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를 떠날 때Ⅳ
"나는 내일의 도시에서 어제의 사람을 그리워한다."
작전지휘실.
이제 물자도 받았겠다, 다음은... 아.
카리나, 하벨 씨가 보낸 자료 좀 확인해 줄래?
............
카리나? 카리나~?
왜 그래, 갑자기 멍때리고.
...네? 아, 네! 들었어요 지휘관님!
우와아, 벌써 새 임무가 들어왔네요~ 정말 느긋하게 쉴 틈을 안 준다니까요.
바로 하벨 씨의 자료 확인하면 되죠?
그건 좀 나중에. 카리나, 무슨 일 있니?
아... 어.......
고민이라도 생겼어?
그게...... 지휘관님, 지휘관님이 한번 맞춰 보세요.
으음? 그럼, 어디 보자... 물자 입고 정보에 오류가 있었어?
땡~ 그 정도 정보 처리는 저한텐 식은 죽 먹기라고요.
그럼 인형들의 마인드맵 이전에 문제라도 생겼어?
그것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평소에도 하던 일인걸요. 뭐, 이번엔 작업량이 무지 많지만요...
그럼... 요 며칠 새에 너무 많이 먹어서 제복이 조이는 거야?
그럴 리가요!
음... 그것도 아니라면 역시 모르겠는데.
하아... 지휘관님도 참.
방금 하벨 씨랑 하신 얘기 말인데요... 지휘관님은 역시, 계속 그리폰에서 일할 생각이세요?
뭐? 그야 당연하지.
......
헤, 헬리안 씨한테서 뭐라 들은 말은 없으세요?
지휘관님께 돈을 왕창 준다던가, 어디 다른 곳에서 편하게 살게 해 준다던가요.
헬리안 씨가 아니라 크루거 씨였지만, 확실히 그런 대화를 나눴지.
그... 그래서 뭐라 대답하셨어요?
억지로 내 손에 그린존 통행증을 쥐여 주시더라. 난 좀 더 생각해보겠다 했어.
그런...데...
짐짓 시큰둥해하며 슬쩍 카리나를 살펴보니, 그녀는 처음 보는 눈빛과 분위기로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난 어째선지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 카드가 어디로 갔는지 통 찾을 수가 없네. 아무래도 잃어버린 거 같은데, 나중에 한 장 더 달라고 할까 싶다.
네에?! 그걸 잃어버렸다고요!??
그 통행증 하나가 제 10년 치 봉급이랑 맞먹는단 말이에요!!!
엑, 그렇게 비싼 거였어?!
지, 진작 알았으면 제대로 간수하는 건데...
어휴 정말, 지휘관님은 금전 감각이 없어도 너무 없으세요.
평소에도 씀씀이가 헤퍼서 제가 적자는 면하게 하려고 얼마나 고생하는 줄 아세요?
하하, 그래 줘서 고마워.
그래서, 그 통행증이 왜?
에헤헤... 사실, 저도 헬리안 씨께 똑같은 말을 들었거든요.
아하... 하긴, 당연한 일이지.
너도 그만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으니까.
통행증 받았을 때, 저 무지무지 감격해서 막 폴짝폴짝 뛴 거 있죠?
하지만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 말했어요.
지휘관님이라면 계속 남으실 거라 예상했지만, 혹시 떠날 생각이시라면... 저...
저도 지휘관님을 따라갈까나... 해서...
어... 솔직히 난, 정말 떠난다 해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 눈치를 볼 필요는 없잖니. 네 인생인데, 너 스스로 정해야 나중 가서 후회 안 해.
지, 지휘관님 눈치 안 봤거든요!?
그그그그냥 여쭤본 거예요!
하지만... 그래, 이해는 가네.
이런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곳보단, 매일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 있는 그린존이 네게 더 잘 어울려.
그동안 꼬박꼬박 저축해둔 보람이 있겠구나. 축하해 카리나~
제가 당장이라도 떠날 것처럼 얘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제가 어떻게 혼자 떠나요?
저, 저 없으면 우리 인형들은 자기 총이 쓰는 탄약이 뭔지도 헷갈릴걸요? 어떻게 그 애들을 두고 가요!
그거야 걱정할 필요 없지.
다음 보급관이 알아서 처리할 텐데.
