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결
"스스로 '안나'라고 이름 지은 소녀가 404와 합류했다."
이제 깼냐?
UMP45의 의식이 레벨 2 플랫폼에서 표층으로 돌아왔다.
당한... 건가...
네가 산산조각 나도 다시 조립해서 부려먹을 거니까, 얼른 일어나기나 해.
......
나, 아직도 꿈꾸고 있는 건 아니지?
현실부정할 정도로 내가 보기 싫었어?
시야가 점점 뚜렷해졌고, 눈앞엔 안젤리아가 서 있었다.
안젤리아는 바닥에 떨어진 기관단총을 집고, UMP45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사고가 정지되는 광경이었다. 예상외로 멀쩡한 안젤리아와, 그녀 뒤에 숨은 어린 니토들이라니.
G11도 의식을 잃은 채 그들의 발밑에 누워 있었다. 다행히 다치거나 하진 않은 것 같았다.
안젤리아가 UMP45의 손에 그녀의 무기를 억지로 쥐여 주고 나서야, 다시 정신이 돌아왔다.
정말 많은 상황을 예상해 봤지만, 지금 눈앞의 상황은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인형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꿈을 꿀 리가 없잖아.
안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새 직업을 바꾼 거야?
하긴, 안전국 요원보다는 보모 일이 더 편하겠지.
뭐, 경험상 확실히 요원 일보단 보모 노릇이 더 재밌더라.
쟤네도 일단은 패러데우스일 텐데, 저렇게 내버려둬도 돼?
......
얘들이 날 죽일 셈이었으면 진작에 죽였지.
걱정 마, 이 아이들은 위험하지 않아.
UMP45는 다시 어린 니토에게 눈길을 돌렸고, 니토도 경계하는 눈빛으로 UMP45를 바라봤다.
흥... 이 녀석들에 대해선 나중에 얘기하고, 지금 어떻게 된 상황이야? 나머지 리벨리온 둘은 어디 있어?
좋은 소식이랑 나쁜 소식 중에 어느 거 먼저 들을래?
나쁜 소식.
그 둘은 다른 방에 갇힌 상태야. 이 구역... 그놈의 악취미로 가득한 실험실의 모든 통로가 봉쇄됐어.
물리적으로도, 전자적으로도 방어가 여간 튼튼한 게 아니라서, 여기까지 들어오는 데 고생 좀 했지.
그럼 좋은 소식은?
내부의 폐쇄 회로 시스템은 아직 멀쩡해서, 녀석들과 연락이 가능해.
너희도 아까 전에 폐쇄 회로로 연락했잖아?
나 참, 그게 무슨 좋은 소식이야?
놈들도 그래. 내부 통신에 통제 권한 하나 걸어놓지도 않다니, 바보 아니야?
애당초 사람이 없는 기지였으니까, 보안에 딱히 신경 쓰지 않았겠지.
적들이 다 그렇게 얼빠진 녀석들이라면 참 좋을 텐데 말이야...
아무튼, 그럼 AK-12랑 AN-94 쪽의 상황은? 걔네도 너처럼 니토 유치원 차렸어?
그런 셈이지. 오히려 나보다 더 즐기고 있는 것 같다니까.
마침 정기 연락할 시간이니, 구조대가 왔다는 소식을 들려줘야겠지.
안젤리아는 벽에 설치된 수화기를 들었다.
AK-12, 안젤리아다. 지원군이 드디어 도착했다.
여기는 AK-12.
그런데, 지원군이라니?
미친 개랑 견주가 돌아오기라도 했어?
아니면 마침내 그리폰이 도착한 거야?
아니, UMP45다.
아, 404의 대장? 그러고 보니 아까 연락했지. 다른 대원들은 어때?
음... 내 눈이 멀쩡한 게 맞다면, UMP45 한 명뿐이야.
달랑 한 명?
그래, 한 명.
그렇구나. 달랑 한 명뿐이면 별 도움도 안 되겠지만, 그래도 404의 대장이 이렇게 따돌림당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나쁘지 않은 소식이네.
