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용의자
이상하네, 보니까 전혀 멀쩡한 것 같은데. 이 사람을 어디서 발견한거니?
진료소 동쪽에서 멀지 않은 길가에서,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어요.
심각한 상처도 없는데... 이럴 리가 없는데, 마치...
꾀병 부리는 것 같은...
어? 방금 손이 움직인 것 같아요!
천장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한쪽 철제 선반에는 포도당 링거가 걸려 있는 허름한 의료실.
여기가 어디입니까?
여기는 레드우드 밸리 의료 캠프입니다. 불편한 점은 없으십니까?
의사는 침대에 누운 지휘관의 눈꺼풀을 젖히고 손전등으로 불빛을 비춰 보았다.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네요.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정신을 잃었는지 기억 하시나요?
저는 대원입니다, 길을 걷다가 뒤에서 습격을 당했고... 그 뒤로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안 깨면 들통날까 봐 일어났지.
머리를 다치신 것 같군요. 여기서 한동안 지켜보도록 하죠.
수잔, 이상이 있으면 날 불러. 나는 다른 환자들을 좀 보고 올게.
의사가 떠나고, 병상 앞의 12살짜리 어린 소녀가 지휘관의 링거를 능숙하게 확인하고 있었다.
링거를 다 맞으려면 아직 한 시간 반 정도 더 걸려요. 힘드시면 좀 쉬세요. 이따가 제가 부르러 올게요.
아니, 괜찮아. 이미 충분히 잔 것 같아.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게 너니?
네, 당신이 길가에 쓰러져 있는 걸 저랑 제 여동생 에이미가 발견했어요.
고마워.
눈앞의 소녀가 입은 옷은 여러 군데 기운 자국이 있어 낡아 보였지만 아주 깨끗했고, 옷깃에는 반복된 세탁으로 생긴 보풀이 남아 있었다.
여기가 어딘지 알려줄래? 이 진료소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고마워. 대충 이해했어.
맞다, 방금 큰 병원에서 파견을 온 의사가 이 진료소에 있다고 했지? 그분께 진찰을 받을 수 있을까? 기절한 이유를 모르니 조금 찜찜해서.
그... 로렌스 선생님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런데 그분은 며칠 전에 사고를 당해서, 새로운 의사 선생님은 아직 오지 않으셨어요.
사고?
네. 지난주에 술에 취해 연못에 빠지셨는데, 발견했을 땐 이미 늦어서..
안타깝구나. 뜻밖에 사고를 당하다니... 로렌스 선생님은 여기서 엄청 존경받았겠지? 도시 생활까지 포기하고 여기에 지원 온 거니까.
네, 요 몇 년 동안 로렌스 선생님이 많이 도와 주셨어요.
존경스러우신 분이네. 이 진료소도 그 분이 세우신 거야?
아뇨, 에비타 선생님이 세우셨어요.
에비타?
네, 에비타 선생님이 이 진료소를 지었어요. 저랑 여동생도 구해주셨구요.
자신의 생명의 은인을 언급하자 수잔의 말이 약간 빨라졌고, 살짝 들뜬 듯했다.
저랑 여동생이 굶어 죽기 직전, 에비타 선생님이 구해 주셨어요. 그래서 여기서 잡일을 많이 도와드리고 있어요.
앗, 깜빡했다!
수잔은 옆 테이블에서 흐트러진 서류 뭉치를 집어 들고 품에 안고 문 쪽으로 급히 걸음을 옮겼다.
제가 좀 바빠서요. 쉬고 계시면 약 교체하기 전에 다시 올게요.
잠깐만!
지휘관은 바닥에 떨어진 붉은 봉투를 가리켰다. 봉투에는 검붉은 얼룩이 묻어 있었다.
이거 떨어뜨렸잖니.
앗, 고마워요!
이만 가볼게요. 무슨 일 있으시면 큰 소리로 부르세요!
수잔은 바닥에 떨어진 붉은 봉투를 주워 서류 뭉치에 꽂고 병실을 떠났다.
에비타? 이런 우연이...
다음 날.
