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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Arena Breakout

불협화음

-73-A-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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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

핫하, 한 놈 더!

컨테이너와 선반으로 가득해 복잡한 부둣가의 창고 안에서, 세 사람은 상자를 방수포로 덮어 숨기고 덤벼드는 적들에게 반격을 가했다.

미틸

쟤네들 뭐야?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지?

지휘관

뭔진 몰라도 상자를 노리는 건 확실해. 왼쪽!

벌써 2명을 쓰러뜨린 쿠로가 갑자기 냅다 앞으로 뛰쳐나가, 선반을 뛰어넘고 컨테이너 위를 달리며 종횡무진했다.

쿠로

가즈아아아아――!!

그런 그녀의 왼쪽에서 적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뭘 해보기도 전에 지휘관의 견제 사격에 다시 숨어버렸다.

미틸

쟤 왜 갑자기 혼자서 앞으로 튀어나가... 어? 야!

미틸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지휘관이 잠깐의 정적을 틈타 오른쪽으로 튀어나갔다.

미틸

한 명은 앞으로 가고 또 한 명은 오른쪽으로 가고... 미리 말 좀 하면 안 되냐구.

각기 다른 곳에서 동시에 교전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미틸은 안절부절못하다 이를 악물고 계단을 달려 올라갔다.

그녀가 향한 곳은 창고의 2층. 난간 너머로 1층의 거의 대부분이 훤히 보여 시야 확보에 최적의 장소였다.

미틸

하나, 둘, 셋... 여섯이나... 아, 이제 4명 됐네.

쿠로가 던진 수류탄과 지휘관의 사격으로, 현장에 남은 적은 6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미틸은 나무 상자 뒤에 엄폐하고 총을 거치했다.

첫째 발은 완전히 빗나갔다.

둘째 발은 지휘관 앞의 수도관을 터뜨려 버렸다.

지휘관

……

시야가 가려진 지휘관이 옆으로 펄쩍 뛰기가 무섭게 맞은편에서 총탄이 날아들어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미틸

아... 미안.

들리지도 않을 테지만 어쨌든 사과한 미틸은 위치가 노출됐기에 다음 엄폐물로 이동했다.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선반이 흔들리고, 총성이 메아리쳐, 창고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미틸

휴우, 끝났다...

얼마 후, 더 이상 움직이는 적이 없음을 확인한 미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1층으로 내려갔다.

미틸

모두 괜찮아? 다친 데는?

상자를 숨겨 둔 곳으로 달려간 미틸은 거의 자신만한 커다란 배낭에서 각종 의료용품을 꺼냈다.

쿠로

괜찮아~ 누구 트롤링에 죽을 뻔했지만.

지휘관

미안해, 그놈 내 폭탄 피하려다 네 쪽으로 간 거였어.

쿠로

됐어됐어, 내 완벽한 무빙 덕분에 아무 문제 없었으니깐♪

상자도 무사함을 확인한 세 사람은 전장 청소를 시작했다.

미틸은 적에게서 노획한 돌격소총에서 탄창만 뽑아 커다란 배낭에 간신히 쑤셔 넣었다.

쿠로

않이 그게 들어가? 그거 들 수는 있어?

쿠로가 미틸의 배낭을 들어보려 했지만, 꿈쩍도 않았다.

쿠로

...와오.

지휘관

아깝게스리.

어느새 다가온 지휘관이 미틸이 버린 돌격소총을 주워 자신의 가방에 묶었다.

쿠로

뭐야, 폐지 줍기 고수였네?

그때, 화물선의 우렁찬 고동 소리가 들렸다.

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 신호였다.

지휘관

배 타러 가자.

선장

당신네들 뭐야? 명단에 이름이 없는데?

배에 올라 상자를 내려놓자마자, 풍채에서부터 뱃일로 이런저런 이득을 많이 본 티가 나는 선장이 몸소 행차해 일행을 가로막았다.

