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칼
얼마 후, 지휘관은 의식을 되찾았다.
눈을 떠 보니, 미동도 않는 쿠로와 미틸은 보였지만 벨루가와 상자는 온데간데없었다.
일어나, 얼른.
응...?
우우웅...
두 사람 모두 무사함을 확인하고 안도한 지휘관은 수통을 건네려다, 잠깐 망설이고는 가방에서 열지 않은 생수 2병을 꺼내 건넸다.
물 좀 마셔.
어떻게 된... 벨루가는?
그 자식 얘기 이젠 꺼내지도 마...
지휘관은 강가로 가 수통의 물을 버리고 씻었다.
안토니오 패밀리랑 한패였어. 상자도 놈들이 가져갔고.
하늘을 봐선 최소한 1시간은 혼수 상태였던 거 같아. 정리하고 쫓아가자, 개봉한 음식과 물 전부 버리고.
뭐? 아까운데...
기절한 1시간 사이에 독이 들어갔을지 누가 알아?
그치만 여긴 우리밖에 ――
벨루가는?
할 말이 없어진 미틸은 아까워하며 가방에서 음식물을 꺼내 버렸다.
쿠로는 먹다 만 비스킷 한 봉지를 바닥에 홱 내팽개치고는 화풀이하듯 마구 짓밟았다.
관두자.
응?
관두자고, 이딴 임무.
몰라도 된다고 암말도 안 하는 의뢰인만으로도 골때리는데, 이젠 안토니오 패밀리에, 어디의 뉘신지도 모를 특전대까지 덤벼들어? 언제 어디서 뒤통수에 총 맞아도 안 이상하겠네.
아 몰라, 나 이 일 관둘래.
진정해 쿠로, 방법이 있을 거야! 내가 차를 찾아볼게, 그거 타고 쫓아가자.
쿠로가 자신의 아담한 가방을 챙기고 일어섰다.
레알? 그냥 너희도 포기하고 나랑 같이 가지? 솔직히 우리 팀워크 착착 맞으니까 팀 짜서 다른 의뢰 받으면 그만 아니야?
이제 와서 발을 빼기엔 너무 늦었지.
제일 중요한 상자를 빼앗겼는데 어쩌라고. 지금 임무 포기하면 신용 쬐끔 깎이고 끝이야. 뭣하면 이름도 바꾸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
매일같이 사람들이 파리처럼 픽픽 죽어나는 다크존에서 이름이랑 얼굴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약속 시간까지 악 18시간은 남았어, 아직 기회가――
싫다니까!
쿠로가 갑자기 버럭 소리질렀다.
상자 안에 뭐가 들었지? 의뢰인은 누구고? 우리가 왜 목숨 걸고 그 상자를 배달해야 하는지 알기는 해?
쿠로...
모르잖아.
저 밖의 마천루에 숨어서 편하게 명령밖에 할 줄 모르는 윗대가리들 말을 고분고분 따를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네.
미틸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표정이었지만 바닥에 웅크리고 앉았고, 짐을 정리하는 지휘관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모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나 간다, 아디오스.
그래... 몸조심해.
쿠로! 잠깐만!
미틸이 가방에서 수류탄과 의료 키트 몇 개를 꺼내 쿠로의 손에 쥐여 주었다.
이거 가져가. 파편 안 튀는 거니까 혹시 가까이서 터져도 크게 다치진 않을 거야. 그리고 의료 키트 무겁다고 버리지 마, 너 엄폐 잘 안 하니까...
......잘 지내야 해.
쿠로는 마지못해 물건을 받고 떠나려다, 냅다 다시 달려와선 미틸을 꼭 껴안고 지휘관에게도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서 또 보자구 아미고스!
그렇게 쿠로는 혼자 떠났고, 강기슭엔 지휘관과 미틸만 남았다.
...왜 안 막았어?
틀린 말도 아니니까.
지휘관은 손을 멈추고 일어나 미틸을 바라보았다.