산책 너무 오래 하지 마시고, 무리하지 마시고, 아프시면 얼른 돌아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지휘관은 의사의 불안한 한숨을 뒤로 한 채, 진료소를 나와 발걸음을 옮겼다.
진료소를 중심으로 주변에는 여러 텐트들이 작업자들의 숙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작업자와 그들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수잔처럼 갈 곳 없는 이들도 모여들면서 점차 거주지가 형성된 듯 했다.
안녕하세요, 연못에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나요?
연못?
지휘관은 옆을 지나가던 한 부인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는 쟁반 위에 여러 의료용품을 가지런히 쌓고 진료소로 가고 있었다.
북쪽에 연못이 하나 있는데... 하지만 별일 없으면 가지 않는 것이 좋아요. 최근에 거기서 사람이 익사했거든요!
익사요?
여기 금방 오신 분인가 봐요? 지난 주 이른 아침에 어떤 사람이 진료소의 로렌스 의사가 연못에 빠져 죽은 걸 발견했어요.
그것 참 안타깝네요.
안타깝다고요?
부인은 한쪽 눈썹을 치켜 올리며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목소리를 낮춰 다가왔다.
제가 말하는데, 죽어도 싸요.
로렌스는 겉으론 선심 있고 좋은 의사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사실은 이익만 챙기는 속물이었다니까요.
네? 뭘 했길래?
지휘관이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려 하자, 부인은 고개를 저으며 쟁반을 들고 떠나려 했다.
말해도 아무도 안 믿어줬어요.
굳이 연못으로 가실 거라면 북쪽 출구로 나가서 벼락 맞은 소나무가 보이면 우회전하세요.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근처에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작은 연못.
"풍덩". 지휘관은 돌을 던져 수심을 측정했다.
연못가의 수심은 성인이 익사할 만큼 깊지 않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상태라면 가능하겠지만...
지휘관은 다시 진료소의 방향을 보았다.
로렌스는 그날 밤 술을 마시고 혼자 집으로 돌아갔어... 오면서 알아본 정보가 맞다면, 그가 이 연못을 지나갈 일은 전혀 없을 텐데...
숲 속에서 마른 나뭇가지를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기척이다!
누구야!
훔쳐보던 중년 남자가 숨어 있던 나무 뒤에서 걸어 나왔다.
어이! 댁은 여기서 뭐해? 한참 지켜 봤는데, 수상해.
……
남자는 마른 나뭇가지를 집어 들고 손에 쥔 채, 지휘관을 향해 소리쳤다.
지휘관은 대꾸를 하지 않고 그대로 다가갔고, 남자는 당황하다가 손에 든 몽둥이로 지휘관의 머리를 내리쳤다.
으아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남자는 오른팔에 통증을 느끼며 반사적으로 막대기를 놓쳤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두 팔이 꺾인 채 바닥에 제압당해 있었다.
아야야야야! 사, 살살......
얌전히 있어, 너는 왜 날 미행한 거지?
너 먼저... 좀 놔 봐... 네가 로렌스에 대해 수소문하면서 연못으로 오니까 수상해서...
끄아아악!! 알겠어, 말할게... 너 로렌스의 사인을 조사하러 온 거지? 나한테 단서가 있어!
로렌스는 살해 당한 거야!
누구에게?
에비타! 에비타야!
수상쩍은 중년 남자를 놓아준 후, 두 사람은 연못가에 마주 앉았다.
에비타? 어떤 에비타?
의사야. 이 진료소를 세운 사람이지. 사람, 장비, 돈... 전부 그녀가 어떻게든 구해 온 거야.
하지만 그녀는 거의 여기에 오지 않았어. 이쪽 일은 로렌스가 맡아서 관리하고 있었어... 진찰에 쇼핑까지...
쇼핑?
그래! 너도 알다시피, 중간에서 조금 챙기는 건 흔한 일이잖아. 그렇지?