나도 아까 너네 신입 대원들이랑 만났어. 그런데 대체 평소 행실이 어떻길래 기를 쓰면서 네 얼굴을 보기 싫어하는 거야?
어머나, 벌써 우리 사이가 어떤지 알 정도로 대화를 많이 나눴나 보구나?
크흠... 45는 EOT-1이 G11을 끌고 와서 쫓아온 거야. 어찌 됐든, 이제 봉쇄를 해제할 수 있겠어.
아하, 그건 확실히 UMP45 아니면 못할 일이네. 오가스 프로토콜 전자전도, 좁다란 파이프 속으로 기어드는 것도 말이야.
이제야 좀 상황이 호전되는 거 같네.
AK-12가 환풍구를 이용하잔 말을 꺼내기 전까진 있는지도 몰랐다니까.
환풍구가 있는 걸 알았으면, 직접 빠져나오면 되지 않았어?
우리 덩치로는 이 꼬맹이들처럼 그 좁은 파이프를 통과할 수가 없었거든.
밖으로 나가서 그리폰의 제대를 찾아 데려와 달라고는 했지만, 설마 최약체인 UMP45를 데려올 줄은 몰랐어.
과연 404의 대장이야, 항상 예상을 뛰어넘고 우리로선 불가능한 일을 해낸다니까.
최약체라서 미안하게 됐네. 최약체는 쥐뿔도 도움이 안 될 테니 그만 돌아가도 될까?
농담 따먹기는 그쯤하고, UMP45에게 현재 상황을 공유해 줘.
안젤리아가 꼬맹이들이랑 소꿉놀이하는 동안 다시 연결을 시도해봤는데, 마찬가지로 또 실패했어. 내 접속 신호로는 얘들의 의식에 들어갈 수가 없어.
그래도 계속 시도하는 중이니까, 상황 보고는 AN-94가 해 줄 거야.
무사해서 다행이다, UMP45.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니 요점만 말하겠다.
너희와 그리폰이 도착하기 전, 우리는 기지에 잠입해 이 비밀 실험 구역을 발견, 안젤리아가 찾던 정보를 조금이나마 확보했다.
하지만 정찰 도중 철혈이 습격했고, 패러데우스의 병력과 교전했다.
우리는 그 혼란을 틈타 좀 더 깊이 침투해 조사하려 했지만, 실험 구역이 물리적, 전자적으로 봉쇄되어 버렸다.
결국 우린 이 실험실에 갇히고 말았고, K와 다른 두 대원과도 갈라지게 되었다.
그런 와중 여기서 이 유년체 니토들을 발견했다.
이들의 일부는 현재 혼수상태인데, 연결해본 결과 이들의 마인드맵 네트워크가 오가스로 의심되는 신호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실험실 내부의 기록을 역추적한 결과 이들에게 봉쇄 권한이 있는 것을 파악했다.
이들이 받는 공격을 해제한다면 우리도 여기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나와 AK-12는 오가스 프로토콜과 호환되지 않기에 이들의 마인드맵에 접속하기가 어렵다.
축약해도 너무 길잖아.
아무튼, 그러니까 내가 아까 탐지했던 패러데우스 신호는 이 꼬맹이 니토들이었단 소리야?
이 애들은 니토가 아니야. 정확히는, 아직 니토가 되지 않은 어린 실험체들이지.
아직 기계화 개조를 받지 않은 거야?
어쩐지, 그래서 모습이 더 인간에 가까웠구나.
인간에 가까운 게 아니라, 그냥 인간이야.
아직 인간이라고?
정말 운 좋은 애들이네.
실험실 내부 기록에 따르면, 니토가 되기에 적합한 샘플은 이미 다 밖으로 수송됐어. 여기 남아있는 건 패러데우스에게 가치가 낮은 유년체와 불합격 판정을 받은 실험체들뿐이야.
이성질체 말이구나.
이성질체?
아, 페르시카가 니토가 되지 못한 실험체를 부르는 명칭이야.
