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4
A-S-4
...탈린시 교외.
2시간 전부터 탈린 시내로부터 불명의 신호가 끊임없이 M4A1과 연결을 시도하고 있어. 그 외의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아.
그리고 다른 그리폰 인형들도 전자전 공격을 받지 않았어. 계속해서 방화벽을 지원할게.
이상, 정기 보고 끝. 이제 우리도 AR팀을 뒤따라 탈린시로 진입할 거야.
그래... 알았다. 통신은 유지하도록.
음?
지휘관님, 지금 시간 되시나요?
막 보고를 받은 참이야. 선발 정찰대에게서 온 통신인가? 그건 최우선 사항이니까 허락 요청할 필요 없이 바로 연결하도록 해.
아뇨, 그게... 16Lab에서 온 통신이에요. 페르시카 씨가...
(하벨 씨의 말대로군...)
...연결해 줘.
삐익.
아... 지휘관... 오랜만이야.
그게, 어... 할 말은 엄청 많은데, 정작 입을 열려니...
마지막으로 연락했던 게 벌써 몇 개월 전이군요. 연락해 주셔서 기쁩니다.
와아... 아직도 몇 개월밖에 안 됐어? 1년도 안 지났는데 엄청 옛날 일 같네...
네, 저에게나 페르시카 씨에게나... 지난 수 개월간은 참 고비였죠.
지휘관, 이렇게 연락한 건... 다름이 아니라...
M4 때문이겠죠?
아...
그것 외에 페르시카 씨가 직접 연락한 적은 없으니까요.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
지금까지, 난 나비 사건의 진상을 쫓았어. 이번에 지휘관이 향하는 곳은... 리코와도, 그 사건과도 관계가 깊은 곳이야.
하지만 그때 그 군사 작전 이후로, 난 줄곧 감시당하는 상태고... AR팀의 애들과도 연락이 끊겨 버렸어...
그날 이후로도 많은 일이 있었죠.
하하... 베오그라드 관련 뉴스 봤어. 아무래도 난 한참 뒤처진 모양이네.
그래서, 그 애들은 어때?
현재 임무 수행 중입니다.
마침 M4에게 연락해서 탈린 정찰 임무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려던 참인데, 연결해드릴까요?
자, 잠깐만... 아직...
...솔직히, 저도 그 아이를 잘 상대하지 못합니다. 자꾸 저를 피하는 것 같거든요.
아직 전투에 돌입하기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친근한 사람과 잠깐이라도 대화를 나누는 게 M4의 심리 안정에도 도움이 될까 싶습니다만.
역시... 사양할게.
그럼 제가 질문해도 될까요, 페르시카 씨? M4를 돕고 싶어 하시면서 왜 직접 마주하기를 꺼리는 겁니까?
그건... 말하기 어려운데.
제게 의뢰하고 싶은 것이 있거나 도움을 청하려 하신다면, 그 전에 이유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PMC는... 그냥 용병처럼 돈 받고 일하면 되지 않아...? 수당은 잔뜩 챙겨줄 테니까...
예전이라면 군말 않고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리폰을 위해 일하는 모두의 안전을 고려해야 합니다. 당신이 소중한 작품을 지키고 싶은 것처럼, 저도 제 소중한 부하들을 지키고 싶습니다.
페르시카 씨, 돈으로 신뢰를 살 수 있다 생각하십니까?
내 질문에, 페르시카는 한참동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점점 숙였다.
난, M4에게... 그 아이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어.
M4는 내게 있어 특별한 존재야. 내 모든 힘을 다해서... 지키고 싶었어. 그래서 AR팀을 만들었지...
내가 바라던 완벽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그 아이에게... 과도한 짐을 짊어지게 했어. 그리고 그 아이가 내 곁을 떠나고 난 다음에야...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았지.
내 사리사욕을 위해 그 아이를 상처입혔고, 소중한 친구들이 사라지게 만들었어.
그 잔혹하고 살의로 가득 찬 세계로 돌아가도록 내버려 뒀고... 그 때문에 내 절친한 친구마저 심하게 다치게 했어...
페르시카 씨, 새는 언젠가 둥지를 떠나기 마련입니다.
