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뿐일 평화V
"길을 막는 적은 모조리 해치워."
......
지휘관님, 안에서 총소리가 들렸는데 무사하신가요?
저희는 지금 문 바로 밖에 위치해 있습니다.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어요.
지휘관님?
......
지금 침투조가 문을 뚫고 들어와 곧장 반란 병사 몇 명을 사살한다 해도, 나머지가 대사를 쏴 죽일 수 있다.
사망자 없이 모든 적을 섬멸할 가능성은 너무나도 낮다...
제기랄, 지금 이런 상황에서 K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
베오그라드 회담장, 대회의실.
아주 감동적인 연설이었소, 울릭 주석. 너무 감동적이어서 구토가 나올 지경이야!
......
뭐? 서로를 믿고 손을 잡으라? 희생은 근절되어야만 한다고?
그렇게 말하던 방금, 바깥에서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우리의 가족들이 무참하게 학살당했다! 그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히고 싶어했던 그들을 너희가 잔인하게 죽였다!
당신들은 대체 누구입니까!?
우리는 오물을 정화하는 집행자 패러데우스(Paradeus)의 충실하고 강인한 하수인이자, 세치 혀로 거짓말을 내뱉는 네놈 같은 죄인들을 처단할 처형수다!
국민을 위해서라 떠들어대면서, 장벽을 세워 그 국민들을 바깥에 저버리고 있지! 분열은 없어져야 한다고 했지? 그럼 오늘 이 자리서, 분열을 조장하는 벽을 무너뜨려 주마!
침착하게... 돌파할 기회를 노려야 해...
슬쩍 주변 상황을 관찰하니, 놀랍게도 나와 같은 의도인 사람들이 보였다.
반란 병사가 주석을 연설대 앞으로 몰아붙였다.
더 큰 책임을 지닌 사람이 희생해야 한다 했으렷다? 그럼 그 말대로, 먼저 지옥으로 보내주지!
네년의 피로 우리의 혁명의 시작을 알리겠다!
반란 병사가 소총을 들어 주석의 머리를 겨눴다.
저는 전에도 총구와 대면한 적이 있습니다. 루크사트주의에 몸을 맡긴 날부터, 전 언제든지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 방아쇠를 당겨서 바뀌는 것이 무엇입니까? 분쟁은 더 많은 이들을 다치게 할 뿐입니다. 싸우기만 해서, 언제 우리의 가정을 재건하겠습니까!?
네년이 말하는 건 우리가 아니라 네년의 집이겠지!
이 세상이 우리 모두의 집이라는 것을 왜 이해하지 못하십니까!
닥치고 지옥으로 떨어져라!
안 돼!
X95! 지금 즉시――
벌써 인내심이 다했나, 지휘관?
무슨...?!
......
탕! 탕! 탕!
......
너는......
이마에 뚫린 구멍으로 피를 쏟으며, 반란 병사가 쓰러졌다.
그 뒤에는, 권총을 쥔 로쉬친 대사가 있었다.
다른 반란 병사들도 그 광경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 순간, 그들이 총을 겨누고 있던 기자들도 총을 꺼내 들었다.
그런 거였군.
카리나, 엎드려!
엎드리자마자, 대회의실은 총성으로 뒤덮였다.
지휘관님? 카리나 씨? 지금 교전 중인가요?
아니야! 우리가 아니야!
......
...끝났군.
대회의실의 반란 병사들은, 기자들에 의해 거의 동시에 사살됐다.
총을 든 기자들은 여전히 무기를 쥔 채, 병사들의 시신을 확인했다.
회의실 정리 완료. 목표의 사망을 확인하겠다.
알았다. 제3조는 날 따라와라.
젠장할...
이게 그쪽의 각본인가, K.
내가 말했잖아, 너흰 그저 예비 병력이라고.
지금 여기에는 진짜 기자는 한 명도 없겠군?
진짜 기자라면, 벌써 기절했겠지.
연설대를 보니, 로쉬친 대사가 울릭 주석을 다독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울릭 여사. 놀라게 했군요.
아뇨, 괜찮습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방금 상황은 전부 카메라에 찍혔을 테니, 내일 신문은 "평화회담을 파괴하려던 테러리스트의 음모, 양국의 협력이 무찌르다!"로 헤드라인을 장식하겠군.