그러는 너는? 너는 왜 남았어?
...모르겠어.
미틸은 무릎을 끌어안았다.
난 그냥 우리 넷이... 아니, 우리 셋이 함께인 게 좋았어. 혼자는 싫어.
그런데... 왜 갑자기 일이 이렇게 된 거지?
정신 차려. 일단 차를 찾아보자.
지휘관은 미틸과 함께 멀지 않은 숲을 향해 걸어갔다.
아직 최악의 상황은 아니야.
맞아.
?!
지금이 최악이지.
하지만 숲으로 들어가기 직전, 배에서 보았던 특전대와 검은 장발의 여성이 그들을 가로막았다.
...정말 무슨 날인가? 작년 내내 본 총구보다 오늘 들이밀어진 게 더 많네.
지휘관은 손을 들고 천천히 돌아섰다.
너였군...
날 알아?
아니, 딱히.
저 특전대와, 특히 대장으로 보이는 여성의 팔뚝에 새겨진 문어 모양 마크가 지휘관의 눈에 띄었다.
블랙골드...
당신들이 부두와 배에서 우릴 공격한 특전대구나!
미틸이 그 개조된 총을 바로 알아보았다.
상자를 넘겨. 그럼 목숨만은 살려 주지.
그동안 숨기고 다니던 신분을 드러냈는데 그럴 생각 없다는 거 아닌가?
맞아, 그럴 생각 없었어. 그런데 상자가 없네?
그러니까, 얌전히 놓아줄 테니 상자가 어딨는지 말해. 서로 괜히 힘 빼지 말자고.
뭘 믿고?
이 헤카테의 약속이니까.
헤카테... 헉! 블랙골드 특공대의 심연 분대!
여자의 정체와 이름을 들은 미틸이 놀라 비명을 질렀다.
쿠로 말이 맞았어... 진짜 골칫덩이 상자였어...
어떡할래? 나 바쁜 몸이야.
보다시피, 상자는 지금 우리한테 없어.
3...
우리도 속아서 도둑맞았다고.
2...
정말 없어!
1...
도스한테 있어!
...도스? 도스 안토니오?
그래, 우린 원래 3명이었는데 배에서 네 번째 멤버를 받았거든.
"벨루가"라는 녀석이 우릴 속여서 기절시키고 안토니오 패밀리와 함께 상자를 가져갔어.
네가 쫓아야 할 건 안토니오 패밀리야, 우리가 아니라.
지휘관은 시간을 끌며 헤카테와 심연 분대의 주의를 돌렸다.
그럼, 나머지 한 명은 어딨지?
......
지금 봐서는 말이야, 그 둘이 상자를 숨긴 것처럼 보이거든... 어떻게 설명할래?
그, 그건...
흥.
증명할 길이 없는 둘에게 콧방귀를 뀌고, 헤카테는 옆의 부하에게 미틸부터 처리하라고 턱짓했다.
잠깐! 아직 상자가 도스의 수중에 떨어진 건 아니야.
지금 어딨는지 알고 싶다면 그 총 내려놔, 우리의 안전을 보장한다며.
너희가 먼저 거래를 거절했어. 처리해.
지시를 받은 블랙골드 대원은 성큼성큼 다가와 머리에 총구를 겨눠, 미틸은 눈을 질끈 감았다.
퍼엉!
그때, 가까운 숲속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
퍼엉!
멈춰.
헤카테가 방아쇠를 당기려던 부하를 제지하곤 다른 대원 3명에게 숲으로 정찰을 지시했다.
이제 지휘관과 미틸을 포위한 사람은, 헤카테를 포함해 4명.
지휘관과 미틸의 눈이 마주쳤다. 둘 다 놀란 눈치였다.
저 공격 방식은...
미틸이 왼쪽 언덕을 향해 눈짓했고, 지휘관은 의도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수색하는 3명이 점점 거리가 멀어지자, 반대편의 숲에서 돌연 흰 연막이 피어올라 눈길을 끌었다.