M4는 계속 성장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 그 아이의 활약을 지켜봤잖습니까. 자신의 자식을 믿으세요.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그래도... 응, 맞는 말이야.
그리고 궁금한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제가 탈린에 온 건 어떻게 아셨죠? 정보 유출 경로를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 난 지휘관과 AR팀의 행방을 찾으려 했어. 성과는 전혀 없었지만.
그런데... 베오그라드 사건이 일어난 후에, 매스컴에서 전술인형들이 활동한 흔적을 찾아냈어. 그걸 분석해서... 지휘관도, 그리폰도 무사하다고 확신했고.
그리고 하벨 씨가 이 일련의 사건들을 주시하길래... 그분의 개인 계좌 지출 내용을 살짝 조사해 봤지.
아하... 이거, 하벨 씨를 입막음하는 것 말고는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없겠는걸요?
알겠습니다. 궁금증도 풀렸으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죠. 제게 어떤 부탁을 하고 싶으신가요?
원래는... AR팀을 16Lab이나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지대로 보내 달라고 할 셈이었는데...
지휘관의 말을 들으니, 하마터면 또 잘못된 결정을 내릴 뻔한 거 같아...
이미 작전이 시작된 상황입니다. 이런 때에 함부로 명령이나 제대의 위치를 바꿨다간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할 뿐입니다.
아무리 페르시카 씨의 부탁이라도 그건 수락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M4는 지금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명령한다 해도 전선을 이탈하지 않을 겁니다.
그건 그렇네... 미안해, 내가 너무 억지를 부리려 했어.
하지만, 합리적인 범위 내라면... 카리나, 지휘 시스템의 관측을 페르시카 씨에게도 허가할 수 있어?
네? 가능하긴 한데, 작전 상황을 외부인과 공유해도 괜찮나요?
우리가 통신에 이용하는 드론도 전부 페르시카 씨가 설계한 것들이야. 지금까지 16Lab과 함께 그리폰을 지원해 주었으니, 외부인은 아닌 셈이지.
게다가 이번 작전은 우리가 여태까지 대면한 적 없는 위협을 상대해야 할 거야. 페르시카 씨의 지혜가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어.
알겠습니다, 지휘관님의 판단을 믿을게요.
페르시카 씨, 관측 권한을 부여했어요. 이제 저희의 전황 감시 채널에 동기화하실 수 있어요.
만약 의심스러운 정황이나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즉시 말씀해 주십시오.
하지만 최종 판단은 제가 내립니다. 괜찮으시겠죠?
고마워, 지휘관. 나중에 꼭 보답할게.
그럼... 커피 한잔 대접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응...?
처음 뵈었을 때, 제게 커피 한잔 주겠다 하셨잖습니까.
아, 맞다... 이사까지 해서 까맣게 잊고 있었어.
그거 기대되는군요.
오... 지휘관도 단것 좋아해? 이거 새로운 발견인걸. 우리 서로 잘 맞겠어.
전 블랙커피를 선호하는데, 아쉽군요.
손님이라면 호스트의 규칙을 따라야지... 하지만 지휘관이니까, 특별히 예외로 해줄 수도 있어...
그럼 약속한 거다...?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내 연구실로 초대할게.
탈린시, 대륙간 열차 정거장의 외곽.
정적을 깨는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고, 탄환의 비가 그 뒤를 따랐다.
휴우! 방금은 아슬아슬했네! RO는 괜찮아?
난 멀쩡해. 제길... 패러데우스는 안 보이지만, 여기 완전 자동 포탑투성이잖아!
우리의 임무는 대륙간 열차가 무사히 팔디스키 기지까지 이동할 경로를 확보하는 건데.
저걸 내버려 뒀다간 열차는 도시를 통과하긴커녕 진입도 못 해... 적어도 철로 주변의 자동 포탑들만은 반드시 제거해야 해.
하지만 저 포탑들, 개중엔 보호막까지 달려 있어서 파괴하기 어려워.
이렇게 제압 사격 당하고 있다간 장애물 제거는커녕 우리까지 여기서 무사히 못 빠져나가! 중장비 부대의 화력 지원이 필요해!
