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뿐일 평화Ⅱ 서브 스토리
"너희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없어, 이제 더 막중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베오그라드의 어느 세이프 하우스.
철혈 인형은... 봐줄만 해.
군용 인형은... 역겨울 정도로 못생겼고.
저 하얀 세력의 인형은... 아아,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제일 예쁘다.
아니 근데, 왜 하필이면 그 예쁜 인형들이 제일 상대하기 힘든 거야!?
지금 임무 뛰느라 바빠 죽겠는데, 넌 불평할 여유도 있구나.
나보고 어떡하라고, 예쁘고 잘생긴 적을 쏠 때마다 괴롭단 말이야!
처음엔 철혈의 고위 인형들이더니, 이젠 저 하얀 것들을...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 저 잘생긴 것들을 박살내지 않으면 네 예쁜 얼굴이 박살나는데, 알아서 해야지.
원망하려면, 물건을 예쁘게 만들어 놓고 이런 일에 쓰는 인간을 원망해.
인간이고 인형이고, 왜 마주앉아 대화로 해결할 생각을 안 하는 걸까...
좀 더 인내심을 가지면, 이렇게 문제가 복잡해지진 않을 거 아니야!
...진심이야?
적들도 너처럼 그렇게 순진할 거라 생각해?
하지만...
여러분, 푹 쉬지 않으시고 뭐 하시나요?
앞으로 며칠 내내 고생할 거예요.
나도 어쩌겠어, X95.
여기 이 언니가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잖아.
P22는 소파에 앉아 기지개를 폈다.
흥! 아무리 고민해봐도 모르겠단 말이야!
싸우면 다치고 아프다는 건 상식 아니야?! 왜 다들 그걸 알면서도 서로 치고박고 싸우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단순히 싸우기만 한다면 또 모를까, 왜 예쁘고 멋진 것들까지 파괴하는 건지...
으음...
루이스 씨, 사람들이 싸움을 선택하는 이유는, 대부분 좋아서가 아니라 그래야 할 필요가 있어서예요.
전쟁으로 두 원수지간을 얌전히 대화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래도 거부하시겠어요?
하지만 전쟁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잖아.
그건 절대 가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우리같은 인형들이 인간 대신 싸우고 다치고 있는 거지.
그러니, 자신이 인형인 것을 기쁘게 여겨야지. 안 그래, 언니야?
P22 씨, 그런 식으로 말할 필요는...
하지만 그건 인간이 스스로 감당하기 싫어서 우리에게 떠넘긴 거잖아!
문제의 근원은 전혀 해결할 수 없어.
갈등이란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 않아요. 어쩌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죠.
인류가 전쟁의 고통을 우리에게 넘긴 건, 그들이 짊어진 문제의 대부분은 그들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자기 문제가 아니라면 신경쓰지 않으면 되잖아...
역사가 남긴 문제는 그렇게 쉽게 떨쳐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건 인류가 진보하면서 치른 대가니까요.
많은 이들이 태어나자마자 다른 집단의 증오를 받게 된답니다. 설령 평생 마주칠 일이 없다 해도 말이에요.
그리고 그런 맹목적인 증오는... 결국 전쟁을 낳게 되죠.
아무리 그래도 모두가 맹목적일 리는 없잖아!
지도자가... 아니, 어느 누구든 제정신이라면 그 불합리함을 눈치챌 수 있지 않아?
왜 아무도 싸움을 말리려 하지 않는 거야?
말리고 자시고, 가장 똑똑한 인간이 이 불합리함에 아주 멋들어진 이름을 지어줬는걸.
이런 역사가 남긴 문제와 갈등을, 인간들은 "민족주의"라 부르지.
아이러니하게도, 증오에 눈이 먼 사람들의 눈을 뜨게 만들 수 있는 건 결국 전쟁뿐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말도 있잖아요. "전쟁이 그토록 끔찍한 것은 잘된 일이다. 아니면 우리는 전쟁을 좋아하게 될 테니까"
......
