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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Arena Breakout

거미줄

-73-A-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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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우리가 이겼군.

헤카테의 심연 분대를 상대로, 승부는 지휘관 일행의 승리로 끝났다.

허공에서 대롱거리던 상자는 끌어올려져, 절벽 한쪽에 놓였다.

미틸

우리가 이겼다!

쿠로

후우... 후우... 헤헤헤, 말했지...? 크흠, 우리 강하다고!

헤카테

가라.

블랙골드 대원

하지만, 대장님...

헤카테

철수한다.

블랙골드 대원 한 명이 헤카테에게 항변하려 했지만 저지당했다.

헤카테

다음에 만날 때도 오늘만큼 운이 좋을지 두고보자.

지휘관

고맙다.

승리를 거둔 셋은 상자 앞에 둘러앉아, 블랙골드가 철수하기를 기다렸다.

헤카테

가자.

헤카테는 먼저 총을 내리고, 홱 몸을 돌려 떠날 채비를 했다.

이를 본 블랙골드 대원들도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헤카테를 따라갔다.

쿠로

조심해!

헤카테를 설득하려고 나섰던 블랙골드 대원은 우물쭈물하다 슬금슬금 대열의 맨 뒤로 빠지더니, 모두가 긴장을 푼 사이에 상자에서 가장 가까운 쿠로를 기습했다.

쿠로는 재빨리 몸을 옆으로 굴려 가까스로 총알을 피했다.

지휘관

――!

하지만 총알 세례가 쿠로를 끈질기게 뒤쫓아, 절벽과 가까웠던 쿠로는 그만 벼랑 끝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미틸

<size=50>앗!</size>

지휘관

잡아!

셋을 연결하는 안전끈이 순식간에 팽팽해져, 지휘관과 미틸까지 절벽으로 끌려갔다.

지휘관은 버틸 틈도 없이 끌려가, 그대로 절벽으로 미끄러졌다.

조금 더 뒤에 있던 미틸은 양손으로 밧줄을 단단히 붙잡고 몸을 한계까지 뒤로 젖혀 멈추려 했지만, 무게를 버티지 못해 몇 m나 끌려갔다.

지휘관은 맨손으로 바닥을 붙잡고 늘어지며 피로 길게 자국을 남기다, 벼랑 끝자락에서 간신히 잡초 한 포기를 붙잡아 멈추는 데 성공했다.

지휘관

괜찮아?

몸의 대부분이 절벽 밖으로 내밀어진 채 잡초를 붙잡고 버티는 지휘관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쿠로

<size=50>괜찮아!</size>

안전줄 덕분에 목숨은 부지했지만, 쿠로는 5m 아래에서 위태롭게 대롱거렸다.

미틸

이게 무슨 짓이야! 우리가 이겼잖아!

블랙골드 대원

대장님, 상자는 안전합니다. 이틈에 확보하시죠.

헤카테

……

블랙골드 대원

이 상자가 진짜일 가능성이 높잖습니까, 순순히 보내서는 안 됩니다.

대답이 없던 헤카테는 안전끈에 줄줄이 묶여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세 사람과 구석에 조용히 놓여 있는 상자를 바라보았다.

옆에 있던 블랙골드 대원은 계속 설득하고 있었고, 다른 몇몇 대원들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를 지지하는 듯 침묵했다.

미틸

약속했잖아!

블랙골드 대원

<size=50>대장님!</size>

상자 앞으로 다가온 헤카테를 설득하던 블랙골드 대원의 눈에서 흥분이 감춰지지 않았고, 미틸은 양손으로 밧줄을 붙잡은 채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막을 힘이 없었다.

미틸

빨리!

지휘관은 벼랑 끝에 간신히 매달려 몸을 일으키려 애썼지만, 쿠로의 무게에 절벽을 타고 오를 수가 없었다.

헤카테는 예상과 달리 상자를 가져가지 않고 벼랑 끝에 매달린 지휘관 앞으로 나아갔다.

헤카테

저엉말, 익숙한 광경이네...

지휘관은 절벽에서 지지할 곳을 찾으려고 다리를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자갈더미만 밟으며 허탈한 웃음을 짓고 말았다.

지휘관

그러게... 정말 익숙해.

4년 전.

헤카테

인질을 해치지 마라.

지휘관과 헤카테는 절벽으로 철수하던 납치범과 마주쳤고, 이 중 3명을 처치한 뒤 마지막 한 명이 남았다.

