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2
C-S-2
탈린시의 폐허.
삐이이...
치지지... 치직...
오가스, 연결됐나요?
다 됐어. 암호화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변환하고 있으니, 이제 이 연결 신호들과 원활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을 거야.
M4의 시야에서 차가운 폐허가 사라지고, 온통 새하얀 빛으로 가득 찼다.
일반적인 통신과는 달리, M4A1에겐 희미한 데이터의 잡음만이 들렸다. 그리고 예고도 없이, 빛이 걷히고 숲이 나타났다.
여기는...?
신호원들간의 연결로 형성된 공간이야. 데이터를 시각화해서 정리한 것이 지금 네게 보이는 풍경이지.
정리한 결과가 이런 오류로 뒤집힌 세상인가요? 그럼, 우리가 원하는 걸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죠?
그냥 앞으로 나아가면 돼. 이 공간에는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아. 모든 것이 너의 의식을 따라 움직이지.
M4A1은 절레절레 고개를 젓곤,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말대로, 머리 위의 숲은 그녀의 발걸음을 따라 뻗어나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시야가 닿는 끝자락에 난데없이 정원이 나타났다.
이 정원... 어디서 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 신호들은 너와 같은 기억을 지녔고, 추측이 맞았다는 뜻이네.
레벨 2 플랫폼이면서도, 참 이상해요... 공성 방벽도 없고, 경계선도 느껴지지 않고, 심지어는 마인드맵의 존재도 느껴지지 않아요...
이쪽, 이쪽이야.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어디선가 나타난 여자아이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죠?
그 여자아이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M4A1의 손을 잡아끌면서 정원으로 향했다.
M4A1은 망설이지 않고 따라갔다. 이상하게도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았고, 오히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듯 친숙한 느낌이었다.
이쪽, 이쪽.
M4A1의 손을 끌면서, 여자아이는 정원의 현관을 지났다. M4A1은 친숙한 느낌이 갈수록 강렬하게 솟아났다.
(얘... 왠지...)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여긴... 예전에 봤던 그 정원...? 여긴 대체 어디죠?
기억 안 나?
...무슨 기억이요?
여긴 우리의 새집이야. 안심해, 우리가 널 보살펴 줄게.
다음 순간, 하얀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몇 초 전의 풍경이 눈앞에 다시 펼쳐졌다. 바깥은 마치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은 것만 같았다.
오가스, 왜 갑자기 연결이 끊어진 거죠?
너와 연결됐던 이성질체가 방금 죽었어.
죽었다고요...?
그래, 죽었어. 너와 연결하려는 대상들은 계속해서 죽는 동시에 새로 생겨나고 있어.
연결 신호는 내가 안정시킬게. 그러니 너는... 좀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할 거야.
알겠습니다. 기억... 그 기억을 알아야 해요...
M4A1의 시야가 서서히 다시 안정되었고, 그녀는 다시 한번 정원 앞에 서 있었다. 사뿐사뿐 안으로 들어가 한쪽에 놓인 흔들의자에 앉으니, 그리운 느낌이 물밀듯 밀려들었다. 그때,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 정원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매일같이 날 보러 와 주고...
콜록... 미안, 내 몸이 좀 더 건강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직 해야 할 연구가 있지?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렴.
우린 여기에 잠시 피난을 온 거란다. 일이 진정되면 아버님께서 우리를 데리러 오실 거야.
기억의 파편인가...?
응? 왜 그래?
저기... 당신은 누구죠?
뭐야, 네 누나 루니샤도 못 알아보다니 잠이 덜 깼니?
루니...!? 그럼 전 누구죠?!
너? 당연히 내 소중한 남동생이지.
이건... 내 기억이 아니야. 다른 누군가의 기억이야...! 여긴 대체 어디지?! 난 누구야!?
M4는 갑자기 이 정원을 파괴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총을 들어 눈앞의 소녀를 쏘려는 순간,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왜... 다시 여기로...