아아... 단번에 모든 증오를 없애는 단추 같은 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이렇게 싸우지 않아도 화해할 수 있을 텐데.
과연 모두가 그런 단추를 반가워할까?
넌 철혈놈들이랑 화해한다면 할래?
확신은 없지만, 철혈의 고위 인형들이 딱히 나쁜 녀석들이라고 생각되진 않아.
지금 이렇게 된 건 분명 무슨 오해가 있어서일 거야.
너야 그렇다 쳐도, 그리폰에서 그 말에 동의할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여태까지 철혈공조에게 당한 우리 동료가 몇이나 되는지는 너도 잘 알잖아.
몰라, 나도 모른다고!
우린 인형이니까, 어차피 철혈에게 당해도 수리하면 그만이잖아...
으으... 머리 아파...
왜 우리가 이딴 일로 설전을 벌이고 있담...
그러니까, 그냥 인형답게 얌전히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자고. 어려운 문제는 높으신 분들이 알아서 머리 굴리라 해.
어차피... 우리는 인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으니까.
이 세상을 파괴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지.
......
세이프 하우스의 위층.
밑층은 이제야 겨우 조용해졌네요.
왜 돌아오자마자 자기랑은 전혀 상관없는 일로 말싸움을 하는 걸까요...
바로 드러누워서 TV나 보는 게 제일 편한데 말예요.
혼돈과 의심 속에서, 마음은 날카로워지기 마련이다.
질의도 그런 공격적인 표현 방식 중 하나지.
으음... 그래도 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제 좀 조용해졌으니 TV에 집중할 수 있겠네요.
그건 그렇고, 여기의 방송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없네요... 그리폰의 녹화 영상도 낡아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그것보다 더한 게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렇게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라... 그대는 전자전을 수행할 필요가 없으니, 운이 좋은 거지. 자칫하면 뇌가 다 타버릴 일이다.
우리에겐 뇌가 없잖아요... 마인드맵이에요, 마인드맵.
"기상청 긴급 경보를 알립니다..."
이젠 방송도 못 보게 됐네요...
"현 시간부로 48시간 내, 폭풍우가 베오그라드에 상륙합니다. 정화탑은 4급 경계 상태로 돌입, 대륙간 열차의 출입도 금지됩니다."
"최근 들어 대기 중 붕괴액 농도의 상승으로 인해, 폭풍우가 붕괴 오염을 동반할 수 있으니, 시민 여러분은 약 2일 간 실외 활동을 삼가하시기 바랍니다."
"긴급 상황 발생 시, 이하의 부서로 연락하십시오..."
이건 무슨 경고인가요...?
우리랑 상관 있는 건가요? 우리 외출 안 해도 되는 거예요?
방송의 내용으로 보아... 현지 주민, 즉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사항이다.
폭풍우가 우리의 임무에 영향을 끼칠 일은 아마 없겠지.
더군다나, 우리의 소체는 대 방사능 재질이다. 우리가 이곳으로 파견된 것도 그 때문이야.
그러니까, 폭풍우가 오든 말든 여전히 하얀 세력의 인형들을 찾으러 돌아다녀야 하는 거네요...
으으... 위험한 날씨에까지 외출하긴 싫은데...
새장 밖으로 나가기 위한 날갯짓, 결국 모두 그대의 무기가 될지니.
하지만 편하게 있는데 굳이 고생하러 나가긴 싫은걸요...
아... 너무 싫어요... 좀 더 연약한 소체로 바꿀 순 없을까요? 그냥 애교만 부려도 돈을 벌 수 있는 종류로요...
운명은 그대의 나약함을 연민하지 않는다.
그런 하찮은 소망은 전장에서 그대를 망가뜨릴 뿐이야.
아, 정말 인정사정 없네요...
뭐, 그래도... 망가져도 고칠 수 있고, 저런 엉망진창인 날씨 속에서도 멀쩡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형으로 살아도 그렇게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전체 대사 보기 (47줄)
베오그라드의 어느 세이프 하우스.