인질범

움직이지 마! 그렇지 않으면 인질과 같이 떨어질 거다!

마지막 납치범은 의식을 잃은 인질을 몸에 묶고 오른손에는 칼을 쥐고 있었고, 칼날은 자신의 안전끈에 대고 있었다.

인질범

내 안전을 보장해라.

최소 50m 높이. 두 사람이 떨어질 경우 인질의 생존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헤카테

흥분하지 마.

상대의 얼굴을 응시하던 헤카테의 눈에 적외선 조준기에서 나온 붉은 점이 보였다.

“탕!” 한 발의 총성과 함께 납치범은 어디선가 저격수에 의해 사살되었고, 칼을 쥐고 있던 손은 힘없이 늘어졌다.

지휘관은 웃으며 품에서 손전등을 꺼내 산 아래를 향해 신호를 보냈다.

밑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 친구

이봐! 곧 올라갈게!

헤카테

말해봐, 어떻게 된 거야?

지휘관

소개할게. 내 오랜 전우야.

지휘관

본부대에서 빠져 나와 우리 뒤를 따라다니며 뒤를 봐주기로 상의 했어.

지휘관

어때, 내가 말했듯이 전쟁터에서는 동료가 필요하다고.

헤카테

...이번에는 둘이 잘해줬어.

지휘관의 친구가 올라왔고, 세 사람은 의식을 잃은 인질을 납치범 시체에서 풀어 헤카테의 등에 묶었다.

오랜 친구

괜찮겠어? 아님 내가 할까? 내가 무거운 거 잘 매거든.

헤카테

필요 없어.

지휘관

하, 냅둬. 원래 저래.

산비탈에서 의식을 잃은 인질을 데리고 계속 올라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 세 사람은 지상으로 내려간 다음에 본대와 합류하기로 했다.

헤카테

됐어?

헤카테는 인질을 꽁꽁 묶은 채 자신의 로프를 조정하고 활강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휘관과 그의 친구도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그들은 예전처럼 안전끈으로 서로 연결시켜 놓았다.

지휘관은 밧줄을 힘껏 잡아당겨 단단히 묶인 것을 확인했다.

지휘관

가자.

헤카테가 떠날 채비를 하자 지휘관의 오랜 친구가 그녀를 불러 세워 뭔가를 말하려고 우물쭈물했다.

헤카테

말을 해.

오랜 친구

대장님이, 먼저 공을 세우면 군대에 입대해서 카모나를 떠날 수 있다고 했지?

헤카테는 지휘관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본 뒤, 내려오면서 대답했다.

헤카테

네가 직접 가서 물어봐.

오랜 친구

직접 물어보라고? 그래서 그게 사실이야? 정말 카모나를 떠날 수 있는 거야?

자꾸만 캐묻는 친구를 더는 상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듯, 헤카테는 먼저 2m나 내려가 버렸다.

지휘관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지휘관

일단 내려가자. 기회가 있겠지.

오랜 친구

……

이 친구의 오른쪽 눈에는 칼자국이 하나 있다. 지난번 임무 때 지휘관을 구하기 위해 생긴 것으로, 하마터면 그의 한쪽 눈을 잃을 뻔했다.

그는 어둠 속에서 눈앞의 지휘관을 똑바로 보려는 듯 상처 입은 오른쪽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이전에 함께 행동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휘관의 어깨를 두드렸다.

오랜 친구

너 먼저 내려가, 내가 따라갈게.

지휘관은 헤카테를 따라가며 안전끈의 도움을 받아 절벽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위에 남아 있던 친구는 품속에서 칼을 꺼냈다.

오랜 친구

미안하지만, 난 다크존에 뼈를 묻을 수 없어.

추락......

몸은 빠르게 추락하는 와중, 영혼은 마치 두둥실 떠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흥분과 공포가 뒤섞인 친구의 얼굴. 손에 쥔 칼에는 피가 묻어있었다. 밧줄을 자를 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스스로 베고 만 것이다.

지휘관

<color=#A9A9A9>내가 틀렸군.</color>

지휘관은 눈을 감았다.

추락이 갑자기 멈췄다.

지휘관의 오른팔을 당기는 힘이 그의 추락을 저지했다.

지휘관이 눈을 뜨자, 절벽 밑의 헤카테가 자신을 붙잡은 것이었다.

헤카테

만약 다음이 있다면, 여전히 네 목숨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길 수 있겠어?