......네?
아니 그야, 네가 떠나면 당연히 새 보급관이 올 거 아니야.
............
......?
지휘관님 바보!!
카리나는 그대로 홱 돌아, 사무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이고, 너무 놀려먹었나....?
당신의 유머 감각이 절망적인 건지, 아니면 정말 카리나 씨 말대로 바보이신 건지 모르겠군요.
댄들라이... 너 아직도 여기 있었어...?
네, 당신이 카리나 씨를 울려버릴 때까지 하벨 씨의 자료를 확인 중이었습니다.
윽... 나중에 제대로 사과해야겠네...
이걸 인터넷에 영상으로 올리면, 전 세계 사람들이 배꼽 빠지게 웃겠죠?
아서라...
이게 뭐가 웃기다고 그래?
글쎄요, 적어도 하벨 씨의 자료를 확인하는 것보단 재미있었습니다.
악취미구만...
아니 그런데, 내가 언제 너한테 그 자료를 봐도 된다고 했어?
허락하지 않으셔도, 결국 제게 부탁하실 일이니까요. 그래서 미리 처리했습니다.
너 진짜... 그건 내가 먼저 보고 난 다음에――
2,800페이지?!
그러니까요.
인간은 다 읽는 데만 일주일은 족히 소요되겠죠. 카리나 씨의 도움을 받는다면 아마 사흘 내외로 단축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방금 울려버리셨습니다. 저마저 없었다면 그 막대한 양의 자료를 지휘관님 홀로 검토하셔야 했겠죠.
나 혼자선 일주일만에 다 볼 수 있을지도 의문스러운데...
넌 얼마나 걸려?
이미 처리 완료했습니다.
과연 오가스로군...
그럼, 쓸 만한 정보도 분석해냈겠지?
물론입니다. 이 자료는 그 기지에서 회수된 모든 정보로, 패러데우스의 작전 기록도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 음... 이 "윌리엄"이란 인물은, 철혈에게도 흥미가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적이 흥미를 보이는 것엔, 지휘관님도 흥미가 있으시겠죠?
이를 기준으로 삼아,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목표를 선별했습니다. 각각 인원을 동원해 조사할 것을 건의합니다.
AR팀에게 곧 일이 생긴다는 게 이 말이었군?
네.
그리고, 그리폰이 잠수함 기지로 진입하기 훨씬 이전부터 철혈은 이미 패러데우스와 교전 중이었습니다.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 개인적으로도 궁금합니다.
와해됐다지만, 그 철혈 인형들이 저 밖을 활보하게 둘 수도 없는 노릇이지.
철혈에 관한 정보는?
동시 수행 가능한 목표 지점을 다수 선정해드리겠습니다. 그리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겠죠.
AR팀과 같은 엘리트 소대를 파견한다면, 더욱 빠르게 임무를 마칠 수 있을 겁니다.
AR팀... 걔들의 상태도 걱정되는걸.
오랜 친구와 만나게 해 주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그렇다고 가만 있을 인형들이 아니니, 너무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네 말이 맞길 바라지.
다음날, 새벽 4시.
숙소.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으으음... 이 시간에 무슨...
여보세요...?
지휘관님, 이른 새벽에 죄송하지만 통신 요청입니다.
지휘실에서 받아 주세요.
카리나...? 누가――
페르시카 씨입니다.
아... 그래, 이런 꼭두새벽에 대뜸 전화할 사람은 그 사람 말곤 없지...
어... 그런데 카리나, 너도 지휘실로――
아뇨, 사양할게요.
전화가 툭 끊어졌다.
올래...?
하아.. 목소리가 차가운 걸 보니 아직도 화가 안 풀렸구나...
나는 꾸물꾸물 옷을 입고, 비틀거리며 지휘실로 향했다.
콘솔의 모니터에서 깜빡이는 통화 대기 표기를 보며, 난 한숨을 뱉곤 버튼을 눌렀다.
페르시카 씨?
굿 모닝, 지휘관.
아침이라기엔 너무 이릅니다만...
평소에도 이 시간에 일어나십니까?
아니, 안 잤어. 난 지금이 업무 시간이거든.
아... 과학자는 시간 감각이 좀 다르죠...