지금이다!
지휘관과 미틸이 갑자기 움직여 앞의 블랙골드 대원을 들이받았다.
놈의 총구가 흔들려 총알이 바닥에 박혔다.
동시에 또 다른 연막탄이 날아와 더욱 시야를 방해했다.
사격 중지, 연막에서 벗어나.
서로 너무 가까워지자, 블랙골드 특전대는 오사를 피하고자 공격을 멈추고 시야를 가리는 연막에서 벗어나려 움직였다.
그때 지휘관과 미틸은 이미 왼쪽 언덕을 향해 내달리는 중이었다.
헤카테가 제대로 조준도 않고 쏜 총탄이 맹렬하게 발치를 뒤쫓아오는 걸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지휘관과 미틸은 가까운 엄폐물에 숨었다.
괜찮아?
응, 하지만 가방을 못 챙겨서 지금 탄약이 얼마 없어.
나무 뒤에 숨은 지휘관과 커다란 바위 뒤에 숨은 미틸을 우선 현재 상황을 파악했다.
던질 만한 건?
수류탄이랑 연막탄 각각 2개씩.
없는 것보단 낫네. 저쪽도 우리를 생포할 생각이니 강하게 공격해 오진 않을 거야.
5m만 더 가면 숲이야,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놈들을 따돌릴 수 있어.
그때, 숲속에서 어설픈 "뻐꾹~ 뻐꾹" 소리가 들려왔다.
...흉내 진짜 못 낸다.
준비해.
블랙골드 대원들이 총을 견착하고 천천히 둘이 숨은 곳을 향해 다가왔고, 적당히 가까워졌을 때 미틸이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았다.
그리고 메아리치는 총성과 함께, 가장 앞의 블랙골드 대원 한 명이 픽 쓰러졌다.
숲이다!
마치 작전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터진 총성에 미틸이 수류탄을 던졌고, 두 사람은 그대로 "뻐꾸기" 소리가 난 반향으로 내달렸다.
헤카테가 지휘관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겼다.
첫발째는 빗나갔지만 두발째가 지휘관의 왼쪽 종아리에 정확하게 명중했다.
피격당한 지휘관이 비틀거려 넘어질 것 같았다.
미틸은 즉각 멈춰 서서 추격해 오는 블랙골드의 추격병들을 향해 총을 난사해 그들을 엄폐하게 만들었다.
가자!
응!
탄창 하나를 다 비운 미틸이 손을 뻗어 지휘관을 잡아당긴 그때, 엄폐했던 블랙골드 대원 2명이 튀어나와 다시 두 사람을 겨냥했다.
하지만 타이밍 좋게 숲에서 던져진 수류탄이 2초 정도 더 시간을 벌어 주었고...
쿠로가 결국 못 참고 우거진 숲속에서 머리를 불쑥 내밀었다.
아 빨랑 좀 와!
다리는 어때?
괜찮아.
원래 다리가 부러져도 안 이상한데 왜인지 부상이 심하지 않아, 지휘관은 바로 몸을 추스르곤 미틸과 함께 숲으로 들어갔다.
흐음?
이쪽! 내가 차 찾았어!
어둡기까지 한 밀림에서 추격자들의 속도가 느려졌다. 그리고 세 사람 모두 죽여버릴 수도 있어선지, 저들은 수류탄 등의 투척물을 쓸 생각이 없는 듯했다.
덕분에 셋은 쿠로가 미리 준비한 차를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안전벨트 맸지? 간다!
차량이 질주했다. 간신히 뒤쫓아 온 심연 분대가 뒤로 몇 발 사격했지만, 맞히지는 못했다.
정지.
다리는 어때?
괜찮아.
헤카테가 추격하던 자의 왼다리를 맞힌 곳으로 돌아와 보니, 어째선지 풀숲에는 피 한 방울 없었다.
설마... 너인가?
