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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5 · 편극광

거울상 과다 II

"휴면 중인 적이 잔뜩인 에너지 통제실에서 UMP45는 레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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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분 후.

HK416

G11! 빨리 안 따라오고 뭐 해!

G11

어어... 그게... 벽에 왠지 모르게 익숙한 부호들이 잔뜩 있어서...

아까부터 보인 거 같은데,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서... 무슨 경고 표시 아닐까...

UMP9

여기 이 서로 겹쳐진 삼각형에 가운데에 점 하나 찍힌 거 말이야?

나도 이게 뭔지 도통 모르겠네...

UMP45

그게 무슨 뜻이든 간에, 적어도 우리가 중요한 물건에 가까워지고 있단 뜻이지.

9, 인트루더의 위치는 아직도 추적이 돼?

UMP9

응, 하지만 주위의 구역으로 통하는 문이 전부 잠겨서, 기지의 주 전원을 켜지 않으면 녀석이 있는 위치에 도달할 수 없어.

HK416

그럼 전력 공급실로 돌아가야겠네?

UMP9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지금 우리가 가는 방향에 전력 공급실의 다른 입구가 있거든.

UMP45

마치... 인트루더가 우릴 그곳으로 안내한다는 것처럼 들리네.

UMP45가 어두운 복도 끝을 바라봤다. 지도상으로는 전력 공급실이 바로 저 앞이었다.

UMP9

언니, 전력 공급실 안에 철혈의 신호가 다수 포착돼. 그리고...

UMP45

그리고?

UMP9

니토로 의심되는 신호가 2개 있어.

하지만 전혀 움직이질 않아. 아까 통로에서 봤던 그 철혈 잔해들처럼.

UMP45

음... 서로 동귀어진했는지도 모르지.

경계 태세 유지하고 각자 거리를 유지해.

416, 나랑 같이 입구를 확인하자.

HK416

알았는데, 문은 진작에 파괴된 것 같아.

UMP45

자물쇠 딸 수고는 덜었네.

UMP45와 HK416은 반쯤 부서진 문을 천천히 열어젖히고,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방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 뒤를 UMP9과 G11이 뒤따랐다.

UMP9의 말대로, 방에는 검은 옷을 입은 니토 2명이 나란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를 무수한 철혈 인형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니토와 철혈 모두 고개를 숙인 채, 마치 실에 묶인 꼭두각시 인형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UMP9

이거 은근히 기분 나쁘다...

HK416

야 G11, 내 팔 붙잡지 마! 조준을 못 하겠잖아!

G11

그그그그치만 무섭단 말이야...!

얘네들 갑자기 움직이면 어떡해...!

UMP9

쉬잇, 조용히 해...! 아까 전에도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UMP45

이건... 전투 도중 서로에게 강제 연결한 건가?

양쪽이 동시에 다운된 상황은 처음 보네.

댄들라이의 말대로 니토도 나타났지만, 기록에 있던 무장은 갖고 있지 않아.

UMP9

다른 패러데우스의 자율 유닛도 안 보여. 니토 둘만이서 철혈과 싸운 걸까?

UMP45

그런 것 같네.

하지만 니토의 무장도 변변찮아... 이 기지는 대체 뭐 하는 곳이지...

HK416

내가 보기엔... 철혈은 니토에게 기능이 정지당했고, 니토는 M16에게 정지당한 것 같아.

G11

무슨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같네...

UMP9

언니, 예비 전원은 아직 멀쩡해. 폐쇄 회로를 통해서 리벨리온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UMP45

폐쇄 회로로?

UMP9

이 기지는 신호 차폐 처리라도 한 건지, 지휘관과 더 이상 통신이 불가능해졌어.

리벨리온도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면 스캔으로 찾을 수 없을 테고, 통신도 안 될 거야.

하지만 기지 내부에 설치된 회선은 신호 차폐의 영향을 받지 않잖아.

어때, 해볼까?

UMP45

좋은 생각이야. 지금 당장 해봐.

UMP9

어디 보자... 잠깐 기다려 봐, 시간이 좀 걸릴 거야...

HK416

리벨리온은 둘째치고, 적진 한가운데서 전원을 켤 셈이야?

UMP45

그럼 전력이 나간 차단문을 네가 맨손으로 열게?

HK416

전원이 돌아오자마자 적들이 우릴 포위하면 어쩌려고?

UMP45

내 기억이 잘못됐나? 우리 416은 그렇게 소심하지 않았을 텐데.

HK416

흥... 이 기지는 너무 이상하다고.

수비 병력이 잔뜩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했던 거랑은 전혀 달라.

UMP45

언제 네 예상이 맞은 적이 있었니?