M4A1이 어리둥절해 하던 찰나, 갑자기 곁에 무수한 환영들이 생겨났다. 수십 명의 M4A1은 천천히 한 방향으로 걸어갔고, 환영의 행렬은 시야가 닿는 끝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이건... 뭐지?
또 실패한 모양이구나.
실패했다고요?
그래, 또다시 여기로 돌아왔어. 이걸로 몇백 번째지? 몇천 번째인가? 아니면 몇만 번째?
뭐라고요?! 전 지금 막 다시 여기로――
네 마인드맵은 하나가 아니라 수십, 수백의 신호원과 연결됐어. 그리고 각각의 연결 속에서, 너는 그 연결의 모의 연산을 진행했지. 넌 깨닫지 못했겠지만, 내겐 수천 번을 넘도록 실패한 네가 보였어.
그래... 이것도 융합하는 방식 중 하나구나. 녀석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알았어.
대체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세요!
수많은 너는 각자 다른 너의 정보를 받았고, 마지막엔 다시 하나의 마인드맵으로 융합되었어. 수많은 너는 다시 하나의 네가 되고, 저 고통 받는 영혼들도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됐어.
자리라뇨? 제가 침투당했단 말인가요?
침투와는 조금 달라. 너는 무수한 연결에 묶여 버린 거야. 간단히 말하자면, 마인드맵의 미로에 빠진 거지.
하지만 네가 원하는 것을 찾으려면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해. 미로의 출구를 찾으려면 미로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
그런 헛소리는 이제 지긋지긋해요!
여기서 나가겠습니다! 당장 여기서 내보내 주세요!
오가스! 제 말 못 들었어요!?
오가스!
...오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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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린시의 폐허.
삐이이...
치지지... 치직...
오가스, 연결됐나요?
<color=#00CCFF>다 됐어. 암호화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변환하고 있으니, 이제 이 연결 신호들과 원활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을 거야.</color>
M4의 시야에서 차가운 폐허가 사라지고, 온통 새하얀 빛으로 가득 찼다.
일반적인 통신과는 달리, M4A1에겐 희미한 데이터의 잡음만이 들렸다. 그리고 예고도 없이, 빛이 걷히고 숲이 나타났다.
여기는...?
<color=#00CCFF>신호원들간의 연결로 형성된 공간이야. 데이터를 시각화해서 정리한 것이 지금 네게 보이는 풍경이지.</color>
정리한 결과가 이런 오류로 뒤집힌 세상인가요? 그럼, 우리가 원하는 걸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죠?
<color=#00CCFF>그냥 앞으로 나아가면 돼. 이 공간에는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아. 모든 것이 너의 의식을 따라 움직이지.</color>
M4A1은 절레절레 고개를 젓곤,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말대로, 머리 위의 숲은 그녀의 발걸음을 따라 뻗어나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시야가 닿는 끝자락에 난데없이 정원이 나타났다.
이 정원... 어디서 본 것 같아요...
<color=#00CCFF>그렇다면 이 신호들은 너와 같은 기억을 지녔고, 추측이 맞았다는 뜻이네.</color>
레벨 2 플랫폼이면서도, 참 이상해요... 공성 방벽도 없고, 경계선도 느껴지지 않고, 심지어는 마인드맵의 존재도 느껴지지 않아요...
이쪽, 이쪽이야.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어디선가 나타난 여자아이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죠?
그 여자아이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M4A1의 손을 잡아끌면서 정원으로 향했다.
M4A1은 망설이지 않고 따라갔다. 이상하게도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았고, 오히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듯 친숙한 느낌이었다.
이쪽, 이쪽.
M4A1의 손을 끌면서, 여자아이는 정원의 현관을 지났다. M4A1은 친숙한 느낌이 갈수록 강렬하게 솟아났다.
(얘... 왠지...)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여긴... 예전에 봤던 그 정원...? 여긴 대체 어디죠?
