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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Arena Breakout

떨리는 나비 날개

-73-A-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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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세 사람은 상자를 들고 절벽을 넘어, 저 멀리 노스리지 호텔이 보였다.

쿠로

헤카테가 그렇게 자비로울 줄이야. 내 정보가 잘못된 것 같아.

미틸

자비로워? 헤카테가? 내가 잘못 들었나.

쿠로

4년 전에 그녀가 너를 구하지 않고, 공을 빼앗으려던 그 배신자까지 처리했으면 첫 공은 헤카테가 다 얻는 거였잖아?

지휘관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그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보다 더 원칙적이기 때문이야.

상자의 끈을 떼어내고 쿠로는 상자의 손잡이를 들어올려 한쪽 끝을 들어올렸지만, 힘을 많이 쓴 탓인지 손이 미끄러져 상자를 놓치고 말았다.

지휘관

조심해!

쿠로는 과민 반응하는 지휘관을 어리둥절하게 쳐다보았다.

쿠로

또 왜 그러는데?

지휘관

헤카테의 반응을 보니, 이 안에 있는 게 좋은 건 아닌 것 같아. 내가 지나친거면 좋겠어.

지휘관은 쿠로와 함께 상자를 가볍게 들어올렸다.

지휘관

가자, 차를 찾아봐. 노스리지 호텔에 거의 다 왔어.

해질 무렵. 약속 시간까지 2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쿠로

무기를 밖에다 둘 필요가 있어? 이번에도 무전기가 마중할 것 같은데.

노스리지 호텔, 방번호가 없는 어느 객실. 지휘관이 미틸, 쿠로와 함께 문을 밀고 들어갔다.

남자

오셨군요.

방안에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선글라스를 끼고 서 있었다.

남자

상자는 가져오셨습니까?

쿠로의 막무가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는 바로 본론만 말했다. 지휘관은 방 중앙의 카펫 위에 상자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지휘관

여기.

남자는 상자를 둔 채 무전기를 집어 들었다.

남자

도착했습니다.

쿠로

<size=25>봐봐...</size>

미틸이 쿠로의 옆구리를 쿡 찔러 조용히 시켰다. 무전기에서 낯익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성 목소리

<color=#00CCFF>좋습니다. 상자는요?</color>

남자

경미하게 마모가 있지만, 심하게 훼손된 흔적은 없습니다.

여성 목소리

<color=#00CCFF>열어보세요.</color>

남자

네? ......알겠습니다.

여자의 지시에 남자는 분명히 머뭇거리다가 한 사람을 불렀다.

두 사람은 각각 지문 인식을 통해 세 사람 앞에서 상자를 열었다.

지휘관의 눈높이에서는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남자가 손을 집어넣어 꼼꼼하게 검사하는 모습만 보일 뿐.

남자

살아있습니다.

지휘관

!

여성 목소리

<color=#00CCFF>좋아요. 의사에게 데려가세요.</color>

여성 목소리

<color=#00CCFF>먼저 가십시오.</color>

남자가 무전기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방금 들어온 사람과 함께 상자 안의 물건을 꺼냈다.

미틸 & 쿠로

!

정신을 잃은 인간 소녀였다.

소녀의 나이는 불과 17, 18살로 보였다. 두 눈은 감은 채 혼수상태이고, 머리칼은 부드럽게 늘어져 있으며, 왼쪽에는 밝은 색의 브릿지가 있었다.

미틸

사람… 상자 안에 사람이!

미틸은 비명을 억누르지 못했지만 곧장 자신의 입을 가렸다. 쿠로가 옆에서 그녀를 잡아당겼다.

남자

잠시 여기 계십시오, 의뢰인께서 당신들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남자가 의식을 잃은 소녀를 안고 밖으로 나가면서 지휘관 옆을 지나갈 때 소녀의 머리카락이 지휘관의 팔을 스쳤다.

지휘관

잠깐만!

남자는 멈춰 섰고, 그 옆에 있던 다른 남자는 총을 꽂아둔 그의 허리에 오른손을 얹었다.

지휘관

상자, 상자는 안 가져가?

남자

필요 없습니다.

지휘관은 무의식적으로 소녀를 붙잡고 싶었지만, 살짝 들어올린 팔을 재빨리 주머니 속에 도로넣었다.

지휘관

아, 그래.

두 사람은 소녀를 데리고 떠났다.

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휘관의 주머니에 있는 두 손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여성 목소리

<color=#00CCFF>오는 길 수고하셨습니다.</color>

탁자 위의 무전기. 수동적인 세 사람. 모든 것이 처음 마룰로스의 창고와 같았다.

여성 목소리

<color=#00CCFF>헤카테와 도스가 여러 차례 공격을 했지만, 모두 버텼다고 들었습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color>

여성 목소리

<color=#00CCFF>여러분을 위해 노스리지 호텔에 방을 마련해 놓았으니, 여기서 하룻밤 안심하고 쉬셔도 괜찮습니다. 내일 아침에 합의된 보수를 가져다 드리겠습니다.</color>

세 사람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무전기는 다시 대기 중 램프가 켜진 채로 침묵했다.