아주 멋진 정치 쇼였어. 이렇게 화끈한 기사거리를 만들었으니, 그쪽이 말한대로 회담 내용은 아무래도 좋게 됐군.
그런 말을 들으니, 자네는 왠지 지휘관보단 기자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군.
흥... 일전에 내 의견을 묵살한 것도, 처음부터 적의 회담장에 숨어들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나 보지?
베오그라드 당국이 반란 분자를 미리 발견해, 그 명단을 우리에게 전달했다. 나머지 잔당들도 벌써 우리 요원이 다 처리했어.
참으로 우습지 않나? 회담장의 통로를 막아 모두를 가둘 셈이었는데, 오히려 자신들이 갇히게 되다니 말이야.
결국 우리는 조연의 조연에 불과했다는 거군.
그래, 그건 됐고. 방금 반란군이 패러데우스라고 한 게 신경이 쓰인다.
이미 조사를 통해, 어느 변경지대의 옐로우존에서 보고된 기록을 찾았다. 사이비 교단의 이름이고, 그들의 특징과 일치해. 내 생각이 맞다면 패러데우스가 하얀 세력의 정식 명칭이겠지.
패러데우스라... 정말 신이 자신들을 구원하리라 믿는 건가.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아무튼 이제야 놈들을 "하얀 세력"이라 혀 꼬이게 부르지 않아도 되겠군.
죽은 자들을 뭐라고 부르든 의미가 있나?
......
그래, 죽어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어? 바보도 아는 걸 모르는 녀석들이 꼭 있다니까...
히히히, 밖이나 안이나, 다 구제불능인 얼간이들뿐이네.
그래, 얼간이인 건 진작에 알고 있었어. 잘도 자기들이 패러데우스의 하수인이라고 떠벌리기나 하고 말이야.
아빠에게 저런 멍청한 하수인은 필요 없어. 아빠에겐 나만 있으면 돼.
히히히...
그래도, 숨어있던 생쥐들을 찾을 수고는 덜었네. 그럼 준비운동은 끝났구나. 다들 준비 됐어?
......
이것으로 임무를 완수한 거겠지? 이제 안젤리아와 만나게 해줬으면 하는데.
나도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라고. 인형 제대를 수습해. 지금 바로 일정을...?!
돌연, 바닥을 뒤흔드는 진동이 느껴졌다.
지, 지진인가?!
무슨 일이지? ...뭐라고?!
K가 갑자기 통신을 끊었다.
삐익.
지휘관님! 먼 곳에서 엄청난 규모의 폭발이 일어났어요! 거기서도 보이시나요?
지금 상황이 엄청 안 좋아요!
거대한 폭발이라고?!
지휘관님! 적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하얀 세력입니다! 이전의 적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엎드리라니까 SOP2!
대체 무슨 일이야!?
적의 기습입니다! 벌써 제대의 절반을 손실했습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회의장으로 후퇴를 허가해 주십시오!
후퇴를 허가한다! 하지만 회담장 안으로 진입하지는 마, 수비대 군경이 너희를 공격할 수도 있다!
라저! 거리를 유지하겠습니다!
방금 K 씨가 임무 끝났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째서...
"패러데우스" 놈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거지.
역시 그때 본 건 니토였어...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야... 제기랄!
회담장이 견고해서 다행이군... 그리고 안전국 요원들과 군경의 화력도 있으니...
젠장, K! 응답하라! 이런 상황에서 죽은 척 하고 있을 셈인가!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지휘관. 임무를 속행하도록. VIP를 지켜내라.
외부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인형 제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회담장 내부로 철수시켜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
쳇... 너희도 공격당했나? 이쪽도 특파 요원팀의 3분의 2가 연락이 두절됐어. 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야.
그 잔챙이들을 찾아다닐 때 진정한 적에게 포착당한 거겠지. 우리도 큰 피해를 입었다. 지금 바로 우리 인형 제대에 대한 피아 식별을 수정하길 요구한다!
군경이 자네의 인형들을 아군으로 인식하도록 수정하지. 대신 VIP를 반드시 지켜내라.
회담장 내의 안전국 요원들도, 통신을 받고 서둘러 움직였다.
우선 대사와 주석의 안전을 확보한 후, 요원들은 대회의실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나쁜 소식이다, 지휘관. 거리에 ELID가 출현했다.
현재 목적 없이 이동하면서 피난 중인 시민을 공격하고 있다.