전체 대사 보기 (159줄)
얼마 후, 지휘관은 의식을 되찾았다.
눈을 떠 보니, 미동도 않는 쿠로와 미틸은 보였지만 벨루가와 상자는 온데간데없었다.
일어나, 얼른.
응...?
우우웅...
두 사람 모두 무사함을 확인하고 안도한 지휘관은 수통을 건네려다, 잠깐 망설이고는 가방에서 열지 않은 생수 2병을 꺼내 건넸다.
물 좀 마셔.
어떻게 된... 벨루가는?
그 자식 얘기 이젠 꺼내지도 마...
지휘관은 강가로 가 수통의 물을 버리고 씻었다.
안토니오 패밀리랑 한패였어. 상자도 놈들이 가져갔고.
하늘을 봐선 최소한 1시간은 혼수 상태였던 거 같아. 정리하고 쫓아가자, 개봉한 음식과 물 전부 버리고.
뭐? 아까운데...
기절한 1시간 사이에 독이 들어갔을지 누가 알아?
그치만 여긴 우리밖에 ――
벨루가는?
할 말이 없어진 미틸은 아까워하며 가방에서 음식물을 꺼내 버렸다.
쿠로는 먹다 만 비스킷 한 봉지를 바닥에 홱 내팽개치고는 화풀이하듯 마구 짓밟았다.
관두자.
응?
관두자고, 이딴 임무.
몰라도 된다고 암말도 안 하는 의뢰인만으로도 골때리는데, 이젠 안토니오 패밀리에, 어디의 뉘신지도 모를 특전대까지 덤벼들어? 언제 어디서 뒤통수에 총 맞아도 안 이상하겠네.
아 몰라, 나 이 일 관둘래.
진정해 쿠로, 방법이 있을 거야! 내가 차를 찾아볼게, 그거 타고 쫓아가자.
쿠로가 자신의 아담한 가방을 챙기고 일어섰다.
레알? 그냥 너희도 포기하고 나랑 같이 가지? 솔직히 우리 팀워크 착착 맞으니까 팀 짜서 다른 의뢰 받으면 그만 아니야?
이제 와서 발을 빼기엔 너무 늦었지.
제일 중요한 상자를 빼앗겼는데 어쩌라고. 지금 임무 포기하면 신용 쬐끔 깎이고 끝이야. 뭣하면 이름도 바꾸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
매일같이 사람들이 파리처럼 픽픽 죽어나는 다크존에서 이름이랑 얼굴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약속 시간까지 악 18시간은 남았어, 아직 기회가――
싫다니까!
쿠로가 갑자기 버럭 소리질렀다.
상자 안에 뭐가 들었지? 의뢰인은 누구고? 우리가 왜 목숨 걸고 그 상자를 배달해야 하는지 알기는 해?
쿠로...
모르잖아.
저 밖의 마천루에 숨어서 편하게 명령밖에 할 줄 모르는 윗대가리들 말을 고분고분 따를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네.
미틸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표정이었지만 바닥에 웅크리고 앉았고, 짐을 정리하는 지휘관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모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나 간다, 아디오스.
그래... 몸조심해.
쿠로! 잠깐만!
미틸이 가방에서 수류탄과 의료 키트 몇 개를 꺼내 쿠로의 손에 쥐여 주었다.
이거 가져가. 파편 안 튀는 거니까 혹시 가까이서 터져도 크게 다치진 않을 거야. 그리고 의료 키트 무겁다고 버리지 마, 너 엄폐 잘 안 하니까...
......잘 지내야 해.
쿠로는 마지못해 물건을 받고 떠나려다, 냅다 다시 달려와선 미틸을 꼭 껴안고 지휘관에게도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서 또 보자구 아미고스!
그렇게 쿠로는 혼자 떠났고, 강기슭엔 지휘관과 미틸만 남았다.
...왜 안 막았어?
틀린 말도 아니니까.
지휘관은 손을 멈추고 일어나 미틸을 바라보았다.