여태까지 연락 한번 못해서 미안해, 나도 사정이 있었어.
그때 전혀 도와주질 못했는데, 엄청 힘든 싸움이었다고 하벨 씨한테 들었어. 어디 크게 다친 덴 없지?
있었다면 지금 다른 사람이 받았겠죠.
하긴.
헤헤... 좀 긴장돼서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죄송합니다, M4를 거기서 데리고 나오지 못했습니다.
응... 그 얘기도 들었어.
M4가 기지 내부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며. 그리고 그 애의 마인드맵에서 태어난 오가스도 네 기지에 있지?
그리고 어린 니토들도 잔뜩 있죠.
전부 내 연구 때문에 비롯된 일이니까... 그러니 나도 행동으로 그 실수를 만회해야 해.
윌리엄 그 자식은... 내게서 소중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앗아갔어.
그러니까, 나도 나서서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저와 같은 생각이시군요.
그래도 M4는 분명 살아있을 거야. 스타피쉬가 이유도 없이 가동됐을 리가 없어.
그 댄들라이란 애가 분명 뭔가 알고 있을 거야, 걔랑 대화할 수 있게 해 줘.
어... 그게, 그 녀석은 제 휘하도 아닌데다, 제가 명령한다고 반드시 따른다는 보장도 없어서 말이죠.
이쪽으로 오셔서 직접 대화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오, 알았어. 그럼 서둘러서 거기로 갈게.
자, 잠깐만요. 하벨 씨한테 허락부터 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응, 받았어.
하지만 지휘관한테도 허락을 받으라길래, 이렇게 연락한 거야.
끄응......
왜, 싫어?
그 영감탱이... 다 예상했단 건가.
그리고 괜찮다면 내 연구실도 통째로 그쪽으로 옮기고 싶은데.
거기에 아직 자리 많지?
아... 네.
자리야 많죠. 마련해두겠습니다.
그 대신, 오시면 저와 한 약속을 지켜 주셨으면 합니다.
커피, 잊진 않으셨겠죠?
오오... 지휘관은 의외로 기억력이 좋구나?
알았어, 가면 꼭 한 잔 타 줄 테니까 기대하고 있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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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지휘실.
이제 물자도 받았겠다, 다음은... 아.
카리나, 하벨 씨가 보낸 자료 좀 확인해 줄래?
............
카리나? 카리나~?
왜 그래, 갑자기 멍때리고.
...네? 아, 네! 들었어요 지휘관님!
우와아, 벌써 새 임무가 들어왔네요~ 정말 느긋하게 쉴 틈을 안 준다니까요.
바로 하벨 씨의 자료 확인하면 되죠?
그건 좀 나중에. 카리나, 무슨 일 있니?
아... 어.......
고민이라도 생겼어?
그게...... 지휘관님, 지휘관님이 한번 맞춰 보세요.
으음? 그럼, 어디 보자... 물자 입고 정보에 오류가 있었어?
땡~ 그 정도 정보 처리는 저한텐 식은 죽 먹기라고요.
그럼 인형들의 마인드맵 이전에 문제라도 생겼어?
그것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평소에도 하던 일인걸요. 뭐, 이번엔 작업량이 무지 많지만요...
그럼... 요 며칠 새에 너무 많이 먹어서 제복이 조이는 거야?
그럴 리가요!
음... 그것도 아니라면 역시 모르겠는데.
하아... 지휘관님도 참.
방금 하벨 씨랑 하신 얘기 말인데요... 지휘관님은 역시, 계속 그리폰에서 일할 생각이세요?
뭐? 그야 당연하지.
......
헤, 헬리안 씨한테서 뭐라 들은 말은 없으세요?
지휘관님께 돈을 왕창 준다던가, 어디 다른 곳에서 편하게 살게 해 준다던가요.
헬리안 씨가 아니라 크루거 씨였지만, 확실히 그런 대화를 나눴지.
그... 그래서 뭐라 대답하셨어요?
억지로 내 손에 그린존 통행증을 쥐여 주시더라. 난 좀 더 생각해보겠다 했어.
그런...데...
짐짓 시큰둥해하며 슬쩍 카리나를 살펴보니, 그녀는 처음 보는 눈빛과 분위기로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난 어째선지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 카드가 어디로 갔는지 통 찾을 수가 없네. 아무래도 잃어버린 거 같은데, 나중에 한 장 더 달라고 할까 싶다.
