 즐겁지 않으셨나요?

영원히 평화로운 세상에서, 인형들과 함께하는 평온한 삶을 바라지 않으셨어요?

지휘관

......

지휘관이 입을 열질 않자, 푸린은 다가오려 했지만...

지휘관 곁의 인형이 총을 들고 경고했다.

HK433

더 이상 접근하면 발포합니다!

쿠사나기 모토코

......

에사키 푸린

390호 씨, 소령님, 바토 씨...

에사키 푸린

당신들이 지휘관님을 꼬드겼나요!?

푸린의 얼굴에 분노가 차올랐다.

에사키 푸린

인형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세상이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한 건 다 말뿐이었나요!?

결국 자기 생각밖에 없고, 남의 거짓말 몇 마디에 손바닥 뒤집듯 마음을 바꿔버리나요?!

소령이 어깨에 손을 얹어, 지휘관은 약간이나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심호흡을 몇 번 하고, 푸린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지휘관

푸린, 이들이 날 속인 게 아니야.

나 스스로 내린 결정이지.

처음에 우리가 작전을 구상할 때와 마찬가지야. 단지, 그때보다 더 마음을 굳혔을 뿐이야.

에사키 푸린

......

지휘관

그때, 난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며 모두를 되찾으려 하기에만 급급해서, 맹목적으로 계획을 짰어. 하지만 네가 그걸 가능케 할 가능성과 믿음을 줬지.

그리고 이제 깨우쳤어. 그런데 왜 정작 네 생각이 달라진 거야?

에사키 푸린

푸린은 계속 당신 편이었는데...

에사키 푸린

당신이... 푸린의 마음을 짓밟은 거예요...

지휘관

푸린?

푸린의 손에 위험해 보이는 붉은 빛이 모여들었다.

쿠사나기 모토코

조심해.

지휘관마저도 공기가 요동치고 위험한 기운이 얼굴을 덮치는 것이 느껴졌다.

퍼엉!

그리고 제자리에 잔상을 남기며, 푸린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지휘관에게 돌진했다.

에사키 푸린

<size=50>2Z64 구역을 떠나시게 두지 않겠어요! 이곳을 부수도록 놔두지 않을 거라고요!</size>

쿠사나기 모토코

바토!

이미 경계 중이던 바토가 제때 나서 푸린을 가로막았다.

바토

푸린! 그만둬!

쿠사나기 모토코

지휘관을 보호해.

바토

오케이.

쿠사나기 모토코

에너지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어. 지휘관, 조심해서 대응해.

지휘관

그래...

HK433

지휘관님, 제 뒤에 서세요.

지휘관을 붙잡는 데 실패한 푸린은 멀리서 원망하는 눈으로 노려봤다.

에사키 푸린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누구보다 잘 아시면서...

믿을 수가 없어요... 여기를 버리려고 하다니!

지휘관

......

쿠사나기 모토코

쓸데없는 언쟁에 기운 빼지 마.

눈앞의 문제부터 해결해야지. 지휘관, 작전 준비.

지휘관

...어.

소령과 HK433의 엄호를 받으며, 지휘관은 저 멀리의 익숙하고도 낯선 동료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상황으로 인한 착각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 때문이지, 왠지 발밑이 덜덜 떨리는 것 같았다.

온 세상이 위험한 붉은 빛으로 깜빡였고, 푸린도 몸에서 더 강력한 위압감을 뿜어냈다.

에사키 푸린

<color=#FF0000>당신들 그 누구도! 푸린의 영역에서 빠져나갈 생각 말아요!</col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