그러는 너는? 너는 왜 남았어?
...모르겠어.
미틸은 무릎을 끌어안았다.
난 그냥 우리 넷이... 아니, 우리 셋이 함께인 게 좋았어. 혼자는 싫어.
그런데... 왜 갑자기 일이 이렇게 된 거지?
정신 차려. 일단 차를 찾아보자.
지휘관은 미틸과 함께 멀지 않은 숲을 향해 걸어갔다.
아직 최악의 상황은 아니야.
맞아.
?!
지금이 최악이지.
하지만 숲으로 들어가기 직전, 배에서 보았던 특전대와 검은 장발의 여성이 그들을 가로막았다.
...정말 무슨 날인가? 작년 내내 본 총구보다 오늘 들이밀어진 게 더 많네.
지휘관은 손을 들고 천천히 돌아섰다.
너였군...
날 알아?
아니, 딱히.
저 특전대와, 특히 대장으로 보이는 여성의 팔뚝에 새겨진 문어 모양 마크가 지휘관의 눈에 띄었다.
블랙골드...
당신들이 부두와 배에서 우릴 공격한 특전대구나!
미틸이 그 개조된 총을 바로 알아보았다.
상자를 넘겨. 그럼 목숨만은 살려 주지.
그동안 숨기고 다니던 신분을 드러냈는데 그럴 생각 없다는 거 아닌가?
맞아, 그럴 생각 없었어. 그런데 상자가 없네?
그러니까, 얌전히 놓아줄 테니 상자가 어딨는지 말해. 서로 괜히 힘 빼지 말자고.
뭘 믿고?
이 헤카테의 약속이니까.
헤카테... 헉! 블랙골드 특공대의 심연 분대!
여자의 정체와 이름을 들은 미틸이 놀라 비명을 질렀다.
쿠로 말이 맞았어... 진짜 골칫덩이 상자였어...
어떡할래? 나 바쁜 몸이야.
보다시피, 상자는 지금 우리한테 없어.
3...
우리도 속아서 도둑맞았다고.
2...
정말 없어!
1...
도스한테 있어!
...도스? 도스 안토니오?
그래, 우린 원래 3명이었는데 배에서 네 번째 멤버를 받았거든.
"벨루가"라는 녀석이 우릴 속여서 기절시키고 안토니오 패밀리와 함께 상자를 가져갔어.
네가 쫓아야 할 건 안토니오 패밀리야, 우리가 아니라.
지휘관은 시간을 끌며 헤카테와 심연 분대의 주의를 돌렸다.
그럼, 나머지 한 명은 어딨지?
......
지금 봐서는 말이야, 그 둘이 상자를 숨긴 것처럼 보이거든... 어떻게 설명할래?
그, 그건...
흥.
증명할 길이 없는 둘에게 콧방귀를 뀌고, 헤카테는 옆의 부하에게 미틸부터 처리하라고 턱짓했다.
잠깐! 아직 상자가 도스의 수중에 떨어진 건 아니야.
지금 어딨는지 알고 싶다면 그 총 내려놔, 우리의 안전을 보장한다며.
너희가 먼저 거래를 거절했어. 처리해.
지시를 받은 블랙골드 대원은 성큼성큼 다가와 머리에 총구를 겨눠, 미틸은 눈을 질끈 감았다.
퍼엉!
그때, 가까운 숲속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
퍼엉!
멈춰.
헤카테가 방아쇠를 당기려던 부하를 제지하곤 다른 대원 3명에게 숲으로 정찰을 지시했다.
이제 지휘관과 미틸을 포위한 사람은, 헤카테를 포함해 4명.
지휘관과 미틸의 눈이 마주쳤다. 둘 다 놀란 눈치였다.
<size=25>저 공격 방식은...</size>
미틸이 왼쪽 언덕을 향해 눈짓했고, 지휘관은 의도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수색하는 3명이 점점 거리가 멀어지자, 반대편의 숲에서 돌연 흰 연막이 피어올라 눈길을 끌었다.