그리고 탈린을 지나오던 중에, AR팀이 이성질체들의 기억을 가진 니토의 소체 하나를 확보해서 여기서 벌어지는 일을 미리 대충 알려 줬어.
니토의 소체를...?
그쪽에서도 내가 모르는 일이 많이 있었나 보군.
그러게 말이야.
아무튼, 이 실험실은 이 이성질체 애들이 지키고 있단 뜻이네. 여기의 원래 지배인은 우리가 오는 걸 알고 여길 버린 걸까?
정말 그렇게 단순했으면 좋겠다만...
뭐, 다른 이유가 있더라도 지금 고민할 필요는 없지.
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는데?
이 아이들의 마인드맵 네트워크에 접속해 줘. 니토를 해킹한 적이 있으니 어렵지 않겠지?
어... 잠깐만. 생각해 보니까, 얘네들 개조도 안 받은 인간이라며. 어떻게 마인드맵이 있어?
나도 AK-12와 AN-94가 몇 번이고 확인하고 나서야 믿게 됐어.
이 아이들은 인형처럼 접속이 가능한 공간을 구현해낼 정도의 의식을 지니고 있어.
인형처럼...
애들을 가지고 대체 무슨 실험을 한 거야...
그건 얘들을 회수한 뒤에 천천히 알아내야지.
어찌 됐든, 지금 철혈에서 오가스 프로토콜로 해킹이 가능한 건, 엘더 브레인과... M16A1뿐이야. 녀석들도 우리처럼 무언가를 찾고 있어.
그야 그렇겠지.
하지만 M16 그 녀석은 단순히 철혈에게 협력하고 있는 게 아니야.
외모가 좀 철혈처럼 변하긴 했지만, 철혈이 어찌 되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어.
그래서 더 걱정이야. 녀석의 돌발 행동은 분명 오가스와 관계가 있어.
페르시카에게 AR팀에 관한 정보를 더 묻고 싶지만, 지금은 연락이 안 되니...
그리고 철혈이 하필이면 이 기지를 공격한 의도도 수상해. M16이든 엘더 브레인이든,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대처할 수 있어.
시간이 없으니 알아낼 때마다 그때그때 대처해야겠지만.
그런데, 뭔가를 찾는 거라면... 나도 여기까지 오는 동안, 계속해서 강제 연결을 당했어. 녀석은 자꾸 내 기억을 반복해서 확인했고.
기억?
나비 작전 때의 기억.
......
녀석의 동기가 뭔지 알 것 같군. 적어도, 그 둘 중 하나는 너처럼 나비 작전의 진상과 흑막을 밝혀내려는 거야.
그게 목적이라면... 왜 우릴 방해하는 걸까?
방해라 해봤자 그저 앞길을 막을 뿐이었지, 우릴 바로 해치려 들진 않더군. 너무 자만하고 있어.
만약 흑막이 그 빌어먹을 윌리엄이라면, 녀석은 자기도 모르는 와중에 그 자식의 계획을 돕게 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가 서둘러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나비 작전 때와 같은 일이 또다시 벌어질 수도 있어.
정말 짜증 나네... 좋아, 이 꼬맹이들이랑 연결하려면 어떡해야 해?
이 아이가 안내해 줄 거야.
안젤리아는 UMP45와 대치했던 어린 니토를 앞에 세웠다.
실험체 EOT-1... 기록상으로는 이런 이름이야.
이 애들에겐 무기랄 것도 없어서, 우리가 나타나자 저마다 다른 방으로 유인해서 나와 리벨리온을 갈라놨어. 아주 똑똑한 녀석이지.
다행히 난 인간이라, 인형처럼 해킹당하지 않았지만 말이야. 그래서 이 애와 대화해서 AK-12와 AN-94를 깨우도록 설득했어.
그리고 여기서 탈출하기 위해, 안전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함께 구조 요청 작전을 세웠지.
그거 왠지 유괴범이 애들 납치할 때 쓰는 속임수 같은데.
난 너처럼 남 등쳐먹지 않고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거든?