기억 안 나?
...무슨 기억이요?
여긴 우리의 새집이야. 안심해, 우리가 널 보살펴 줄게.
다음 순간, 하얀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몇 초 전의 풍경이 눈앞에 다시 펼쳐졌다. 바깥은 마치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은 것만 같았다.
오가스, 왜 갑자기 연결이 끊어진 거죠?
<color=#00CCFF>너와 연결됐던 이성질체가 방금 죽었어.</color>
죽었다고요...?
<color=#00CCFF>그래, 죽었어. 너와 연결하려는 대상들은 계속해서 죽는 동시에 새로 생겨나고 있어.</color>
<color=#00CCFF>연결 신호는 내가 안정시킬게. 그러니 너는... 좀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할 거야.</color>
알겠습니다. 기억... 그 기억을 알아야 해요...
M4A1의 시야가 서서히 다시 안정되었고, 그녀는 다시 한번 정원 앞에 서 있었다. 사뿐사뿐 안으로 들어가 한쪽에 놓인 흔들의자에 앉으니, 그리운 느낌이 물밀듯 밀려들었다. 그때,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 정원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매일같이 날 보러 와 주고...
콜록... 미안, 내 몸이 좀 더 건강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직 해야 할 연구가 있지?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렴.
우린 여기에 잠시 피난을 온 거란다. 일이 진정되면 아버님께서 우리를 데리러 오실 거야.
기억의 파편인가...?
응? 왜 그래?
저기... 당신은 누구죠?
뭐야, 네 누나 루니샤도 못 알아보다니 잠이 덜 깼니?
루니...!? 그럼 전 누구죠?!
너? 당연히 내 소중한 남동생이지.
이건... 내 기억이 아니야. 다른 누군가의 기억이야...! 여긴 대체 어디지?! 난 누구야!?
M4는 갑자기 이 정원을 파괴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총을 들어 눈앞의 소녀를 쏘려는 순간,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왜... 다시 여기로...
M4A1이 어리둥절해 하던 찰나, 갑자기 곁에 무수한 환영들이 생겨났다. 수십 명의 M4A1은 천천히 한 방향으로 걸어갔고, 환영의 행렬은 시야가 닿는 끝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이건... 뭐지?
<color=#00CCFF>또 실패한 모양이구나.</color>
실패했다고요?
<color=#00CCFF>그래, 또다시 여기로 돌아왔어. 이걸로 몇백 번째지? 몇천 번째인가? 아니면 몇만 번째?</color>
뭐라고요?! 전 지금 막 다시 여기로――
<color=#00CCFF>네 마인드맵은 하나가 아니라 수십, 수백의 신호원과 연결됐어. 그리고 각각의 연결 속에서, 너는 그 연결의 모의 연산을 진행했지. 넌 깨닫지 못했겠지만, 내겐 수천 번을 넘도록 실패한 네가 보였어.</color>
<color=#00CCFF>그래... 이것도 융합하는 방식 중 하나구나. 녀석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알았어.</color>
대체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세요!
<color=#00CCFF>수많은 너는 각자 다른 너의 정보를 받았고, 마지막엔 다시 하나의 마인드맵으로 융합되었어. 수많은 너는 다시 하나의 네가 되고, 저 고통 받는 영혼들도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됐어.</color>
자리라뇨? 제가 침투당했단 말인가요?
<color=#00CCFF>침투와는 조금 달라. 너는 무수한 연결에 묶여 버린 거야. 간단히 말하자면, 마인드맵의 미로에 빠진 거지.</color>
<color=#00CCFF>하지만 네가 원하는 것을 찾으려면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해. 미로의 출구를 찾으려면 미로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color>
그런 헛소리는 이제 지긋지긋해요!
여기서 나가겠습니다! 당장 여기서 내보내 주세요!
오가스! 제 말 못 들었어요!?
오가스!
...오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