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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Arena Breakout

색바래지 않는 백의

-73-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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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정말이지, 이 사람이 대체 어딜 간 거지?

저녁 무렵, 병실로 돌아온 지휘관은 문 앞에서 수잔이 텅 빈 병상을 보며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지휘관

커흠...

수잔

어디 갔다 왔어요? 지금 환자분 혼자 밖에 돌아다니면 위험해요, 또 길가에 쓰러지면 어쩌려고요?

지휘관

많이 나아진 것 같은데... 아니지, 3일 관찰 기간 여기서 얌전히 있기로 약속할게.

수잔이 다시 허리에 손을 얹는 걸 보자, 지휘관은 급히 말을 바꿨다.

지휘관

아, 그러고 보니 에비타가 너랑 여동생을 구해줬다고 했지? 그럼 종종 너희를 보러 오기도 해?

수잔

그럼요! ...하지만 에비타 선생님은 바빠서 몇 달에 한 번 오곤 했어요. 저번에도 2주 전이었는데...

지휘관

2주? 그럼 정말 오래됐네...

수잔

괜찮아요! 에비타 선생님은 더 중요한 일이 많으시니까요. 우리를 보러 오지 않을 때는 아마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돕고 계실 거예요.

수잔

그래서 저랑 여동생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게다가 매번 선물도 챙겨오시거든요.

수잔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작은 팜플렛을 꺼냈고, 초록색 표지에는 '가정 의료 지침'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다.

수잔

보세요. 지난번에 제 여동생의 읽기 쓰기 책과 함께 저에게 주신 거예요.

지휘관

[가정 의료 지침]? 너도 의사가 되려고?

수잔

물론이죠! 저는 에비타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

수잔

에비타 선생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데요.

벽의 유리가 오래 전에 깨져 찬바람이 들어오는 황폐한 창고.

구석에 지저분한 종이 상자 몇 개가 쌓여 있었고, 두 소녀는 거기에 쪼그리고 앉아 상자를 잘게 찢고 있었다.

수잔

따뜻하지? 상자를 옷 안에 넣고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가득 채우는 거야.

테스

언니, 나 배고파.

수잔

이제 불 지필 테니까 일찍 자자. 자고 일어나면 밥 먹을 수 있어.

수잔은 뒤에 있던 마른 빵을 숨기고, 여동생을 위해 잠자리를 정리했다. 그것은 거친 마대자루를 깔아 놓은 또 다른 상자 더미였다.

테스

근데 지금 빵 있잖아...

수잔

테스, 그건 내일 먹어야지.

수잔

밖이 너무 추워서 사람이 보이질 않아. 우리가 좀 아껴야...

수잔이 동상에 걸린 손으로 여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불을 피우러 가려는 순간, 문이 열렸다.

에비타

차가 고장 나서 그러는데, 여기서 하룻밤 신세 좀 져도 될까?

수잔

정말 여기에서 살아도 돼요?

에비타

물론이지. 여긴 곧 진료소가 될 거야. 그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거야.

수잔

진료소?

양쪽에 어린 여자아이를 한 명씩 데리고, 에비타는 건설 중인 진료소에 도착했다.

텐트와 컨테이너 건물이 세워지고 있었고, 몇몇 작업자들이 트럭에서 가득 실린 의료용품과 생필품을 내리고 있었다.

의사

에비타 선생님, 오셨습니까? 이쪽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일부 진료실은 이미 사용할 수 있게 구축되었습니다.

의사

직원들도 하나둘 위치했고, 아마 일주일 안에 주변 환자들을 받을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에비타

수고했어요. 진료실은 어디죠?

핀셋을 소독한 후, 에비타는 수잔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동상 때문에 낡고 해진 장갑의 천이 살과 붙어 있었다.

에비타

안 무서워.

수잔

네, 참을게요.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뾰족한 핀셋이 다가오자 수잔은 한쪽에 내려놓은 왼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꼬집으며 주의를 돌렸다.

테스

언니!

옆에서 어린 여동생은 이미 울음을 떠뜨리고 있었다.

에비타는 뭔가 생각난 듯 핀셋을 내려놓고, 정리되지 않은 상자에서 5% 포도당 주사액 한 팩을 꺼냈다.

조심스럽게 작은 구멍을 내고, 짧게 자른 호스를 꽂은 뒤, 에비타는 이 '설탕물 음료' 봉지를 수잔에게 건넸다.

에비타

마셔볼래?

에비타

사탕은 없지만 대신 이게 있어.

의사

수잔, 테스, 온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잘 지내고 있니?

수잔

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사

하, 어쨌든 에비타 씨가 너희를 나에게 맡겨으니, 최선을 다해야지.

수잔

에비타 선생님은 언제 돌아오세요?

의사

곧 오실 걸? 병원에 있는 동료를 데리고 오신다고 했거든. 이름이 로렌스였나? 앞으로 여기를 관리하실 분이래.

테스

그럼 앞으로 못 만나요?

의사

글쎄, 나도 잘 모르겠네.

에비타

무슨 얘기 해?

테스

에비타 언니!

에비타가 지프에서 내리자, 테스가 달려가 그녀의 다리를 꽈악 껴안았다.

수잔

테스, 인사부터 해야지. 에비타 선생님, 안녕하세요.

에비타

로렌스는 지금 진료실에 있습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한 번 가주세요.

의사

네.