우리 임무 수당은 어떻게든 깎으려 들면서 말은 잘해요.
안젤리아는... 좋은 사람이야...!
UMP45의 말에 매우 화가 난듯, EOT-1이 눈을 부릅떴다.
하아... 그래 그래, 알았어.
이 아이들은 피해자인 동시에 중요한 증인이야.
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지.
그렇다지만, 나 원... 나도 어쩌면 어린애를 꽤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네.
정말 너랑 돈으로 엮인 사이 아니었으면 확 그냥 두고 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자아, 그럼 실험체 꼬마야, 너랑 연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니?
안나...
응?
안나라고... 불러 줘.
...이름도 지어 줬어?
다른 사람한테 이름 짓는 취미는 없어.
그럼 스스로 지은 이름이란 거지?
어디의 누구누구 씨랑 확실히 닮았네.
스스로를 안나라 이름 지은 실험체는, UMP45의 말에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UMP45는 그 순수한 눈빛이 많이 거북했다.
어...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 줄래? 좀 어색해.
넌 니토를 해킹한 적이 있으니, 안나와도 문제없이 연결할 수 있을 거야. 연결하고 나면, 얘를 따라 마인드맵의 심층으로 접속해.
철혈도 네가 접속하는 틈을 노려 공격을 강화하겠지만...
너 정도의 전자전 실력과 다른 아이들의 도움이라면 별 문제 없겠지. 가서 심층에 갇힌 애들을 꺼내 줘. 그래야 우리도 이 곤경에서 빠져나갈 수 있어.
알았어. 안나 양, 너희와 우리를 위해서, 빨리 작업을 시작하자.
그럼... 따라와.
전체 대사 보기 (93줄)
이제 깼냐?
UMP45의 의식이 레벨 2 플랫폼에서 표층으로 돌아왔다.
당한... 건가...
네가 산산조각 나도 다시 조립해서 부려먹을 거니까, 얼른 일어나기나 해.
......
나, 아직도 꿈꾸고 있는 건 아니지?
현실부정할 정도로 내가 보기 싫었어?
시야가 점점 뚜렷해졌고, 눈앞엔 안젤리아가 서 있었다.
안젤리아는 바닥에 떨어진 기관단총을 집고, UMP45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사고가 정지되는 광경이었다. 예상외로 멀쩡한 안젤리아와, 그녀 뒤에 숨은 어린 니토들이라니.
G11도 의식을 잃은 채 그들의 발밑에 누워 있었다. 다행히 다치거나 하진 않은 것 같았다.
안젤리아가 UMP45의 손에 그녀의 무기를 억지로 쥐여 주고 나서야, 다시 정신이 돌아왔다.
정말 많은 상황을 예상해 봤지만, 지금 눈앞의 상황은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인형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꿈을 꿀 리가 없잖아.
안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새 직업을 바꾼 거야?
하긴, 안전국 요원보다는 보모 일이 더 편하겠지.
뭐, 경험상 확실히 요원 일보단 보모 노릇이 더 재밌더라.
쟤네도 일단은 패러데우스일 텐데, 저렇게 내버려둬도 돼?
......
얘들이 날 죽일 셈이었으면 진작에 죽였지.
걱정 마, 이 아이들은 위험하지 않아.
UMP45는 다시 어린 니토에게 눈길을 돌렸고, 니토도 경계하는 눈빛으로 UMP45를 바라봤다.
흥... 이 녀석들에 대해선 나중에 얘기하고, 지금 어떻게 된 상황이야? 나머지 리벨리온 둘은 어디 있어?
좋은 소식이랑 나쁜 소식 중에 어느 거 먼저 들을래?
나쁜 소식.
그 둘은 다른 방에 갇힌 상태야. 이 구역... 그놈의 악취미로 가득한 실험실의 모든 통로가 봉쇄됐어.
물리적으로도, 전자적으로도 방어가 여간 튼튼한 게 아니라서, 여기까지 들어오는 데 고생 좀 했지.
그럼 좋은 소식은?