헤카테

그때 이후로, 어째서 변한 게 없지?

헤카테는 쪼그리고 앉아 지휘관과 미틸, 쿠로 사이를 연결하는 안전끈을 내려다보았다.

블랙골드 대원

대장님.

쿠로를 기습했던 블랙골드 대원이 다가왔다.

블랙골드 대원

상자가 이미 틀림없음을 확인했는데, 녀석들은 어떻게 할까요?

그는 헤카테에게 '처리하자'는 손짓을 했다.

미틸

<size=50>헤카테! 우리를 보내 주겠다고 약속했잖아!</size>

미틸은 쿠로와 지휘관의 무게를 간신히 지탱하고 있었기에, 입을 놀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지휘관

내가 변하든 안 변하든 너는 변했네.

지휘관

보아하니 블랙골드 유니버설에서 지내는 게 생각보다 순조롭지 않은가 봐.

헤카테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대화를 나누며 지휘관은 부츠에서 얇은 날을 뽑아내 암벽에 꽂으려고 발길질을 했다.

그러던 중 잡고 있던 잡초가 견디지 못하고 지휘관이 갑자기 추락했다.

지휘관

!

밧줄이 붙잡혔다, 헤카테의 손에.

지휘관

너...

갑작스런 힘에 헤카테는 중심을 잃었고, 줄을 잡아당긴 팔뚝에 핏줄이 부풀어 올랐다. 지휘관과 쿠로 두 사람의 무게는 그녀에게도 제법 버거웠다.

헤카테

입 다물어.

미틸

둘 다 괜찮아?

헤카테의 도움으로 밧줄을 다시 잡아당긴 미틸은 방금의 뜻밖의 사고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미틸

빨리 올라와!

블랙골드 대원

대장님?

헤카테는 옆에 있던 대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휘관에게 한 손을 내밀었다.

헤카테

시간 낭비하지 말고.

지휘관

......하하, 하하하하......

헤카테가 내민 손을 지휘관은 바로 붙잡지 않고 먼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지휘관

내가 방금 한 말 취소할게. 너도 안 변했네.

쿠로

어이, 밑에 매달린 내 기분 좀 생각해줄래?

안전끈이 흔들리며 아래에서 쿠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휘관은 왼손으로 벼랑 가장자리를 받치고 오른손으로 헤카테가 내민 손을 잡고 위로 힘을 가해 올라왔다.

지휘관

고맙다.

마침내 두 사람이 올라왔고, 미틸은 급히 세 사람의 안전끈을 다시 고정시켰다.

미틸

깜짝 놀랐잖아.

쿠로

미안, 내 실수야.

미틸

무사하니까 됐어.

미틸이 크게 포옹을 해주었고, 쿠로는 버둥거리며 품에서 빠져나왔다.

쿠로

야, 블랙골드 놈들이 아직 있다고.

지휘관

너희는 이제 어떻게 할 거야?

헤카테

네가 알 바 아냐.

헤카테가 다시 팀을 이끌고 떠나려 하자 기습했던 블랙골드 대원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구고 뒤를 따랐다.

다시 벼랑 끝에 있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지휘관과 쿠로는 상자 앞에서 경계를 서고, 미틸은 모두가 묶여잇는 밧줄을 확인하고 있었다. 헤카테는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홀스터를 조였다.

헤카테

4년 동안 팀원을 고르는 안목이 많이 좋아졌네.

헤카테

다음에 만나면 또 한 번 승부를 겨루지.

지휘관

그래.

헤카테가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

지휘관은 그녀가 밧줄을 잡아당길 때 팔이 거친 바닥에 긁혀 핏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알아챘지만, 네 명의 블랙골드 대원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아 한 마디도 꺼내지 못했다.

뒤를 돌아보니, 미틸이 쿠로의 상처에 붕대를 감고 있는 것이 보였다. 쿠로는 엄살부리며 욕을 퍼부으면서도, 얌전히 바닥에 앉아 미틸이 서툴게 상처를 치료하게 두었다.

쿠로

아야야, 살살해.

미틸

살살 하고 있어.

쿠로

네가 다쳐 보든가!

지휘관

괜찮아?

쿠로

가볍지.

쿠로

아픈 게 문제가 아니고, 헤카테가 약속대로 우리를 풀어줄지 어떻게 알았어?

지휘관

……

지휘관

4년 전과 똑같을 거라 도박했지.

지휘관

마저 정리하고 가면서 얘기하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