네에?! 그걸 잃어버렸다고요!??
그 통행증 하나가 제 10년 치 봉급이랑 맞먹는단 말이에요!!!
엑, 그렇게 비싼 거였어?!
지, 진작 알았으면 제대로 간수하는 건데...
어휴 정말, 지휘관님은 금전 감각이 없어도 너무 없으세요.
평소에도 씀씀이가 헤퍼서 제가 적자는 면하게 하려고 얼마나 고생하는 줄 아세요?
하하, 그래 줘서 고마워.
그래서, 그 통행증이 왜?
에헤헤... 사실, 저도 헬리안 씨께 똑같은 말을 들었거든요.
아하... 하긴, 당연한 일이지.
너도 그만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으니까.
통행증 받았을 때, 저 무지무지 감격해서 막 폴짝폴짝 뛴 거 있죠?
하지만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 말했어요.
지휘관님이라면 계속 남으실 거라 예상했지만, 혹시 떠날 생각이시라면... 저...
<size=28>저도 지휘관님을 따라갈까나... 해서...</size>
어... 솔직히 난, 정말 떠난다 해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 눈치를 볼 필요는 없잖니. 네 인생인데, 너 스스로 정해야 나중 가서 후회 안 해.
지, 지휘관님 눈치 안 봤거든요!?
그그그그냥 여쭤본 거예요!
하지만... 그래, 이해는 가네.
이런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곳보단, 매일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 있는 그린존이 네게 더 잘 어울려.
그동안 꼬박꼬박 저축해둔 보람이 있겠구나. 축하해 카리나~
제가 당장이라도 떠날 것처럼 얘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제가 어떻게 혼자 떠나요?
저, 저 없으면 우리 인형들은 자기 총이 쓰는 탄약이 뭔지도 헷갈릴걸요? 어떻게 그 애들을 두고 가요!
그거야 걱정할 필요 없지.
다음 보급관이 알아서 처리할 텐데.
......네?
아니 그야, 네가 떠나면 당연히 새 보급관이 올 거 아니야.
............
......?
<size=70>지휘관님 바보!!</size>
카리나는 그대로 홱 돌아, 사무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이고, 너무 놀려먹었나....?
당신의 유머 감각이 절망적인 건지, 아니면 정말 카리나 씨 말대로 바보이신 건지 모르겠군요.
댄들라이... 너 아직도 여기 있었어...?
네, 당신이 카리나 씨를 울려버릴 때까지 하벨 씨의 자료를 확인 중이었습니다.
윽... 나중에 제대로 사과해야겠네...
이걸 인터넷에 영상으로 올리면, 전 세계 사람들이 배꼽 빠지게 웃겠죠?
아서라...
이게 뭐가 웃기다고 그래?
글쎄요, 적어도 하벨 씨의 자료를 확인하는 것보단 재미있었습니다.
악취미구만...
아니 그런데, 내가 언제 너한테 그 자료를 봐도 된다고 했어?
허락하지 않으셔도, 결국 제게 부탁하실 일이니까요. 그래서 미리 처리했습니다.
너 진짜... 그건 내가 먼저 보고 난 다음에――
2,800페이지?!
그러니까요.
인간은 다 읽는 데만 일주일은 족히 소요되겠죠. 카리나 씨의 도움을 받는다면 아마 사흘 내외로 단축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방금 울려버리셨습니다. 저마저 없었다면 그 막대한 양의 자료를 지휘관님 홀로 검토하셔야 했겠죠.
나 혼자선 일주일만에 다 볼 수 있을지도 의문스러운데...
넌 얼마나 걸려?
이미 처리 완료했습니다.
과연 오가스로군...
그럼, 쓸 만한 정보도 분석해냈겠지?
물론입니다. 이 자료는 그 기지에서 회수된 모든 정보로, 패러데우스의 작전 기록도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 음... 이 "윌리엄"이란 인물은, 철혈에게도 흥미가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적이 흥미를 보이는 것엔, 지휘관님도 흥미가 있으시겠죠?
이를 기준으로 삼아,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목표를 선별했습니다. 각각 인원을 동원해 조사할 것을 건의합니다.