지휘관은 남자가 무기로 삼았던 나뭇가지로 손바닥을 툭툭 치면서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크흠, 어쨌든... 얼마 전에 에비타가 여기로 와서 이 사실을 알고 크게 싸웠어.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로렌스는 마룰로스로 돌아가겠다 말했고, 나중에 여기에서 익사했어.
그런데 익사?! 이렇게 얕은 물에 어떻게 익사할 수 있어?
그러니 로렌스는 살해당한 게 분명해. 그리고 여기서 그와 원한이 있는 사람은 에비타뿐이라고.
근데 어떻게 확신하지? 직접 봤나?
그건 아닌데…
하지만 그 여자 말고 누가 그런 짓을 하겠어? 모두들 로렌스를 좋게 보진 않았어도 굳이 다른 사람의 돈줄을 끊을 필요는 없잖아.
하지만 에비타는 달라. 로렌스가 꿀꺽한 건 그녀의 돈이었거든! 듣자하니 그녀는 최근에 여기로 기구들을 기부할 생각을 하고 있었대.
2주 전에 에비타가 왔을 때, 탁자가 다 뒤집힐 정도로 시끄러웠다니까. 진료소로 가서 물어봐. 다들 알고 있을 테니까.
당연히 가서 확인해 볼 거야. 그런데 방금 말한 건 어떻게 알았지?
저, 그게...
지휘관은 손에 들고 있던 막대기를 바닥에 힘껏 꽂았다. 흙이 푹신해서인지 막대기는 0.5m 깊이로 박혀버렸다.
말할게 말할게, 때리지 마.
로렌스가 이득을 챙기려면 어쨌든 조력자가 필요하잖아. 나도... 헤헤, 좀 도와줬었지.
겨우 심부름값 좀 받았을 뿐이야. 대부분은 로렌스가 가져갔어. 내가 아는 건 다 말했어, 그러니까 이만...
가 봐, 입단속 잘하고.
남자는 재빨리 일어나 지휘관을 향해 웃음짓고는, 맞을 때 벗겨진 신발도 챙기지 않은 채 등을 돌려 달아났다.
에비타...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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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네, 보니까 전혀 멀쩡한 것 같은데. 이 사람을 어디서 발견한거니?
진료소 동쪽에서 멀지 않은 길가에서,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어요.
심각한 상처도 없는데... 이럴 리가 없는데, 마치...
꾀병 부리는 것 같은...
어? 방금 손이 움직인 것 같아요!
천장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한쪽 철제 선반에는 포도당 링거가 걸려 있는 허름한 의료실.
여기가 어디입니까?
여기는 레드우드 밸리 의료 캠프입니다. 불편한 점은 없으십니까?
의사는 침대에 누운 지휘관의 눈꺼풀을 젖히고 손전등으로 불빛을 비춰 보았다.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네요.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정신을 잃었는지 기억 하시나요?
저는 대원입니다, 길을 걷다가 뒤에서 습격을 당했고... 그 뒤로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color=#A9A9A9>안 깨면 들통날까 봐 일어났지.</color>
머리를 다치신 것 같군요. 여기서 한동안 지켜보도록 하죠.
수잔, 이상이 있으면 날 불러. 나는 다른 환자들을 좀 보고 올게.
의사가 떠나고, 병상 앞의 12살짜리 어린 소녀가 지휘관의 링거를 능숙하게 확인하고 있었다.
링거를 다 맞으려면 아직 한 시간 반 정도 더 걸려요. 힘드시면 좀 쉬세요. 이따가 제가 부르러 올게요.
아니, 괜찮아. 이미 충분히 잔 것 같아.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게 너니?
네, 당신이 길가에 쓰러져 있는 걸 저랑 제 여동생 에이미가 발견했어요.
고마워.
눈앞의 소녀가 입은 옷은 여러 군데 기운 자국이 있어 낡아 보였지만 아주 깨끗했고, 옷깃에는 반복된 세탁으로 생긴 보풀이 남아 있었다.
여기가 어딘지 알려줄래? 이 진료소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고마워. 대충 이해했어.
맞다, 방금 큰 병원에서 파견을 온 의사가 이 진료소에 있다고 했지? 그분께 진찰을 받을 수 있을까? 기절한 이유를 모르니 조금 찜찜해서.