지시를 내려다오.
ELID? 전에 오염 구역에서 봤던 그 괴물 말이야? 어째서 도시에 나타난 거지!?
정화탑 방향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방어벽이 파괴된 거겠지... 공격조는 이미 철수했고, 이 감시 초소는 고립되었다. 계속 관찰해야 하나?
감시 초소를 포기하고, 회담장으로 접근해 RO의 제대와 합류해라.
감염자가 곧장 이곳으로 몰려오지 않는다면 아직 시간이 있다.
애초에 회담장은 주요 방어 시설이고, 이곳은 병력도 충분하니 그리 쉽게――
퍼억.
뭐지?
퍼억.
무언가가 몇 겹이나 되는 회담장 외부의 격벽을 뚫고 들어와, 두꺼운 콘크리트 벽에 구멍을 냈다.
30mm 철갑탄...!
모두 엎드려!
주석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주석을 보호해라! 여사, 따라오시오!
네... 꺄아아악!
날아든 철갑탄이 로쉬친 대사의 몸을 반토막내었다.
울릭 주석은 대사의 시신에 맞아 기절했다.
대회의실을 수비하던 안전국 요원들도 속수무책이었다. 외부에서 날아오는 정확한 저격에, 그들도 하나둘씩 쓰려졌다.
카리나! 꼭 붙어서 따라와!
K! 안전국 요원들이 당했다!
나도 알아.
퍼억.
엄폐물 뒤에 숨어있던 요원 또 한 명이 대구경 철갑탄에 맞아 즉사했다.
철갑탄으로 인간을 쏘다니... 이런 잔인한 짓을...!
회의장에 배신자가 있는 모양이다.
조금 전의 폭동 진압으로 노출된 요원은 물론, 대기 중이었던 소대까지 당했어.
즉, 회담장 안의 누군가가 아군의 위치를 노출시키고 있는 거지.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 잘난 정보력으로 누가 배신자인지 알아내 보라고!
...불가능해.
이젠 그 회의실도 안전하지 않아. 위치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VIP와 함께 그곳을 벗어나도록.
이것도 안전국이 예상한 일인가?
아니... 이건 예측하지 못했어.
통신 종료.
X95 제대! 지하실 통로를 확보해라! 루이스는 관측을 중단하고, 연막탄을 던질 테니 그틈에 VIP를 지하실까지 호송해! 합류한 뒤 VIP 호위조를 재편성한다, 이상!
네!
명령을 받들겠다.
각 제대 주목! 지금부터 VIP를 회의실 밖으로 호송할 준비를 하겠다.
RO, SOP2, 어디 다친 곳 있나?
지금 부상자를 구조 중입니다!
적은 현재 인간을 우선적으로 공격하고 있어, 바깥의 헌병과 군경이 밀리고 있습니다!
이제 어떡할까요?
우린 지금 VIP와 함께 지하실로 이동 중이다. 그다음 행동을 위해 퇴로를 확보해야만 해.
뒷문을 통해 이탈할 테니, 지금 당장 바깥의 길을 뚫도록.
VIP가 밖으로 나오면 즉시 호송해라!
알겠습니다!
지휘관, 거리에 대피하는 사람들이 잔뜩 보여.
정말로... ELID가 오는 거야?
이쪽으로 올지는 확실치 않지만, 준비는 해야겠지.
감염자든 "패러데우스"든, 길을 막는 적은 모조리 해치워.
지휘관, 아직 살아있나?
아직은.
바깥에서 잠복 중이던 특수 요원 팀과의 연결이 거의 다 끊겼어. 살아남은 팀은 지금 적의 포격 진지를 찾는 중이다.
회담장 내부는 지금 엉망이야. 지휘 센터의 응답은 없고, 로쉬친 대사도 사망이 확인됐다.
정말 최악의 사태군...
부디 대책이 있다고 말해줘.
그곳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대성당이 있다. 그쪽이 예비 철수 지점이지. 훨씬 더 견고한 건물이니, 수비하기 더 편할 거야.
알았다. VIP를 그쪽으로 호송하지.
적의 행동에 짐작가는 점은 있나?
적어도 "패러데우스"는 이미 베오그라드의 내부에까지 침투한 상태다.