하지만 중장비 부대는 지휘관 쪽에 있는걸? 여기까지 오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아, RO 너 전자전 할 수 있잖아! 저것들 제어 시스템 해킹해서 통제권 뺏을 수는 없어?
말이야 쉽지... 저 포탑들, 워낙에 구식이라 자율 모드로 전환하면 바로 회선을 폐쇄해 버려.
시스템에 침투하려면 직접 제어 패널까지 가든지 인트라넷에 접속해야 한다고!
으에... 그렇게 귀찮아?
어쩌겠어, 구시대의 구닥다리 시스템은 오히려 더 골치가 아픈걸...
그래도 시도해 볼 만해. 우리가 포탑의 주의를 끄는 사이에, RO가 사각지대를 따라 이동해서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거야.
어때, M4? 괜찮은 계획이라 생각해?
(침입할 수 있나요? 그럼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뭐? 하지만 이대론――
모두, 무기 상태 확인하고 준비하세요. 오래는 못 버텨도, 제가 제어 시스템을 해킹해 마비시키겠습니다.
그 틈을 타서 단숨에 정거장으로 돌진하는 겁니다. 아시겠죠?
그런 일을 어떻게...
쉿. RO, M4를 믿어. 모두 준비하고 신호 대기.
준비... 3, 2, 1... 지금이에요!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거리를 뒤덮던 포화 소리가 뚝 멈췄다.
AR15가 돌멩이를 하나 던져 보았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M4A1이 말한 대로 포탑들이 멈춘 것을 확인한 AR15는 앞장서서 달려 나갔다.
움직여! 정거장 내부로 돌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인형들은 단숨에 탈린 정거장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믿을 수가 없어...! 그렇게 많은 자동 포탑들이 모조리...
굉장해! 총을 쏴도 반격도 안 하더라!
저렇게 많은 포탑을 동시에 마비시키다니, 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 M4 씨?
...마인드맵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신형 모듈도 설치했습니다. 특히 전자전 방면으로 크게 강화됐어요.
AR팀의 대장으로서... 언제나 소대원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잖아요.
잘했어, M4. 마인드맵에 크게 부담 가진 않았어?
네...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잠깐 쉬겠습니다. 숨 좀 돌리고, 머리도 식혀야겠어요.
그것에 너무 의존하지 마.
네...
둘이서 소곤소곤 무슨 얘기 해?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것보다 RO, 조금 도와주시겠어요?
방금 포탑을 해킹할 때, 정거장 지하에서 데이터 교류가 활발한 네트워크 노드를 감지했습니다. 아마 그게 자율 방어 시스템의 중심핵일 거예요.
그걸 찾아내면, 탈린시 방위 시설의 메인 프레임에 접속할 수 있을 겁니다.
노드라... 당장 찾아볼게요.
나도 같이 갈게! 물건 찾는 건 내 주특기라고!
으음... 노드... 컴퓨터나 단말기처럼 생긴 거 없나...
컴퓨터라면, 안내소의 저것 말이야?
아, 정거장의 대륙간 철로 제어 콘솔이다. 이거면 될 거야.
근데 있잖아, 아까 M4 무지 대단했지? 전자전으로 그런 일까지 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 RO도 좀 보고 배워 봐!
...그건 전자전이 아니었어.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기계 두세 대 정도를 동시에 해킹해서 조종하는 전자전이라면 나도 이해해.
하지만 아까처럼 수십 대나 되는 자동 포탑을 동시에 무력화시킨 건, 마치...
게다가 물리 접촉도 아니고, 지나 네트워크도 안 통하는 인트라넷에 침입한 거야.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질 않아.
그럼... M4가 거짓말을 했단 거야? 왜?
어쩌면...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지. 아마 M4 씨도 스스로 어떻게 해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거야. 아무튼, 복잡한 건 일이 다 끝난 후에 생각하자.
어디 보자, 이 녀석의 스위치는... 이건가?
딸깍. 위이이이이잉...
정거장의 모든 조명에 불이 들어왔다. 몇 년은 족히 멈춰 있던 에어컨도 다시 작동하기 시작해, 수북이 쌓여 있던 먼지를 뱉어냈다.
