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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Arena Breakout

마지막 남은 길

-73-A-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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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를 싣고 다시 차에 오른 세 사람은 노스리지 호텔을 향해 나아갔다.

뒷좌석에서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쿠로는 커다란 지도를 들고 길을 찾았다.

쿠로

이야아 안토니오 패밀리네 물건은 퀄리티부터가 다른데? 이렇게 상세한 다크존 지도는 처음 봐.

쿠로

우린 지금 여기 있고, 노스리지 호텔은 우리의 북동쪽에 있어. 근데 가려면 광산을 지나야 한단 말이지...

쿠로

하아... 광산의 행님들이 이 상자에 관심 없었으면 좋겠다.

지휘관

가능성은 적지.

미틸

이런 큰 세력들을 피해서 조금이라도 우회할 수 있는 길은 없나? 아직 13시간 남았으니까...

쿠로

광산 아님 농장. 골라.

미틸

...어느 쪽이든 저승길 같아서 싫은데.

쿠로

모르지, 무사히 통과할지도.

미틸

......

지휘관

아는 길이 있긴 한데, 차로는 못 가고 도보로도 힘들어.

쿠로

어딘데? 딴 데보단 낫겠지 뭐.

지휘관

뒤쪽 물자에 등산 장비가 있는지 확인해 봐.

지휘관

이 산의 남쪽 절벽에 길이 하나 있어. 우리는 여길 넘어갈 거야.

4년 전. 산지 남측 절벽.

지휘관

여기서 잠시 쉬자.

지휘관과 헤카테가 절벽을 맨손으로 오르고 있었다. 밤바람이 거세 암벽 등반이 더욱 어려워졌다.

두 사람은 적의 경계를 피하기 위해 헤드라이트의 밝기를 가장 어둡게 조정하고 발걸음 하나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지휘관

설마 이쪽 길에 우리 둘만 보내다니. 정말 적이 이쪽으로 오면 큰일이겠어.

지휘관

너 설마 대장이랑 원수진 건 아니지?

헤카테

……

지휘관

그러고보니 이름이 뭐야?

헤카테

알 필요 없어.

지휘관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부르는지는 알아야지.

헤카테

둘 밖에 없는데 누구한테 말하는 지 바로 알 수 있어.

헤카테

내 발목이나 잡지 마.

헤카테는 더 이상 지휘관을 상대하지 않고 능숙하게 몸을 돌려 암벽의 돌기를 등에 대고 지휘관 앞에 올라섰다.

지휘관

조심해….

지휘관

이제 알겠네. 너희 대장이 왜 너를 껄끄러워 하는지.

지휘관은 고개를 들어 눈앞의 낮은 절벽을 헤드램프로 밝히며 유심히 살폈다.

지휘관

오늘 낮에 지형을 조사하면서, 이쪽 초목이 다른 곳보다 적은 걸 발견했어.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이 식물들을 제거한 것처럼. 그래서 등반 가능한 경로가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지.

지휘관

넌 어떻게 알았어?

헤카테는 말로 대답하는 대신, 왼손을 볼록 솟아 나온 바위에 한 손으로 매달린 채 오른손으로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였다.

지휘관

걸개? 안전끈 거는 거?

헤카테

응, 밑에서 주웠어.

헤카테는 걸개를 주머니에 도로 넣고 계속 올라갔다. 지휘관은 주위를 샅샅이 뒤졌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지휘관

일단 길이 있는 건 확실하네.

지휘관

지금 적어도 바닥에서 15m는 떨어져 있는데 다른 걸개를 못 찾았어... 만약 있다면, 좀 더 쉽게 오를 수 있을 텐데.

지휘관

앗!

지휘관은 갑자기 발이 미끄러져 떨어질 뻔한 것을 겨우 오른손 한 짝으로 절벽에 매달려 버텼다.

헤카테

멍청이...

그리 툴툴대면서도, 헤카네는 2m를 다시 내려가 지휘관 옆으로 돌아왔다.

헤카테

괜찮아?

지휘관

괜찮아.

지휘관은 절벽에서 조심스럽게 버팀목을 찾아 자세를 안정시킨 다음, 종아리 뒤에서 얇은 철판 두 개를 뽑아내어 떨어뜨렸다.

지휘관

역시 차고 다니기 불편하네.

헤카테

그건 뭐야?

지휘관

[카모나 지역 행동강령] 11조 3절, "사살해선 안 되는 표적은 종아리 등을 우선 공격해 이동 능력을 제한하라"

지휘관

맞지? 너희 군대의 행동 수칙.

헤카테

...맞아.

지휘관

하하핫.

외지군과 본토의 대원은 서로의 미묘한 관계를 숨기지 않았다. 지휘관과 헤카테는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지휘관

이것 봐.

지휘관은 작은 손전등을 꺼내 옆 절벽을 비추었다.

걸개 하나가 깊이 박혀 있었다.