그 뒤에 있는 문이 열리더니 웨이터 차림의 남자가 인사를 하며 문 앞에 서 있었다.

웨이터

세 분을 방으로 모시겠습니다.

노스리지 호텔 307호실.

아까 그 방과 똑같은 인테리어인 방 안에 셋은 함께 묵게 되었고, 지휘관은 웨이터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조심스럽게 문을 잠갔다.

문이 닫히자 한동안 조용하던 두 소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쿠로

상자에 사람이 들어있었다니! 이건 납치잖아!

쿠로

어쩐지 상자에 통풍구가 있질 않나, 24시간 안에 배달해야 한다질 않나.

미틸

만약 절벽에서 우리가 상자를 떨어뜨렸다면...

지휘관

좋은 소식은 우리가 그녀를 떨어뜨리지 않았다는 거야. 아직 살아있어.

미틸

벨루가는? 저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미틸

분명히 알고 있었을 거야. 헤카테도 그렇고.

미틸

벨루가는 그 소녀랑 아는 사이인 게 분명해. 그런데 그녀를 보내 달라고 한 이유는 대체 뭐지?

지휘관

상자는 최첨단 생체인식 자물쇠를 사용해서 2명이 동시에 자물쇠를 열어야 열 수 있었어, 억지로 부수려 하면 안에 들은 사람까지 다칠 수 있어.

지휘관

노스리지로 데려가지 않으면 상자 안에서 갇혀 죽게 돼. 벨루가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던 거야.

쿠로

도스와 헤카테까지 나서게 만든 소녀는 과연 누굴까? 내가 여태껏 들어 본 적도 없다니.

미틸

누군진 모르겠지만 상자에 사람을 넣다니, 분명 좋은 사람은 아닐 거야.

미틸

우리... 아니면...

미틸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지휘관과 쿠로와 눈을 마주쳤고, 세 사람 눈은 서로의 눈을 통해 속마음을 읽고 있었다.

미틸

우리가 배에서 후안을 풀어줄 때 그랬던 것처럼.... 안 할래?

동료의 눈에 긍정적인 신호가 들어오자 세 사람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쿠로는 전술 조끼와 무기를 내려놓고 긴장을 풀었다.

쿠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그 사람을 어디로 데려갔느냐. 그리고 총을 되찾아야 해.

지휘관

총? ......이런!

지휘관은 돌아서서 방 문을 열려고 했으나 문이 밖에서 잠겨 있었다.

"쾅…쾅…" 문을 몇 번 힘껏 잡아당기자 하얗게 칠해진 호텔 나무문이 지휘관 손에 찌그러질 지경이었다.

미틸

우릴 입막음할 생각이야!

미틸

그래서 대놓고 우리 앞에서 상자를 열고 상자 안의 비밀을 숨기지 않았던 거야!

방문 아래 틈새로 검은 연기가 새어 들어왔다.

쿠로

콜록, 콜록... 비켜!

미틸과 쿠로는 달려가 방 한가운데 있는 탁자를 들고 문을 열려고 했다.

“탕!”

지휘관

기다려!

문 가까이에 있던 지휘관은 권총 소음기의 소리를 들었고, 이내 문이 밖에서 걷어차이며 열렸다.

복도의 불빛이 순식간에 문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고, 지휘관은 낯익은 모습을 보았다.

지휘관

너야?

다른 날, 노스리지 호텔에서 북서쪽으로 1km 떨어진 비밀의 방.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여성 목소리

<color=#00CCFF>네, 접니다.</color>

여성 목소리

<color=#00CCFF>상자가 도착했지만, 어젯밤 누군가가 물건을 강탈해 갔습니다.</color>

여성 목소리

<color=#00CCFF>제가 아는 건 애꾸눈인 여자인 것뿐입니다.</color>

여성 목소리

<color=#00CCFF>네, 그 세 명은 처리했습니다. 다만 어젯밤 또 누군가 노스리지 호텔에 온 것 같습니다.</color>

여성 목소리

<color=#00CCFF>안심하세요, 이 일은 제가 끝까지 추궁하겠습니다.</color>

노스리지 호텔에서 50km 떨어진 숲.

지프 한 대가 비틀거리며 산길을 달리고 있다. 바퀴자국의 깊이를 보니 차에 실린 하중이 적지 않다.

지휘관

이 정도 멀었으니 안전하겠지.

지프가 멈추고 위에서 하나 둘... 총 일곱 명이 내렸다.

지휘관

그녀는 괜찮아?

지휘관이 아직 차에 남아 있는 여덟 번째 사람을 바라봤다. 말총 머리로 묶은 소녀의 머리카락이 지프 뒷좌석에 부드럽게 늘어져 있었다.

안티아

휴대전화가 그 총알을 막아서 급소는 피했고, 기절해 있다. 그런데 충격이 너무 큰데다 화재 연기까지…

안티아

왜 아직도 안 깨어나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아는 의사에게 데려갈 예정이다.

레나테

걱정 마세요.

레나테

이분은 척박한 카모나 바위 틈에서 자라난 잡초처럼 끈질겨서, 이런 데서 죽을리 없죠.