고요했던 정거장의 지하는 이내 기계가 내는 소음으로 시끄러워졌다.
어, 이거 전력 공급 시스템도 멀쩡하네? 다행이다.
연결 개시, 검색... 대륙간 철로 방위 시스템... 찾았다. M4 씨, 들리세요?
수신 감도 양호. 정거장의 로비에 조명이 들어왔는데, RO가 한 건가요?
네. 도시의 방위 시설만이 아니라 모든 시설에 전력이 공급되고 있는 것 같아요. 설비도 너무 멀쩡한 게... 뭐랄까... 수십 년 동안 방치된 오염지대의 것이라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멀쩡하게 작동하고 있어요.
마치... 도시가 버려진 이후에도 누군가가 계속 기반 시설을 관리해 온 것처럼요.
그렇군요... 격리벽의 제어 권한은 찾을 수 있나요?
아뇨... 격리벽 관련 권한은 여기선 확인할 수 없습니다. 도시 외부 격리 시스템을 내부의 방위 시스템이랑 같이 둘 리는 없잖아요?
그건 그렇네요. 그럼, 철로 주변의 무인 방어 시설을 정지할 수는 있나요?
여기서 제어 가능한 자동 포탑은 극히 일부입니다. 상당수의 방어 시설들이 여전히 오프라인 상태로 전력을 소모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활성화된 직후 중앙 통제 네트워크와의 연결을 끊고 자율 모드로 전환된 거 같습니다.
전원을 끌 수가 없다면... RO, 어디서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지 검색해 주세요.
찾아볼게요... 아, 대부분이 탈린 교외에 위치한 발전소네요. 어떻게 하려고요?
직접 정지할 수 없다면, 외부로부터의 전력 공급을 끊어버리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포탑은 예비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어서 곧바로 정지하진 않을 텐데요...
그대로 전력이 소진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가장 안전하겠지만,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어요.
전력 공급이 끊기게 되면, 소모가 큰 보호막은 함부로 전개할 수 없어요.
그것만으로도 대폭 약화되는 셈이니, 우리가 직접 파괴할 수 있을 겁니다.
아하, 좋은 방법이네요.
그런데... 여기서 발전소까지 거리가 꽤 되네요. 그리고 지도를 보아하니 가는 길에도 대량의 방어 시설들이 산재되어 있어서...
걱정 마세요, 지휘관님께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을 준비해 두셨으니까요.
...탈린시 교외.
응?
얘들아, 추가 임무가 내려왔어. 목표는 탈린 발전소의 파괴. 좌표 전송했으니까 확인해.
뭐어...? 이제 막 앉아서 좀 쉬나 했는데...
여기서 죽치고 있으면서 녀석들이 전멸하는 걸 구경할 셈인 줄 알았더니?
저들이 알아서 해결할 수 있는 일에 우리가 굳이 불필요한 위험을 무릅쓰고 나설 이유는 없어. 우리는 그저 보험일 뿐이야.
9, 폭약은 준비됐어?
응, 방금 열차에서 수송 드론이 출발했대. 5분 뒤면 폭약을 포함한 보급상자를 투하해 줄 거야.
완벽해. 발전소로 이동하는 도중 분명 방어 시설들의 저항을 받을 거야.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말 안 해도 다들 알지?
추가 수당이 붙는 거니까, 기운 내서 열심히 하자고.
전체 대사 보기 (139줄)
...탈린시 교외.
<color=#00CCFF>2시간 전부터 탈린 시내로부터 불명의 신호가 끊임없이 M4A1과 연결을 시도하고 있어. 그 외의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아.</color>
<color=#00CCFF>그리고 다른 그리폰 인형들도 전자전 공격을 받지 않았어. 계속해서 방화벽을 지원할게.</color>
<color=#00CCFF>이상, 정기 보고 끝. 이제 우리도 AR팀을 뒤따라 탈린시로 진입할 거야.</color>
그래... 알았다. 통신은 유지하도록.
음?
지휘관님, 지금 시간 되시나요?
막 보고를 받은 참이야. 선발 정찰대에게서 온 통신인가? 그건 최우선 사항이니까 허락 요청할 필요 없이 바로 연결하도록 해.