철혈 인형은... 봐줄만 해.
군용 인형은... 역겨울 정도로 못생겼고.
저 하얀 세력의 인형은... 아아,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제일 예쁘다.
아니 근데, 왜 하필이면 그 예쁜 인형들이 제일 상대하기 힘든 거야!?
지금 임무 뛰느라 바빠 죽겠는데, 넌 불평할 여유도 있구나.
나보고 어떡하라고, 예쁘고 잘생긴 적을 쏠 때마다 괴롭단 말이야!
처음엔 철혈의 고위 인형들이더니, 이젠 저 하얀 것들을...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 저 잘생긴 것들을 박살내지 않으면 네 예쁜 얼굴이 박살나는데, 알아서 해야지.
원망하려면, 물건을 예쁘게 만들어 놓고 이런 일에 쓰는 인간을 원망해.
인간이고 인형이고, 왜 마주앉아 대화로 해결할 생각을 안 하는 걸까...
좀 더 인내심을 가지면, 이렇게 문제가 복잡해지진 않을 거 아니야!
...진심이야?
적들도 너처럼 그렇게 순진할 거라 생각해?
하지만...
여러분, 푹 쉬지 않으시고 뭐 하시나요?
앞으로 며칠 내내 고생할 거예요.
나도 어쩌겠어, X95.
여기 이 언니가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잖아.
P22는 소파에 앉아 기지개를 폈다.
흥! 아무리 고민해봐도 모르겠단 말이야!
싸우면 다치고 아프다는 건 상식 아니야?! 왜 다들 그걸 알면서도 서로 치고박고 싸우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단순히 싸우기만 한다면 또 모를까, 왜 예쁘고 멋진 것들까지 파괴하는 건지...
으음...
루이스 씨, 사람들이 싸움을 선택하는 이유는, 대부분 좋아서가 아니라 그래야 할 필요가 있어서예요.
전쟁으로 두 원수지간을 얌전히 대화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래도 거부하시겠어요?
하지만 전쟁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잖아.
그건 절대 가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우리같은 인형들이 인간 대신 싸우고 다치고 있는 거지.
그러니, 자신이 인형인 것을 기쁘게 여겨야지. 안 그래, 언니야?
P22 씨, 그런 식으로 말할 필요는...
하지만 그건 인간이 스스로 감당하기 싫어서 우리에게 떠넘긴 거잖아!
문제의 근원은 전혀 해결할 수 없어.
갈등이란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 않아요. 어쩌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죠.
인류가 전쟁의 고통을 우리에게 넘긴 건, 그들이 짊어진 문제의 대부분은 그들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자기 문제가 아니라면 신경쓰지 않으면 되잖아...
역사가 남긴 문제는 그렇게 쉽게 떨쳐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건 인류가 진보하면서 치른 대가니까요.
많은 이들이 태어나자마자 다른 집단의 증오를 받게 된답니다. 설령 평생 마주칠 일이 없다 해도 말이에요.
그리고 그런 맹목적인 증오는... 결국 전쟁을 낳게 되죠.
아무리 그래도 모두가 맹목적일 리는 없잖아!
지도자가... 아니, 어느 누구든 제정신이라면 그 불합리함을 눈치챌 수 있지 않아?
왜 아무도 싸움을 말리려 하지 않는 거야?
말리고 자시고, 가장 똑똑한 인간이 이 불합리함에 아주 멋들어진 이름을 지어줬는걸.
이런 역사가 남긴 문제와 갈등을, 인간들은 "민족주의"라 부르지.
아이러니하게도, 증오에 눈이 먼 사람들의 눈을 뜨게 만들 수 있는 건 결국 전쟁뿐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말도 있잖아요. "전쟁이 그토록 끔찍한 것은 잘된 일이다. 아니면 우리는 전쟁을 좋아하게 될 테니까"
......