아마 우리가 적의 잠복 부대를 처리하는 동안, 베오그라드 정부 내부의 배신자가 우리 요원의 배치 정보를 파악한 후, 계획을 유출했겠지.
앞선 행동은 모두 우리의 경계심을 늦추기 위한 양동 작전이었던 거다.
이런 상황에서 잘도 차분하게 말하는군.
미안하지만 난 지금 이를 악물고 말하는 중이야.
지금까지 순조로웠던 것 모두, 놈들이 우리가 다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위한 환상이었어.
첫 번째 습격을 일부러 간단히 저지되도록 해서, 두 번째 습격이야말로 진짜 공세라고 생각하게 만들었고.
하지만 두 번째도 그저 버리는 패였던 거다. 진정한 주력부대는 지금 이 세 번째 공격이야. 처음부터 가장 극단적인 파괴 작전을 짰던 거였어...
놈들의 목적은 대체 뭐지?
회의 하나를 망치자고 이렇게까지 나오진 않을 거 아닌가!
확실히, 우린 놈들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어. 하지만 그걸 위해 설마 이 도시를 통째로 희생시키려 할 줄은...
그 목적은 나에게 말해줄 수 없는 건가 보지? 그렇다면 안젤리아의 임무와 관련이 있겠군.
여기까지 와서 부정은 하지 않겠어. 사태가 이렇게 됐으니, 안젤리아도 위험에 처했을 거다. 지금 통신이 끊겼어.
서둘러 방어선을 구축하고 안전구역을 확보해야 해. 안젤리아가 도시 내부에서의 일이 끝난 뒤 철수할 곳이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지. 이제부터는 중장비 부대도 동원해야 한다. 허가를 요청한다.
요청을 승인한다. 이제 모든 건 자네 손에 달렸어, 지휘관.
전체 대사 보기 (124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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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지휘관님, 안에서 총소리가 들렸는데 무사하신가요?</color>
<color=#00CCFF>저희는 지금 문 바로 밖에 위치해 있습니다.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어요.</color>
<color=#00CCFF>지휘관님?</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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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침투조가 문을 뚫고 들어와 곧장 반란 병사 몇 명을 사살한다 해도, 나머지가 대사를 쏴 죽일 수 있다.
사망자 없이 모든 적을 섬멸할 가능성은 너무나도 낮다...
제기랄, 지금 이런 상황에서 K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
베오그라드 회담장, 대회의실.
아주 감동적인 연설이었소, 울릭 주석. 너무 감동적이어서 구토가 나올 지경이야!
......
뭐? 서로를 믿고 손을 잡으라? 희생은 근절되어야만 한다고?
그렇게 말하던 방금, 바깥에서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우리의 가족들이 무참하게 학살당했다! 그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히고 싶어했던 그들을 너희가 잔인하게 죽였다!
당신들은 대체 누구입니까!?
우리는 오물을 정화하는 집행자 패러데우스(Paradeus)의 충실하고 강인한 하수인이자, 세치 혀로 거짓말을 내뱉는 네놈 같은 죄인들을 처단할 처형수다!
국민을 위해서라 떠들어대면서, 장벽을 세워 그 국민들을 바깥에 저버리고 있지! 분열은 없어져야 한다고 했지? 그럼 오늘 이 자리서, 분열을 조장하는 벽을 무너뜨려 주마!
침착하게... 돌파할 기회를 노려야 해...
슬쩍 주변 상황을 관찰하니, 놀랍게도 나와 같은 의도인 사람들이 보였다.
반란 병사가 주석을 연설대 앞으로 몰아붙였다.
더 큰 책임을 지닌 사람이 희생해야 한다 했으렷다? 그럼 그 말대로, 먼저 지옥으로 보내주지!
네년의 피로 우리의 혁명의 시작을 알리겠다!
반란 병사가 소총을 들어 주석의 머리를 겨눴다.
저는 전에도 총구와 대면한 적이 있습니다. 루크사트주의에 몸을 맡긴 날부터, 전 언제든지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 방아쇠를 당겨서 바뀌는 것이 무엇입니까? 분쟁은 더 많은 이들을 다치게 할 뿐입니다. 싸우기만 해서, 언제 우리의 가정을 재건하겠습니까!?
네년이 말하는 건 우리가 아니라 네년의 집이겠지!
이 세상이 우리 모두의 집이라는 것을 왜 이해하지 못하십니까!
닥치고 지옥으로 떨어져라!