내부의 폐쇄 회로 시스템은 아직 멀쩡해서, 녀석들과 연락이 가능해.
너희도 아까 전에 폐쇄 회로로 연락했잖아?
나 참, 그게 무슨 좋은 소식이야?
놈들도 그래. 내부 통신에 통제 권한 하나 걸어놓지도 않다니, 바보 아니야?
애당초 사람이 없는 기지였으니까, 보안에 딱히 신경 쓰지 않았겠지.
적들이 다 그렇게 얼빠진 녀석들이라면 참 좋을 텐데 말이야...
아무튼, 그럼 AK-12랑 AN-94 쪽의 상황은? 걔네도 너처럼 니토 유치원 차렸어?
그런 셈이지. 오히려 나보다 더 즐기고 있는 것 같다니까.
마침 정기 연락할 시간이니, 구조대가 왔다는 소식을 들려줘야겠지.
안젤리아는 벽에 설치된 수화기를 들었다.
AK-12, 안젤리아다. 지원군이 드디어 도착했다.
<color=#00CCFF>여기는 AK-12.</color>
<color=#00CCFF>그런데, 지원군이라니?</color>
<color=#00CCFF>미친 개랑 견주가 돌아오기라도 했어?</color>
<color=#00CCFF>아니면 마침내 그리폰이 도착한 거야?</color>
아니, UMP45다.
<color=#00CCFF>아, 404의 대장? 그러고 보니 아까 연락했지. 다른 대원들은 어때?</color>
음... 내 눈이 멀쩡한 게 맞다면, UMP45 한 명뿐이야.
<color=#00CCFF>달랑 한 명?</color>
그래, 한 명.
<color=#00CCFF>그렇구나. 달랑 한 명뿐이면 별 도움도 안 되겠지만, 그래도 404의 대장이 이렇게 따돌림당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나쁘지 않은 소식이네.</color>
나도 아까 너네 신입 대원들이랑 만났어. 그런데 대체 평소 행실이 어떻길래 기를 쓰면서 네 얼굴을 보기 싫어하는 거야?
<color=#00CCFF>어머나, 벌써 우리 사이가 어떤지 알 정도로 대화를 많이 나눴나 보구나?</color>
크흠... 45는 EOT-1이 G11을 끌고 와서 쫓아온 거야. 어찌 됐든, 이제 봉쇄를 해제할 수 있겠어.
<color=#00CCFF>아하, 그건 확실히 UMP45 아니면 못할 일이네. 오가스 프로토콜 전자전도, 좁다란 파이프 속으로 기어드는 것도 말이야.</color>
이제야 좀 상황이 호전되는 거 같네.
AK-12가 환풍구를 이용하잔 말을 꺼내기 전까진 있는지도 몰랐다니까.
환풍구가 있는 걸 알았으면, 직접 빠져나오면 되지 않았어?
<color=#00CCFF>우리 덩치로는 이 꼬맹이들처럼 그 좁은 파이프를 통과할 수가 없었거든.</color>
<color=#00CCFF>밖으로 나가서 그리폰의 제대를 찾아 데려와 달라고는 했지만, 설마 최약체인 UMP45를 데려올 줄은 몰랐어.</color>
<color=#00CCFF>과연 404의 대장이야, 항상 예상을 뛰어넘고 우리로선 불가능한 일을 해낸다니까.</color>
최약체라서 미안하게 됐네. 최약체는 쥐뿔도 도움이 안 될 테니 그만 돌아가도 될까?
농담 따먹기는 그쯤하고, UMP45에게 현재 상황을 공유해 줘.