UMP9

앗! 찾았다!

언니! 리벨리온 찾았어!

CCTV에 모습이 보여! 아직 무사한 것 같아!

UMP45

찾기만 해서 뭐하게. 통신할 수 있어?

UMP9

이걸 쓰면 될 거야!

UMP45

수화기?

UMP9

응, 분명 기지 내부용 통신 설비일 거야. 보안성은 좀 떨어지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잖아?

UMP45

하는 수 없지. 아 아.

AK12

<color=#00CCFF>아, 아, 수신 양호.</color>

<color=#00CCFF>여기는 정규군이다, 귀측의 신분을 밝혀라.</color>

UMP45

여기는 UMP45.

소속 가지고 농담까지 할 정도인 걸 보니, 너네 신입과는 다르게 여유만만한 모양이구나.

AK12

<color=#00CCFF>UMP45였구나~</color>

<color=#00CCFF>그 둘이랑은 이미 만난 모양이니, 따로 소개할 필요는 없겠네.</color>

UMP45

천하의 리벨리온의 뒷바라지를 두 번이나 하게 될 줄이야. 내 이력서에 좋은 기록이 되겠어.

AK12

<color=#00CCFF>하긴, 너희가 평소 하는 짓들은 하나같이 이력서에 싣지도 못할 것들이지. 이런 영광스러운 임무를 맡을 기회는 흔치 않다고.</color>

UMP45

어째 좀 서운한 말투인데?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감격에 겨워할 줄 알았더니만.

AK12

<color=#00CCFF>지휘관의 연락을 기대하던 터라 살짝 서운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까 너로 참을게.</color>

UMP45

흥, 그러시던가.

수다는 이쯤 하고, 현재 기지 내부의 상황을 최대한 간결하게 설명해.

AK12

<color=#00CCFF>지하 2층에 잠입해서 패러데우스의 연구 구역을 발견했는데, 때마침 철혈이 쳐들어와서 엉망진창이 됐어.</color>

UMP45

나도 방금 봤어.

AK12

<color=#00CCFF>그런 와중에 전원이 끊겨서, 지금 2층의 단칸방에 갇힌 상태야.</color>

UMP45

안젤리아는?

AK12

<color=#00CCFF>안젤리아는 다른 구역에 갇혔어. 그쪽도 꽤 곤란한 상황이야.</color>

UMP45

적에게 포위당했어?

AK12

<color=#00CCFF>포위당한 거면 오히려 편했지. 짧게 설명하기 어려워.</color>

<color=#00CCFF>아무튼, 우리 좀 빨리 꺼내 줄래?</color>

UMP45

지금 전원을 다시 켤 테니까, 내가 지정한 좌표에서 합류해.

AK12

<color=#00CCFF>으음... 2층은 신호 차폐 수준이 강해서 좌표를 확인하기가 어렵네.</color>

<color=#00CCFF>차라리 너희가 2층으로 내려와서 우리와 합류하는 게 어때? 여기 별로 넓지도 않아.</color>

UMP45

......노력해 보지.

AK12

<color=#00CCFF>참, 주의할 게 있어. 만약 다운된 철혈이나 패러데우스를 발견하면, 최대한 멀리해.</color>

<color=#00CCFF>왜 기능이 정지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이라도 자극을 받으면 바로 다시 움직이더라.</color>

UMP45

......

AK12

<color=#00CCFF>하지만, 너희는 원래부터 잠입 전문이었으니까 딱히 문제없겠지?</color>

UMP45

전원 돌아오면 거기서 대기하고 있어, 금방 갈 테니까.

통신 종료.

UMP9

어...

G11

저기... 그럼 전원 켜기 전에 나 여기서 나가도 돼?

HK416

헛소리 작작 하고, 오른쪽 3기는 네가 맡아.

G11

3기씩이나?!

UMP45

엄폐 위치나 찾아. 전원 돌아오면 저 조각상들한테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지들끼리 계속 싸우게 놔둬.

UMP45는 수신호로 전원을 켠다고 예고했다.

404 소대원들은 저마다 출구에 가까운 위치에 잠복해, 전원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UMP45

후우... 모두 준비됐지?

UMP45가 제어 콘솔을 분석하고, 전력 공급기의 레버를 내렸다.

그 순간, 깜깜했던 지하가 환해졌다.

경보음과 파이프의 진동음이 인형들의 청각 모듈을 때렸고, 멍하니 서 있던 유닛들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니토와 철혈들은 마치 일시정지가 해제된 비디오처럼, 다시 미친 듯이 서로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G11

으아아!

정말로 깨어났어!

HK416

잔말 말고 놈들에게 들키기 전에 어서 빠져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