지휘관

그러지 마시고요 선장님, 겸사겸사 저희도 태워 주세요.

지휘관이 슬며시 선장의 손에 쥐여 준 무언가가 그대로 그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지휘관

노스리지까지 가져가야 하는 물건이 있어요. 아시다시피 요즘 육상로가 보통 위험해야죠.

선장

그건 그렇긴 하지. 근데 어디 소속이야?

눈에 띄게 달라진 선장의 태도에, 지휘관이 다가가 귀띔을 했다.

선장

생쥐단? 오늘 딱히 들은 건 없는데... 너희, 정체가 뭐야?

선장의 얼굴이 다시 구겨졌고, 이번엔 뒤의 선원들이 지휘관 일행에게 총까지 겨눴다. 이에 쿠로가 총으로 손을 뻗으려던 순간, 미틸이 그 손을 덥석 붙잡더니 당장에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외쳤다.

미틸

흐아앙 그러게 제가 두목님 물건 훔치지 말자고 했잖아요! 이제 어떡할 거예요?

미틸

엄청 많으니까 하나쯤은 빼돌려도 아무도 모를 거라더니 이게 뭐야... 돌아가는 것부터 말썽이잖아요!

미틸

선장님, 두목님께는 비밀로 해 주시면 안 돼요? 흠집 하나 없이 고스란히 제자리에 돌려놓을게요!

미리 상의한 것도 아니건만 실감나는 미틸의 우는 연기에 이목이 집중됐고, 지휘관은 그녀에게 슬쩍 엄지를 세웠다.

선장

훔쳤다고?

지휘관

하아... 네, 돈이 궁해서 그만 머리가 어떻게 되어 버렸나 봅니다. 솔직히 말예요, 두목님은 맨날 육즙 줄줄 흐르는 고기 드시면서 부하들한텐 국물도 안 주시잖습니까.

지휘관

여기 제 인식표입니다, 이 마크 위조 불가능한 거 아시잖아요.

선장은 지휘관이 건넨 금속제 인식표를 꼼꼼하게 살펴보고는 뒤에 있던 일등 항해사와 몇 마디 나눈 후 인식표를 돌려줬다.

선장

50만 코엔.

미틸

50만?! 우리 화물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닌데, 조금 깎아주실 수는...?

선장

경비랑 입막음비다, 50만.

선장이 "다 알잖냐"는 눈짓으로 얼굴에 힘을 줬고, 쿠로는 몰래 허벅지를 꼬집으며 들이받으려는 충동을 억눌렀다.

지휘관

...좋습니다. 미틸?

당연히 그런 큰 돈은 없었기에, 지휘관은 눈 하나 깜빡 않고 미틸에게 바통을 넘겨 버렸다.

미틸

......어, 나?!

미틸

아... 아, 알았어요, 잠깐만요... 여기요.

한참을 망설인 끝에, 미틸은 커다란 배낭 깊숙이에서 금괴를 꺼내 선장에게 내밀었다.

미틸

밥은 주실 거죠?

화물선 밑바닥의 선실은 어둑한데다 습해서 곰팡이가 슬지 않은 벽이 없었다.

미틸

이게 어떻게 50만 코엔짜리 방이야...

도청 장치는 없는지 샅샅이 확인한 후, 지휘관은 쿠로에게 상자 더미 뒤로 의뢰품을 숨기라 지시했다.

지휘관

적어도 당분간은 안전할 거야. 방금은 너 덕에 살았어.

쿠로

맞아맞아 임기응변 쥑이더라? 완전 다른 사람 같았어.

미틸

히히~ 나 변장이 특기야! 성대모사도 할 수 있다?

미틸

"안녕하세요, 제가 이번 임무의 의뢰인입니다." 어때, 똑같지?

미틸이 몇 시간 전들었던 의뢰인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따라하자, 쿠로가 펄쩍 뛰었다.

쿠로

와 XX 똑같다! 완전 인간 녹음기 아냐? 응? ...어라?