아아... 단번에 모든 증오를 없애는 단추 같은 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이렇게 싸우지 않아도 화해할 수 있을 텐데.
과연 모두가 그런 단추를 반가워할까?
넌 철혈놈들이랑 화해한다면 할래?
확신은 없지만, 철혈의 고위 인형들이 딱히 나쁜 녀석들이라고 생각되진 않아.
지금 이렇게 된 건 분명 무슨 오해가 있어서일 거야.
너야 그렇다 쳐도, 그리폰에서 그 말에 동의할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여태까지 철혈공조에게 당한 우리 동료가 몇이나 되는지는 너도 잘 알잖아.
몰라, 나도 모른다고!
우린 인형이니까, 어차피 철혈에게 당해도 수리하면 그만이잖아...
으으... 머리 아파...
왜 우리가 이딴 일로 설전을 벌이고 있담...
그러니까, 그냥 인형답게 얌전히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자고. 어려운 문제는 높으신 분들이 알아서 머리 굴리라 해.
어차피... 우리는 인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으니까.
이 세상을 파괴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지.
......
세이프 하우스의 위층.
밑층은 이제야 겨우 조용해졌네요.
왜 돌아오자마자 자기랑은 전혀 상관없는 일로 말싸움을 하는 걸까요...
바로 드러누워서 TV나 보는 게 제일 편한데 말예요.
혼돈과 의심 속에서, 마음은 날카로워지기 마련이다.
질의도 그런 공격적인 표현 방식 중 하나지.
으음... 그래도 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제 좀 조용해졌으니 TV에 집중할 수 있겠네요.
그건 그렇고, 여기의 방송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없네요... 그리폰의 녹화 영상도 낡아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그것보다 더한 게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렇게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라... 그대는 전자전을 수행할 필요가 없으니, 운이 좋은 거지. 자칫하면 뇌가 다 타버릴 일이다.
우리에겐 뇌가 없잖아요... 마인드맵이에요, 마인드맵.
"기상청 긴급 경보를 알립니다..."
이젠 방송도 못 보게 됐네요...
"현 시간부로 48시간 내, 폭풍우가 베오그라드에 상륙합니다. 정화탑은 4급 경계 상태로 돌입, 대륙간 열차의 출입도 금지됩니다."
"최근 들어 대기 중 붕괴액 농도의 상승으로 인해, 폭풍우가 붕괴 오염을 동반할 수 있으니, 시민 여러분은 약 2일 간 실외 활동을 삼가하시기 바랍니다."
"긴급 상황 발생 시, 이하의 부서로 연락하십시오..."
이건 무슨 경고인가요...?
우리랑 상관 있는 건가요? 우리 외출 안 해도 되는 거예요?
방송의 내용으로 보아... 현지 주민, 즉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사항이다.
폭풍우가 우리의 임무에 영향을 끼칠 일은 아마 없겠지.
더군다나, 우리의 소체는 대 방사능 재질이다. 우리가 이곳으로 파견된 것도 그 때문이야.
그러니까, 폭풍우가 오든 말든 여전히 하얀 세력의 인형들을 찾으러 돌아다녀야 하는 거네요...
으으... 위험한 날씨에까지 외출하긴 싫은데...
새장 밖으로 나가기 위한 날갯짓, 결국 모두 그대의 무기가 될지니.
하지만 편하게 있는데 굳이 고생하러 나가긴 싫은걸요...
아... 너무 싫어요... 좀 더 연약한 소체로 바꿀 순 없을까요? 그냥 애교만 부려도 돈을 벌 수 있는 종류로요...
운명은 그대의 나약함을 연민하지 않는다.
그런 하찮은 소망은 전장에서 그대를 망가뜨릴 뿐이야.
아, 정말 인정사정 없네요...
뭐, 그래도... 망가져도 고칠 수 있고, 저런 엉망진창인 날씨 속에서도 멀쩡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형으로 살아도 그렇게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