안 돼!
X95! 지금 즉시――
<color=#00CCFF>벌써 인내심이 다했나, 지휘관?</color>
무슨...?!
......
탕! 탕! 탕!
......
너는......
이마에 뚫린 구멍으로 피를 쏟으며, 반란 병사가 쓰러졌다.
그 뒤에는, 권총을 쥔 로쉬친 대사가 있었다.
다른 반란 병사들도 그 광경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 순간, 그들이 총을 겨누고 있던 기자들도 총을 꺼내 들었다.
그런 거였군.
카리나, 엎드려!
엎드리자마자, 대회의실은 총성으로 뒤덮였다.
<color=#00CCFF>지휘관님? 카리나 씨? 지금 교전 중인가요?</color>
아니야! 우리가 아니야!
......
...끝났군.
대회의실의 반란 병사들은, 기자들에 의해 거의 동시에 사살됐다.
총을 든 기자들은 여전히 무기를 쥔 채, 병사들의 시신을 확인했다.
회의실 정리 완료. 목표의 사망을 확인하겠다.
알았다. 제3조는 날 따라와라.
젠장할...
이게 그쪽의 각본인가, K.
<color=#00CCFF>내가 말했잖아, 너흰 그저 예비 병력이라고.</color>
지금 여기에는 진짜 기자는 한 명도 없겠군?
<color=#00CCFF>진짜 기자라면, 벌써 기절했겠지.</color>
연설대를 보니, 로쉬친 대사가 울릭 주석을 다독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울릭 여사. 놀라게 했군요.
아뇨, 괜찮습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방금 상황은 전부 카메라에 찍혔을 테니, 내일 신문은 "평화회담을 파괴하려던 테러리스트의 음모, 양국의 협력이 무찌르다!"로 헤드라인을 장식하겠군.
아주 멋진 정치 쇼였어. 이렇게 화끈한 기사거리를 만들었으니, 그쪽이 말한대로 회담 내용은 아무래도 좋게 됐군.
<color=#00CCFF>그런 말을 들으니, 자네는 왠지 지휘관보단 기자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군.</color>
흥... 일전에 내 의견을 묵살한 것도, 처음부터 적의 회담장에 숨어들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나 보지?
<color=#00CCFF>베오그라드 당국이 반란 분자를 미리 발견해, 그 명단을 우리에게 전달했다. 나머지 잔당들도 벌써 우리 요원이 다 처리했어.</color>
<color=#00CCFF>참으로 우습지 않나? 회담장의 통로를 막아 모두를 가둘 셈이었는데, 오히려 자신들이 갇히게 되다니 말이야.</color>
결국 우리는 조연의 조연에 불과했다는 거군.
그래, 그건 됐고. 방금 반란군이 패러데우스라고 한 게 신경이 쓰인다.
<color=#00CCFF>이미 조사를 통해, 어느 변경지대의 옐로우존에서 보고된 기록을 찾았다. 사이비 교단의 이름이고, 그들의 특징과 일치해. 내 생각이 맞다면 패러데우스가 하얀 세력의 정식 명칭이겠지.</color>
패러데우스라... 정말 신이 자신들을 구원하리라 믿는 건가.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아무튼 이제야 놈들을 "하얀 세력"이라 혀 꼬이게 부르지 않아도 되겠군.
<color=#00CCFF>죽은 자들을 뭐라고 부르든 의미가 있나?</color>
......
그래, 죽어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어? 바보도 아는 걸 모르는 녀석들이 꼭 있다니까...
히히히, 밖이나 안이나, 다 구제불능인 얼간이들뿐이네.
그래, 얼간이인 건 진작에 알고 있었어. 잘도 자기들이 패러데우스의 하수인이라고 떠벌리기나 하고 말이야.
아빠에게 저런 멍청한 하수인은 필요 없어. 아빠에겐 나만 있으면 돼.
히히히...
그래도, 숨어있던 생쥐들을 찾을 수고는 덜었네. 그럼 준비운동은 끝났구나. 다들 준비 됐어?
......
이것으로 임무를 완수한 거겠지? 이제 안젤리아와 만나게 해줬으면 하는데.
<color=#00CCFF>나도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라고. 인형 제대를 수습해. 지금 바로 일정을...?!</color>
돌연, 바닥을 뒤흔드는 진동이 느껴졌다.