<color=#00CCFF>안젤리아가 꼬맹이들이랑 소꿉놀이하는 동안 다시 연결을 시도해봤는데, 마찬가지로 또 실패했어. 내 접속 신호로는 얘들의 의식에 들어갈 수가 없어.</color>
<color=#00CCFF>그래도 계속 시도하는 중이니까, 상황 보고는 AN-94가 해 줄 거야.</color>
<color=#00CCFF>무사해서 다행이다, UMP45. </color>
<color=#00CCFF>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니 요점만 말하겠다.</color>
<color=#00CCFF>너희와 그리폰이 도착하기 전, 우리는 기지에 잠입해 이 비밀 실험 구역을 발견, 안젤리아가 찾던 정보를 조금이나마 확보했다.</color>
<color=#00CCFF>하지만 정찰 도중 철혈이 습격했고, 패러데우스의 병력과 교전했다.</color>
<color=#00CCFF>우리는 그 혼란을 틈타 좀 더 깊이 침투해 조사하려 했지만, 실험 구역이 물리적, 전자적으로 봉쇄되어 버렸다.</color>
<color=#00CCFF>결국 우린 이 실험실에 갇히고 말았고, K와 다른 두 대원과도 갈라지게 되었다.</color>
<color=#00CCFF>그런 와중 여기서 이 유년체 니토들을 발견했다.</color>
<color=#00CCFF>이들의 일부는 현재 혼수상태인데, 연결해본 결과 이들의 마인드맵 네트워크가 오가스로 의심되는 신호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실험실 내부의 기록을 역추적한 결과 이들에게 봉쇄 권한이 있는 것을 파악했다.</color>
<color=#00CCFF>이들이 받는 공격을 해제한다면 우리도 여기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나와 AK-12는 오가스 프로토콜과 호환되지 않기에 이들의 마인드맵에 접속하기가 어렵다.</color>
축약해도 너무 길잖아.
아무튼, 그러니까 내가 아까 탐지했던 패러데우스 신호는 이 꼬맹이 니토들이었단 소리야?
이 애들은 니토가 아니야. 정확히는, 아직 니토가 되지 않은 어린 실험체들이지.
아직 기계화 개조를 받지 않은 거야?
어쩐지, 그래서 모습이 더 인간에 가까웠구나.
인간에 가까운 게 아니라, 그냥 인간이야.
아직 인간이라고?
정말 운 좋은 애들이네.
실험실 내부 기록에 따르면, 니토가 되기에 적합한 샘플은 이미 다 밖으로 수송됐어. 여기 남아있는 건 패러데우스에게 가치가 낮은 유년체와 불합격 판정을 받은 실험체들뿐이야.
이성질체 말이구나.
이성질체?
아, 페르시카가 니토가 되지 못한 실험체를 부르는 명칭이야.
그리고 탈린을 지나오던 중에, AR팀이 이성질체들의 기억을 가진 니토의 소체 하나를 확보해서 여기서 벌어지는 일을 미리 대충 알려 줬어.
니토의 소체를...?
그쪽에서도 내가 모르는 일이 많이 있었나 보군.
그러게 말이야.
아무튼, 이 실험실은 이 이성질체 애들이 지키고 있단 뜻이네. 여기의 원래 지배인은 우리가 오는 걸 알고 여길 버린 걸까?
정말 그렇게 단순했으면 좋겠다만...
뭐, 다른 이유가 있더라도 지금 고민할 필요는 없지.
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는데?
이 아이들의 마인드맵 네트워크에 접속해 줘. 니토를 해킹한 적이 있으니 어렵지 않겠지?
어... 잠깐만. 생각해 보니까, 얘네들 개조도 안 받은 인간이라며. 어떻게 마인드맵이 있어?
나도 AK-12와 AN-94가 몇 번이고 확인하고 나서야 믿게 됐어.
이 아이들은 인형처럼 접속이 가능한 공간을 구현해낼 정도의 의식을 지니고 있어.
인형처럼...
애들을 가지고 대체 무슨 실험을 한 거야...
그건 얘들을 회수한 뒤에 천천히 알아내야지.
어찌 됐든, 지금 철혈에서 오가스 프로토콜로 해킹이 가능한 건, 엘더 브레인과... M16A1뿐이야. 녀석들도 우리처럼 무언가를 찾고 있어.
그야 그렇겠지.
하지만 M16 그 녀석은 단순히 철혈에게 협력하고 있는 게 아니야.