AR팀에게 곧 일이 생긴다는 게 이 말이었군?
네.
그리고, 그리폰이 잠수함 기지로 진입하기 훨씬 이전부터 철혈은 이미 패러데우스와 교전 중이었습니다.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 개인적으로도 궁금합니다.
와해됐다지만, 그 철혈 인형들이 저 밖을 활보하게 둘 수도 없는 노릇이지.
철혈에 관한 정보는?
동시 수행 가능한 목표 지점을 다수 선정해드리겠습니다. 그리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겠죠.
AR팀과 같은 엘리트 소대를 파견한다면, 더욱 빠르게 임무를 마칠 수 있을 겁니다.
AR팀... 걔들의 상태도 걱정되는걸.
오랜 친구와 만나게 해 주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그렇다고 가만 있을 인형들이 아니니, 너무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네 말이 맞길 바라지.
다음날, 새벽 4시.
숙소.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으으음... 이 시간에 무슨...
여보세요...?
지휘관님, 이른 새벽에 죄송하지만 통신 요청입니다.
지휘실에서 받아 주세요.
카리나...? 누가――
페르시카 씨입니다.
아... 그래, 이런 꼭두새벽에 대뜸 전화할 사람은 그 사람 말곤 없지...
어... 그런데 카리나, 너도 지휘실로――
아뇨, 사양할게요.
전화가 툭 끊어졌다.
올래...?
하아.. 목소리가 차가운 걸 보니 아직도 화가 안 풀렸구나...
나는 꾸물꾸물 옷을 입고, 비틀거리며 지휘실로 향했다.
콘솔의 모니터에서 깜빡이는 통화 대기 표기를 보며, 난 한숨을 뱉곤 버튼을 눌렀다.
페르시카 씨?
굿 모닝, 지휘관.
아침이라기엔 너무 이릅니다만...
평소에도 이 시간에 일어나십니까?
아니, 안 잤어. 난 지금이 업무 시간이거든.
아... 과학자는 시간 감각이 좀 다르죠...
여태까지 연락 한번 못해서 미안해, 나도 사정이 있었어.
그때 전혀 도와주질 못했는데, 엄청 힘든 싸움이었다고 하벨 씨한테 들었어. 어디 크게 다친 덴 없지?
있었다면 지금 다른 사람이 받았겠죠.
하긴.
헤헤... 좀 긴장돼서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죄송합니다, M4를 거기서 데리고 나오지 못했습니다.
응... 그 얘기도 들었어.
M4가 기지 내부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며. 그리고 그 애의 마인드맵에서 태어난 오가스도 네 기지에 있지?
그리고 어린 니토들도 잔뜩 있죠.
전부 내 연구 때문에 비롯된 일이니까... 그러니 나도 행동으로 그 실수를 만회해야 해.
윌리엄 그 자식은... 내게서 소중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앗아갔어.
그러니까, 나도 나서서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저와 같은 생각이시군요.
그래도 M4는 분명 살아있을 거야. 스타피쉬가 이유도 없이 가동됐을 리가 없어.
그 댄들라이란 애가 분명 뭔가 알고 있을 거야, 걔랑 대화할 수 있게 해 줘.
어... 그게, 그 녀석은 제 휘하도 아닌데다, 제가 명령한다고 반드시 따른다는 보장도 없어서 말이죠.
이쪽으로 오셔서 직접 대화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오, 알았어. 그럼 서둘러서 거기로 갈게.
자, 잠깐만요. 하벨 씨한테 허락부터 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응, 받았어.
하지만 지휘관한테도 허락을 받으라길래, 이렇게 연락한 거야.
끄응......
왜, 싫어?
<color=#A9A9A9>그 영감탱이... 다 예상했단 건가.</color>
그리고 괜찮다면 내 연구실도 통째로 그쪽으로 옮기고 싶은데.
거기에 아직 자리 많지?
아... 네.
자리야 많죠. 마련해두겠습니다.
그 대신, 오시면 저와 한 약속을 지켜 주셨으면 합니다.
커피, 잊진 않으셨겠죠?
오오... 지휘관은 의외로 기억력이 좋구나?
알았어, 가면 꼭 한 잔 타 줄 테니까 기대하고 있으라고.