미틸

무사해야 할 텐데...... 구해줘서 고마워!

지휘관

고맙다. 불바다에 뛰어드는 건 이걸로 벌써 두 번쨰네. 너흰 어쩌다 노스리지에 있는 거야?

루치아

우연은 아냐. 한 달 전에 우리가 받은 임무가 있는데, 유일한 요청은 어제 노스리지 호텔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묵는 거였어.

지휘관

임무?

루치아

응, 의뢰인이 10대 소녀였는데 왼쪽 머리카락에 브릿지가 있었어. 다크존에선 처음보는 사람이었지.

지휘관

!

지휘관

그리고?

루치아

저녁까지 밖을 지키고 있었는데, 오른쪽 눈에 안대를 한 소녀가 우리를 찾아왔어.

미틸

벨루가!

루치아

알아?

지휘관

우리 친구야. 괜찮았어?

루치아

별 문제 없어 보이던데.

루치아

안젤리아와 단 둘이 대화를 하고 떠났어. 그리고 안젤리아가 바로 사람을 구하러 가자고 달려왔는데, 그게 또 너일 줄이야...

지휘관

정말 고마워.

루치아

더 많은 것은 우리도 몰라.

루치아

이상해. 의심 많은 안젤리아가 그 두 사람을 철석같이 믿다니... 널 어떻게든 구하려고 한 것처럼 이상해.

지휘관

이상한가? 나도 좀 미묘한 기분이지만, 입장이 바뀐다면 나도 그녀를 최선을 다해 구할 것 같아.

루치아

너 안젤리아하고 잘 아는 사이 아니지?

지휘관

만난 적도 없지만, 이미 알고 지낸 것 같고, 이미 수없이 많은 생사를 함께한 것 같아.

지휘관

어쩌면 시간을 뛰어넘는 신뢰일 수도 있고, 이것이 운명의 선물이지.

에르빈

이제 당신들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지휘관

당분간은 숨어서 지내야겠지.

지휘관

어제 너희가 시신 세 구를 우리와 바꿔치기 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이렇게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을 거야.

지휘관

의뢰인의 배후는 결코 평범하지 않아. 우리도 아마 신분을 세탁해야 할지도.

에르빈

현명한 선택입니다.

레나테

좋아요, 그럼 여기서 찢어질까요? 저희는 차 안의 잠꾸러기를 깨울 방법을 찾으러 가게요. 계속 차를 과적재 상태로 몰 수도 없고......

안티아

행운을 빌겠다. 인연이 닿으면 다시 보면 좋겠군.

에르빈

그쪽도 조심하도록.

밝은 머리의 네 명의 소녀들이 차례로 차에 올라탔다. 루치아는 시동을 걸고 운전석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루치아

금방 다시 만나길 바랄게.

지휘관

그래, 그래야지.

미틸

잘 가! 안전 운전해!

쿠로

안녕!

네 명의 소녀가 의식을 잃은 안젤리아를 태우고 떠나자, 숲속에는 세 사람만 남았다.

이른 아침의 태양이 떠오르며, 하룻밤 동안 쌓인 숲 속의 짙은 안개가 점차 흩어졌다.

이틀 밤낮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임시로 조직된 팀은 잠시 평정을 되찾았다.

미틸

맞다! 상자 안에 있던 그 여자는 어떡하지?!

지휘관

걱정 마. 벨루가가 붙어 있을 테니까

쿠로

그럼, 다음은...?

미틸과 쿠로가 지휘관 양옆에 붙어 섰다.

미틸은 아끼는 가방을 다시 잃어버렸고, 쿠로는 전투로 만신창이였다.

하지만 세 사람은 여전히 함께 있었다. 꿋꿋이 버텼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자아를 잃지 않았다.

지휘관이 손을 들어 앞을 가리고 하늘을 보니 마침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갔다.

지휘관

같이... 갈까?

늦은 밤, 카모나 다크존 어딘가의 이름 모를 숲속 캠프.

미틸

<size=25>따라 와.</size>

미틸은 갈팡질팡하는 네 명의 민간인을 데리고 갱단의 경비를 피해 조용히 이동했다.

쿠로

뻐꾹! 뻐꾹!

왼쪽 앞 숲에서 익숙한 뻐꾸기 소리가 들려왔다, 쿠로가 방향을 안내하며 재촉하는 소리였다.

미틸

<size=25>이쪽이야.</size>

납치된 민간인들은 무사히 이송됐고 캠프 중앙의 텐트 몇 곳에서 불꽃이 솟구치자 지휘관이 옆길로 나와 두 사람과 만났다.

미틸

타이밍이 딱 맞았네.

지휘관

준비 됐어?

지휘관의 몸에는 불을 지른 흔적이 남아 있었고, 미틸은 허리에 달린 방독면을 준비했고, 쿠로는 자신의 안전핀을 '찰칵' 당겼다.

쿠로

잇츠 쇼타임!

3개의 그림자가 카모나라는 정글의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고, 총성과 빛으로 다크존의 짙은 안개를 걷어냈다.

눈부시지는 않지만, 결코 꺼지지 않아 칠흑 같은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