외모가 좀 철혈처럼 변하긴 했지만, 철혈이 어찌 되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어.
그래서 더 걱정이야. 녀석의 돌발 행동은 분명 오가스와 관계가 있어.
페르시카에게 AR팀에 관한 정보를 더 묻고 싶지만, 지금은 연락이 안 되니...
그리고 철혈이 하필이면 이 기지를 공격한 의도도 수상해. M16이든 엘더 브레인이든,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대처할 수 있어.
시간이 없으니 알아낼 때마다 그때그때 대처해야겠지만.
그런데, 뭔가를 찾는 거라면... 나도 여기까지 오는 동안, 계속해서 강제 연결을 당했어. 녀석은 자꾸 내 기억을 반복해서 확인했고.
기억?
나비 작전 때의 기억.
......
녀석의 동기가 뭔지 알 것 같군. 적어도, 그 둘 중 하나는 너처럼 나비 작전의 진상과 흑막을 밝혀내려는 거야.
그게 목적이라면... 왜 우릴 방해하는 걸까?
방해라 해봤자 그저 앞길을 막을 뿐이었지, 우릴 바로 해치려 들진 않더군. 너무 자만하고 있어.
만약 흑막이 그 빌어먹을 윌리엄이라면, 녀석은 자기도 모르는 와중에 그 자식의 계획을 돕게 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가 서둘러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나비 작전 때와 같은 일이 또다시 벌어질 수도 있어.
정말 짜증 나네... 좋아, 이 꼬맹이들이랑 연결하려면 어떡해야 해?
이 아이가 안내해 줄 거야.
안젤리아는 UMP45와 대치했던 어린 니토를 앞에 세웠다.
실험체 EOT-1... 기록상으로는 이런 이름이야.
이 애들에겐 무기랄 것도 없어서, 우리가 나타나자 저마다 다른 방으로 유인해서 나와 리벨리온을 갈라놨어. 아주 똑똑한 녀석이지.
다행히 난 인간이라, 인형처럼 해킹당하지 않았지만 말이야. 그래서 이 애와 대화해서 AK-12와 AN-94를 깨우도록 설득했어.
그리고 여기서 탈출하기 위해, 안전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함께 구조 요청 작전을 세웠지.
그거 왠지 유괴범이 애들 납치할 때 쓰는 속임수 같은데.
난 너처럼 남 등쳐먹지 않고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거든?
우리 임무 수당은 어떻게든 깎으려 들면서 말은 잘해요.
안젤리아는... 좋은 사람이야...!
UMP45의 말에 매우 화가 난듯, EOT-1이 눈을 부릅떴다.
하아... 그래 그래, 알았어.
이 아이들은 피해자인 동시에 중요한 증인이야.
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지.
그렇다지만, 나 원... 나도 어쩌면 어린애를 꽤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네.
정말 너랑 돈으로 엮인 사이 아니었으면 확 그냥 두고 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자아, 그럼 실험체 꼬마야, 너랑 연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니?
안나...
응?
안나라고... 불러 줘.
...이름도 지어 줬어?
다른 사람한테 이름 짓는 취미는 없어.
그럼 스스로 지은 이름이란 거지?
어디의 누구누구 씨랑 확실히 닮았네.
스스로를 안나라 이름 지은 실험체는, UMP45의 말에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UMP45는 그 순수한 눈빛이 많이 거북했다.
어...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 줄래? 좀 어색해.
넌 니토를 해킹한 적이 있으니, 안나와도 문제없이 연결할 수 있을 거야. 연결하고 나면, 얘를 따라 마인드맵의 심층으로 접속해.
철혈도 네가 접속하는 틈을 노려 공격을 강화하겠지만...
너 정도의 전자전 실력과 다른 아이들의 도움이라면 별 문제 없겠지. 가서 심층에 갇힌 애들을 꺼내 줘. 그래야 우리도 이 곤경에서 빠져나갈 수 있어.
알았어. 안나 양, 너희와 우리를 위해서, 빨리 작업을 시작하자.
그럼... 따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