지, 지진인가?!
<color=#00CCFF>무슨 일이지? ...뭐라고?!</color>
K가 갑자기 통신을 끊었다.
삐익.
지휘관님! 먼 곳에서 엄청난 규모의 폭발이 일어났어요! 거기서도 보이시나요?
지금 상황이 엄청 안 좋아요!
거대한 폭발이라고?!
<color=#00CCFF>지휘관님! 적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하얀 세력입니다! 이전의 적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엎드리라니까 SOP2!</color>
대체 무슨 일이야!?
<color=#00CCFF>적의 기습입니다! 벌써 제대의 절반을 손실했습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회의장으로 후퇴를 허가해 주십시오!</color>
후퇴를 허가한다! 하지만 회담장 안으로 진입하지는 마, 수비대 군경이 너희를 공격할 수도 있다!
<color=#00CCFF>라저! 거리를 유지하겠습니다!</color>
방금 K 씨가 임무 끝났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째서...
"패러데우스" 놈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거지.
역시 그때 본 건 니토였어...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야... 제기랄!
회담장이 견고해서 다행이군... 그리고 안전국 요원들과 군경의 화력도 있으니...
젠장, K! 응답하라! 이런 상황에서 죽은 척 하고 있을 셈인가!
<color=#00CCFF>...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지휘관. 임무를 속행하도록. VIP를 지켜내라.</color>
외부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인형 제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회담장 내부로 철수시켜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
<color=#00CCFF>쳇... 너희도 공격당했나? 이쪽도 특파 요원팀의 3분의 2가 연락이 두절됐어. 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야.</color>
그 잔챙이들을 찾아다닐 때 진정한 적에게 포착당한 거겠지. 우리도 큰 피해를 입었다. 지금 바로 우리 인형 제대에 대한 피아 식별을 수정하길 요구한다!
<color=#00CCFF>군경이 자네의 인형들을 아군으로 인식하도록 수정하지. 대신 VIP를 반드시 지켜내라.</color>
회담장 내의 안전국 요원들도, 통신을 받고 서둘러 움직였다.
우선 대사와 주석의 안전을 확보한 후, 요원들은 대회의실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color=#00CCFF>나쁜 소식이다, 지휘관. 거리에 ELID가 출현했다.</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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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지시를 내려다오.</color>
ELID? 전에 오염 구역에서 봤던 그 괴물 말이야? 어째서 도시에 나타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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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초소를 포기하고, 회담장으로 접근해 RO의 제대와 합류해라.
감염자가 곧장 이곳으로 몰려오지 않는다면 아직 시간이 있다.
애초에 회담장은 주요 방어 시설이고, 이곳은 병력도 충분하니 그리 쉽게――
퍼억.
뭐지?
퍼억.
무언가가 몇 겹이나 되는 회담장 외부의 격벽을 뚫고 들어와, 두꺼운 콘크리트 벽에 구멍을 냈다.
30mm 철갑탄...!
모두 엎드려!
주석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주석을 보호해라! 여사, 따라오시오!
네... 꺄아아악!
날아든 철갑탄이 로쉬친 대사의 몸을 반토막내었다.
울릭 주석은 대사의 시신에 맞아 기절했다.
대회의실을 수비하던 안전국 요원들도 속수무책이었다. 외부에서 날아오는 정확한 저격에, 그들도 하나둘씩 쓰려졌다.
카리나! 꼭 붙어서 따라와!
K! 안전국 요원들이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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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억.
엄폐물 뒤에 숨어있던 요원 또 한 명이 대구경 철갑탄에 맞아 즉사했다.
철갑탄으로 인간을 쏘다니... 이런 잔인한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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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 잘난 정보력으로 누가 배신자인지 알아내 보라고!
<color=#00CCFF>...불가능해.</color>
<color=#00CCFF>이젠 그 회의실도 안전하지 않아. 위치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VIP와 함께 그곳을 벗어나도록.</color>
이것도 안전국이 예상한 일인가?
<color=#00CCFF>아니... 이건 예측하지 못했어.</color>
통신 종료.
X95 제대! 지하실 통로를 확보해라! 루이스는 관측을 중단하고, 연막탄을 던질 테니 그틈에 VIP를 지하실까지 호송해! 합류한 뒤 VIP 호위조를 재편성한다, 이상!