아뇨, 그게... 16Lab에서 온 통신이에요. 페르시카 씨가...
(하벨 씨의 말대로군...)
...연결해 줘.
삐익.
<color=#00CCFF>아... 지휘관... 오랜만이야.</color>
<color=#00CCFF>그게, 어... 할 말은 엄청 많은데, 정작 입을 열려니...</color>
마지막으로 연락했던 게 벌써 몇 개월 전이군요. 연락해 주셔서 기쁩니다.
<color=#00CCFF>와아... 아직도 몇 개월밖에 안 됐어? 1년도 안 지났는데 엄청 옛날 일 같네...</color>
네, 저에게나 페르시카 씨에게나... 지난 수 개월간은 참 고비였죠.
<color=#00CCFF>지휘관, 이렇게 연락한 건... 다름이 아니라...</color>
M4 때문이겠죠?
<color=#00CCFF>아...</color>
그것 외에 페르시카 씨가 직접 연락한 적은 없으니까요.
<color=#00CCFF>...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color>
<color=#00CCFF>지금까지, 난 나비 사건의 진상을 쫓았어. 이번에 지휘관이 향하는 곳은... 리코와도, 그 사건과도 관계가 깊은 곳이야.</color>
<color=#00CCFF>하지만 그때 그 군사 작전 이후로, 난 줄곧 감시당하는 상태고... AR팀의 애들과도 연락이 끊겨 버렸어...</color>
그날 이후로도 많은 일이 있었죠.
<color=#00CCFF>하하... 베오그라드 관련 뉴스 봤어. 아무래도 난 한참 뒤처진 모양이네.</color>
<color=#00CCFF>그래서, 그 애들은 어때?</color>
현재 임무 수행 중입니다.
마침 M4에게 연락해서 탈린 정찰 임무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려던 참인데, 연결해드릴까요?
<color=#00CCFF>자, 잠깐만... 아직...</color>
...솔직히, 저도 그 아이를 잘 상대하지 못합니다. 자꾸 저를 피하는 것 같거든요.
아직 전투에 돌입하기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친근한 사람과 잠깐이라도 대화를 나누는 게 M4의 심리 안정에도 도움이 될까 싶습니다만.
<color=#00CCFF>역시... 사양할게.</color>
그럼 제가 질문해도 될까요, 페르시카 씨? M4를 돕고 싶어 하시면서 왜 직접 마주하기를 꺼리는 겁니까?
<color=#00CCFF>그건... 말하기 어려운데.</color>
제게 의뢰하고 싶은 것이 있거나 도움을 청하려 하신다면, 그 전에 이유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color=#00CCFF>PMC는... 그냥 용병처럼 돈 받고 일하면 되지 않아...? 수당은 잔뜩 챙겨줄 테니까...</color>
예전이라면 군말 않고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리폰을 위해 일하는 모두의 안전을 고려해야 합니다. 당신이 소중한 작품을 지키고 싶은 것처럼, 저도 제 소중한 부하들을 지키고 싶습니다.
페르시카 씨, 돈으로 신뢰를 살 수 있다 생각하십니까?
내 질문에, 페르시카는 한참동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점점 숙였다.
<color=#00CCFF>난, M4에게... 그 아이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어.</color>
<color=#00CCFF>M4는 내게 있어 특별한 존재야. 내 모든 힘을 다해서... 지키고 싶었어. 그래서 AR팀을 만들었지...</color>
<color=#00CCFF>내가 바라던 완벽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그 아이에게... 과도한 짐을 짊어지게 했어. 그리고 그 아이가 내 곁을 떠나고 난 다음에야...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았지.</color>
<color=#00CCFF>내 사리사욕을 위해 그 아이를 상처입혔고, 소중한 친구들이 사라지게 만들었어.</color>
<color=#00CCFF>그 잔혹하고 살의로 가득 찬 세계로 돌아가도록 내버려 뒀고... 그 때문에 내 절친한 친구마저 심하게 다치게 했어...</color>
페르시카 씨, 새는 언젠가 둥지를 떠나기 마련입니다.
M4는 계속 성장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 그 아이의 활약을 지켜봤잖습니까. 자신의 자식을 믿으세요.