지휘관

당첨이네.

걸개 하나를 찾은 두 사람은 곧 경로를 따라 2, 3번째를 찾았고...

등 뒤로 메고 다니던 안전줄을 걸쇠로 고정했고, 밧줄 덕분에 두 사람은 곧장 산 중턱까지 올라갔다.

높은 곳에선 산바람이 더 강하게 불어 안전을 위해 등반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지휘관

안전끈은 하나 같이 쓰는 게 좋지 않아? 이렇게 강한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서로 도와주기도 좋은데.

지휘관

적어도 지금 우린 동료잖아.

헤카테

나 혼자 할 수 있어.

지휘관

하지만 그게 더 안전하잖아.

헤카테

안전끈은 암벽 등반의 두 번째 목숨이야. 내 목숨을 남에게 맡길 생각은 없어.

지휘관

전쟁터에선 전우를 믿어야지.

헤카테

나약한 녀석들이나 뭉쳐 다니는 법이야.

헤카테가 강경하게 나오자 지휘관은 대화를 포기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10여 미터 더 올라갔다.

그런데, 갑자기 헤카테가 헤드라이트를 껐다.

이를 본 지휘관도 일단 재빨리 헤드라이트를 껐다.

위에서 활강 로프가 던져졌다.

남자

인질을 데리고 절벽에서 후퇴한다.

쿠로

그때 이 길을 발견한 거야?

이른 아침, 의뢰인이 약속한 시간까지 앞으로 12시간.

지휘관과 쿠로, 미틸은 산 남쪽의 절벽을 힘겹게 올랐다.

지휘관

응,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있을 줄이야.

쿠로

그럼 헤카테도 알고 있을 거 아냐? 만약 여기에 매복하고 있다면...

지휘관

그럴 수도 있겠지만 광산을 정면 돌파하는 것보다는 낫지.

지휘관

산길이 이렇게 험난한데, 설령 헤카테가 여기에 매복했더라도 인원을 많이 데려오진 못해.

쿠로

그래도 위험하잖아. 나는 그 여자 다신 만나고 싶지 않다고.

미틸

벨루가의 계략이 통해서 헤카테가 우리를 쫓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세 사람는 안전띠를 단단히 연결하였고, 지휘관이 선두에서 두 사람을 안내했고, 쿠로와 미틸이 그 뒤를 따랐다.

상자는 산기슭에 둔 채로, 밧줄로 묶어 지휘관의 몸과 연결했다.

지휘관

조금 더 위에 작은 산턱이 있으니까, 거기까지 올라가서 상자를 끌어올리자.

미틸

얼마나 더 가야 해? 나 이제 힘들어어어...

맨 뒤에 있는 미틸이 아우성을 냈다, 무게를 덜기 위해 어렵게 다시 꾸린 배낭도 아래에 두고 왔다.

지휘관

거의 다 왔어.

휴식을 취할 지점의 가장자리에 다다른 지휘관은 두 손으로 땅을 짚고 힘껏 위로 올랐다.

지휘관

――!

그리고 그들을 기다리는 헤카테와 심연 분대 4명과 맞닥뜨렸다.

헤카테

예상보다 늦었네.

지휘관

......

다섯 개의 총구가 겨냥하고 있었지만, 지금 세 사람은 올라오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휘관

쏘지 말고, 대화로 해결하자.

오랫동안 매복한 블랙골드 유니버설의 심연 분대 앞에서, 지휘관 일행은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헤카테

오랜만이야.

지휘관

그러게, 나를 못 알아본 줄 알았어.

헤카테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종아리에 철판 덧댄 건 확실히 효과적이었어.

지휘관

그걸로 알아본 거였군... 넌 별로 변한 게 없네.

헤카테

잡담은 여기까지. 조건은 같아. 상자를 넘기면, 살려 주겠어.

쿠로

상자는 없어.

쿠로

어제 우리가 안토니오 패밀리랑 794번 다리에서 아주 대판 싸웠는데, 블랙골드가 그걸 몰라? 진심?

헤카테

확실히, 도스가 상자를 하나 가져갔지.

헤카테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너희의 상자야.

미틸

무슨 소리래? 봐봐, 우리 셋 모두 있지만 상자는 없잖아.

지휘관

물건을 분실해서 의뢰인에게 추궁당할까봐 잠시 잠적하는 길이었어.

헤카테

그럼 그 끈, 풀어 봐.

그럴 수는 없었다. 지휘관의 몸에 묶인 안전끈의 반대편에 묶인 것은 아직 산기슭에서 끌어올려지기를 기다리는 상자였으니까.

헤카테

상자 끌어올려.

미틸과 쿠로는 지휘관의 눈치를 봤다. 헤카테가 하늘을 향해 총을 한 방 쏘았다.

헤카테

끌어올려!

지휘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틸과 쿠로가 지휘관에게 안전끈을 받아 세 사람이 힘을 합쳐 상자를 천천히 끌어올렸다.