지금이다!
지휘관과 미틸이 갑자기 움직여 앞의 블랙골드 대원을 들이받았다.
놈의 총구가 흔들려 총알이 바닥에 박혔다.
동시에 또 다른 연막탄이 날아와 더욱 시야를 방해했다.
사격 중지, 연막에서 벗어나.
서로 너무 가까워지자, 블랙골드 특전대는 오사를 피하고자 공격을 멈추고 시야를 가리는 연막에서 벗어나려 움직였다.
그때 지휘관과 미틸은 이미 왼쪽 언덕을 향해 내달리는 중이었다.
헤카테가 제대로 조준도 않고 쏜 총탄이 맹렬하게 발치를 뒤쫓아오는 걸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지휘관과 미틸은 가까운 엄폐물에 숨었다.
괜찮아?
응, 하지만 가방을 못 챙겨서 지금 탄약이 얼마 없어.
나무 뒤에 숨은 지휘관과 커다란 바위 뒤에 숨은 미틸을 우선 현재 상황을 파악했다.
던질 만한 건?
수류탄이랑 연막탄 각각 2개씩.
없는 것보단 낫네. 저쪽도 우리를 생포할 생각이니 강하게 공격해 오진 않을 거야.
5m만 더 가면 숲이야,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놈들을 따돌릴 수 있어.
그때, 숲속에서 어설픈 "뻐꾹~ 뻐꾹" 소리가 들려왔다.
...흉내 진짜 못 낸다.
준비해.
블랙골드 대원들이 총을 견착하고 천천히 둘이 숨은 곳을 향해 다가왔고, 적당히 가까워졌을 때 미틸이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았다.
그리고 메아리치는 총성과 함께, 가장 앞의 블랙골드 대원 한 명이 픽 쓰러졌다.
숲이다!
마치 작전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터진 총성에 미틸이 수류탄을 던졌고, 두 사람은 그대로 "뻐꾸기" 소리가 난 반향으로 내달렸다.
헤카테가 지휘관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겼다.
첫발째는 빗나갔지만 두발째가 지휘관의 왼쪽 종아리에 정확하게 명중했다.
피격당한 지휘관이 비틀거려 넘어질 것 같았다.
미틸은 즉각 멈춰 서서 추격해 오는 블랙골드의 추격병들을 향해 총을 난사해 그들을 엄폐하게 만들었다.
가자!
응!
탄창 하나를 다 비운 미틸이 손을 뻗어 지휘관을 잡아당긴 그때, 엄폐했던 블랙골드 대원 2명이 튀어나와 다시 두 사람을 겨냥했다.
하지만 타이밍 좋게 숲에서 던져진 수류탄이 2초 정도 더 시간을 벌어 주었고...
쿠로가 결국 못 참고 우거진 숲속에서 머리를 불쑥 내밀었다.
아 빨랑 좀 와!
다리는 어때?
괜찮아.
원래 다리가 부러져도 안 이상한데 왜인지 부상이 심하지 않아, 지휘관은 바로 몸을 추스르곤 미틸과 함께 숲으로 들어갔다.
흐음?
이쪽! 내가 차 찾았어!
어둡기까지 한 밀림에서 추격자들의 속도가 느려졌다. 그리고 세 사람 모두 죽여버릴 수도 있어선지, 저들은 수류탄 등의 투척물을 쓸 생각이 없는 듯했다.
덕분에 셋은 쿠로가 미리 준비한 차를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안전벨트 맸지? 간다!
차량이 질주했다. 간신히 뒤쫓아 온 심연 분대가 뒤로 몇 발 사격했지만, 맞히지는 못했다.
정지.
다리는 어때?
괜찮아.
헤카테가 추격하던 자의 왼다리를 맞힌 곳으로 돌아와 보니, 어째선지 풀숲에는 피 한 방울 없었다.
설마... 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