<color=#00CCFF>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그래도... 응, 맞는 말이야.</color>
그리고 궁금한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제가 탈린에 온 건 어떻게 아셨죠? 정보 유출 경로를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color=#00CCFF>사실... 얼마 전까지 난 지휘관과 AR팀의 행방을 찾으려 했어. 성과는 전혀 없었지만.</color>
<color=#00CCFF>그런데... 베오그라드 사건이 일어난 후에, 매스컴에서 전술인형들이 활동한 흔적을 찾아냈어. 그걸 분석해서... 지휘관도, 그리폰도 무사하다고 확신했고.</color>
<color=#00CCFF>그리고 하벨 씨가 이 일련의 사건들을 주시하길래... 그분의 개인 계좌 지출 내용을 살짝 조사해 봤지.</color>
아하... 이거, 하벨 씨를 입막음하는 것 말고는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없겠는걸요?
알겠습니다. 궁금증도 풀렸으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죠. 제게 어떤 부탁을 하고 싶으신가요?
<color=#00CCFF>원래는... AR팀을 16Lab이나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지대로 보내 달라고 할 셈이었는데...</color>
<color=#00CCFF>지휘관의 말을 들으니, 하마터면 또 잘못된 결정을 내릴 뻔한 거 같아...</color>
이미 작전이 시작된 상황입니다. 이런 때에 함부로 명령이나 제대의 위치를 바꿨다간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할 뿐입니다.
아무리 페르시카 씨의 부탁이라도 그건 수락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M4는 지금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명령한다 해도 전선을 이탈하지 않을 겁니다.
<color=#00CCFF>그건 그렇네... 미안해, 내가 너무 억지를 부리려 했어.</color>
하지만, 합리적인 범위 내라면... 카리나, 지휘 시스템의 관측을 페르시카 씨에게도 허가할 수 있어?
<color=#00CCFF>네? 가능하긴 한데, 작전 상황을 외부인과 공유해도 괜찮나요?</color>
우리가 통신에 이용하는 드론도 전부 페르시카 씨가 설계한 것들이야. 지금까지 16Lab과 함께 그리폰을 지원해 주었으니, 외부인은 아닌 셈이지.
게다가 이번 작전은 우리가 여태까지 대면한 적 없는 위협을 상대해야 할 거야. 페르시카 씨의 지혜가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어.
<color=#00CCFF>알겠습니다, 지휘관님의 판단을 믿을게요.</color>
<color=#00CCFF>페르시카 씨, 관측 권한을 부여했어요. 이제 저희의 전황 감시 채널에 동기화하실 수 있어요.</color>
만약 의심스러운 정황이나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즉시 말씀해 주십시오.
하지만 최종 판단은 제가 내립니다. 괜찮으시겠죠?
<color=#00CCFF>고마워, 지휘관. 나중에 꼭 보답할게.</color>
그럼... 커피 한잔 대접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color=#00CCFF>응...?</color>
처음 뵈었을 때, 제게 커피 한잔 주겠다 하셨잖습니까.
<color=#00CCFF>아, 맞다... 이사까지 해서 까맣게 잊고 있었어.</color>
<color=#00CCFF>내 커피엔 설탕이 엄청 들어가는데, 괜찮겠어...?</color>
그거 기대되는군요.
<color=#00CCFF>오... 지휘관도 단것 좋아해? 이거 새로운 발견인걸. 우리 서로 잘 맞겠어.</color>
전 블랙커피를 선호하는데, 아쉽군요.
<color=#00CCFF>손님이라면 호스트의 규칙을 따라야지... 하지만 지휘관이니까, 특별히 예외로 해줄 수도 있어...</color>
<color=#00CCFF>그럼 약속한 거다...?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내 연구실로 초대할게.</color>
탈린시, 대륙간 열차 정거장의 외곽.
정적을 깨는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고, 탄환의 비가 그 뒤를 따랐다.
휴우! 방금은 아슬아슬했네! RO는 괜찮아?
난 멀쩡해. 제길... 패러데우스는 안 보이지만, 여기 완전 자동 포탑투성이잖아!
우리의 임무는 대륙간 열차가 무사히 팔디스키 기지까지 이동할 경로를 확보하는 건데.