어째 반응이 없자, 쿠로가 지휘관을 돌아보았다.

지휘관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린데...

미틸

그런데 말야... 방금 50만 의뢰인한테 경비로 청구할 수 없어?

쿠로

몰라, 나중에 물어봐.

미틸

의뢰인이랑 말이 통할지나 의문인데...

쿠로

하긴, 누가 나오기는커녕 무전기로 비대면 미팅이나 하는 녀석이니 쉽지 않을지도.

미틸

부두에 우릴 습격한 놈들은 누굴까? 우리가 출발하려 하자마자 들이닥치다니, 수상해.

지휘관이 아까 노획했던 돌격소총을 가방에서 풀며 말을 이었다.

지휘관

이거 개조한 거야. 총열 길이를 단축해서 사거리가 짧아지는 대신 반동을 줄였어. 좁은 지형에 적합하지만, 다루기는 어려워지지.

지휘관

놈들은 잘 훈련되어 있어. 보통내기가 아니야.

미틸

보통이 아니다... 블랙골드 유니버설?

쿠로

아잇 끔찍한 소리 말어.

지휘관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야, 다크존에서 잘 훈련된 정예 병력을 가진 세력은 손에 꼽으니까.

쿠로

우리한테 털렸는데?

지휘관

블랙골드는 다크존에서 가장 큰 규모의 PMC인데, 그들의 목표가 이 상자라면...

지휘관

일이 상당히 귀찮아지겠군.

선실이 잠시 침묵에 빠졌다. 세 사람은 말없이 상자를 노려보다, 미틸이 불안한 마음에 일어나 그 위에 골판지 상자를 두 개 얹어 가렸다.

쿠로

그, 긍정적으로 보자고.

쿠로

내가 알기로 블랙골드는 지금 바빠서 우리한테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거야.

쿠로

며칠 전에 심연 분대가 주둔지를 떠났다니까, 뭔가 큰 일을 벌이려는 건 분명해.

미틸

다크존 바닥에서 유명하잖아? 심연이 움직이면 세상이 바뀐다고.

미틸

...아, 근데 따지고 보면 좋은 소식도 아닌가.

선실은 다시 조용해졌고, 미틸은 상자를 감추려 애쓰기도 포기했다.

쿠로

아익 몰라몰라 이 얘긴 그만! 아, 심연 하니까 생각났는데, 대장 "헤카테"가 며칠 전에 부하한테 고발당했다더라?

미틸

그런 건 또 어떻게 알아?

쿠로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손의 휴대폰을 흔들어 보였다. 처음 조우했던 그때부터 항상 손에서 놓지 않던 그것이었다.

쿠로

정보는 곧 힘! 다크존에서 나에게 비밀이란 없단 말씀!

미틸

그럼 의뢰인에 대해서도 알아?

쿠로

............

말을 잘못 꺼냈단 사실을 깨달은 미틸이 바로 화제를 돌렸다.

미틸

어... 아, 헤카테가 이끄는 심연 분대는 블랙골드 최고의 돌격부대 아니야? 성과도 좋을 텐데 왜 고발을 당했대?

쿠로

잘하는만큼 너무 나댄 것일 수도 있지...

쿠로

아무튼, 지금 속도라면 늦어도 내일 오전 중으로 도착할 수 있을 거야.

쿠로

이 일 끝나면 너흰 뭐 할 거야?

미틸

난――

지휘관

그런 얘긴 일 끝난 다음에 하자, 지금은 너무 일러.

쿠로

어이어이, 그래도 이제 동료인데 신뢰 좀 하라고.

쿠로

아까 창고에서만 내가 7명이나 땄거든? 7명! ...야, 내 말 듣고 있어? 그때 내가 쏘자마자――

지휘관

동료라...

???

만약 다음이 있다면, 여전히 네 목숨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길 수 있겠어?

지휘관

......

화물선의 고동이 쿠로의 수다와 지휘관의 회상을 끊었다.

지휘관

출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