시간을 끌고자, 셋은 은근슬쩍 힘을 들이지 않았다.

지휘관

궁금한 게 있어. 블랙골드가 쫓는 상자는 이것만이 아니지?

지휘관

그런데 왜 심연 분대의 대장은 직접 우리를 쫓아온 걸까?

헤카테

......

지휘관

그냥 궁금해서.

헤카테

너희 의뢰인이, 너희가 옮기는 상자가 진짜라고 고의로 정보를 흘렸지.

헤카테

이렇게 타이밍 좋게 "유출"된 정보니, 대부분은 너희의 상자가 시선을 끌기 위한 연막, 가짜가 생각하겠지만...

헤카테

나는 아니야.

헤카테

의뢰인은 한 수 앞을 내다보면서, 너희는 상자를 절대 잃지 않으리라고 생각했겠지.

지휘관

솔직히 말해서, 나도 이 상자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몰라.

지휘관

적어도 두 번째 추측은 맞았네.

상자가 끌어올려지기까지 겨우 2~3m 남은 상황. 세 사람은 속도를 더욱 늦추며 눈빛을 교환했다.

블랙골드 대원

빨리 해!

갑작스런 블랙골드 대원의 큰소리에 미틸이 화들짝 놀라 엉거주춤하다 자갈을 밟아 미끄러졌다.

그리고 그대로 넘어진 미틸은 밧줄을 놓고 말았고, 상자는 순식간에 수 m 아래로 추락했다.

헤카테

<size=50>잡아!</size>

헤카테는 반사적으로 밧줄을 붙잡으려고 앞으로 내디디다 아차하고 멈춰섰다.

지휘관과 쿠로는 두 걸음 정도 끌려가서야 간신히 상자의 추락을 멈췄고, 일어선 미틸이 재빨리 밧줄을 다시 붙잡아 안정을 되찾았다.

미틸

으으... 미안해...

지휘관

괜찮아.

상자가 무사한 것을 본 헤카테는 은연중에 안도하며 양옆의 블랙골드 대원들에게 섣불리 움직이지 말라 신호했다.

헤카테

빨리 끌어올려, 헛수작 부릴 생각 말고.

그러나 지휘관은 움직이지 않았다.

쿠로

<size=25>왜 그래?</size>

지휘관이 밧줄을 당기지 않자, 쿠로와 미틸도 동작을 멈추고 작은 소리로 물어다.

지휘관

<size=25>날 믿어.</size>

헤카테

뭐 하는 거야?

지휘관

물러서! 상자 박살나는 거 보기 싫으면!

세 사람은 엄폐물도 없는 벼랑 끝에 서 있었고, 손에 든 밧줄은 상자를 묶은 채 지면에서 최소 50m 높이로 허공이 매달려 있었다.

지휘관

만약 우리가 죽거나 다치면 상자는 반드시 우리와 함께 절벽에서 떨어지겠지. 아무도 막을 수 없어.

지휘관

상자에 뭐가 들었는진 몰라도, 지금 반응으로 봐선 박살날까 봐 걱정돼 죽겠는 눈치네?

지휘관

<size=50>알아들었으면 물러서!</size>

쿠로

그래 훠이훠이! 허튼 짓하면 확 그냥 놔 버린다!?

헤카테가 지휘관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손을 흔들자 블랙골드 대원들은 5m 밖으로 물러났다.

헤카테

상자는 너희 손에 있지만, 너희들의 목숨은 내 손에 있다. 이렇게 대치해선 끝이 없어.

헤카테

상자를 넘겨. 블랙골드 유니버설 입단 추천서도 써 줄 테니.

헤카테

4년 전 그때, 내가 널 부대로 추천했던 기억해?

지휘관

물론 아직도 기억하지. 하지만 내 대답은 그때와 마찬가지야.

헤카테

질질 끌면 너희만 불리해지는데.

지휘관

상관없어.

지휘관

예전부터 네 약점이 뭔지 알아?

헤카테는 대답도 하지 않았고 표정도 변하지 않았지만, 지휘관은 그녀에게 선택에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지휘관

넌 지는 게 무서워.

지휘관

그러니, 승부로 결정하자고. 만약 우리가 너희의 포위망을 돌파한다면, 상자는 우리가 가져간다.

지휘관

실패하면 얌전히 상자를 넘겨 주겠어.

쿠로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미틸에게 제지당했다.

미틸

맞아! 우리가 이길걸!?

쿠로

내가 말릴 줄 알면 큰 착각이야!

쿠로

자신 있음 드루와 이 샊기드라! 5대3인데 쫄았냐!

헤카테 뒤의 블랙골드 대원이 무어라 말하려 하자, 다른 대원이 제지했다.

블랙골드 대원

<size=25>잊었어? 상자의 안전이 최우선이야.</size>

헤카테

좋아, 내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