저걸 내버려 뒀다간 열차는 도시를 통과하긴커녕 진입도 못 해... 적어도 철로 주변의 자동 포탑들만은 반드시 제거해야 해.
하지만 저 포탑들, 개중엔 보호막까지 달려 있어서 파괴하기 어려워.
이렇게 제압 사격 당하고 있다간 장애물 제거는커녕 우리까지 여기서 무사히 못 빠져나가! 중장비 부대의 화력 지원이 필요해!
하지만 중장비 부대는 지휘관 쪽에 있는걸? 여기까지 오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아, RO 너 전자전 할 수 있잖아! 저것들 제어 시스템 해킹해서 통제권 뺏을 수는 없어?
말이야 쉽지... 저 포탑들, 워낙에 구식이라 자율 모드로 전환하면 바로 회선을 폐쇄해 버려.
시스템에 침투하려면 직접 제어 패널까지 가든지 인트라넷에 접속해야 한다고!
으에... 그렇게 귀찮아?
어쩌겠어, 구시대의 구닥다리 시스템은 오히려 더 골치가 아픈걸...
그래도 시도해 볼 만해. 우리가 포탑의 주의를 끄는 사이에, RO가 사각지대를 따라 이동해서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거야.
어때, M4? 괜찮은 계획이라 생각해?
(침입할 수 있나요? 그럼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뭐? 하지만 이대론――
모두, 무기 상태 확인하고 준비하세요. 오래는 못 버텨도, 제가 제어 시스템을 해킹해 마비시키겠습니다.
그 틈을 타서 단숨에 정거장으로 돌진하는 겁니다. 아시겠죠?
그런 일을 어떻게...
쉿. RO, M4를 믿어. 모두 준비하고 신호 대기.
준비... 3, 2, 1... 지금이에요!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거리를 뒤덮던 포화 소리가 뚝 멈췄다.
AR15가 돌멩이를 하나 던져 보았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M4A1이 말한 대로 포탑들이 멈춘 것을 확인한 AR15는 앞장서서 달려 나갔다.
움직여! 정거장 내부로 돌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인형들은 단숨에 탈린 정거장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믿을 수가 없어...! 그렇게 많은 자동 포탑들이 모조리...
굉장해! 총을 쏴도 반격도 안 하더라!
저렇게 많은 포탑을 동시에 마비시키다니, 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 M4 씨?
...마인드맵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신형 모듈도 설치했습니다. 특히 전자전 방면으로 크게 강화됐어요.
AR팀의 대장으로서... 언제나 소대원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잖아요.
잘했어, M4. 마인드맵에 크게 부담 가진 않았어?
네...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잠깐 쉬겠습니다. 숨 좀 돌리고, 머리도 식혀야겠어요.
그것에 너무 의존하지 마.
네...
둘이서 소곤소곤 무슨 얘기 해?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것보다 RO, 조금 도와주시겠어요?
방금 포탑을 해킹할 때, 정거장 지하에서 데이터 교류가 활발한 네트워크 노드를 감지했습니다. 아마 그게 자율 방어 시스템의 중심핵일 거예요.
그걸 찾아내면, 탈린시 방위 시설의 메인 프레임에 접속할 수 있을 겁니다.
노드라... 당장 찾아볼게요.
나도 같이 갈게! 물건 찾는 건 내 주특기라고!
으음... 노드... 컴퓨터나 단말기처럼 생긴 거 없나...
컴퓨터라면, 안내소의 저것 말이야?
아, 정거장의 대륙간 철로 제어 콘솔이다. 이거면 될 거야.
근데 있잖아, 아까 M4 무지 대단했지? 전자전으로 그런 일까지 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 RO도 좀 보고 배워 봐!
<size=30>...그건 전자전이 아니었어.</size>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기계 두세 대 정도를 동시에 해킹해서 조종하는 전자전이라면 나도 이해해.
하지만 아까처럼 수십 대나 되는 자동 포탑을 동시에 무력화시킨 건, 마치...
게다가 물리 접촉도 아니고, 지나 네트워크도 안 통하는 인트라넷에 침입한 거야.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질 않아.