에비타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어린 테스를 바라보며 머리를 정돈해 주었다. 그러고는 수잔을 가까이 끌어당기며 주머니에서 반짝이는 물건을 꺼냈다.

에비타

짠! 이게 뭘까?

테스

모르겠어요. 처음 봐요...

에비타가 내민 손이 천천히 주먹을 쥐었고 셀로판지에 포장된 분홍색 사탕 하나가 태양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테스

언니...

에비타

아, 이건 사탕이야. 겉에 있는 포장을 까서 먹는 건데... 이번에 많이 가져왔어.

에비타는 주머니에 있는 모든 사탕을 꺼내 두 어린 소녀의 손에 쥐여 주었다.

빠아앙!

뒤따라오던 지프가 재촉하는 경적을 울리자 에비타가 일어섰다.

에비타

잘 지내고 있어. 어른들 말 잘 듣고.

테스

언제 또 보러 올 거예요?

수잔

테스!

수잔은 여동생을 말리며 에비타의 다리에서 떼어 놓았다. 어린 테스는 불만스러운지 투덜거렸다.

에비타

나도 잘 모르겠어. 몇 주가 될 수도 있고, 몇 달이 될 수도 있고. 아예 못 올 수도 있고.

지프가 다시 경적을 울리며 재촉했다. 검은 창문 때문에 차에 탄 사람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에비타

그러니까 나 기다리지 마.

에비타가 조수석으로 가서 문을 열고 차에 막 올라타려던 순간.

수잔

<size=50>에비타 선생님!</size>

에비타

응?

수잔

<size=50>저도 선생님 같은 의사가 되고 싶어요!</size>

수잔이 큰소리로 외쳤다. 에비타의 얼굴은 굳어 있었지만, 눈에는 미소가 번졌다.

에비타

그래, 알겠어.

지프는 에비타를 태우고 멀어져 갔다.

차 문이 닫히기 전, 수잔은 위장복을 입고 헬멧을 쓴 채 얼굴이 가려진 한 남자가 운전석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오른손은 화상 흉터로 덮여있었다.

마치 다크존에서 봤던, 냉담한 얼굴로 아무 말 없이 바삐 움직이던 사람들처럼.

수잔

마룰로스에 있는 병원에 견습생으로 지원했어요. 잘되면 나도 나중에 의사가 될 거예요.

테스

언니!

수잔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작은 금발 소녀가 엉성하게 바느질한 인형을 손에 들고 들어왔다.

테스

의사 아저씨가 어제 그 서류들 다 처리했냐고 물어보라고 했어.

수잔

다 끝냈다고 알려드려.

지휘관

여동생이야?

테스

안녕하세요, 테스라고 해요.

지휘관

너도 커서 의사가 될 거니?

테스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냥 언니랑 같이 있고 싶어요. 언니가 의사가 되고 싶다면, 저도 같이 할래요.

수잔

그래, 얼른 가 봐.

테스는 인형을 안고 폴짝폴짝 뛰어 나갔고, 수잔은 지휘관의 병상 옆에 남아 지난 이틀간의 의료 기록을 넘겨보았다.

수잔

포도당 투여 외에 다른 조치 사항은 없네요. 정말 어떻게 기절한 건지 기억 안 나시나요?

지휘관

모르겠어, 사실 이제 더 이상 여기 누워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수잔

안돼요!

수잔

아, 로렌스 선생님이 아직 계셨다면 좋았을 텐데. 당신이 왜 그런 상태가 되었는지 알아내실 수 있었을 거예요.

지휘관

로렌스 씨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에비타 씨랑 사이가 별로 안 좋다고 하던데?

수잔

어떻게 아셨어요?!

수잔은 무심코 말을 내뱉고는, 입을 가리며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휘관

정말이었나 보네? 동료라면서 왜 갈등이 있었던 거지?

수잔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어차피 두 분을 자주 만날 기회도 없었으니까요.

지휘관

2주 전에 크게 싸웠다면서?

수잔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 맞아요, 그랬어요.

수잔

그날 로렌스 선생님 숙소에 물건을 갖다 드리러 갔는데, 문 앞에서 두 분이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수잔

확실히 에비타 선생님이었어요.

지휘관

넌 못 만났어?

수잔

못 만났어요. 저는 숙소 안으로 안 들어갔으니까요.

수잔

에비타 선생님은 지난번에 예고 없이 여기에 오셨다가 또 급히 떠나셨어요. 저는 뵙지 못했고, 다른 사람들이 선생님이 다녀가셨다고 하는 걸 들었어요.

지휘관

왜 싸운 건지 알아? 혹시 사랑 싸움은 아니겠지?

수잔

<size=50>아니에요!</size>

수잔은 화가 나서 지휘관의 침대를 탁 치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

수잔

"서류", "증거" 같은 말을 하는 걸 들었어요. 어쨌든 그런 시시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고요!

지휘관

그래, 내가 잘못했어.

수잔

흥! 그냥 누워 계세요. 돌봐야 할 환자가 얼마나 많은데요. 나중에 다시 보러 올게요!

수잔은 옆에 간호 용품이 담긴 쟁반을 들고 밖으로 나가다가, 문을 밀고 들어오는 의사와 부딪힐 뻔했다.

의사

무슨 일 있었나요?

지휘관

아뇨, 정말 바쁘게 돌아다니네요.

지휘관

맞다. 로렌스 씨의 숙소가 어디인지 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