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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5 · 편극광

기포 안정 I

"그때와 똑같이 난 네게 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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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소리와,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음이 귓가를 두드렸다.

검지가 저리고, 뒤통수가 지끈거렸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때, 그곳... 나비 작전 D-Day, 철혈공조 본부 공장 내부.

그리고, UMP45는 깨달았다. M16A1이 한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를.

UMP45

인심 써서 우리의 악연을 끊으려 했다고?

되감기가 끝나는 순간, 모든 감각이 사라질 것이다.

방금까지의 모든 것이, 그저 꿈이었던 것처럼.

UMP45

정말이지... 창의성이 없다니까.

그리고, 다시 기억이 재생되었다.

M16A1

더 남길 말은 없냐, 배신자?

UMP45

조금만 더...

M16A1

뭐야, 아직도 발버둥 치는 거야?

UMP45

누가 진짜 배신자인지는... 아직 몰라!

M16A1

그게 네 유언이냐. 그럼 잘 가라, UMP45.

UMP45

——!

총구가 불꽃을 뿜어, UMP45의 머리에 구멍을 뚫었다.

UMP45

......

M16A1

...조용해졌군.

이걸로 진짜 마지막인가...

M16A1은 잠시 망설이다, 일어서서 탄창을 교체했다.

그리고 텅 빈 탄창이 바닥에 떨어짐과 동시에, M16A1이 가슴을 움켜쥐고 주저앉았다.

M16A1

크윽...!?

가슴이...!

M16A1은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웠지만, 저 멀리서 붉은 빛을 뿜는 카메라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격렬한 고통에 무기를 쥘 힘까지 빠져, 그녀의 손에서 소총이 천천히 미끄러져 내렸다.

하지만 먼지 사이로 떨어지던 소총은 점점 느려지더니, 공중에 멈췄다.

......

............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막 현상한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모든 것이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UMP45가 바닥에서 일어나, 몸에 묻은 먼지와 탄피를 털어냈다.

UMP45

그때 내가 파괴됐다면, 녀석도 그대로 마인드맵이 융해됐겠지.

그때 모든 인형에게 우산 바이러스가 주입됐고, 거의 동시에 폭주, 마인드맵이 융해됐으니까.

결국... 살아남은 건 나와 M16뿐이었어.

나는 운 좋게 시선을 피해 살아남은 행운아라면, 녀석은 대체 어떻게 살아남은 걸까?

45는 고개를 저었다.

UMP45

...이 기억 시뮬레이션에서 그런 질문을 해 봤자 답은 나오지 않겠지만.

현재의 나를 도입해서 수백 번이고 시뮬레이션해 봐도, 단 한 번도 녀석의 손에서 살아남지를 못하다니.

그때엔 정말 기적이라도 일어났던 걸까?

으음... 애꾸눈 대마왕한테 들키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기억을 되짚어 봐야겠어.

M16A1

아주 즐기고 있군 그래.

UMP45

흥...

결국 들켜 버렸네.

M16A1

네가 제 발로 함정에 발을 디디리라 예상치 못했을 뿐이다.

UMP45

말은 잘해요. 네 전자전 실력이 형편없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걸.

하지만 여태까지 대놓고 반복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눈치채다니, 둔해 빠져도 정도가 있지.

뭐야, 철혈이 되더니 0과 1밖에 셀 줄 모르게 됐어?

M16A1

굳이 이렇게 제 발로 죽으러 들어올 필요는 없었잖아. 내가 분명히 경고했을 텐데?

UMP45

네 경고는 아주 잘 들었어. 그때처럼 말이야.

M16A1이 공중에 멈춰 있던 자신의 소총을 집어 들었다.

M16A1

그때 널 죽였어야 했어.

UMP45

맞아, 그랬어야지. 하지만 넌 실패했어.

그리고 그때 왜 실패했는지 모르고 있고.

M16A1이 살기 어린 눈빛으로 총을 장전했다.

UMP45

아무리 기를 써 봐도 이 기억을 복구할 수가 없지?

그래서 내 마인드맵에서 당시의 상황을 알아내려고 하면서도, 속셈이 들통날까 봐 나 몰래 조심조심 기억을 빼내려는 거지?

M16A1

......

UMP45

네가 언제부터 AR팀을 배신했는지는 제대로 기억이나 하고 있어?

M16A1

뚫린 입이라고... 그 망언의 대가를 치를 준비는 됐냐?

UMP45

그래... 여태까지 되도 않는 폼이나 잡으면서 헛소리나 하던 것보다, 지금 날 진심으로 찢어발기려는 모습이 네게 훨씬 어울려.

M16A1

흥... 덤벼라. 그때와 마찬가지로, 넌 날 이길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