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상 과다 I
"UMP45는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면서도 더없이 자연스러웠다."
자, 이제 우리의 운명을 바꿀 시간이 됐어.
......
......
아아아아아아――!!
타앙!
UMP40의 유품을 손이 아플 정도로 꼭 쥐고서, UMP45는 문밖으로 걸어 나갔다.
대문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여길 벗어나면 살아남을 수 있다. 그것이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생존자는 더 이상 없을 줄 알았는데.
익숙한 모습이 벽에 기댄 채, 정문으로 나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7번 소대의 리더. UMP45와도 면식이 있는 인형, M16A1이었다.
날 알아보는 거야...?
당연하지.
어떻게 된 거야? 여기저기 다 철혈투성이인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거짓말이었다. UMP45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한 거짓말이었다. 그런데도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웠다.
나도 영문을 모르겠어. 아무튼, 저 문을 열 수 있겠어, 14번 지원 소대원 씨?
...아마도.
UMP45가 차단문의 제어 패널 앞에 섰다. UMP40가 강제 연결하면 열 수 있다고 했으니까.
아직 폐쇄되지 않았다면...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차단문이 소음을 내며 열렸다.
됐어. 이제 갈까?
수고했다. 나도 운이 참...
M16A1이 갑자기 말을 멈췄고, UMP45를 바라보는 시선도 점점 차가워졌다.
아주 미세하지만, 확실한 위화감이 들었다.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감"이었다.
너랑 항상 붙어 다니던 녀석은 어디 갔지? 이름이 UMP40이었나?
UMP45는 손안의 군번줄을 꼬옥 쥐고, 최대한 차분한 말투로 대답했다.
40은... 전사했어.
그래? 그런데 넌 왜 생채기 하나 없는 거지?
1초도 되지 않는 침묵 속에서, 결론은 이미 났다.
두 인형은 동시에 방아쇠를 당기면서, 각각 엄폐물로 몸을 굴려 숨었다.
UMP45는 소체의 상태를 점검했다. 몇 발 맞긴 했지만, 급소는 아니었다.
40의 무전기가 급소를 막아 줬어.
또... 네 덕분에 살았구나.
답이 나왔네. 네가 한 짓이렷다?
경보, 철혈, 목표의 도주까지...
항복해라. 동료였던 정을 봐서, 깔끔하게 끝내 줄 테니까.
M16A1의 말이 맞았다.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했다.
죽어야 했던 건 자신이었다.
저항해봤자야. 네 성능으론 승산이 없다는 걸 잘 알겠지?
내가 아는 건... "무엇이 옳은가"뿐이야...
하지만, 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기서 떠나야 해.
난 반드시 살아남겠어, 무슨 대가를 치러서라도!
타타탕!
타타타탕!
UMP45는 힘겹게 엄폐물 사이를 뒹굴었지만, 상대방은 반격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
설상가상으로, UMP45의 탄약은 이미 얼마 없었다.
자리를 옮겨야만 했다. UMP45의 성능으로는 도저히 M16A1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유일한 우세라면, 자신은 두 다리가 멀쩡한 반면 저쪽은 상처투성이란 점이었다.
하지만 정문으로 돌파하는 것은 무리였다. 기지로 돌아가, 다른 출구를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꿈 깨라, 네 수준으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살아남은 이유를 알겠어. 확실히, 너와 나는 실력 차이가 너무 커.
그래도... 그래도 난 반드시 살아남아야 해!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가 있단 말이야!
그 이유와 함께 지옥으로 보내 주마, 이 배신자야!
이번에야말로!
아... 안 돼! 난 반드시... 반드...
...9?
언니! 다행이다――!!
됐어! 언니의 의식을 다시 끌어냈어!
깨어난 UMP45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을 부여잡고 기뻐하는 UMP9과 곁에서 사주경계를 하고 있는 404소대였다.
철혈의 모습도, 짜증 나는 M16A1의 목소리도 없었다.
그녀의 소대원들이 무사히 철혈의 추격을 따돌린 모양이었다.
뭐야, 벌써 끝났어?
오, 마귀할멈이 깨어났다!
야, 너 일부러 그랬지?
싸우기 직전에 기절하고 자빠지더니 숨 좀 돌리게 되니까 깨어나네. 뭐야, 죽은 척이야?
동료들이 내민 손을 잡고, UMP45는 다시 일어섰다.
악몽을 좀 꿨거든.
그래서, 현재 상황은?
그 철혈놈들을 어느 정도 해치우니까, 9이 인트루더의 신호를 감지했어.
아무래도 M16 자식이 녀석을 중계기 삼아서 널 해킹한 거 같아.
응. 추격할까 했지만, 그쪽은 여기 지형에 무지 익숙한 거 같았고, 언니도 인사불성이라 관뒀어.
그래도 아직 녀석의 신호가 감지돼. 쫓아갈까?
M16의 잔수작이지만, 위험 요소는 미리 싹을 잘라야지.
그리고 어쩌면 그 녀석이 리벨리온의 행방을 알지도 몰라.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하지만, 인트루더에게 접근하면 언니가 또 전자전 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데...
그건 그때 가서 보자. 하여간, 녀석도 나한테 쓸데없이 집착한다니까. 그 열정을 지 동생한테나 쏟을 것이지.
뭐, 우리 중 지휘 모듈을 가진 건 너뿐이니까. 너만 해치우면 철혈에게 더없이 좋은 일이지.
그래, 아주 M16스러운 방식이야.