<color=#00CCFF>네!</color>
<color=#00CCFF>명령을 받들겠다.</color>
각 제대 주목! 지금부터 VIP를 회의실 밖으로 호송할 준비를 하겠다.
RO, SOP2, 어디 다친 곳 있나?
<color=#00CCFF>지금 부상자를 구조 중입니다!</color>
<color=#00CCFF>적은 현재 인간을 우선적으로 공격하고 있어, 바깥의 헌병과 군경이 밀리고 있습니다!</color>
<color=#00CCFF>이제 어떡할까요?</color>
우린 지금 VIP와 함께 지하실로 이동 중이다. 그다음 행동을 위해 퇴로를 확보해야만 해.
뒷문을 통해 이탈할 테니, 지금 당장 바깥의 길을 뚫도록.
VIP가 밖으로 나오면 즉시 호송해라!
<color=#00CCFF>알겠습니다!</color>
<color=#00CCFF>지휘관, 거리에 대피하는 사람들이 잔뜩 보여.</color>
<color=#00CCFF>정말로... ELID가 오는 거야?</color>
이쪽으로 올지는 확실치 않지만, 준비는 해야겠지.
감염자든 "패러데우스"든, 길을 막는 적은 모조리 해치워.
<color=#00CCFF>지휘관, 아직 살아있나?</color>
아직은.
<color=#00CCFF>바깥에서 잠복 중이던 특수 요원 팀과의 연결이 거의 다 끊겼어. 살아남은 팀은 지금 적의 포격 진지를 찾는 중이다.</color>
<color=#00CCFF>회담장 내부는 지금 엉망이야. 지휘 센터의 응답은 없고, 로쉬친 대사도 사망이 확인됐다.</color>
정말 최악의 사태군...
부디 대책이 있다고 말해줘.
<color=#00CCFF>그곳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대성당이 있다. 그쪽이 예비 철수 지점이지. 훨씬 더 견고한 건물이니, 수비하기 더 편할 거야.</color>
알았다. VIP를 그쪽으로 호송하지.
적의 행동에 짐작가는 점은 있나?
<color=#00CCFF>적어도 "패러데우스"는 이미 베오그라드의 내부에까지 침투한 상태다.</color>
<color=#00CCFF>아마 우리가 적의 잠복 부대를 처리하는 동안, 베오그라드 정부 내부의 배신자가 우리 요원의 배치 정보를 파악한 후, 계획을 유출했겠지.</color>
<color=#00CCFF>앞선 행동은 모두 우리의 경계심을 늦추기 위한 양동 작전이었던 거다.</color>
이런 상황에서 잘도 차분하게 말하는군.
<color=#00CCFF>미안하지만 난 지금 이를 악물고 말하는 중이야.</color>
<color=#00CCFF>지금까지 순조로웠던 것 모두, 놈들이 우리가 다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위한 환상이었어.</color>
<color=#00CCFF>첫 번째 습격을 일부러 간단히 저지되도록 해서, 두 번째 습격이야말로 진짜 공세라고 생각하게 만들었고.</color>
<color=#00CCFF>하지만 두 번째도 그저 버리는 패였던 거다. 진정한 주력부대는 지금 이 세 번째 공격이야. 처음부터 가장 극단적인 파괴 작전을 짰던 거였어...</color>
놈들의 목적은 대체 뭐지?
회의 하나를 망치자고 이렇게까지 나오진 않을 거 아닌가!
<color=#00CCFF>확실히, 우린 놈들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어. 하지만 그걸 위해 설마 이 도시를 통째로 희생시키려 할 줄은...</color>
그 목적은 나에게 말해줄 수 없는 건가 보지? 그렇다면 안젤리아의 임무와 관련이 있겠군.
<color=#00CCFF>여기까지 와서 부정은 하지 않겠어. 사태가 이렇게 됐으니, 안젤리아도 위험에 처했을 거다. 지금 통신이 끊겼어.</color>
<color=#00CCFF>서둘러 방어선을 구축하고 안전구역을 확보해야 해. 안젤리아가 도시 내부에서의 일이 끝난 뒤 철수할 곳이 있도록.</color>
최선을 다해 보지. 이제부터는 중장비 부대도 동원해야 한다. 허가를 요청한다.
<color=#00CCFF>요청을 승인한다. 이제 모든 건 자네 손에 달렸어, 지휘관.</col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