그... 로렌스 선생님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런데 그분은 며칠 전에 사고를 당해서, 새로운 의사 선생님은 아직 오지 않으셨어요.
사고?
네. 지난주에 술에 취해 연못에 빠지셨는데, 발견했을 땐 이미 늦어서..
안타깝구나. 뜻밖에 사고를 당하다니... 로렌스 선생님은 여기서 엄청 존경받았겠지? 도시 생활까지 포기하고 여기에 지원 온 거니까.
네, 요 몇 년 동안 로렌스 선생님이 많이 도와 주셨어요.
존경스러우신 분이네. 이 진료소도 그 분이 세우신 거야?
아뇨, 에비타 선생님이 세우셨어요.
에비타?
네, 에비타 선생님이 이 진료소를 지었어요. 저랑 여동생도 구해주셨구요.
자신의 생명의 은인을 언급하자 수잔의 말이 약간 빨라졌고, 살짝 들뜬 듯했다.
저랑 여동생이 굶어 죽기 직전, 에비타 선생님이 구해 주셨어요. 그래서 여기서 잡일을 많이 도와드리고 있어요.
앗, 깜빡했다!
수잔은 옆 테이블에서 흐트러진 서류 뭉치를 집어 들고 품에 안고 문 쪽으로 급히 걸음을 옮겼다.
제가 좀 바빠서요. 쉬고 계시면 약 교체하기 전에 다시 올게요.
잠깐만!
지휘관은 바닥에 떨어진 붉은 봉투를 가리켰다. 봉투에는 검붉은 얼룩이 묻어 있었다.
이거 떨어뜨렸잖니.
앗, 고마워요!
이만 가볼게요. 무슨 일 있으시면 큰 소리로 부르세요!
수잔은 바닥에 떨어진 붉은 봉투를 주워 서류 뭉치에 꽂고 병실을 떠났다.
에비타? 이런 우연이...
다음 날.
산책 너무 오래 하지 마시고, 무리하지 마시고, 아프시면 얼른 돌아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지휘관은 의사의 불안한 한숨을 뒤로 한 채, 진료소를 나와 발걸음을 옮겼다.
진료소를 중심으로 주변에는 여러 텐트들이 작업자들의 숙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작업자와 그들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수잔처럼 갈 곳 없는 이들도 모여들면서 점차 거주지가 형성된 듯 했다.
안녕하세요, 연못에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나요?
연못?
지휘관은 옆을 지나가던 한 부인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는 쟁반 위에 여러 의료용품을 가지런히 쌓고 진료소로 가고 있었다.
북쪽에 연못이 하나 있는데... 하지만 별일 없으면 가지 않는 것이 좋아요. 최근에 거기서 사람이 익사했거든요!
익사요?
여기 금방 오신 분인가 봐요? 지난 주 이른 아침에 어떤 사람이 진료소의 로렌스 의사가 연못에 빠져 죽은 걸 발견했어요.
그것 참 안타깝네요.
안타깝다고요?
부인은 한쪽 눈썹을 치켜 올리며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목소리를 낮춰 다가왔다.
제가 말하는데, 죽어도 싸요.
로렌스는 겉으론 선심 있고 좋은 의사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사실은 이익만 챙기는 속물이었다니까요.
네? 뭘 했길래?
지휘관이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려 하자, 부인은 고개를 저으며 쟁반을 들고 떠나려 했다.
말해도 아무도 안 믿어줬어요.
굳이 연못으로 가실 거라면 북쪽 출구로 나가서 벼락 맞은 소나무가 보이면 우회전하세요.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근처에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작은 연못.
"풍덩". 지휘관은 돌을 던져 수심을 측정했다.
<color=#A9A9A9>연못가의 수심은 성인이 익사할 만큼 깊지 않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상태라면 가능하겠지만...</color>
지휘관은 다시 진료소의 방향을 보았다.