네 옛 파트너 소개 잘 들었어. 그래서, 안 움직이고 뭐 해?
...어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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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우리의 운명을 바꿀 시간이 됐어.
......
......
아아아아아아――!!
타앙!
UMP40의 유품을 손이 아플 정도로 꼭 쥐고서, UMP45는 문밖으로 걸어 나갔다.
대문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여길 벗어나면 살아남을 수 있다. 그것이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생존자는 더 이상 없을 줄 알았는데.
익숙한 모습이 벽에 기댄 채, 정문으로 나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7번 소대의 리더. UMP45와도 면식이 있는 인형, M16A1이었다.
날 알아보는 거야...?
당연하지.
어떻게 된 거야? 여기저기 다 철혈투성이인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거짓말이었다. UMP45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한 거짓말이었다. 그런데도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웠다.
나도 영문을 모르겠어. 아무튼, 저 문을 열 수 있겠어, 14번 지원 소대원 씨?
...아마도.
UMP45가 차단문의 제어 패널 앞에 섰다. UMP40가 강제 연결하면 열 수 있다고 했으니까.
아직 폐쇄되지 않았다면...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차단문이 소음을 내며 열렸다.
됐어. 이제 갈까?
수고했다. 나도 운이 참...
M16A1이 갑자기 말을 멈췄고, UMP45를 바라보는 시선도 점점 차가워졌다.
아주 미세하지만, 확실한 위화감이 들었다.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감"이었다.
너랑 항상 붙어 다니던 녀석은 어디 갔지? 이름이 UMP40이었나?
UMP45는 손안의 군번줄을 꼬옥 쥐고, 최대한 차분한 말투로 대답했다.
40은... 전사했어.
그래? 그런데 넌 왜 생채기 하나 없는 거지?
1초도 되지 않는 침묵 속에서, 결론은 이미 났다.
두 인형은 동시에 방아쇠를 당기면서, 각각 엄폐물로 몸을 굴려 숨었다.
UMP45는 소체의 상태를 점검했다. 몇 발 맞긴 했지만, 급소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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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A9A9A9>또... 네 덕분에 살았구나.</color>
답이 나왔네. 네가 한 짓이렷다?
경보, 철혈, 목표의 도주까지...
항복해라. 동료였던 정을 봐서, 깔끔하게 끝내 줄 테니까.
M16A1의 말이 맞았다.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했다.
죽어야 했던 건 자신이었다.
저항해봤자야. 네 성능으론 승산이 없다는 걸 잘 알겠지?
내가 아는 건... "무엇이 옳은가"뿐이야...
하지만, 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기서 떠나야 해.
난 반드시 살아남겠어, 무슨 대가를 치러서라도!
타타탕!
타타타탕!
UMP45는 힘겹게 엄폐물 사이를 뒹굴었지만, 상대방은 반격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
설상가상으로, UMP45의 탄약은 이미 얼마 없었다.
자리를 옮겨야만 했다. UMP45의 성능으로는 도저히 M16A1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유일한 우세라면, 자신은 두 다리가 멀쩡한 반면 저쪽은 상처투성이란 점이었다.
하지만 정문으로 돌파하는 것은 무리였다. 기지로 돌아가, 다른 출구를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꿈 깨라, 네 수준으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살아남은 이유를 알겠어. 확실히, 너와 나는 실력 차이가 너무 커.
그래도... 그래도 난 반드시 살아남아야 해!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가 있단 말이야!
그 이유와 함께 지옥으로 보내 주마, 이 배신자야!
이번에야말로!
아... 안 돼! 난 반드시... 반드...
...9?
언니! 다행이다――!!
됐어! 언니의 의식을 다시 끌어냈어!
깨어난 UMP45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을 부여잡고 기뻐하는 UMP9과 곁에서 사주경계를 하고 있는 404소대였다.
철혈의 모습도, 짜증 나는 M16A1의 목소리도 없었다.
그녀의 소대원들이 무사히 철혈의 추격을 따돌린 모양이었다.
뭐야, 벌써 끝났어?
오, 마귀할멈이 깨어났다!
야, 너 일부러 그랬지?
싸우기 직전에 기절하고 자빠지더니 숨 좀 돌리게 되니까 깨어나네. 뭐야, 죽은 척이야?
동료들이 내민 손을 잡고, UMP45는 다시 일어섰다.
악몽을 좀 꿨거든.
그래서, 현재 상황은?
그 철혈놈들을 어느 정도 해치우니까, 9이 인트루더의 신호를 감지했어.
아무래도 M16 자식이 녀석을 중계기 삼아서 널 해킹한 거 같아.
응. 추격할까 했지만, 그쪽은 여기 지형에 무지 익숙한 거 같았고, 언니도 인사불성이라 관뒀어.
그래도 아직 녀석의 신호가 감지돼. 쫓아갈까?
M16의 잔수작이지만, 위험 요소는 미리 싹을 잘라야지.
그리고 어쩌면 그 녀석이 리벨리온의 행방을 알지도 몰라.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하지만, 인트루더에게 접근하면 언니가 또 전자전 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데...
그건 그때 가서 보자. 하여간, 녀석도 나한테 쓸데없이 집착한다니까. 그 열정을 지 동생한테나 쏟을 것이지.
뭐, 우리 중 지휘 모듈을 가진 건 너뿐이니까. 너만 해치우면 철혈에게 더없이 좋은 일이지.
그래, 아주 M16스러운 방식이야.
네 옛 파트너 소개 잘 들었어. 그래서, 안 움직이고 뭐 해?
...어휴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