그럼... M4가 거짓말을 했단 거야? 왜?
어쩌면...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지. 아마 M4 씨도 스스로 어떻게 해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거야. 아무튼, 복잡한 건 일이 다 끝난 후에 생각하자.
어디 보자, 이 녀석의 스위치는... 이건가?
딸깍. 위이이이이잉...
정거장의 모든 조명에 불이 들어왔다. 몇 년은 족히 멈춰 있던 에어컨도 다시 작동하기 시작해, 수북이 쌓여 있던 먼지를 뱉어냈다.
고요했던 정거장의 지하는 이내 기계가 내는 소음으로 시끄러워졌다.
어, 이거 전력 공급 시스템도 멀쩡하네? 다행이다.
연결 개시, 검색... 대륙간 철로 방위 시스템... 찾았다. M4 씨, 들리세요?
<color=#00CCFF>수신 감도 양호. 정거장의 로비에 조명이 들어왔는데, RO가 한 건가요?</color>
네. 도시의 방위 시설만이 아니라 모든 시설에 전력이 공급되고 있는 것 같아요. 설비도 너무 멀쩡한 게... 뭐랄까... 수십 년 동안 방치된 오염지대의 것이라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멀쩡하게 작동하고 있어요.
마치... 도시가 버려진 이후에도 누군가가 계속 기반 시설을 관리해 온 것처럼요.
<color=#00CCFF>그렇군요... 격리벽의 제어 권한은 찾을 수 있나요?</color>
아뇨... 격리벽 관련 권한은 여기선 확인할 수 없습니다. 도시 외부 격리 시스템을 내부의 방위 시스템이랑 같이 둘 리는 없잖아요?
<color=#00CCFF>그건 그렇네요. 그럼, 철로 주변의 무인 방어 시설을 정지할 수는 있나요?</color>
여기서 제어 가능한 자동 포탑은 극히 일부입니다. 상당수의 방어 시설들이 여전히 오프라인 상태로 전력을 소모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활성화된 직후 중앙 통제 네트워크와의 연결을 끊고 자율 모드로 전환된 거 같습니다.
<color=#00CCFF>전원을 끌 수가 없다면... RO, 어디서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지 검색해 주세요.</color>
찾아볼게요... 아, 대부분이 탈린 교외에 위치한 발전소네요. 어떻게 하려고요?
<color=#00CCFF>직접 정지할 수 없다면, 외부로부터의 전력 공급을 끊어버리겠습니다.</color>
하지만 그렇게 해도 포탑은 예비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어서 곧바로 정지하진 않을 텐데요...
그대로 전력이 소진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가장 안전하겠지만,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어요.
<color=#00CCFF>전력 공급이 끊기게 되면, 소모가 큰 보호막은 함부로 전개할 수 없어요.</color>
<color=#00CCFF>그것만으로도 대폭 약화되는 셈이니, 우리가 직접 파괴할 수 있을 겁니다.</color>
아하, 좋은 방법이네요.
그런데... 여기서 발전소까지 거리가 꽤 되네요. 그리고 지도를 보아하니 가는 길에도 대량의 방어 시설들이 산재되어 있어서...
<color=#00CCFF>걱정 마세요, 지휘관님께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을 준비해 두셨으니까요.</color>
...탈린시 교외.
응?
얘들아, 추가 임무가 내려왔어. 목표는 탈린 발전소의 파괴. 좌표 전송했으니까 확인해.
뭐어...? 이제 막 앉아서 좀 쉬나 했는데...
여기서 죽치고 있으면서 녀석들이 전멸하는 걸 구경할 셈인 줄 알았더니?
저들이 알아서 해결할 수 있는 일에 우리가 굳이 불필요한 위험을 무릅쓰고 나설 이유는 없어. 우리는 그저 보험일 뿐이야.
9, 폭약은 준비됐어?
응, 방금 열차에서 수송 드론이 출발했대. 5분 뒤면 폭약을 포함한 보급상자를 투하해 줄 거야.
완벽해. 발전소로 이동하는 도중 분명 방어 시설들의 저항을 받을 거야.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말 안 해도 다들 알지?
추가 수당이 붙는 거니까, 기운 내서 열심히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