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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5 · 이성질체

잃어버린 카드Ⅰ

"이 거리에서 울려퍼지는 건 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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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나

저게 뭐야?!

전투가 잠시나마 멎은 그 순간, 트럭 하나가 엄청난 속도로 성당을 향해 돌진했다. 다들 자폭하려는 줄 알고 발포하려 했지만, 코앞에서 그 트럭은 급브레이크로 멈춰섰다. 그리고 거기서 마호로가 뛰어내렸다.

마호로

여러분, 지금 사용 가능한 차량은 이것뿐입니다. 당장 VIP를 호송한다면 늦지는 않을 겁니다.

카리나

뭐야... 지원이라던 게 겨우 트럭 한 대였어요...? 좀 더 안전한 거 없나요?! 장갑차 같은 거요!

K

멀쩡히 움직이는 차가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

카리나

그럼 저 피난민들은 어쩌고요? 이런 방호도 제대로 안 되는 차를 탈 바에야, 차라리 성당에 남는 편이 낫다고요...

K

그래, 소수 정예를 VIP와 함께 태워 수송기 착륙 지점으로 호송하고, 나머지는 성당에 남아 시민을 보호하도록 해.

카리나

하지만 적의 공세가...

RO635

저들의 목표는 주석님이니, 주석님을 데리고 이동한다면 분명 추격해올 겁니다. 감염생물만이라면 남은 제대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K 씨의 작전에 찬성입니다.

K

마호로가 길을 안내할 거다. 이게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마지막 지원이야.

지휘관

하지만 호위 임무를 맡는 제대는 엄청난 리스크를 져야만 할 텐데...

RO635

지휘관님, 저희를 믿어 주세요.

계속 이렇게 대치한다면, 전멸은 시간 문제입니다. 어떻게든 움직여야 활로가 생길 거예요.

잠시 후, RO635와 SOP2는 총기의 탄약을 점검하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RO635

SOP2, 자신 있지?

M4 SOPMOD II

물론! 이런 임무, 그리폰에서 나보다 더 잘하는 인형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RO635

저희는 지금부터 주석님과 함께 트럭을 타고 도시를 가로질러 철수 지점으로 향할 겁니다.

지도 확인 결과, 도시 외곽 지역은 현재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보이니 그쪽을 통해 이동하겠습니다.

패러데우스가 추격을 시작하면, 여러분도 기회를 봐서 피난민들과 함께 도시 밖으로 이탈하시기 바랍니다. 계속 여기에서 눌러앉아 있는 것보단 훨씬 나을 테니까요.

5분 후.

RO의 제대는 울릭 주석과 함께 트럭에 올라, 철수 지점인 삼각주를 향해 전속력으로 향했다.

RO635

이렇게 또 위험을 무릅쓰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목표 지점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질 않아요. 아까 전까지의 적의 공세를 보건대, 매우 험난한 길이 될 것 같습니다.

울릭 주석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저 혼자서 빠져나갔을 수도 있겠지만, 시민과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못 본 척 할 수가 없었습니다...

RO635

무사히 목표 지점에 도착한다면 모두 살아남을 수 있을 거예요.

뭐... 말이야 쉽지만요. 벌써 따라잡혔습니다.

마호로는 RO에게 눈짓을 보냈고, RO도 고개를 끄덕였다.

RO는 뒤로 돌아 후방의 움직임을 주시했고, SOP2는 벌써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후방에서 적이 물밀듯이 쫓아오고 있긴 해도 트럭의 속도에 미치진 못했다.

RO 조금 안심하고 다시 앞을 보려는, 그때였다.

M4 SOPMOD II

전방!

콰앙!!

갑자기 리무진 한 대가 나타나 트럭 앞을 가로막았다. 마호로는 핸들을 꺾어 피해보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트럭은 그대로 도로변의 가드레일에 들이박았다.

RO635

으으... 그래, 그렇게 쉽게 넘어갈 리가 없지! 주석님, 괜찮으십니까!?

충돌하기 직전, RO635가 주석을 감싸 보호한 덕에 그녀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SOP2를 비롯한 다른 인형들은 차에서 뛰어내려 방어 준비를 했다.

울릭 주석

네... 감사합니다. 전 괜찮아요.

RO635

차 안에서 절대 나오지 마세요. 저는 밖의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

M4 SOPMOD II

RO! 하얀 녀석들이 후방에서 돌진해오고 있어!

RO635

젠장, 전방에서 감염자들까지 몰려오고 있어! 이래서는 앞뒤로 협공당하는 거잖아!

그말대로, 트럭은 적들에게 완전히 포위당해 버렸다.

M4 SOPMOD II

이제 어떡해?

RO635

다른 대원들한테 후방을 막으라고 해. 우리가 전방의 길을 뚫어서 탈출로를 확보한 다음, VIP를 데리고 도보로 이탈한다!

퍼엉! 타타탕!

총성과 포성, 기계음과 발소리, 살덩이가 터지며 피를 흩뿌리는 소리가 거리를 다시 한번 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