<color=#A9A9A9>로렌스는 그날 밤 술을 마시고 혼자 집으로 돌아갔어... 오면서 알아본 정보가 맞다면, 그가 이 연못을 지나갈 일은 전혀 없을 텐데...</color>
숲 속에서 마른 나뭇가지를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기척이다!
누구야!
훔쳐보던 중년 남자가 숨어 있던 나무 뒤에서 걸어 나왔다.
어이! 댁은 여기서 뭐해? 한참 지켜 봤는데, 수상해.
……
남자는 마른 나뭇가지를 집어 들고 손에 쥔 채, 지휘관을 향해 소리쳤다.
지휘관은 대꾸를 하지 않고 그대로 다가갔고, 남자는 당황하다가 손에 든 몽둥이로 지휘관의 머리를 내리쳤다.
으아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남자는 오른팔에 통증을 느끼며 반사적으로 막대기를 놓쳤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두 팔이 꺾인 채 바닥에 제압당해 있었다.
아야야야야! 사, 살살......
얌전히 있어, 너는 왜 날 미행한 거지?
너 먼저... 좀 놔 봐... 네가 로렌스에 대해 수소문하면서 연못으로 오니까 수상해서...
끄아아악!! 알겠어, 말할게... 너 로렌스의 사인을 조사하러 온 거지? 나한테 단서가 있어!
<size=50>로렌스는 살해 당한 거야!</size>
누구에게?
에비타! 에비타야!
수상쩍은 중년 남자를 놓아준 후, 두 사람은 연못가에 마주 앉았다.
에비타? 어떤 에비타?
의사야. 이 진료소를 세운 사람이지. 사람, 장비, 돈... 전부 그녀가 어떻게든 구해 온 거야.
하지만 그녀는 거의 여기에 오지 않았어. 이쪽 일은 로렌스가 맡아서 관리하고 있었어... 진찰에 쇼핑까지...
쇼핑?
그래! 너도 알다시피, 중간에서 조금 챙기는 건 흔한 일이잖아. 그렇지?
지휘관은 남자가 무기로 삼았던 나뭇가지로 손바닥을 툭툭 치면서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크흠, 어쨌든... 얼마 전에 에비타가 여기로 와서 이 사실을 알고 크게 싸웠어.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로렌스는 마룰로스로 돌아가겠다 말했고, 나중에 여기에서 익사했어.
그런데 익사?! 이렇게 얕은 물에 어떻게 익사할 수 있어?
그러니 로렌스는 살해당한 게 분명해. 그리고 여기서 그와 원한이 있는 사람은 에비타뿐이라고.
근데 어떻게 확신하지? 직접 봤나?
그건 아닌데…
하지만 그 여자 말고 누가 그런 짓을 하겠어? 모두들 로렌스를 좋게 보진 않았어도 굳이 다른 사람의 돈줄을 끊을 필요는 없잖아.
하지만 에비타는 달라. 로렌스가 꿀꺽한 건 그녀의 돈이었거든! 듣자하니 그녀는 최근에 여기로 기구들을 기부할 생각을 하고 있었대.
2주 전에 에비타가 왔을 때, 탁자가 다 뒤집힐 정도로 시끄러웠다니까. 진료소로 가서 물어봐. 다들 알고 있을 테니까.
당연히 가서 확인해 볼 거야. 그런데 방금 말한 건 어떻게 알았지?
저, 그게...
지휘관은 손에 들고 있던 막대기를 바닥에 힘껏 꽂았다. 흙이 푹신해서인지 막대기는 0.5m 깊이로 박혀버렸다.
말할게 말할게, 때리지 마.
로렌스가 이득을 챙기려면 어쨌든 조력자가 필요하잖아. 나도... 헤헤, 좀 도와줬었지.
겨우 심부름값 좀 받았을 뿐이야. 대부분은 로렌스가 가져갔어. 내가 아는 건 다 말했어, 그러니까 이만...
가 봐, 입단속 잘하고.
남자는 재빨리 일어나 지휘관을 향해 웃음짓고는, 맞을 때 벗겨진 신발도 챙기지 않은 채 등을 돌려 달아났다.
에비타... 2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